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스킬 : 특식의 대가(U), 설명 : 특식을 만들 시에 그 특식을 먹은 선수의 체력 회복 속도가 증가합니다.
정말 몇 안 되는 축구와 관련 없는 사람에게 관찰되는 스킬을 보유한 사람이었고, 그 스킬이 웨스트 릴링 FC에 필요했기 때문이다.
웨스트 릴링 FC의 홈구장인 뉴레인 스타디움에 경기를 보러 왔었던, 그를 우연히 발견했던 것은 대칸에게 천운이었다.
대칸의 제안이 진지하다는 생각에… 하오란은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감독님, 저는 중국 요리만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영국 요리는 못하는데요?”
“괜찮습니다. 할 수 있는 요리만 하세요. 영국 요리는 맛도 없고… 못하시는 것은 기존 다른 요리사분이 하실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제안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제가 지급받고 있는 월급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그것도 걱정 마십시오. 저는 하오란 씨의 주급으로 150만 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수는 오히려 지금 보수보다 좋았다.
“그리고, 저는 건강 문제가 조금 있어서 주에 세 번은 휴식해야 합니다.”
“네, 그러시죠. 주에 4일만 출근하셔도 됩니다.”
무리수를 던졌는데… 그것도 받아주었다.
“제가 사는 집에서 웨스트 릴링까지… 출퇴근이… 문제가 되는데…….”
“소형차지만, 구단에서 차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출퇴근까지! 완벽했다.
“그러면, 사인하죠.”
그렇게 하오란은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웨스트 릴링 FC에 합류하였다.
마지막 코치는 대칸에게 익숙한 사람이었다.
삐삐~
- 네, 대칸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대칸의 전화를 받은 선수는…….
“네, 루이 선수도 오래간만입니다.”
저번 시즌에 은퇴하고 코치 수업을 받고 있는 루이였다.
루이는 솔직히 코치로서의 능력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대칸은 그의 코치로서 단 한 가지 장점은 알고 있었다.
“루이 선수… 아니 이제는 코치죠. 루이 코치, 이제 코치 수업 끝내시고 우리 팀으로 합류하시죠?”
대칸의 말에 루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 그런데… 제가 괜찮을지…….
코치 연수를 받으면서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루이가 머뭇거리자, 대칸이 그를 안심시켰다.
“하하하… 루이 코치, 저는 당신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팀에 새롭게 생기는 유소년 아카데미의 어린 녀석들을 상대로 잘 달래주고 버티게 도와주기를 바라는 거죠.”
루이 코치의 주요 능력치는 정신적인 부분에 몰빵되어 있었다.
기강 유지 12/17, 선수 관리 11/16, 의욕을 불어넣는 능력 12/17, 적응력 11/17
이 정도 능력이면, 성장하는 유소년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케어하기에는 충분한 코치였다.
- 그럼, 부족한 제가 합류해도 될까요?
다시 묻는 루이에게 대칸은 확답을 주었다.
“첫 코치 생활! 고향인 웨스트 릴링에서 유소년 코치로 시작하시죠.”
루이 베리 코치의 합류도 결정되었다.
유소년 선수들과 육성군 선수들의 감독은 위시드 루크, 수석 코치이자 공격 담당 코치는 이삭 브라운, 수비 전담 코치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알버트 리오, 수습 코치이지만 선수들의 훈련 효율을 높여주는 마이콜 카놀, 그리고 선수들의 체력 회복을 도와주는 마법의 요리사 하오란, 마지막 정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루이 베리까지!
육성군은 전술 훈련만 주전 선수단과 같이 훈련하고 그 외 훈련은 자체적으로 소환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대칸은 퍼즐 조각을 모두 모으면서 유소년, 육성군 전담 코치 어벤저스를 완성하였다.
【 레이첼 】
웨스트 릴링 FC가 새로운 선수들과 코치들을 영입하는 것처럼… 다른 팀들도 활발하게 영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웨스트 릴링 FC의 코칭스태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요크 시티의 중심 시가지에 있는 카페.
“레이첼~ 오래간만이야.”
“선배! 오래간만이에요.”
레이첼은 오래간만에 선배의 연락을 받고 외출했고, 그녀의 선배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오우… 바쁘다~ 바빠.”
“에이전트 일은 할 만하세요?”
그녀의 선배인 캘빈은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서유럽에서 주로 활동하는 에이전트였다. 캘빈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너도 알지만, 에이전트에게 여름 이적 시장, 지금이 제일 바쁠 때잖아. 오늘도 파리에서 일어나서 고객 만나고, 점심은 구단 관계자랑 암스테르담에서 먹고 지금은 요크 시티에 있네.”
캘빈의 말에 레이첼은 살짝 웃었다.
레이첼과 캘빈은 요크 시티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현악 4중주가 라이브로 울려 퍼지는 고급스럽고 분위기가 아주 좋은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두 사람은 스테이크에 와인을 먹었다.
“어때? 여기 음식 먹을 만하지? 미슐랭이라 고기 육질이 정말 괜찮아.”
“음식 괜찮네요.”
레이첼은 간만에 칼질을 하면서 여유를 즐겼다.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치자, 디저트가 나왔고… 레이첼은 이제는 왜 이 선배가 자신을 불렀는지를 확인할 타이밍이라 생각하였다.
“선배, 그런데… 오늘 무슨 저녁인가요?”
“응? 무슨 저녁이라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대답하는 캘빈에게 레이첼이 쏘아붙였다.
“아무런 이유 없이, 제게 저녁을 사주실 선배가 아니잖아요. 그것도 이런 비싼 저녁을?”
레이첼은 와인병을 가리키며 설명을 더했다.
“이거… 와인값만 300유로가 넘는 거잖아요.”
캘빈이 웃으면서 말했다.
“못 말리겠군. 내가 그냥 저녁을 사줄 수도 있잖아. 내가 평소에 너를 좋아한다는 거 몰라?”
레이첼은 그래도 고개를 저었다.
“선배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선배가 아무리 저를 좋아해도, 극도의 효율성을 따지는 선배가, 아직 사귀지도 않는 저랑 이런 식당에서 이런 분위기를 잡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럼?”
“이건 비즈니스가 분명해요.”
레이첼이 확언하자, 캘빈이 못 말리겠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오늘은 비즈니스가 포함되어 있기는 해.”
그러고는 가방에서 서류철을 하나 꺼내더니, 레이첼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뭐죠?”
“스카우트 제안?”
“네?”
“아인트호벤의 제안이야.”
레이첼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또? 어떤 선수를 찔러보려는 건가요?”
“선수? 아니야, 너야.”
“네?”
“너라고, 아인트호벤에서 수석 스카우트로 레이첼, 너를 영입하고자 해.”
생각지도 못한 영입 제안에 레이첼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 * *
다음 날, 웨스트 릴링 FC의 회의실.
대칸은 스카우트 팀과 함께 FA 선수 영입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였다.
“감독님이 지시하신 25세 이하에 팀에서 필요로 하는 스펙을 가진 FA 선수들 중에서 협의 중인 내용입니다.”
로니 스카우트가 정리한 내용을 대칸이 보고서는 답답함을 느꼈다.
“하… 무슨 계약금과 주급을 이렇게 높게 제안할까요? 그 정도 능력이 없는 선수인데?”
대칸이 협상하는 선수들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마커 마운트(22살, 미드필더, 371/407)
마커는 주급 4,000만 원을 요구했다.
“챔피언십 리그에 뛰는 선수들의 평균 주급이 2,000만 원이라고!”
챔피언십 평균 주급의 두 배를 원했고.
“에드워드의 주급이 이제 1,000만 원이 넘었는데.”
작년보다 두 배나 높은 주급을 줘도… 이제 1,000만 원이 넘는 에드워드의 주급을 고려해 보면, 팀의 주급 체계를 무너트리는 영입을 할 수는 없었다.
랄프 페이지(20살, 수비수, 367/423)
랄프는 주급 3,000만 원에 계약금 20억을 요구했다.
“주급 조정이 가능하지만, 계약금 조정은 안 된다고?”
아무리 주급을 내려도 계약금 20억은 너무 높았다.
“홈그로운이라서… 자신이 아쉬운 게 없다는 입장? 웨스트 릴링 FC 말고도 접촉하는 팀이 많다고?”
정말 지랄 같은 홈그로운 선수의 배짱이었다.
코디 포트(23살, 미드필더-수비수, 379/415)
코디는 계약금 40억을 요구했다.
“계약금 40억이면… 그냥 타 팀 선수를 영입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계약금을 요구했고.
“에이전트들이 미쳤어! 미쳤다고… 아무리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지만… 말도 안 되는 금액을!!”
FA의 선수들과의 협상 상황은 답답했다. 대칸이 직접 못 본 선수들이 있어서 능력치나 잠재력이 조사 자료와는 다르거나, 말도 안 되게 좋은 스킬을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가격이면 너무 비싸.’
FA 선수들의 가격은 너무 비쌌다. 특히, 올해는 셰필드 웬즈데이가 미친 듯이 돈을 풀다 보니… 선수들의 몸값이 너무 올라갔다.
대칸이 FA 선수들과의 협상 상황을 확인하고서는 대책에 대해서 스카우트들과 이런저런 의견을 주고받았다.
“아무래도, 지금 협상하는 선수들의 조건은 들어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FA 시장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영국 축구 리그는 유럽 선수가 아닌, 선수에 대한 제한이 많다 보니… 더 값이 비싸고요.”
“25세 이하라는 나이 제한이라도 푸시죠?”
대칸이 다른 스카우트들과 대책을 논의하는데… 레이첼은 잘 집중하지 못하였다.
그녀는 어제 캘빈 에이전트와 했던 대화가 계속해서 머리에 남아있었다.
‘아인트호벤에서 괜찮은 스카우트가 없냐고 물어봐서… 내가 너를 추천했지.’
‘네가 나의 고객은 아니지만, 그래도 능력 있는 스카우트인 건 내가 제일 잘 알잖아.’
‘무엇보다 아인트호벤에서도 좋아하더라고! 6부 리그에서 2부 리그까지 바로 승격한 웨스트 릴링 FC의 수석 스카우트! 누가 봐도 매력적인 자원이지.’
‘주급이 600만 원이 넘는 제의에 코치 연수까지! 그리고 좋은 선수를 영입하면 보너스 지급 조항까지 있어.’
‘이 정도로 괜찮은 제안은 절대 없을 거야.’
그동안 레이첼에게 영입 제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한 곳은 아인트호벤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내가 주로 활동하는 네덜란드에서… 우리 한번 만나보지 않을래?’
분명, 레이첼은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그랬듯이 그의 고백을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레이첼… 내게 한 번만 기회를 줘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잖아. 내가 진심으로 너에게 잘해줄게.’
대칸과는 다르게 담담하게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는 캘빈… 그를 보고서 레이첼의 마음은 더욱 복잡해졌다.
무엇보다.
“하~ 이 지랄 같은 FA!! 거지 같은 홈그로운!! 이 타이밍에 웬즈데이는 왜 돈지랄이야!!”
레이첼의 마음도 모르고 축구에 미쳐있는… 여자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대칸을 보고서 그녀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회의를 마치고, 스카우트 팀이 자리를 떠날 때, 레이첼은 담판을 짓겠다는 생각으로 대칸에게 말한다.
“감독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대칸은 다른 사람들은 나가라고 하고서, 단둘이 회의실에 남게 되었다. 그러자 둘 사이에서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
대칸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레이첼이 먼저 말을 꺼냈다.
“저, 아인트호벤에서 제안이 왔습니다.”
“네?”
살짝 놀라는 대칸, 레이첼은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아인트호벤의 수석 스카우트로 와달라고 하더군요.”
“아… 그래요?”
대칸은 당황하다 보니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공적인 관계가 아닌 사적인 감정이 섞이다 보니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 헷갈리고 있었던 것이다.
“주급 600만 원에 코치 연수도 해주고 보너스도 잘 챙겨준다고 합니다.”
“아… 네…….”
조건만 보면, 웨스트 릴링 FC보다 너무 좋았다.
“…….”
그러고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레이첼은 결국 본인이 답답해서 입을 다시 열었다.
“저, 가도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