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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153화 (153/445)

153화

서울 FC와 친선경기를 마친 다음 날에도 웨스트 릴링 선수단에는 일정이 있었다.

“오후 CF 촬영 있습니다.”

머물고 있는 호텔 식당에서 선수들이 아침 식사를 할 때, 운영 팀 직원이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한국에서의 두 번째 CF 촬영, 다행히 이번 CF 촬영에는 일부 선수들만 참여하였다.

“대니얼, 에드워드, 딜런, 노인찬! 이 선수들과 대칸 감독님, 김종일 수석 코치님은 식사 마치시고 CF 촬영 준비하세요.”

대칸 감독을 비롯한 핵심 인원만 참여하는 CF였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계속 아침을 먹었고, 이번에도 대니얼은 투덜거리면서 대칸을 찾았다.

“대칸 감독……! 아니 감독님! 나는 또? 왜? 또야? 왜? 조금 쉬자고!”

대니얼이 투덜거리자, 대칸이 이번에는 손가락 두 개를 올렸다.

“이번에는 2만 파운드! CF 촬영 보수가 2만 파운드라고! 유로로 따지면 2.2만 유로!”

“…….”

역시나, 금융 치료는 최고였다. 2만 파운드… 약 3,000만 원이라는 확실한 보수에 대니얼의 불만은 사라졌다.

오후에 있는 CF 촬영은 다행히 웨스트 릴링 FC가 머물고 있는 명동 호텔 가까이에 있는 충무로 스튜디오에서 촬영하였다.

“자, 다들 아이스크림 들어주세요! 너무 높이 말고요~ 적당히 들어주세요.”

이번에는 식품 광고! 그것도 아이스크림 광고였다.

“대니얼 선수! 표정 밝게, 아주 맛있다는 표정 지어주세요. 조금 더 밝게~ 더 밝게~ 더~ 더~ 더~”

유학파인 촬영감독은 유창한 영어로 대니얼에게 정확하게 그가 원하는 표정과 자세를 지시했고, 대니얼은 감독의 말에 따라 억지웃음을 짓는다고…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였다.

“아… 진짜… 돈이 뭐라고…….”

대니얼은 혼잣말을 하면서도 억지웃음을 계속 지었고, 딜런도 계속해서 웃으면서 대니얼이 들리게 말했다.

“헤이 주장! 참으세요. 이 정도 못 웃어요? 우리는 다행히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은 안 찍잖아요.”

딜런의 말을 듣고, 대니얼은 안색이 창백해진 대칸… 아직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하… 그렇지, 대칸 감독은 아이스크림만 20개 정도 먹더라.”

“게다가, 지금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네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에서는 제외되었다. 그래서 대칸 감독과 김종일 수석 코치만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을 찍었는데… 대칸 감독은 촬영하는 도중에 계속해서 NG가 나서, 아이스크림을 30개 넘게 먹었다.

지옥 같은 아이스크림 CF 촬영이 끝나고, 일행이 숙소에 복귀했다.

“헤이 브로들! 내가 CF 촬영을 마치고 복귀했다!”

복귀한 대니얼은 호텔에서 쉬고 있는 다른 동료들의 방문에서 마음껏 자랑하고는…….

“다들 한잔하러 가자! 한국에서 한잔해야지!”

그러고는 동료들을 데리고 명동 밤거리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시간 대칸은…….

“으… 윽!!”

아이스크림을 너무 먹어서… 변기 위에 앉아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었다.

* * *

다음 날 아침, 김포 공항.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이른 아침부터 비행기를 탑승하였다.

“자, 오늘 스케줄 다시 확인시켜 드립니다. 울산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울산 FC의 홈구장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그쪽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은 다음에 간단하게 몸을 풀고, 오후에 친선경기를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한 스케줄이었고, 모든 선수들은 편안하게 울산으로 이동하였다.

울산 FC 홈구장인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

선수들은 도착하자마자, 경기장 내부에 준비된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자 바로 경기장에서 몸을 풀었다.

대칸도 선수들의 몸 상태와 오늘 경기 출전 명단을 코치들과 체크하고 있었는데…….

“감독님!”

오늘도 경기장에는 챔피언스맨과 축구광, 차현우 편집자가 방문하였다.

차현우는 대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감독님, 혹시 코치님들과 회의하는 것을 촬영해도 될까요? 정규 경기가 아니니까…….”

친선경기다 보니, 코치들과 회의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것이다. 대칸은 김종일 수석 코치의 눈치를 한번 보았고, 그가 ‘친선경기인데 괜찮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하자, 그를 회의에 참석시켰다.

“오늘 에드워드 선수는 후반전에 투입시키는 게 어떨까요? 2일 전 경기에 뛰었더니, 체력이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시죠.”

에드워드의 출전은 후반전으로 정해졌다.

“대니얼 선수 오늘 상태가 안 좋은데 쉬게 할까요?”

매튜 코치의 말에 대칸은 고개를 저였다.

“대니얼이 컨디션이 안 좋긴 하지만, 숙취라서 그런 거고… 체력은 큰 문제가 없으니, 경기에 뛰게 시키겠습니다. 이런 경기는 더 뛰라고 해야죠.”

대칸의 의견에 다른 코치들도 동의하였다.

“우측 사이드 미드필더에는 샘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샘은 저번 경기 선발이었으니, 테오 선수를 오늘은 선발로 내보내죠.”

이런 방식으로 대칸은 코치들과 계속 대화를 하면서, 선발 선수들을 결정하였고, 교체 선수까지 확정 지었다.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웨스트 릴링 FC와 울산 FC의 친선경기 시작합니다.]

친선경기는 역시나, 분위기가 좋았다.

“다들 무리하지 말고! 약속된 플레이! 전술적인 움직임을 고려해서 플레이해!”

대칸 감독은 부상이 최악이라는 생각에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플레이를 요구했고, 특히, 수비수들은 무리하게 수비하지 말라고 했다. 얼마 전 있었던 서울 FC와의 경기와 동일한 요구였다.

“자자… 우리도 무리하지 말고! 최대한 컨디션 점검한다는 기분으로 간다!”

울산 FC의 최희동 감독도 작년에 웨스트 릴링 FC와 경기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유럽 클럽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해 본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경기는 아주 신사적이네요.]

[네, 반칙이 하나도 없죠. 그리고 거친 플레이도 자제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챔피언스맨과 축구광도 이런저런 농담을 섞어가면서 여유롭게 중계를 하였고, 그런 중계를 보는 팬들의 반응도 좋았다.

- 와… 서로 매너 게임 하는데… 생각보다 괜찮네요.

- 서울 FC와의 경기에서도 그랬지만, 테크니션 선수들은 살판났네.

- 오늘 권혁의 날인가? 벌써 4번째 슈팅!

- 친선경기에 목숨 걸다가 정규 시즌 영향 주면 피눈물 남

그리고 전반 31분에 울산이 먼저 좋은 기회를 얻었다.

[울산 FC! 에이스 권혁 선수! 공을 몰고 나갑니다.]

중앙 미드필더로 정교한 패스 능력을 가지고 있어 중요한 킬 패스를 수시로 날리는데… 게다가 강력한 중거리 슛까지 가지고 있는 권혁이 공을 몰자,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수들이 살짝 긴장했다.

특히 대니얼은… 그가 오늘 경기의 모든 중요한 순간을 만들었다는 것과 작년 경기에서도 그랬지만, 울산 FC의 핵심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미드필더 확실히 마크해! 중거리 슛 또 나온다!”

대니얼의 지시에 미드필더에 있던 브레이가 권혁을 마크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권혁 선수! 가벼운 페인팅으로 마크하던 선수를 제칩니다.]

자신을 마크하던 브레이가 균형을 잃고 따라붙지 못하자, 다른 수비수들과 자신 간의 거리가 있다 보니, 앞에 공간이 많이 생겼다. 그리고 권혁은 기회라는 생각에 작정하고 공을 때렸다.

펑~

[슛!!]

강력한 중거리 슛! 윌프로는 몸을 날려서 간신히 손끝으로 공을 쳐냈다.

[슈퍼세이브! 그런데!!]

하지만, 울산 공격수가 튕겨 나온 공에 돌진해서 공에 발을 대었다.

[아~ 골! 울산 FC 선취골을 얻습니다!]

그렇게 전반전은 울산이 한 골 앞선 상태로 종료되었다.

라커룸.

경기에서 지고 있지만, 대칸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선수들을 독려하였다.

“다들 전반전에 좋았어! 전술적인 움직임도 좋았고, 다들 자기 역할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대칸의 독려에도… 몇몇 선수들… 특히 주전 선수들은 살짝 매서운 눈빛을 보내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심리까지 이미 확인하고 있었던 대칸이었다.

“하지만, 오늘도 이렇게 져서는 안 되겠지?”

저번 서울 FC와의 친선경기는 전반전에 주전이 나갔다가 후반전에 후보들이 투입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패배하는 흐름이 되었다.

아무리 친선경기라지만, 연패는 하고 싶지 않은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었고, 대칸도 그런 그들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후반전! 에드워드와 딜런은 바로 교체 투입한다. 그리고 샘과 가론, 칼슨은 몸 풀고 있고, 타이밍이 맞으면 바로 들어간다!”

“네.”

그리고 선수들을 보고서 말했다.

“무리해서 승리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순순히 질 수는 없겠지? 다들 할 것은 하자고!”

“네!!”

그리고 대니얼은 선수들을 모아서 주장으로 한마디 하였다.

“뭐… 저기 있는 대칸 감독은 져도 된다고 했지만, 나는 지고 싶지 않다.”

그러고는 선수들을 보면서 외쳤다.

“이기자!”

그러자, 선수들이 다시 외쳤다.

“이기자!!”

그리고 선수들이 손을 모으고 외쳤다.

“고! 고! 웨스트! 웨스트! 릴링!! 고! 고! 고!!”

[후반전 시작되었습니다!]

[오! 후반전에는 에드워드 선수와 딜런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이제 웨스트 릴링 FC는 완전 다른 팀이죠?]

챔피언스맨의 말처럼 에드워드와 딜런이 들어오자, 웨스트 릴링 FC의 기세가 달라졌다.

“침착하게… 공을 돌려!”

“에드워드 확실하게 마크하고!”

울산 선수들도 그냥 당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였다. 작년 친선경기에서도 그랬지만, 에드워드와 딜런만 막아낸다면 맥없이 당하지 않을 것이라 견적이 섰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주전 선수들이 교체되어 들어오자, 생각지도 못한 복병들이 많았다.

[토미 선수 공을 받습니다.]

[네, 이번에 웨스트 릴링 FC에서 야심 차게 영입한 선수입니다. 네덜란드 출신이며 레스터 시티에서 저번 시즌을 보냈습니다.]

공을 받은 토미는 바로 경기장을 살펴보았다.

‘수비수 네 명에 에드워드, 딜런!’

해볼 만하다는 각이 섰고, 바로 뛰었다.

[토미 선수! 사이드라인을 타고 들어갑니다.]

빠른 속도로 치고 들어가는 토미의 진격을 막기 위해 울산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멈춰!”

옆에서 들어오는 태클! 예상하고 있었던 토미는 가속도를 이용한 테크닉으로 공을 같이 띄워서 태클을 뛰어넘었다.

[오! 멋진 돌파입니다. 태클을 피하고서 계속 들어갑니다.]

토미는 다시 드리블에 속도를 붙여서 들어갔다. 그리고 다른 수비수가 자신에게 접근하자, 중앙으로 들어오는 에드워드에게 크로스를 하는 척…….

“크로스 못 올라오게 막아!”

하지만 수비수가 크로스를 막으려 하자, 수비수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발목을 꺾어서 수비수를 제치고 바로 자세를 바꿔서 다시 돌파했다.

[페인트! 제대로 속입니다.]

그리고 공을 몰고 들어가다가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 도착했는데, 그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서야 에드워드와 딜런을 마크하던 수비수가 움직이려 했지만 늦었다.

펑~

[토미 선수 슛~]

사이드 쪽이라 각도가 안 좋았지만, 노마크라서 안정된 자세에서 완벽한 호흡에 때린 슛은 찰진 마찰음과 함께 빠르게 골대 구석으로 향했다.

탁… 철렁.

그리고 울산 골키퍼의 손가락을 스쳤지만, 골망을 흔들기에는 충분한 슛이었다.

[골입니다! 토미 선수! 하프라인보다 더 먼 곳에서부터 드리블로 돌파한 다음에 슛을 성공시킵니다.]

[정말 멋진 골입니다. 올해의 골 후보에 들어갈 정도입니다. 단독 드리블로 수비수 여러 명을 제치고 슛을 성공시킵니다.]

[웨스트 릴링 FC에는 자신도 있다고 선언하는 것 같은 토미 선수의 멋진 골이 터졌습니다!]

토미가 기쁨의 슬라이딩 골 세리머니를 하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누운 그의 몸 위에 동료 선수들이 엎어지면서 축하를 해주었다.

“토미가! 제대로 해주었네요. 후반전 15분 만에 만회 골, 1:1이네요?”

“네, 1:1이네요. 그런데…….”

대칸이 선수들의 상태 창을 보면서 말했다.

“왠지, 선수들은 더 불타오르는 것 같은데요?”

대칸의 말대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승부욕에 불타고 있었고, 후반전 두 개의 추가 골을 더 기록하면서 울산 FC와의 친선경기에서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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