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화
‘아이… 버러지 같은 자식이 주먹은 더럽게 아프네. 그래도 크크크, 이러면 다음 경기에 결승전에서 딜런은 출전을 못 하지. 크크크.’
아치가 바랐던 것은 딜런의 플레이오프 결승전 진출 금지였다.
삐삑~
[경기는 웨스트 릴링 FC의 2:0 승리로 종료됩니다.]
[하지만, 딜런 선수의 폭력적인 행동!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레드카드로 퇴장을 당하면서 다음 경기 출장 정지로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웨스트 릴링 FC는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팀의 핵심 카드인 딜런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플레이오프 4강전이 끝나고, 언론은 딜런의 주먹질에 환호했다. 오래간만에 제대로 물어뜯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 딜런! 그의 폭력적인 성향은 여전하다
- 경기 도중에 주먹질? 언제 프로 리그에서 격투가 허용되었는가?
- 축구 협회는 폭력적인 선수에 대한 추가적인 징계를 줘야 한다
- 과연? 딜런은 왜? 아치 바커스를 때렸는가?
- 두 선수는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이런 언론의 반응을 마화윙 화장은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셰필드 웬즈데이는 졌군.”
“네… 회장님, 두 경기 다 완패했습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 모두 다 웨스트 릴링 FC에게 힘도 못 써보고 패배했다.
“그래도, 토마스 이사가… 독은 제대로 풀었네.”
“네, 웨스트 릴링 FC를 너무나 싫어하는 아치 선수를 통해서 딜런 선수의 퇴장 유도에는 성공했습니다.”
딜런의 퇴장 유도도… 마화윙 회장의 입김이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 셰필드는 떨어졌지만, 웨스트 릴링 FC! 너희만 올라갈 수는 없지!”
마화윙 회장의 저주였다.
* * *
대칸은 5월 27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리그 컵 결승전의 PTSD가 오는 느낌을 받았다.
“아, 그때랑 상황도 비슷하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에드워드가 부상으로 출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결승전은 딜런이 출전 정지로 출장을 못 하는 상태였다.
“상대가… 시즌 5위였던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FC…….”
4위와 5위가 했던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는 5위인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이 올라왔다.
“막판에 기세가 좋았지…….”
대칸은 상대 팀을 보면서 축구 매니저로 다음 경기를 고민하였다.
잠시 후…….
똑똑똑.
“네, 들어오세요.”
감독실로 제이든 코치가 들어왔다.
“코치님, 들어오세요.”
제이든 코치와 대칸은 자리를 잡고 앉아서 대화를 나누었다.
“딜런은 왜 아치를 때렸다고 합니까?”
“흠… 그게… 그 녀석이 입을 안 여네요.”
딜런은 자신이 왜 아치를 때렸는지 말하지 않았다. 가장 친한 제이든이 그에게 ‘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유를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설득해 보았지만,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딜런이 왜? 아치에게 주먹을 휘둘렀을까요.”
대칸의 궁금증에 제이든이 그를 변호했다.
“딜런이 거칠고 멍청할 정도로 단순한 녀석이지만, 경기장에서 누구나 다 보는 앞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녀석은 아닙니다. 그가 그렇게 주먹을 휘둘렀다는 것은 아치가 엄청난 잘못을 한 겁니다.”
“…….”
“딜런은 이유 없이 주먹을 휘두를 녀석이 아닙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딜런을 신뢰하는 제이든 코치였다. 그래서 그는 딜런을 믿고 그를 변호하는 것이었다.
대칸도 지금의 딜런이 악동이라고는 불릴 만했지만, 그라운드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일을 이유 없이 할 선수는 아니라고 믿었다.
“후… 알겠습니다. 축구 협회 일은 아담 단장님께 부탁드려야겠네요. 그리고 언론은 홍보 팀에게… 잘 막아보라고 해야겠네요.”
“네, 감사합니다.”
제이든이 대신 감사를 표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규칙이라는 것이 있으니, 4주 주급 정지에 들어가겠습니다.”
“네, 제가 그 녀석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최소한의 대처로 넘어가기로 하였다.
다행히 언론은 점점 잠잠해졌다. 운이 좋았는지, 얼마 안 있으면 열리는 2026 월드컵으로 인하여 딜런의 폭력 행위는 점점 조명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언론은 영국 국가 대표 선수들에 대해 집중하였고, 딜런의 폭행 사건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축구 협회에서 셰필드 웬즈데이의 강력한 항의… 돈이 섞인 항의를 받고서 딜런을 처벌하려고 했지만, 아담도 인맥이 좋았던 편이라, 다행히 딜런은 경기장에서 폭력을 휘둘렀음에도 리그 경기 출전 정지 7경기에 벌금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딜런의 일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웨스트 릴링 FC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FC의 플레이오프 결승전!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앞에 두고 있는 결승전에 대해서 대칸 감독과 코치들은 집중하였다.
“이번 경기… 설명이 필요 없지요.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코치님들, 남은 9일 동안 어떻게 해서든 이기도록 노력해 봅시다.”
“네!”
대칸과 코치들은 우선 선수 관리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에드워드 선수 양호합니다.”
“윙이나 사이드 미드필더에는 샘과 스트롱, 두 선수 이상 없습니다.”
“중미에는 니키 로어 선수가 준비하고 있으며, 수미는… 안 오블락 선수가 훈련 도중에 햄스트링에 고통을 호소해서, 칼슨 선수와 크리스 선수를 선발 투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 오블락은 또 부상이 재발한 것 같았다.
“윙백에는 토미와 가론 이상 없습니다.”
“수비수에는 대니얼과 루크, 피터가 있긴 한데… 루크 선수가 체력이 조금 떨어져 있어서, 피터 선수를 선발로 내보냈으면 합니다.”
루크도 체력이 문제였다.
“그래도, 일단은 루크를 선발로 내보내죠.”
그래도 기량은 루크가 한 수 위였다. 그렇게 결정된 선발 명단을 보자, 아쉬움이 많았다. 안 오블락의 부상 재발, 딜런의 부재, 그러자 에드워드가 눈에 띄었다. 에드워드가 해줘야 하는 경기… 하지만, 축구 매니저에서 그의 컨디션은 여전히 낮음이었다.
“진형은…….”
코치들이 한참 동안 상대 팀 대응 진형과 전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대칸은 계속해서 에드워드의 컨디션이 눈에 걸렸다.
* * *
웸블리 스타디움.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웨스트 릴링 FC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FC의 플레이오프 결승전!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두고 운명의 한판 승부가 벌어집니다.]
양 팀의 출전 명단을 보면서 대칸은 웨스트 브롬위치가 수비적인 전략을 준비해 왔으며, 역시나 에드워드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컨디션이 낮음이냐고!!’
에드워드는 컨디션에 따라 경기 기복이 존재하는 선수였다. 컨디션 최상일 때는 말이 안 되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컨디션 최하일 때는… 경기 내내 존재감이 없기도 했다.
그래도 에드워드를 그리고 다른 웨스트 릴링의 선수들을 믿고 경기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삐삑~
[휘슬과 함께 웨스트 릴링 FC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FC의 플레이오프 결승전! 프리미어 리스 승격을 걸고, 2천억(15,000만 유로)짜리 한판 승부가 시작됩니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운명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경기가… 경기가… 초반부터 꼬였다. 제대로 꼬여버렸다.
타탁… 팟!
“악!”
공을 몰고 들어가던 샘이 공을 빼앗겼다. 그러고는 아픈 척 쓰러졌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아~ 수비!”
많은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이 공격에 투입된 상황에서, 웨스트 브롬위치의 역습이 펼쳐졌고, 그러다 보니 수미인 칼슨과 크리스의 도움 없이 최후방 수비인 대니얼과 루크만 다급하게 역습에 대비했다. 2:2 상황, 어떤 선수가 공을 몰고 들어갈지… 패스할지… 눈치 싸움이 이어졌다.
파팍!
공을 들고 있던, 웨스트 브롬위치의 에이스인 시드니 후페가 돌파를 시도했고.
“아~!”
루크는 너무 손쉽게 그의 돌파를 허용해 버렸다. 그래서 시드니가 넓은 공간을 이용해서 조금 멀긴 했지만, 바로 공을 때렸다.
펑~
“이얏!”
윌프로가 몸을 날렸다. 그리고 그가 간절한 심정으로 손을 쭉 뻗었지만, 공은 가차 없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철렁…….
“오후!”
“나이스~”
“시드니, 넌 최고다!!”
전반 28분에 웨스트 브롬위치 선취골이 터졌다.
웨스트 브롬위치의 선취골이 터지자, 경기는 계속해서 웨스트 릴링 FC가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웨스트 브롬위치는 수비적인 포지션으로 여유롭게 수비에 집중했고, 그러다 보니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는데… 특히, 에드워드는 조급해지자, 무리한 돌파를 계속 시도했다.
[아~ 에드워드 선수! 안 됩니다.]
[동료를 너무 안 믿어요. 샘 선수가 좋은 위치에 있었거든요.]
[샘 선수가 결정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믿어야죠.]
[저렇게 혼자 하다가는… 아무리 에드워드 선수라고 해도, 제대로 플레이가 안 됩니다.]
에드워드는 자신도 모르게 흥분해서 다급한 플레이를 계속하였다. 그리고 그런 다급한 플레이는 당연히 웨스트 브롬위치의 수비수들에게 막혔다.
웨스트 브롬위치의 시드니… 매우 빠른 주력을 특기로 하는 그의 눈에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의 조급함이 보였다. 그리고 그 조급함은 자신에게 다시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후반 30분…….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 급합니다.]
[대니얼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가 공격에 나서네요.]
[여기서 질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든 동점골을 넣어야죠.]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가 공격적인 위치에서 공을 돌리면서 골을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가론이 패스를 받고… 압박하는 반대편 선수를 의식하다가… 급하게 뒤로 패스했다.
[아! 가론 선수! 패스가…….]
[시드니 선수가 패스를 가로챕니다.]
애매하게 가던 패스를 시드니가 가로채었다. 그리고 그는 작정하고 달렸다.
[아, 시드니 선수 빠릅니다. 대니얼 선수가 못 따라가요.]
[윌프로 키퍼! 고민하다가 나옵니다.]
윌프로가 급하게 나와서 막으려고 하자, 시드니는 나와있는 윌프로의 머리 위로 공을 가볍게 찼다.
[로밍 슛~…….]
[골인… 시드니 선수가 웨스트 릴링 FC의 골망을 다시 흔듭니다.]
시드니의 두 번째 골로 웨스트 브롬위치는 0:2로 앞서갔다.
여기서 끝은 아니었다.
[골! 골입니다.]
[에드워드 선수! 후반 43분에… 어떻게든 만회 골을 만듭니다.]
[토미 선수의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 이후에 발리슛으로 골을 만듭니다.]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 스코어는 1:2입니다. 아직 1골이 부족해요!]
[에드워드 선수가 공을 들고 중앙선으로 뜁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대칸 감독은 마지막까지 기적을 기대하면서 경기를 지켜보았다. 하지만, 시계는 45분을 가리켰고… 4분 후에 심판은 휘슬을 불었다.
삐삐삑~
[아… 경기 종료됩니다…….]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이 경기에 승리하면서 프리미어 리그에 승격합니다.]
[웨스트 릴링 FC… 아쉽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프리미어 리그 승격에 실패합니다.]
플레이오프 결승전의 패배… 대칸 감독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하염없이 바라보았고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서는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는 프리미어 리그로의 승격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