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 25/26 리그 컵 결승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에드워드 바커, 영국 U-18 국가 대표이자,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인정하는 신성!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에서 그는 에이스였다. 팀의 상징이자, 공격을 책임지는 에이스.
에드워드의 부상은 웨스트 릴링 FC에게 있어서 비상이었다.
“하…….”
대칸의 큰 한숨… 그리고 회의실에 모여있는 코치들과 팀 닥터들도 그의 한숨에 별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분명히, 이 회의는 에드워드의 부상에 따른 대책 회의였는데, 모두가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에드워드의 상태를 다시 살펴보았다.
에드워드 바커… 노란색 부상, 회복 기간은 1주 정도 예상되며 체력 감소와 컨디션 최하…….
솔직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1주 부상은 흔하게 있는 일이며 이 정도 부상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는 경우도 가끔씩은 있었다. 문제는 이 부상으로 생긴 체력 문제와 컨디션이 최하로 떨어진 것이었다.
부상 때문에 체력 손상이 더욱 컸고, 컨디션은 바닥을 찍은 것이다.
한참 조용하던 회의장에 대칸이 결국 선언했다.
“이번 리그 컵 결승전은 에드워드 없이 가도록 하죠.”
대칸의 말에 모든 코치들의 입에서도 한숨이 새어 나왔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며 냉정한 판단이었지만, 이 말은 곧 리그 컵 우승을 포기한다는 말과도 같았다.
여태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하는 리그 컵 결승전은 에드워드가 당연히 포함된 상태로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태까지 준비한 것은 의미가 없었고, 새로운 준비가 필요했다.
“여태까지 우리가 준비했던 것은 모두 의미가 없습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에드워드 없는 웨스트 릴링 FC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시죠.”
대칸의 말에 메이슨 코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진형은 우리 팀의 선수들의 숙련도가 가장 높은 4-5-1로 준비해야 합니다. 어차피 에드워드 선수가 원 톱인 전술이라서 다른 공격수가 들어가면 수비진과 미드필더의 움직임은 동일합니다.”
메이슨 임시 수석 코치이자, 전술 코치는 선수들의 전술적인 움직임이 수비에 전념할 것이기 때문에 진형은 익숙한 진형으로 가는 것을 제안하였다.
“뭐… 솔직히… 공격적인 움직임은… 발이 빠른 녀석들을 이용한 역습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이기려면 텐백에 가까운 수비를 하다가, 1골만 넣는 방법으로 가도록 하시죠. 역습 전략만 몇 개 준비하는 방법으로…….”
공격을 담당하는 코치들의 의견에 따라 웨스트 릴링 FC의 세부적인 역습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그럼 우리 팀에서 속도가 빠른 선수는 토미, 가론, 샘, 딜런, 그리고 에드워드인데, 에드워드가 없으니, 네 선수만 역습을 하는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문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형이 3-4-3, 윙백인 토미와 가론이 공격에 들어가면, 수비가 버겁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샘과 딜런만 공격을 할 수도 없고…….”
그런데 이야기를 할수록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대칸 감독과 코치들의 토론은 한참 길어졌다.
* * *
리그 컵 결승전, 1일 전.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이 오전 체력 회복 훈련을 가볍게 하고 나서 라커룸에 들어왔다.
“A조는 바로 팀 닥터에게 가서 마사지를 받는다.”
“B조는 집으로 귀가하도록, 다른 짓 하지 말고! 푹 쉬어라.”
“C조는 30분 휴식 후에 경기장에서 세트피스 훈련을 실시한다.”
“D조는 점심 식사 전까지 휴식하고, 체력 단련실에서 모인다.”
선수들은 자신의 상태에 따라 정해진 조로 움직였다.
그런 상황에 메이슨 임시 수석 코치가 통보했다.
“내일 리그 컵 결승전 선발 명단 게시판에 올려놨습니다. 코치님들과 선수들은 확인하세요.”
메이슨의 말에 휴식을 취하던, 코치들과 선수들이 게시판으로 몰려왔다.
FW : 딜런 덱스터(442/465)
MF : 테오 킹스턴(366/397)―니키 로어(370/424)―스트롱 포터(386/396)
DM : 안 오블락(398/421)―칼슨 고트(360/358)
LWB : 토미 스미스(378/419), RWB : 가론 아망스(381/420)
DF : 대니얼 보얀(406/404)―루크 오니엔(388/390)
GK : 윌프로 드퍼(376/371)
현재, 에드워드가 빠진 웨스트 릴링 FC의 베스트 멤버들!
“…….”
명단을 확인한 에드워드는 선발 명단에 자신이 빠져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바로 대칸을 찾아서 감독실로 올라갔다.
감독실.
대칸은 아담 단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니,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내일 리그 컵 결승전은 약간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저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대칸 감독과 코치들은 많은 시간을 리그 컵 결승전을 위해 투자하였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빠지면서 모든 준비는 허사가 되었다.
급하게 코치들과 대책을 생각했지만,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에드워드가 없는 웨스트 릴링 FC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길 확률이 1%도 되지 않았다.
이런 현실을 대칸이 아쉬운 마음으로 아담 단장에게 말했다.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는 타이밍에 에드워드가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에드워드? 들어오세요.”
에드워드는 방 안에 대칸 감독과 아담 단장이 같이 있었지만, 아주 거침없이 당당하게 말했다.
“감독님! 저! 내일 출장시켜 주십시오.”
“…….”
대칸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에드워드는 더 거칠게 주장했다.
“내일 웨스트 릴링 FC가 첫 컵 대회에서 우승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가 빠질 수가 있나요?”
“…….”
대칸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옆에 있던 아담 단장이 말했다.
“에드워드, 네 심정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너는 지금 부상 중이야.”
“아버지, 이 정도 부상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멍이 조금 들었을 뿐이라고요!”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그의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에드워드 선수, 부상 말고도 팀 닥터들께서 체력적인 문제도 심각하고 코치들께서도 컨디션이 안 좋다고 했습니다. 에드워드 선수를 위해서 경기에서 뺀 겁니다.”
대칸과 아담의 말에도 에드워드의 주장은 꺾이지 않았다.
“그래도! 저는 리그 컵 결승전에 출전해야 합니다!!”
에드워드가 고집을 부렸다.
대칸은 오래간만에 답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에드워드에게 어떤 말을 건네려고 해도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는 비슷했다.
‘에드워드! 우리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어. 이번 경기는 포기하자.’
[이번 감독 지시 점수는 44점입니다.]
‘에드워드, 감독으로서의 지시다. 다음 경기에서는 쉬어.’
[이번 감독 지시 점수는 38점입니다.]
대칸이 그를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모든 말이… 50점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속으로 외쳐보았다.
‘그래, 그러면 내일 경기에 선발 출전해 보자.’
[이번 감독 지시 점수는 100점입니다.]
미친! 1년 넘게 사용했던 감독 지시 기능에서 처음으로 100점이 나왔다.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교체 명단에 포함시켜 주겠다. 하지만 경기 출전은 보장하지 못한다.’
[이번 감독 지시 점수는 78점입니다.]
지금 에드워드의 기세를 보았을 때, 에이스인 그를 존중하려면 이 정도에서 타협해야 할 것 같았다.
“에드워드 선수, 그러면 내일 교체 명단에 넣어드리죠. 경기의 상황에 따라 교체로 출전 여부를 결정하시죠.”
“하… 하지만!!”
에드워드가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더 말하려 했지만, 아담이 끊었다.
“에드워드 그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대칸 감독님은 감독으로서의 권위를 놓고 너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한 거다. 네가 보통 선수였다면 절대 하지 못할 일을 여기서 하고 있는 거라고!”
“…….”
경기 출전 명단을 가지고 선수가 감독에게 따지는 일은 다른 팀이라면 항명에 가까운 심각한 행위이다. 웨스트 릴링 FC가 비교적 감독의 권위가 없는 팀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한 행동만 해도… 에드워드는 선을 넘은 거고, 대칸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한 것과 다름없었다.
아담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에드워드를 데리고 감독실에서 나가면서 대칸에게 말했다.
“감독님, 제가 에드워드와 잠시 대화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의 자존심을 챙겨주셔서 에드워드의 아버지로서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팀의 에이스입니다. 에드워드의 심정도 이해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리그 컵 결승전 교체 멤버로 확정되었다.
오후 마사지실.
대칸은 최소한의 희망을 위해서 마사지실로 이동하였다. 이곳에는 몸에 피로도가 많은 주전 선수들이 마사지를 받으며 몸을 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대칸 감독님!”
“안녕하세요!”
대칸 감독의 방문에 팀 닥터들과 마사지사들 그리고 선수들도 모두 인사를 하였다. 그런 인사를 받으며 대칸은 가장 안쪽에 있는 딜런에게 향했다.
“딜런 선수, 컨디션은 좋나요?”
“아~ 감독님~ 네, 좋습니다! 아주 좋네요.”
그래도 저번 경기에서 휴식을 했기 때문에 딜런의 체력과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 그에게 대칸은 말을 걸었다.
“내일, 결승전! 딜런 너만 믿는다.”
딜런은 특유의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감독님! 저만 믿으십시오. 에드워드가 없으니, 제가 이 팀의 승리! 리그 컵의 우승을! 책임져야죠. 하하하.”
거만한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밉지 않은 딜런을 보면서 대칸은 주머니에서 팔목 보호대를 하나 꺼내었다.
“자, 이걸 너에게 줄게. 내일 경기에 손목에 끼고 뛰어.”
“아대?”
딜런은 대칸이 건네는 아대를 보고서는 피식 웃었다.
“왜요? 주먹이라도 쓰라고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주먹으로 모조리 무찔러 드릴까요?”
딜런의 농담에 대칸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이건 토템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해.”
“토템?”
대칸의 말에 신기한 표정으로 아대를 바라보는 딜런에게 주문을 걸었다.
“그래, 이건 아주 특별한 팔목 아대야. 동양의 신비로운 주문이 깃든 특별한 아대라고, 이 아대를 끼면 너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거야.”
대칸이 그에게 건네준 것은 아이템이었다.
팔목 보호대(R)
효과 : 착용 시 선수의 가장 높은 신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기간 : 다음 1경기
딜런의 가장 높은 신체 능력은 순간속도였는데, 그의 원래 순간속도가 15에서 대칸의 감독 스킬로 +2가 되고, 아이템으로 +1… 그러면 그에게는 총 18이라는 순간속도 수치를 리그 컵 결승전 한정으로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능력을 상승시켜 주는 아이템! 대칸은 마지막 승부수를 딜런에게 걸었다.
* * *
웸블리 스타디움(Wembley Stadium).
웨스트 릴링 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리그 컵 결승전은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게 되었다.
요크 시티 TV의 토마스 캐스터와 조슈아 해설은… 처음 와보는 웸블리 구장을 감탄하면서 살펴보았다.
“와… 조슈아 해설님, 경기장이 엄청나네요.”
“네, 저도 선수 시절에 몇 번 와보긴 했지만, 해설로는 처음 와보네요. 축구의 고향(The Home of Football)답게, 오래간만에 와도 여전히 대단하네요.”
9만 명이 넘는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경기장, 이 웸블리의 모습에 감탄하며 두 사람은 제일 구석에 배정받은 중계 부스에 들어가서는 경기 중계를 준비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웨스트 릴링 FC가 기적적으로 리그 컵 결승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우승할 수가 있을까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토마스의 질문에 조슈아 해설은 담담하게 말했다.
“솔직히 힘들죠. 불가능에 가까워요.”
그럼에도, 조슈아 해설은 아주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말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방심하고 웨스트 릴링 FC가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축구에 있어서 기적은 한 번씩 일어나기도 하죠.”
웨스트 릴링 FC에게는 기적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