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화
* * *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의 휴가가 종료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복귀한 곳은 웨스트 릴링의 경기장인 뉴레인 스타디움이 아닌, 리즈에 있는 리즈 브래드포드 국제공항이었다.
“다들, 여기로 오세요.”
코치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루이 유소년 코치가 도착하는 선수들을 한곳으로 모았고.
“어이~ 노인네! 오래간만이야! 유소년 코치라며?”
“루이 씨 반가워요! 이제는 코치로 뵙네요.”
“오래간만입니다. 루이 씨!”
루이를 아는 선수들은 새롭게 합류한 루이 코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웨스트 릴링 FC의 단장인 아담은 전지훈련을 계획하였다. 선수들의 휴가 복귀와 함께 18일 일정으로 몸을 만들기 위한 합숙 훈련을 위해 따뜻한 곳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많은 팀들이 자신의 구단에서 훈련을 보통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의 경우에 신구장 건설과 유소년 아카데미 건설로 경기장 주변이 복잡해서 전지훈련을 결정하였다.
물론, 아담은 자금이 더 들어간다며 투덜대기는 했지만, 그래도 선수들을 위한 결정을 내려주었다.
도착 시간이 10분 정도 지나서, 대칸 감독이 물었다.
“다들 모였나요? 선수들이며 코치들이며?”
“네, 모든 선수들과 코치들이 다 도착했습니다.”
모여있는 일행에게 대칸은 간단하게 설명을 더했다.
“미리 전화, 메일, 문자로 알려드렸지만, 18일 일정으로 세우타에서 전지훈련이 있습니다. 다들 전지훈련 잘해보도록 합시다.”
“네!”
이런 모습을 차현우 편집자는 촬영하고 있었는데, 선수들과 코치들도 이에 대한 설명은 따로 들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세우타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비행기를 타고 영국의 해외 속령인 지브롤터 공항에 도착하자, 아담의 지인인 콘 사장이 대기하고 있었다.
“웰컴 웨스트 릴링~”
그는 밝은 표정으로 호쾌하게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과 감독과 코치진을 맞이하였다.
공항 밖에는 콘 사장이 준비한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고, 선수들과 감독, 코치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그리고 이동하는 동안에 콘 사장은 대칸 감독의 옆에서 이런저런 설명을 하였다.
“여기는 스페인에 붙어있지만, 영국령인 지브롤터 지역이라네, 여기서 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세우타지.”
제대로 된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리고 선수단과 감코진은 다시 터미널로 들어갔다. 그리고 대형 여객선에 몸을 싣자, 잠시 후에 배가 세우타를 향해 출발하였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동하다 보니, 멀리서 조그마하게 세우타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 저기가 우리의 목적지인 세우타라네!”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와 감코들은 세우타에 도착하였다.
세우타, 스페인령인 세우타는 아프리카 대륙의 상단에 붙어있지만,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이다.
세우타에는 유명 축구팀은 없었지만, 기후가 좋고 저렴한 물가로 운동선수가 전지훈련하기에는 적합한 지역이었다. 무엇보다, 아담의 지인인 콘이 세우타에서 호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전지훈련을 할 수가 있어서 선택된 지역이다.
배가 세우타에 도착하고, 모든 일행에 하선하였다.
“여기는 지상 낙원인 세우타~ 제일 좋은 곳이지~”
콘 사장은 아주 좋다는 듯이, 세우타를 자랑하며 노래까지 불렀고, 대칸은 그저 웃을 뿐이고 차현우는 좋은 소재라는 생각에 열심히 그들을 촬영하였다.
터미널 밖에는 역시나 콘 사장이 준비한 버스 세 대가 있었는데, 그 차량에 웨스트 릴링 FC의 모든 일행이 나누어 탑승하였다.
“자, 보게나! 아름다운 세우타의 모습을.”
콘 사장은 자신의 호텔로 이동하는 동안에 대칸에게 세우타의 모습을 자랑하였다.
바다에 세워진 멋진 요새, 활기찬 항구, 아름다운 해변, 그리고 세우타 도시도 약간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집들은 그림같이 예뻤다.
“자, 여기가 우리 호텔이라네.”
베니테즈 해변에 위치한 콘의 호텔에 도착해서야 대칸 일행의 작은 여행이 끝났다.
대칸은 첫날부터 힘든 일정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수들은 가볍게 단체로 스트레칭만 하시면서 몸만 푸시고 오늘은 다른 일정은 가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나이스!”
“역시, 대칸 감독!”
“감독님이 뭘 아시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첫날부터 힘들게 훈련하는 건! 아니지!”
대칸이 주는 휴식 시간에 선수들은 환호했다.
선수들은 가볍게 스트레칭만 하고서 해산하였지만, 대칸 감독과 코치들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대칸은 자신의 방에 모든 코치들을 소환해서 회의를 진행하였다.
“세우타 전지훈련 일정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종일 수석 코치를 비롯한 코치들은 대칸의 말을 경청하였다.
“내일부터 일주일간은 기본 훈련에 들어가겠습니다. 휴가에 복귀한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과 떨어진 체력을 올리는 훈련입니다.”
대부분 휴가 복귀 이후에 하는 전형적인 훈련이었다.
“문제는 훈련 장소인데, 바로 앞에 있는 베니테즈 해변에서 훈련이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체력 훈련 정도만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오전 여덟 시부터 아홉 시까지 아침 식사 전에는 해변에서 체력 훈련을 하겠습니다.”
간단한 체력 훈련은 해변에서 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오전 훈련과 오후 훈련은 콘 사장님을 통해서 ‘캄포 빅토리아 필드’를 대여했습니다. 그곳에서 일반 훈련을 할 예정이니, 준비해 주세요.”
수습 코치나 막내 코치들은 훈련할 경기장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훈련 전에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몸을 단련하기 위해 트레이닝 센터도 대여했습니다. 호텔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풀 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코치들은 수고해 주시고요.”
관련 코치들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아담 단장님께서 AD 세우타와 친선경기를 잡아놓으셨습니다. 16일 차 일정이며, 그들의 홈구장인 ‘호세 마르티네즈 피리 축구장’에서 치를 예정입니다. 코치님들 미리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대칸은 코치들과 일정 공유를 하였다.
다음 날 아침.
“기상~”
“일어나서~ 해변으로 내려가세요~”
아침 여덟 시가 되자, 코치들은 선수들 숙소를 돌아다니며 그들을 잠에서 깨웠다.
“뭐야? 이런 게 어디 있어? 자는데 깨우는 게 어디 있냐고?”
“아침에는 여유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축구단이 어디 있어요?”
선수들은 불평했지만, 김종일 수석 코치는 단호했다.
“이건 제 스타일입니다. 합숙 훈련에서 아침 일정에 맞춘 강제 기상은! 대신에 당신들 자유 시간은 터치하지 않잖아요?”
유럽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한국식이 몸에 배어있어서… 두 가지 스타일이 섞인 김종일 수석 코치의 방식이었다.
“뛰어~”
코치들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은 해변을 뛰었다.
“하… 하…….”
“최소한의 체력을 단련하는 행위입니다. 모두 뛰세요.”
선수들은 불평하면서도 모두 해변을 뛰었다. 그러면서…….
“토할 거 같아…….”
“하… 아… 죽겠네… 어제 적당히 먹을걸…….”
“하아… 하아… 죽겠다!!”
어제 관광지로 놀러온 기분으로 술을 잔뜩 마셨던 선수들은 죽을 지경이었다.
아홉 시가 되고, 선수들은 호텔 식당으로 이동했다.
“다들 많이들 드시게! 허허허허!”
콘이 큰 소리로 호탕하게 웃으면서 선수들에게 음식을 권했지만…….
‘아… 맛이 없네…….’
‘음식은 많은데 먹을 게 없네…….’
‘그냥 수프만 먹고 말아야지…….’
콘 사장이 준비한 식사는 양도 풍족하고 재료도 신선해서 형편없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냥 맛이 없었다.
식사를 마친 선수들은 버스를 타고 캄포 빅토리아 필드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다들, 몸부터 풀도록 하세요~”
코치들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이 스트레칭하는 동안에, 대칸은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훈련 일정을 조정했다.
‘대니얼 이 자식은… 어제 적당히 먹었어야지. 컨디션이 떨어져 있네.’
“대니얼 컨디션 회복 과정입니다.”
‘에드워드는 무난한 상태고…….’
“에드워드는 일반 훈련.”
‘딜런은… 이 새끼! 휴가 기간에 적당히 놀아야지… 어제 쉬었어도 체력이 떨어지네?’
“딜런은 체력이 떨어진 상태니, 주의하시고요.”
‘칼슨이야… 역시 좋네.’
“칼슨도 일반 훈련입니다.”
‘애들은… 애들이네, 기초가 부족해.’
“이번에 영입한 선수들은 유소년 과정으로 해주세요.”
축구 매니저로 상태를 확인한 대칸의 지시에 따라 코치들은 선수들의 상태에 맞춰서 다른 훈련 과정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코치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에… 대칸은 메이든 전술 코치와 함께 선수들의 능력에 따른 진형을 구상하였다.
“공격진은 역시나 에드워드 원 톱이죠? 백업 공격수가 스문트에 바비라니… 두 꼬맹이 듀오는 아직 한참 멀었고요.”
“급하면 딜런을 써야죠.”
공격진은 에드워드와 딜런에 유소년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했고.
“윙보다는 사이드 미드필더로 샘과 버나드를 주전으로 사용해야겠네요.”
“테오를 비롯한 백업이 가능한 선수는 많지만 주전은 두 선수가 확실합니다.”
사이드 미드필더도 간단했다.
“공미 자리는 딜런이나 니키를 쓰면 되는데… 중미나 수미는 스트롱 선수 외에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군요.”
“대칸 감독님, 빨리 FA 영입을 부탁드립니다.”
미드필더는… 아직은 부족했다.
“윙백은 다행히 주전인 가론과 토미의 컨디션이 좋습니다.”
“백업인 막시의 성장 속도도 괜찮네요.”
윙백은 무난했다.
“수비수는 대니얼을 빼면… 대칸 감독님? 도대체 회의 이후에 선수 영입을 어떻게 하신 겁니까?”
메이든 전술 코치의 질책에도 대칸은 당당하게 말했다.
“비싼 선수들을 그냥 영입할 수는 없지요. 대신에 유망주들은 많이 영입했습니다.”
대칸은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들이 훈련받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 그럼에도 메이든 전술 코치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백업은 두터워졌을지 몰라도 챔피언십에 통할 만한… 아니 간신히 사용할 만한 수비수는 존 오셔 선수밖에 없네요. 그런데 피터보다도 못하네…….”
그렇게, 간단하게 현재 웨스트 릴링 FC의 프로 계약 선수들의 평가를 마쳤다.
이 평가의 결과는 점심 식사 이후의 오후 훈련에 드러났다.
“A팀과 B팀으로 나누어서 가벼운 경기를 치릅니다.”
“A팀 감독으로는 김종일 수석 코치님이 맡아주시고, 선수로는 대니얼, 피터…….”
A팀에는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 주전과 미드필더 주전이 포진되었다.
“B팀 감독으로는 메이든 전술 코치님이 하실 거고, 선수로는 에드워드, 딜런…….”
역시나, B팀에는 공격 주전과 사이드 미드필더 주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삐삑~
임시 심판인 루이의 휘슬을 시작으로 친선경기가 시작되었다.
“수비수들 최대한 막아라! 공격수들을 믿으라고!”
“아무리 에드워드랑 딜런이 있어도! 미드필더부터 압살하면 이긴다! 압박해!!”
창과 방패의 대결, 선수들은 같은 팀이라서 상대하지 못했던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자신의 컨디션과 현재의 능력을 체감하였다.
“하… 에드워드 이 자식! 너무 빠른 거 아냐?”
“딜런!! 적당히 몸을 부딪치라고! 그렇게 몸으로 때울 거면 럭비나 해!!”
에드워드와 딜런은 대니얼을 비롯한 수비진을 엄청나게 괴롭혔고.
“엥? 이게 되네?”
“수비가… 있는데 없는 것 같습니다.”
가론과 토미는 마치 공격수처럼 반대편 백업 출신 수비수들을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야! 그걸 못 넣냐?”
“하… 골을 바쳐도 거절하네.”
후보 공격수들은 골을 넣지 못했다.
“이제… 내가 나서야 할 때인가?”
친선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자, 조용히 자기 자리에 있던 칼슨도 나서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어… 어라?”
“뭐야? 네가 호나우두야? 어디까지 몰고 오는 거야?”
그의 ‘신의 축복(U)’ 스킬은 여기서도 빛을 내었다. 칼슨의 어처구니없는 50미터 돌파에 따른 슛까지 이어졌다.
철렁~
“오… 뭐야? 골까지 넣어?”
가볍게 혼자서 골까지 기록하는 칼슨이었다.
아직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의 팀 내 친선경기였지만, 사람들의 뇌리에는 역시나 칼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