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화
다음 날 아침, 대칸 일행은 글래스고 시내의 한적한 카페에서 린든 오셔 선수를 그의 부모님과 함께 만났다.
“저희 웨스트 릴링 FC에서는 린든 오셔 선수를 프로 계약으로 팀에 영입했으면 합니다.”
레이첼의 말에 린든 선수의 어머니는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프로 계약으로… 프로 선수가 되면 웨스트 릴링으로 떠나야 되는 거죠?”
당연한 질문에… 아버지와 린든 선수는 그런 것은 걱정 말라는 말을 하였지만, 그럼에도 어머니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열여섯 살… 아직 어린 나이의 아들을 먼 타 지역으로 혼자 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이런 어머니의 걱정을 이해한 레이첼이 적절하게 그녀를 달래주었다.
“어머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웨스트 릴링 FC는 어린 선수들을 자주 육성시켰습니다. 숙소도 구단 주변에 있어서 코치들이 수시로 관리하고 있고, 정규 교육과정도 제대로 수행할 겁니다.”
레이첼의 말에 어머니의 표정이 조금 풀어지면서 세부적인 것을 더 물었고, 그녀는 차분하게 여러 가지를 설명하면서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었다.
어머니가 린든 선수의 생활을 걱정했다면, 아버지는 린든 선수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저는 제 아들이… 프로에 맞는지가 걱정됩니다.”
린든은 아버지의 말에 같이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의 아버지의 말이 계속되었다.
“린든… 솔직히 또래보다도 작은 덩치와 키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인 제가 봐도 볼 컨트롤과 같은 테크닉은 좋지만… 프로 선수로서 경쟁력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안 그래도, 두 부자는 최근에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 린든이 테크닉이 좋고 축구 지능이 뛰어났지만, 신체 능력이 너무 부실했기 때문이다. 그런 두 사람의 걱정에 대칸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제가 보장해 드리죠. 저희 팀에서 실력을 쌓아서 경기에 나간다면, 린든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대칸 감독의 자신만만한 대답… 그리고 지미가 옆에서 조그마하게 잉글랜드에서는 알아주는 육성형 감독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레이첼과 대칸이 린든 선수의 부모님을 설득하면서 린든은 4년 계약에 육성군으로 웨스트 릴링 FC에 합류하였다.
계약을 마친 대칸과 레이첼, 지미 스카우트는 오후에는 레인저스의 훈련장인 레인저스 트레이닝 센터로 이동하였다.
“이곳이 레인저스 트레이닝 센터인 머레이 파크입니다.”
오픈 당시에 레인저스 구단의 소유주였던 데이비드 머레이의 이름을 따서 지은 머레이 파크는 레인저스 FC의 유소년들이 사용하는 훈련장이었다.
훈련장에는 이번에도 많은 유소년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지미는 대칸이 원하는 유소년 계약 선수들에 대해서 한 명씩 소개해 주었다.
대칸은 지미의 설명을 들으면서, 축구 매니저로 유소년 선수들을 살펴보았는데…….
‘하… 셀틱이나 레인저스나… 괜찮은 선수는 전부 프로 계약이네.’
역시나, 이 팀의 코치들과 스태프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높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은 모두가 프로 계약을 맺고 있었다.
대칸은 한동안 지미와 레인저스 유소년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다가 결정하였다.
“레이첼 스카우트님, 존 구지 선수와 톰 플래너건 선수! 영입 리스트에 넣어주세요.”
“네.”
대칸의 지시를 레이첼은 군말 없이 메모를 하였다.
존 구지(21살, 수비수, 349/374)
기술 122/133, 정신 122/132, 신체 105/109
톰 플래너건(17살, 윙, 323/410)
기술 115/148, 정신 121/161, 신체 87/101
스킬 : 기복이 너무 심하네(N), 설명 : 선수의 기분에 따라 컨디션이 변화합니다.
세부 설명 : 선수의 기분이 좋으면 컨디션이 바로 1단계 상승하고, 기분이 나쁘면 컨디션이 바로 1단계 하락합니다.
잠재 능력은 떨어지지만, 당장 다음 시즌에 백업으로 사용할 만한 즉전감인 선수 존 구지와 역시나 신체적인 능력이 부족하고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심해서 저평가를 받는 유망주 톰 플래너건을 발굴하였다.
“지미 스카우트님? 이 두 선수도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주실 수 있으시죠?”
대칸의 말에 지미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두 선수도 역시나 프로 계약을 원했기 때문에 웨스트 릴링 FC의 제안을 받고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음 날에는 웨일즈에 도착해서, 더 뉴 세인트 FC의 유소년 팀 연습 경기를 관람하였다.
“뛰어! 더 빨리 가라고!”
뻥~ 철렁!
“골이다! 골이야!!”
“좋았어!!”
유소년 팀의 경기답게, 경기는 공격이 중심이 되는 치고받는 형태로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 뉴 세인트 FC의 유소년 팀은 당연히 상대 팀보다 좋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경기를 관람하며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열심히 선수들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도 대부분의 좋은 잠재 능력을 가진 선수는 프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 그런데, 그중에 조금 특이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이 선수는… 스폐셜리스트로 키워도 되겠는데?’
발리 뭄바(17살, 윙백-수미, 332/395)
기술 100/105 정신 124/153, 신체 108/131
스킬 : 사냥개(R), 설명 : 전담 마크 선수의 모든 신체 계열 능력치가 1 하락합니다.
세부 설명 : 상대편 전담 마크 선수를 지정하면, 그 선수의 모든 신체 능력치가 1 하락합니다.
예전에 이적했던 제이콥이 가지고 있었던 ‘사냥개’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스킬은 상대편 에이스 선수를 견제하기에 괜찮았다.
발리 뭄바는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잠재 능력이 너무 낮은 선수라서 소속 팀에서 프로 계약을 고민하던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신체적인 능력과 뛰어난 정신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발리 뭄바 선수 컨택해 보시죠.”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바로 메모를 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대칸의 눈에 들어온 선수는…….
‘변태네… 변태야.’
바비 민스(17살, 공격수, 319/360)
기술 111/120, 정신 113/133, 신체 95/107
바비 민스는 더 뉴 세인트 FC의 소속이 아닌, 상대 팀의 유소년 선수였다. 상대적으로 나이에 비해서 부족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고, 성장 잠재 능력도 낮은 편이었지만…….
‘골 결정력이랑… 오프 더 볼이 능력이 미쳤네.’
골 결정력 능력치가 13/19였고, 공 없을 때 움직임 능력치가 14/19이었다.
인자기의 재림… 같은 능력치, 그러다 보니 이번 경기에서도 특별한 플레이를 보여준 것도 아닌데 2골이나 넣고 있었다.
모든 능력치를 다 성장시키면 조커로 사용할 만하다는 견적이 나왔다.
“바비 민스 선수도 영입하시죠.”
“…….”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수… 물론 2골이나 넣었지만 형편없는 플레이만 보여주었던 바비를 언급하자, 현지 스카우트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에 레이첼은 대칸 감독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을 예전에 포기했기 때문에 묵묵히 메모장에 바비의 이름을 적었다.
발리 뭄바와 바비 민스에 대한 계약은 우선 두 선수의 감사로 시작되었다.
“저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발리 뭄바는 스스로 기술적인 부분은 재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그래도 강인한 신체와 축구 지능으로 자신이 팀에서 정해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알아봐 준 웨스트 릴링 FC에 감사의 인사를 건네었다.
“저한테 프로 계약이라고요? 저한테?”
골을 잘 넣지만, 축구 자체를 못한다고 평가받아서… 소속 팀에서도 전혀 인정을 받지 못했던 바비 민스는 웨스트 릴링 FC의 프로 계약 제안 자체에 환호했다.
그러다 보니, 두 선수의 프로 계약은 웨스트 릴링 FC가 원하는 방향으로 체결되었다.
“마지막으로 아일랜드의 던도크 FC와 코크 시티 FC입니다.”
대칸과 레이첼은 아일랜드의 더블린 공항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대기하고 있었던 현지 에이전트의 안내를 받아서 두 유소년 팀들의 훈련장으로 이동하여 그들을 관찰하였다.
“오~”
초반부터 좋은 선수가 관찰되었다.
니콜라스 다니엔(16살, 윙, 314/414)
기술 102/140 정신 110/143, 신체 102/131
니콜라스는 크로스 능력치가 최대 19까지 성장하는 매우 좋은 클래식 윙어였다. 당장의 능력은 부족한 것이 아쉬웠지만 잠재 능력도 괜찮은 선수였다.
“아니, 저런 선수가 유소년 계약으로 남아있네요?”
대칸의 말에 현지 에이전트는 던도크 FC의 상황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작년부터 던도크 FC의 재정이 불안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유소년 선수들이 외부로 나갔지요. 니콜라스 선수도… 다른 팀이라면 프로 계약으로 묶어두었을 선수입니다만…….”
팀 사정에 의해서 프로 계약을 미루던 선수였다는 것이다. 운이 좋다는 생각이 대칸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럼 우리가 영입하죠!”
바로 영입을 추진하였고, 웨스트 릴링 FC의 제안을 들은 그는 무난하게 계약 조건에 동의하였다. 니콜라스는 이번 시즌 백업 역할의 선수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음으로 도착한 코크 시티에 있는 코크 시티 유소년 팀 훈련장… 이곳에서는 괜찮은 선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흠… 아쉽긴 하지만 윌리 레인더스 선수로 만족해야 하나?’
윌리 레인더스(16살, 수비수, 308/396)
기술 145/153, 정신 149/164, 신체 97/102
역시나 신체적인 능력이 부족해서 저평가받는 선수였다. 특히, 수비수라서… 더욱 부족한 키와 덩치가 부각되어서 소속 팀으로부터 프로 계약을 받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 그의 최대 잠재 능력이 396이라서 기술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에서의 성장이 기대되었고, 대칸의 감독 스킬로 보정받으면 웨스트 릴링 FC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였다.
“윌리 레인더스 선수를 영입하시죠.”
“네.”
그렇게 대칸은 윌리를 마지막으로 선수 영입을 마무리하려고 훈련장을 나서고 있었는데… 그때!
“헐? 뭐야?”
훈련장의 구석에서 훈련 용품을 정리하는 소년이 대칸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능력치가…….
토니뉴 크로스(16살, 미드필더, 302/422)
기술 103/148, 정신 105/152, 신체 94/122
스킬 : 양학 전문가(U), 설명 : 하위권 팀이나 하부 리그 팀과 경기 시 기술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리그 경기 시 상대가 강등권에 있는 팀이거나, 토너먼트 경기 시에 상대가 하부 리그 팀일 경우 기술 계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대칸은 토니뉴를 가리키며, 현지 에이전트에게 물었다.
“저… 선수는?”
현지 에이전트도 그에 대한 정보가 없는지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흠… 저 선수는… 아마 선수가 아니라, 정비 담당 아르바이트생인 것 같습니다. 유니폼을 입고는 있지만, 등번호도 없잖습니까?”
“…….”
무려 422의 잠재 능력을 가진 소년… 게다가 유니크 스킬을 가지고 있는 소년! 토니뉴는 코크 시티 유소년 팀의 용품을 정리하고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이었다.
훈련을 마치고, 대칸은 우선 윌리 레인더스와 접촉을 하였다.
“프로 계약이요? 웨스트 릴링 FC? 처음 듣는 팀인데?”
웨스트 릴링 FC에 대해서 잘 몰랐던 윌리는 현지 에이전트로부터 ‘이번에 승격한 챔피언십 소속 팀’이라는 정보를 듣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무난한 계약 조건으로 서명을 하였다.
다음 날, 대칸과 레이첼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영입 대상인, 아르바이트생인 토니뉴 크로스를 찾기 위해 아침부터 코크 시티 경기장 주변에서 그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토니뉴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기 위해서 구단 경기장을 청소하려고 아침부터 코크 시티 경기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구단 입구에서 누군가 그를 불렀다.
“토니뉴 씨!”
갑작스럽게 나타난 대칸이 그를 붙잡고서는 말했다.
“토니뉴 선수, 우리 팀에서 축구 제대로 해보시죠!”
“…….”
너무나 뜬금없는 그의 제안에 토니뉴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대칸과 레이첼은 토니뉴에게 그들이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과 스카우트라는 것을 알려주고, 아르바이트 일당의 몇 배를 주고서야… 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그가 살고 있는 집으로 갈 수가 있었다.
코크 시티 경기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그의 집은 겉에서 봐도 허름한 기색이 가득했다.
“저 돌아왔어요.”
토니뉴가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자,
“형이다!”
“오빠~”
그의 어린 형제자매들… 무려 네 명의 아이들이 그를 반겨주었고.
“토니~ 오늘은 빨리 왔구나?”
집의 유일한 어른인… 어머니가 맞이해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토니뉴의 뒤에 있는 대칸과 레이첼을 보고서는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대칸과 레이첼은 토니뉴와 어머니에게 웨스트 릴링 FC로 그를 데려가고 싶다는 의사 표현을 하였다.
“토니뉴는 괜찮은 재능을 가진 아이입니다. 웨스트 릴링 FC에서 그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대칸은 토니뉴가 축구를 좋아하고 잘했지만, 잦은 부상과 가장 형편 때문에 포기했다는 사실을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좋은 말로 그들을 설득하였다.
토니뉴가 대칸의 말에… 현실적인 문제를 말했다.
“저는… 가족의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데요…….”
“토니뉴, 우리가 네게 제안하는 것은 유소년 영입이 아니야. 프로 계약을 제안하는 거지.”
“프로요?”
놀라는 토니뉴에게 대칸은 금액적인 설득에 들어갔다.
“주급만 300이다. 일반 직장인보다 잘 버는 금액이지, 게다가 계약금도 최소 1억은 챙겨주마.”
생각지도 못한 주급과 계약금에 토니뉴의 눈은 이미 돌아간 상태였다. 자기가 하고 싶던 축구를 돈 받으면서 할 수 있다니!
그리고 이제는 어머니 차례였다.
“어머님, 저희가 토니뉴 선수를 좋은 축구 선수로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정규교육도 수료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는 걱정이 돼서 다시 물었다.
“교육은 확실히 시켜주시는 거죠?”
“네, 영국 축구 협회의 규정에 따라 저희가 시키기 싫어도 시켜야 합니다.”
대칸의 설득에 토니의 어머니도 계약에 동의하였고, 토니뉴는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