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85화 (185/445)

185화

“이런 개새끼들!!”

계속되는 기자회견… 감독실에서 그 개그보다 못한 모습을 보고 있던 대칸은 선수들의 기가 막히고 배신감이 드는 인터뷰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칸은 몸에서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픈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급하게 몸을 식혀야겠다는 생각에 사무실 아래 있는 체력 단련실로 들어갔다. 체력 단련실은 선수들이 휴가 기간이라…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대칸은 그 안에 있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촤…….

대칸은 옷을 입은 채로 차가운 물을 틀었다. 그리고 그 물에 몸을 식히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보고 있던 레이첼은 감독실에서 대칸이 뛰어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다급히 뒤를 쫓아가서 그가 체력 단련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달래줘야겠지.”

그녀는 대칸 감독을 위로할 방법을 고민했다.

대칸이 샤워실에서 차가운 물을 맞았는데, 그래도 끓어오르는 심장을 다스리기가 힘들었다.

“하… 아…….”

그렇게 대칸이 차가운 물을 맞고 있는데,

차악…….

샤워실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그리고 대칸이 고개를 돌렸다.

“어?”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서있었다.

“레이첼?”

레이첼은 대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품에 들어가서는 같이 차가운 물을 맞으면서 말했다.

“감독님, 진정하세요.”

그리고 레이첼의 입술이 다가오자, 대칸은 그녀와 입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진정을 찾을 수가 있었다.

40분 후.

두 사람이 샤워실에 나란히 누워있다. 대칸은 힘겨운 숨을 내쉬었고, 레이첼도 홍조가 가득한 얼굴로 만족하고 있었다.

“아? 그런데… 여기서 이래도 되나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대답했다.

“다 끝나고 걱정하시네요?”

그러고는 뜨거운 물을 틀어서 몸을 씻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문 잘 잠가두었어요. 그리고 구단 분위기가 이래서… 아무도 감독님을 찾지 않을 거예요.”

“…네.”

대칸도 안심하면서, 레이첼과 같이 몸에 난 땀을 씻어내는 샤워를 하였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지만, 그녀 덕분에 최대한 냉정하게 대책을 고민할 수가 있었다.

현실은 기자회견이 끝이 아니었다. 마화윙 회장이 준비한 이어지는 언론 플레이가 계속되었다.

- 짠돌이 구단에 편협한 감독! 그리고 아집으로 가득한 단장, 허수아비 구단주! 버로스 킴, 전 소속 팀 맹비난

- 웨스트 릴링 FC! 유망한 선수들의 길을 가로막는다! 익명을 요청한 전 웨스트 릴링 FC 선수의 인터뷰!

- 팀이 점점 변해가요. 초심을 잃었어요. 등을 돌리는 팬들!

특히, 아치 바커스는 자신의 에이전트와 함께 아주 노골적인 인터뷰까지 하였다. 그리고 이 인터뷰에서 기자회견과 비슷한 내용을 말하였다.

- 웨스트 릴링 FC가 유망주들에게 노예 계약을 하고서는 낮은 주급으로 심하게 부려먹는다

- 웨스트 릴링 FC는 계약 범위 안에서 갑질을 하고 있다

- 영국 축구 유망주들의 성장을 위해, 선수들의 인권을 위해서! 변해야 한다

계속되는 웨스트 릴링 FC를 음해하는 언론 플레이에 아담도 단장으로서 공식적으로 성명 발표를 하였다.

우리는 최대한 적절하게 선수들에게 대우해 주었다. 변호사 5인의 자문을 받아서 체결한 계약이며, 승격 때마다 재계약을 하였으며, 주급을 급격하게 올리지는 못했지만, 옵션을 많이 제공하였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주었던 재계약금과 옵션 항목과 금액을 공개했다.

훈련 과정에 있어서,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축구팀의 수준이었으며, 팀의 전력 강화를 위한 과정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타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의 증언을 첨부하겠다.

게리 전 주장을 비롯한 파비오, 레오, 가브리엘, 사무엘, 라이언, 그리고 리즈에 있는 마크, 버나드, 알피 등 많은 선수들이 웨스트 릴링 FC의 훈련과 코치들의 행동은 상식 수준이라고 증언한 인터뷰를 공개하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든 계약 과정을 공개할 수 있다. 문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혹시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우리는 리그 2부터 선수와의 계약 과정을 동의하에 녹화하였다. 불만이 있는 선수들은 우리가 그 영상을 공개하는 데 동의해 달라, 그러면 영상을 공개하겠다.

그렇게, 더 불만이 있으면, 계약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을 공개하자고 제안하자… 선수들이 조용해졌다.

아담의 이런 적절한 대응에 언론과 선수들이 조용해졌다.

선수들은 자신의 계약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언론은 아담이 악성 언론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자, 조용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더러웠고, 웨스트 릴링 FC의 이미지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추가로 생긴 문제는 남은 선수들도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단장님, 톰 맥과이어 선수가 불안해합니다. 웨스트 릴링 FC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다고 하네요.”

“단장님… 이번에는 발리 뭄바 선수의 에이전트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팀 이적을 원한다고 합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던 선수들도… 특히, 저번 시즌에 팀에 합류해서, 아직 팀과의 신뢰가 높지 않았던 후보 선수들과 육성군 선수들이 떠나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

아담은 한숨을 쉬다가, 결국에는 혼자서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결정을 하였다.

회의실.

아담 단장은 팀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데이비드 구단주와 대칸 감독, 윌리엄 운영 팀장이 참여하였다.

아담이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었다.

“현재, 팀에서 떠나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그 선수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런 아담의 말을 이어서, 윌리엄 운영 팀장이 현재 선수단에서 이적을 원하거나 재계약을 요구하는 선수들을 정리하였다.

“현재, 웨스트 릴링 FC에는 프로 계약 선수가 서른다섯 명이 있습니다.”

먼저, 이적이 확정된 선수들이 있었다.

“안 오블락, 루크 오니엔, 크리스 알비알 선수는 우리가 프리미어 리그에 승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의 의사에 따라서 다른 팀으로 이적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딜런 선수의 경우에도 바이아웃을 지불하겠다는 팀들이 나타나서 우리가 막을 수가 없습니다.”

네 명의 선수는 막을 수가 없는 경우였다.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선수가 아홉 명입니다.”

이 아홉 명의 선수들에게는 윌리엄 운영 팀장을 통해서, 최저 이적료를 통보했고 다른 팀으로 이적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상태였다.

“그리고 톰 맥과이어 선수를 비롯한 여섯 명의 육성군 선수들도 이적이나 재계약을 요청했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계약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일곱 명의 선수들은 이적이나 엄청나게 상승된 주급을 요구했다.

서른다섯 명의 프로 계약 선수 중에서 스무 명이 이적이나 재계약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대칸은 윌리엄 운영 팀장에게 문제가 되는 선수들의 명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이제는 분노보다는 냉정한 부분이 더 많아져 있었다.

‘그래도 남아야 하는 선수들은 남아있겠네.’

그러자, 나가겠다는 선수들을 잡아야겠다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고는 배신감이 머리에 가득했다.

대칸이 선택한 선수들은 대부분이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하부 리그에서 썩고 있던 선수들… 열과 성을 다해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던 선수를 발굴해서 키워주었더니, 다른 곳에 가겠다고… 정말 인정머리 없는 녀석들이었다.

그래서 대칸이 단호하게 말했다.

“전부 꺼지라고 하죠!”

“…….”

대칸의 말에 회의실이 조용했다. 아무리, 상황이 안 좋기는 했지만, 팀의 절반이 넘는 선수들을 내보내자는 결정… 하지만, 대칸은 충분히 이유가 있었다.

“어차피, 피지컬이 부족한 한계가 있는 선수들입니다. 제가 아니었다면 발굴도 안 되었을 선수들입니다.”

대칸의 감독 스킬로 신체 능력 상승을 받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는 반쪽짜리 선수들이 많았다.

“이미, 팀에 대한 신뢰를 잃은 선수들입니다. 우리도 이 선수들을 신뢰할 수 없고요.”

여태까지 대칸과 웨스트 릴링 FC가 했던 배려를 배신으로 돌려주는 선수들이었다. 그런 선수들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우리가 키운 돈을 받고 팔아버리죠. 지금 선수들의 가치가 높을 때, 선수 장사나 해버리죠. 그래서 구단의 재정이나 넉넉하게 유지하자고요. 그리고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그래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이적료를 받고 팔자는 대칸의 의견이었다.

대칸의 말에 데이비드와 윌리엄 운영 팀장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담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의견을 말했다.

“다음 시즌은? 어떻게 하시게요?”

“유망주를 다시 발굴할 겁니다. 이미 준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승격을 못 한다고 해도! 불만이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선수 영입 상황을 보고 맞춰서 하겠습니다.”

승격을 못 하는 것도 각오하고 있는 대칸의 모습에 아담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시죠. 윌리엄 운영 팀장님은 재계약을 요구하는 모든 선수들까지도 이적을 권고하세요. 만약,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 잔류해도 된다고 하시고요.”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의 다음 시즌을 결정하는 회의가 종료되었다.

* * *

다음 날 회의실.

구단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가를 갔던 코치들이 복귀해 있었다. 그리고 대칸은 먼저 사과부터 하였다.

“휴가 중에 갑자기 복귀해 달라고 죄송합니다. 코치님들…….”

“아닙니다. 전혀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감독님.”

“지금 상황에 복귀는 당연한 일이죠.”

코치들은 오히려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였다. 대칸 감독은 코치들에게 현 상황을 먼저 알려주었다.

“다들 언론을 통해서 알겠지만, 팀에 있는 많은 선수들이 이적을 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저랑 아담 단장님, 데이비드 구단주님은 그 선수들의 이적을 허가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정한 이적료 이상을 지급하는 구단이 있다면요.”

“…….”

무려 20명의 선수가 떠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코치들의 표정이 좋지 못하였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이렇다는 것을 이해하였기 때문에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 잔류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케어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다행히 대부분이 주전급이기 때문에 각 코치님들께서 담당하는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다독여 주고 멘탈을 케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칼슨과 스트롱은 제가 연락하겠습니다.”

“막시와 토미는 제가 담당하죠.”

“디비드도 괜찮습니다.”

“육성군 선수는 내가 직접 연락하지.”

코치들의 적극적인 반응에 대칸은 감사의 표시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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