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29화 (129/445)

129화

* * *

감독실.

대칸이 전략 분석 팀이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서 고민하고 있었다.

“2위 싸움이냐? 플레이오프인가?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네?”

보고서에는 지금 상황에서 웨스트 릴링 FC가 리그 1으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2위 싸움에 올인하거나, 아니면 차라리 플레이오프를 노리고 주전들의 체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내용이 자세히 적혀있었다.

“역시나… 주전들의 체력 문제가 가장 크군.”

에드워드, 딜런 그리고 버나드가 웨스트 릴링에 합류하면서 후반기에 기적적으로 승격 직행을 위한 2위 경쟁에 합류하였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전들이 투입되었고…….

“남은 경기에서 주전들을 투입해서 2위 싸움을 하다가… 플레이오프로 미끄러지면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거지.”

전략 분석 팀의 보고서는 설득력이 충분히 있었다.

“남자라면… 2위를 노려야지!”

대칸은 못 먹어도 고! 그리고 플레이오프라는 단두대 매치는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대칸이 검토한 두 번째 리포트는 팀 닥터가 올린 부상자들에 대한 보고였다.

“흠…….”

작은 부상으로 시름하는 선수들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하여 회복 상태가 적혀있었다.

“버나드는… 1주? 다음 경기만 결장하면 되고, 피터는 근육통이라… 회복 상태를 보고 다음 경기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스트롱은 2주 휴식이 요구된다라…….”

그 외에도 여러 선수가 미미한 부상이 있었지만, 주요 부상 선수들을 확인하고 축구 매니저로 크로스체크를 하고 다음 경기 구상을 완료하였다.

그리고 부상자 리포트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 마지막 보고는 골절로 장기 부상에 들어간 게리였다.

“하… 게리 주장…….”

팀 닥터는 게리 주장이 착실하게 치료를 받고 있어도 3개월이나 걸리는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하였다. 그리고 축구 매니저에도 팀 닥터와 동일하게 3개월이 필요하다고 적혀있었다.

“시즌 아웃이군. 임시 주장을 선발해야겠어.”

게리 주장의 시즌 아웃이 확정되었다.

마지막 보고서는 다음 경기 상대인 포츠머츠에 대한 분석 보고서였다.

“리그 1위 팀.”

현재, 리그 1위 팀인 포츠머츠와의 시즌 43차전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우리 팀은 리그 3위 확정? 3위는 의미 없잖아. 그런데… 포츠머츠가 이기면 리그 우승이 확정이다 보니…….”

우승을 확정하고 싶은 포츠머츠가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의 보고에 대칸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자기들 홈구장에서 우승을 확정 짓지! 왜? 원정 경기에서 우승하려고 하냐? 그리고 리그 경기도 많이 남아서 다른 경기에서 이기기만 하면 우승할 건데.”

대칸이 투덜거렸지만, 포츠머츠가 전력을 다한다고 가정하고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우리 홈에서! 다른 팀의 리그 우승을 축하해 줄 수는 없지!”

대칸의 입장에서는 절대 지고 싶지 않은 경기였다.

보고서를 다 읽은 대칸은 전화기로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 네, 대칸 감독님.

“매튜 코치님, 잠시 감독실로 와주시겠어요?”

전화를 받은 매튜는 잠시 후에 감독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대칸은 매튜 코치와 논의를 시작하였다.

“코치님, 다음 포츠머츠전에… 준비가 될까요?”

“무슨 준비? 아~ 그 녀석이요?”

포츠머츠전에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대칸 감독은 매튜 코치와 준비해 두었던 히든카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었다.

* * *

시즌 43차전, 포츠머츠전이 있는 날.

대니얼은 아침부터 빠르게 구단으로 출근했다.

“좋은 아침!”

“대니얼 씨도 좋은 아침입니다. 일찍 출근하셨네요?”

경비원의 인사에 대니얼은 웃으면서 ‘기본이죠!’라고 대답하고는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대니얼이 식당에 먼저 도착했다.

“여사님~ 아주 멋진 블랙퍼스트 부탁드려요.”

그러고는 식당에서 아침을 받아서 가볍게 먹기 시작했는데, 그의 곁에 한 사람이 다가왔다.

“헤이~ 대니얼~”

“음? 수석 코치님 식사하셨어요? 같이 드시죠.”

“아냐, 난 밥 먹었어.”

김종일 수석 코치가 다가와서는 대니얼의 맞은편에 앉았다.

“코치님? 오늘 경기 선발 명단은 나왔나요? 포츠머츠 상대니까, 주전들 위주겠죠?”

대니얼의 질문에 김종일 수석 코치는 웃으면서 선발 명단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대니얼은 소시지를 먹으면서 확인했다.

“공격수에는 에드워드, 미드필더에는 딜런, 샘… 어?”

선발 명단을 보다가, 깜짝 놀란 대니얼이 되물었다.

“코치님? 이거 오타죠?”

“아니야, 그거 맞아.”

“아니, 무슨 말이세요! 칼슨이 왜? 미드필더에 있는 건데요?”

포츠머츠전 선발 선수 중에 칼슨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 예정이 되어 있었다.

팀이 리그 1으로 승격하면서, 칼슨은 계속해서 자신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칼슨 고트(26살, 윙백, 336/341)

기술 105/108, 정신 147/150, 신체 82/83

스킬 : 신의 축복(L), 설명 : 설명할 수 없는 강한 운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칸의 감독 스킬로 인한 육체 능력치를 보정받았지만, 그가 스스로 생각해도… 리그 1에서 뛰기에는 부족한 선수였다.

그래서, 그는 대칸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과 자신이 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과 미래에 대해서 시즌 초에 많은 상담을 하였다.

“제가 이 팀에 있는 것이 맞을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칼슨의 근본적인 고민에 대칸은 속으로…….

‘너의 스킬만으로 존재 가치가 충분해!’

라고 생각했지만, 논리적으로 그를 설득시킬 필요가 있었다.

일단, 김종일 수석 코치는 그의 능력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였다.

“칼슨, 너의 장점은 뭐지?”

칼슨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

“일단 활동량이 좋습니다.”

칼슨의 활동력은 19,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가장 좋은 장점이었으며, 최고 수준의 능력이었다.

“예측력도 좋은 편이구요.”

느린 발로 좋은 수비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레전드 스킬을 보유하고 있기도 했지만, 예측력이 18이나 되어서 그럴 수가 있었다.

“수비적인 능력은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그의 대부분의 능력이 수비에 몰려있었다.

“무엇보다, 이 팀에 있어서는 고참급이라서 경기 경험도 많구요.”

웨스트 릴링 FC의 특징으로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고참급으로 팀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이 가능했다.

마지막으로 대칸이 한 가지를 더 언급했다.

“패스… 롱패스도 나쁘지 않지.”

그의 패스 능력치가 13이었기 때문에 간간이 좋은 연계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런 칼슨의 장점을 들은 김종일 수석 코치는 단번에 결론을 내렸다.

“활동량과 수비 능력이 괜찮고, 스피드나 기술이 떨어진다. 대신에 정신력이 뛰어나고 킬 패스가 간간이 나온다. 그러면 포지션 변경은 어때?”

“포지션 변경요?”

의아해하는 칼슨에게 김종일 수석 코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너는 현대 축구에서 원하는 윙백이 아니야. 그런데, 너는 준수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스피드나 기술에서 특출 나… 아니 부족한 편이었지만 칼슨의 활동력만큼은 최고였다. 게다가 수비적인 능력과 예측력도 괜찮았고, 패스 능력도 나쁜 편이 아니었으니… 무엇보다 강철 같은 멘탈에 레전드 스킬인 신의 축복까지! 그에게 적합한 포지션은 수미였다.

김종일 수석 코치는 진지하게 칼슨에게 권유했다.

“너,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하자. 그게 너의 선수 인생을 바꿔줄 거야.”

김종일 수석 코치의 의견에 따라 칼슨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였다.

[오늘도 웨스트 릴링 FC는 생각지도 못한 선수 기용을 하였습니다.]

[네, 오랜 기간 웨스트 릴링 FC에서 윙백으로 활약했던 칼슨 선수가 오늘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습니다.]

포츠머츠전에 웨스트 릴링 FC의 진형은 4-2-3-1이었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던 진형 중에 하나였으며, 칼슨은 부상당한 게리의 자리에 대신 들어갔다.

[칼슨 선수가 과연 게리 선수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까요?]

토마스 해설자의 말처럼 웨스트 릴링 FC의 모든 코치들도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칼슨이… 게리 주장의 공백을 메울 수가 있을까요?”

매튜가 걱정스럽게 한 말에… 코치들의 머리가 복잡했다. 솔직히 칼슨의 기량은 게리 주장의 하위 호환이었기 때문이다. 활동량은 게리보다 좋겠지만, 기술도 신체도 리더십도 게리보다 부족했다.

하지만, 대칸은 확실하게 대답했다.

“네, 할 수 있을 겁니다.”

대칸은 칼슨의 멘탈을 믿었고, 그의 레전드 스킬인 ‘신의 축복’을 믿었다.

4-2-3-1 진형에서 칼슨의 역할은 페이크 볼란데, 수미 위치에서 넓은 시야와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진과 미드필더 장악을 돕는 동시에 적재적소에 패스를 뿌려서 공격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게리 주장이 맡았던 역할을 과연 수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칼슨 선수 루즈 볼을 잡습니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루즈 볼을 잡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그리고 그의 머리에는 과거 훈련이 떠올랐다.

“칼슨! 다시 차봐!”

“네!”

수비형 미드필더를 준비하면서 김종일 수석 코치는 칼슨에게 롱패스 장착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그는 한 가지에 중점을 두게 만들었다.

펑~

칼슨의 패스를 보고서는 김종일 수석 코치가 소리쳤다.

“칼슨! 내가 말했지! 정확도는 필요 없다고!”

김종일 수석 코치와 수비 코치들은 칼슨을 훈련시키면서 정확하면서 빠른 패스를 장착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확도는 버리고 빠른 패스를 날리라고!”

그래서 우선 훈련시킨 것은 빠른 롱패스였다.

“공은 공격수들보고 알아서 잡으라고 해!”

웨스트 릴링 FC의 우수한 공격수들을 믿고 준비시킨 코치들이었다.

그래서 칼슨은 좋은 위치에 있는 에드워드와 딜런을 보고서는 공을 바로 길게 찼다.

펑~

그리고 그의 레전드 스킬인 ‘신의 축복(L)’에서 밝게 빛이 났다.

[칼슨 선수의 패스!]

“뭐야? 젠장!”

자신의 주변으로… 아니 조금 멀리 날아간 패스를 보고서 딜런은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간신히 라인이 벗어나기 전에 공을 잡을 수 있었는데… 그의 최고 장점인 예측력과 순간 속도가 칼슨의 부정확한 패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역시, 딜런이라면 받을 줄 알았어!”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대로 딜런은 칼슨의 부정확하고 빠른 패스를 어떻게든 받아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였다.

[코너에서 공을 받은 딜런 선수!]

코너에서 간신히 공을 받은 딜런은 뒤따라오는 수비수가 공간을 막기 전에 급하게 공을 찼다.

“에드워드~ 부탁한다!”

급하게 딜런이 패스한 공은 평소보다 훨씬 부정확하게 에드워드에게 날아갔고, 그럼에도 에드워드는 예쁘게 공을 받았다.

[에드워드 선수! 공을 받습니다. 한번 접고! 슛!!]

철렁~

[골~ 골입니다! 칼슨 선수의 롱패스로 시작된 공격을 깔끔하게 골로 만드는 딜런 선수와 에드워드 선수입니다.]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의 선취골은 깜작 등장한 칼슨의 패스를 시작으로 터져 나왔다.

칼슨의 골을 시작으로 웨스트 릴링 FC는 계속해서 포츠머츠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칼슨 선수! 또 길게 공을 찹니다.]

“아씨 제발!!”

칼슨이 롱패스를 할 때마다 딜런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적은 물론, 아군까지도 알 수 없는 패스를 딜런은 열심히 개처럼 뛰어서 공을 받아내는 것이다.

“아오~ 정말 지랄 같은 패스야!! 똑바로 차라고!!”

칼슨의 힘든 패스를 받으면서 고생하는 딜런이었고, 그럼에도 그런 패스는 좋은 찬스를 만들어 주어 포츠머츠를 상대로 웨스트 릴링 FC가 승리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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