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55화 (155/445)

155화

* * *

대칸의 집.

“하… 후…….”

대칸의 입에서 숨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땀에 젖어서 더욱 섹시한 레이첼이 그의 품에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은 좋았어요.”

“…오늘만?”

“그럼 평소에도 이렇게 힘을 쓰든가?”

당황하는 대칸을 보면서 그녀는 여전히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장난이에요~”

그렇게 그를 놀렸다.

레이첼은 대칸의 품에 안겨있는 채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대화는 역시나 웨스트 릴링 FC에 대한 이야기였다.

“전지훈련은 어떠셨어요?”

레이첼이 대칸을 쓰다듬으며 물어보았다.

“생각보다 좋았어요. 날씨도 좋고 시설도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고… 다만…….”

“다만?”

“호텔 음식이 너무 맛이 없더군요.”

정말이지 쿤 호텔의 음식은 마지막까지 적응이 안 되었던 대칸이었다.

“게다가 한국 일정도 좋았네요. CF 촬영 두 건에 친선경기 두 건… 일정은 빠듯했지만,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전술도 점검하고…….”

대칸은 끝도 없이 말을 하였다. 레이첼이 계속해서 그의 몸을 만지작거렸지만, 구단 이야기를 하자, 계속 터져 나온 것이다.

레이첼은 참으면서 그의 이야기를 한참 듣다가…….

“그런데 FA는…….”

이야기가 더 길어지려 하자, 말을 끊었다.

“그런데? 그런데? 언제까지 일 이야기만 할 거예요? 전지훈련에… 한국 출장까지… 아주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는데… 일 이야기만 계속 하실 건가요?”

대칸이 레이첼을 바라보자, 그녀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대칸을 도발했다.

“구단 이야기보다는 다른 재미있는 일을 있을 건데요? 까먹으셨나요?”

레이첼의 모습에 대칸은 축구와 관련된 생각이 머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하하… 당연히! 다른 재미있는 일을 해볼까요?”

레이첼은 혀로 입술을 적시며 도전적인 표정을 지었고, 대칸도 질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젊은 두 남녀는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 *

이제 25/26시즌 개막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웨스트 릴링 FC의 FA 선수 영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괜찮은 FA 선수들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영국에 복귀한 대칸이 제일 처음 소집한 팀은 스카우트 팀이었다.

회의실.

대칸은 스카우트 팀과 FA 영입 관련 회의를 시작하였다.

“우리가 접촉하던 선수들… 입장은 여전하죠?”

“네. 25세 이하 선수들의 몸값은 여전히 비싸고, 28세 이하 선수들도 우리와 입장 차이가 큽니다.”

레이첼의 말에 대칸은 가볍게, 기존에 섭외하던 선수들이 적혀있는 서류 더미를 옆으로 밀어버렸다.

“그 선수들이 원하는 안으로 FA 계약은 체결할 수 없습니다. 협상이 안 된다면 다른 선수들을 확인해 보죠.”

그러고는 대칸은 건드리고 싶지 않았던 29세 이상 FA 선수 리스트를 열었다.

“29세 이상 선수 확인해 보시죠.”

대칸의 말에 스카우트들도 같이 서류를 보면서 이런저런 의견을 주고받았다.

“콘트레 선수는 지금 최전성기입니다. 문제는… 값은 더 비싸다는 겁니다. 최소 계약금만 40억을 요구하는 중입니다.”

“칸미르 선수도 전성기다 보니, 계약금 30억에 주급 5,000만 원이 넘는 제안을 이미 받았다고 합니다.”

29세부터 31세까지의 선수들은 아직 전성기인 경우가 많다 보니, 웨스트 릴링 FC의 예산으로 영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대칸은 경제적으로 협상이 가능한 나이대인 32세 이상을 살펴보았다.

“내가 정말 마지막까지 원하지 않지만… 32세 이상 선수들로 가시죠.”

“네.”

레이첼은 대칸이 여기까지 올 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리 찍어두었던 선수를 펼치기 시작했다.

“우리 팀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영입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루크 오니엔(32살, 수비수, 382/390)

기술 134/135, 147/148, 신체 101/107

“루크 선수는 32세의 나이임에도 약간의 에이징커브가 관찰되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협상에 있어서 계속해서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웨스트 릴링이 챔피언십 팀이기 때문에 조건이 맞는다면 영입이 가능할 것입니다.”

레이첼의 의견에 대칸은 공감하였다. 에이징커브… 신체적인 능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다음 시즌 웨스트 릴링의 두 번째 센터백으로는 충분했다.

다음은 제이크가 관찰하고 있던 선수를 공개했다.

크리스 알비알(33살, 수비수-미드필더, 367/391)

기술 135/140, 140/147, 신체 92/104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생각되는 선수입니다. 2년 사이에 기량이 급감하는 것이 보였고, 유리 몸이라서 부상이 잦아서 결국 웨스트햄에서 방출된 선수입니다. 하지만, 포지션이 우리 팀에 필요한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모두 가능한 선수이며, 그의 에이전트를 통해서 알아보니… 가격도 적절한 수준에서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시 노련한 제이크가 아주 필요한 선수를 체크해 놓았다. 특히, 축구 매니저 능력을 가지고 있는 대칸이라… 어느 정도 부상 방지가 가능하였다.

그리고 다른 스카우트들도 여러 선수들을 언급했지만, 대칸은 한 선수에 꽂혔다.

“안 오블락 선수는 어떤가요?”

대칸의 이름에서 안 오블락이 언급되자, 대부분의 스카우트들이 고개를 저었다.

안 오블락(34살, 수비형 미드필더, 390/421)

기술 143/150, 142/151, 신체 105/121

“일단, 안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나 다른 상위 리그 팀이 아니면 협상을 원치 않습니다.”

“34세의 노장이긴 하지만, 아직 가치가 높은 선수입니다. 많은 계약금과 주급을 요구할 것 같은데요?”

“저번 시즌 약간 부상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기량은 괜찮습니다.”

“문제는 우리와 계약을 안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상당한 거금을 요구할 것 같다는 점입니다.”

“계약을 하기에는 다음 시즌 가치가 너무 떨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칸은 떨어진 신체 능력을 보완해 줄 감독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전 선수가 필요했다.

“안 오블락 선수가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제한되긴 하지만, 우리 팀의 주전급 선수로는… 이 정도 레벨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칸의 말한 부분은 사실이었다. 주전급 선수 레벨의 영입이 필요했다. 비록 34세의 노장일지라도…….

대칸은 일단 이 세 선수를 영입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레이첼 수석 스카우트님, 안 오블락, 루크 오니엔은 주전 선수급으로, 크리스 알비알은 로테이션 선수로 영입을 추진하시죠.”

“네.”

그렇게 대칸은 선호하지 않았던 32세 이상의 FA 선수들 영입을 추진하게 되었다.

다음 날.

“감독님, FA 영입 대상 선수들의 에이전트와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리고 1차 조건을 한번 받아봤는데요.”

대칸이 레이첼의 보고서를 확인하였다.

“크리스 알비알 선수는 우리와 적극적으로 협상할 생각이 있나 보네요. 3년 계약에 계약금 10억에 주급 1,600만 원 정도를 요구하네요?”

“네, 협상에 따라 계약금과 주급은… 옵션을 추가하여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리스 알비알은 충분히 협상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루크 오니엔 선수도 분위기는 좋네요. 일단 우리의 연락에 고맙다는 공식적인 입장이며, 계약은 챔피언십 수준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네요.”

“네, 챔피언십의 평균 주급이 2,000만 원이니, 주급은 맞춰주고 계약금을 협상하는 방향으로 협의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루크 오니엔도 큰 문제가 없었다.

“안 오블락 선수는 분위기가 이상하네요. 그의 에이전트는 만나기를 원하지만, 안 오블락 선수는… 원치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고요?”

“네. 그는 무조건 프리미어 리그로 가고 싶어 합니다. 프리미어 리그 팀이라면 적은 주급에 계약금이라도 가겠다는데… 챔피언십은 거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마지막… 안 오블락은 예상했던 대로 계약이 힘들 것 같아 보였다.

보고서를 덮은 대칸은 결정했다.

“일단 세 선수 다 미팅 잡아주시죠.”

“네, 모두 내일 미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 *

다음 날.

웨스트 릴링 FC 구단으로 크리스와 그의 에이전트가 직접 방문하였다.

크리스 알비알(33살, 수비수-미드필더, 367/391)

기술 135/140, 140/147, 신체 92/104

스킬 : 유리 몸(N), 설명 :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확률이 급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체력이 20% 이하일 경우에 부상 확률이 2배 이상 증가합니다.

스카우트들의 보고서는 정확했다. 에이징커브를 확실하게 겪고 있는 선수였고, 부상이 많을 수밖에 없는 나쁜 스킬이 붙어있었다.

크리스의 에이전트는 계약 조건을 협상하기 위해 그의 경력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희 크리스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 경력도 4시즌이나 있으며, 수비 성공률이…….”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대칸은 미리 작성한 계약서를 내밀었다.

“2년 계약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1+1년 계약이죠. 올해가 지나면 선수가 받았던 계약금을 반환하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가 가능한 조건입니다. 대신에 계약금은 7억이고, 주급은 1,000만 원입니다.”

파격적인… 아주 드문 계약 조건이었다. 2년 계약 정도는 예상했지만, 1+1인데, 선수에게 권한이 있는 계약 조건은 드물었다.

“아…….”

크리스는 그의 에이전트와 귓속말을 하며 빠르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2년 계약에 7억이면 계약금은 예상했던 수준이지만, 주급은 예상보다 적었다. 하지만 1+1 조건이 자신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던 것이다. 만약 더 좋은 제안이 있다면 7억을 돌려주고 다른 팀으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저… 주급을 더…….”

“절대 안 됩니다. 주급은 협상 불가입니다.”

에이전트가 주급을 더 올리려고 했지만, 그것은 대칸이 허용하지 않았다.

“크리스 선수와 에이전트도 알겠지만, 저희는 아주 합리적인 계약을 제시했습니다. 계약금도 넉넉하게 챙겨드렸고요. 주급과 계약금 협상은 없습니다.”

다행히 크리스의 에이전트는 대칸의 말에 옵션은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그럼 옵션은 조정해 주시는 거죠?”

그래서 옵션으로 출전 수당과 프리미어 리그 승격 시 주급 상승 옵션을 추가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

점심 식사 이후… 이번에는 루크 오니엔 선수와 그의 에이전트가 구단으로 방문했다.

루크 오니엔(32살, 수비수, 382/390)

기술 134/135, 147/148, 신체 101/107

루크도 에이징커브가 시작되는 시기라 신체 기량이 약간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에도 대칸은 바로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짧은 계약을 선호하신다고 했죠?”

많은 노장 선수들이 겪는 공통적인 일이지만, 루크는 자신의 노쇠화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번 시즌에 망친 것을 이번 시즌에 회복해서 더 좋은 계약을 맺고 싶어서 2년 계약을 원하고 있었다.

“2년 계약 제안드립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종료 시에 선수가 원한다면 이번에 받으신 계약금만큼의 이적료만 받고 다른 팀으로 보내드리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계약금은 20억에, 주급은 2,000만 원입니다.”

계약금은 괜찮았지만, 주급은 형편없이 내려갔다. 그럼에도 루크는 오히려 표정이 좋았다. 1년을 뛰고 나면 자신에게 타 팀 이적 선택권이 생긴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에이전트님, 이 조건 괜찮은데요?”

루크가 시원하게 말했고, 에이전트는 잠시 고민하다가… 다른 조건을 협상하려 했지만,

“절대 안 됩니다.”

대칸이 추가 협상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자, 이 계약 조건으로 협상을 체결하였다.

저녁 시간.

대칸과 레이첼은 웨스트 릴링이 아닌 요크 시티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적당히 조용한 레스토랑에 예약을 잡았고, 그곳에서 안 오블락 선수와 미팅을 시도하였다.

“반갑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 대칸입니다.”

“안녕하세요. 대칸 감독님, 안 오블락입니다.”

안 오블락(34살, 수비형 미드필더, 390/421)

기술 143/150, 142/151, 신체 105/121

스킬 : 패스 장인(R), 설명 : 패스 능력치가 약간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패스 능력치가 3 상승합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7년을 버틴 그는 신체적인 능력이 급감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래도 그는 챔피언십으로 내려가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FA 시장이 계속 진행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이 제한된 그에 대한 프리미어 리그 팀의 제의가 없었다.

늙고 노쇠한… 에이징커브가 확실한 선수 영입을 꺼린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챔피언십 팀들의 제안을 들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챔피언십 팀들도 자신을 푸대접한다면, 은퇴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대칸은 역시나 독특한 조건을 제안한다.

“계약 기간은 2년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보내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든 챔피언십 소속 팀에서 으레 하는 입에 발린 소리였다.

“지금 제가 한 말을 계약서에 아주 박아드리겠습니다. 다음 시즌에 저희가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하지 않는다면, 프리미어 리그 팀의 제안이 있을 경우 무조건 이적시켜 드리겠다는 조항이죠.”

“오…….”

대칸의 독특한 조항에 안 오블락의 표정이 처음으로 달라졌다. 신기하다는 표정? 여태까지 많은 계약을 제안받았지만, 이렇게 공격적인 조건은 처음이었다. 프리미어 리그로 복귀하고 싶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조건이었다.

대칸은 계약서까지 꺼내서는 그 조항을 보여주었다.

“자, 어떠신가요?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하지 못할 시에 계약금인 20억에 해당되는 이적 금액으로 프리미어 리그 팀으로 이적시켜 드린다는 조항! 안 오블락 선수가 원하는 조항인 것 같은데?”

안 오블락이 원하는 조건이 맞았다. 그리고 그는 에이전트에게 간단하게 문자를 보내어 추가적인 조율을 일단 해보라고 요청하였다.

“계약금 20억에 프리미어 리그 팀 이적 조항은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주급 2,000만 원은 너무 적습니다. 안 오블락 선수의 이번 시즌 주급은 무려 6,000만 원이었습니다.”

“주급은 양보해 드릴 수 없습니다. 저희 웨스트 릴링 FC는 챔피언십 팀이니까요. 그래서 계약금도 넉넉하게 드리고, 다음 시즌 이적 조항도 넣어드렸지 않습니까?”

그래도 안 오블락의 에이전트는 경력이 많았다.

“그럼,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 시 보너스를 비롯한 주급 인상 조항은 포함시켜 주셔야죠.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해서도 이 주급을 받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건 대칸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프리미어 리그 승격 시 추가 옵션을 적용하여 계약서를 수정 작성하였다.

그렇게 그는 계약금 20억에 주급 2,000만 원으로 웨스트 릴링에 합류했고, 웨스트 릴링의 FA 시장도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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