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화
에드워드, 딜런 그리고 버나드가 합류한 웨스트 릴링 FC의 리그 1에서 일으킨 돌풍은 거침이 없었다.
29차전 트랜미어 FC.
저번 시즌에 웨스트 릴링 FC와 같이 리그 2에서 승격한 트랜미어 FC는 불행하게 현재는 강등이 예상되는 22위의 팀이었다.
[아… 대단합니다.]
[딜런 선수, 약팀을 상대로 잔인할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상대편 수비수들 화가 나겠는데요.]
[골을 먹는 게 문제가 아니라… 바로 앞에서 공을 잡고 여유롭게 노는 모습이 더욱 화가 나게 만드네요.]
[선수의 클래스가 다릅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머물다가 온 선수라는 것을 플레이로 보여주고 있어요.]
이 경기에서 딜런은 3골 2어시스트… 다섯 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더욱 잔인했던 것은 경기 후반까지 트랜미어 선수들을 바보로 만드는 플레이를 몇 번이나 보여주었던 것이다.
30차전 질링엄 FC.
리그 중위권 팀인 질링엄 FC는 뛰어난 선수들은 없었지만, 조직력이 뛰어나고 감독의 전술이 괜찮은 팀이었다. 하지만 그 조직력과 전술로도 에드워드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하하하.”
“이 자식 미쳤는데?”
“나한테 공을 달라고! 오늘 내 컨디션은 최고야!”
경기 시작하고 5분 만에 첫 골을 넣은 에드워드는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을 골 세리머니를 하면서 팀원들에게 공을 달라는 요구를 적극적으로 하였다. 그리고…….
[슛! 골~]
[아직 전반전이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세 번째 골입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에드워드.]
[역시, 에드워드 선수가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줍니다.]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에드워드에 의해서 웨스트 릴링 FC는 4:1로 가볍게 질링엄 FC에게 승리를 기록한다.
31차전 입스위치 타운 FC.
리그 7위로 승격 플레이오프를 노리고 있는 입스위치 타운 FC, 지금 당장은 리그 1에 머물고 있지만, 과거에는 무려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했던 전통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 팀도 웨스트 릴링 FC의 연승 행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와, 버나드 선수! 오늘 존재감이 장난 아닙니다.]
[입스위치 수비수들을 바보로 만드는 회심의 스루패스가 네 개나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두 개의 패스가 골로 연결되었네요.]
[골은 에드워드 선수와 딜런 선수가 넣었지만, 오늘 히어로는 버나드 선수입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너무 좋은 모습입니다.]
[버나드 선수가 에드워드 선수와 딜런 선수와 비교하면 아쉬울 수는 있어도, 리그 1 레벨에서는 엄청난 선수입니다.]
버나드의 대활약에 힘입어 웨스트 릴링 FC는 4: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32차전 MK 던스.
강등권 경쟁 중인 MK 던스…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에게 자비는 없었다.
“그림 같은 장면이네요.”
“네, 정말 멋지네요!”
대칸 감독과 김종일 수석 코치는 게리 주장의 패스를 받아서 골을 넣은 라일리를 보면서 뿌듯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라일리! 계속 공격해!”
“나만 믿고 더 깊이 들어가라고!”
강등권 팀과의 경기라서 에드워드를 대신해서 투입된 라일리는 딜런과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서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림 같은 장면입니다.]
[네, 라일리 선수가 두 번째 골을 기록하네요.]
[이번 플레이는 라일리 선수가 골을 넣기는 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더 멋졌습니다. 딜런 선수가 위협적인 위치에 있어서 수비수들이 흩어졌고요.]
[버나드 선수는 완벽하게 MK 던스의 사이드를 찢어버렸습니다.]
[다시 보니, 샘 선수도 수비수들을 혼란시켰네요.]
[에드워드 선수가 없어도 강한 웨스트 릴링 FC입니다.]
웨스트 릴링 FC는 좋은 팀플레이를 보여주면서 2: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33차전 사우스엔드 유나이티드.
[허허허, 버나드 선수? 이 선수 대단하네요.]
[정말 멋진 선수입니다.]
이번 경기의 중계진들은 후반전에는 버나드에 대한 칭찬만 계속해서 하였다.
[아니, 윙 선수가 최후방 수비 상황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골을 넣는 장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버나드!
“다행이네요. 오늘 딜런이 경고 누적이라 출전 못 했는데, 버나드가 맹활약을 펼치네요.”
제이든 코치의 말에 대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버나드가 가지고 있는 스킬, ‘좋은 기분’의 위력을 실감한다. 언제나 컨디션 관리가 잘되는 선수의 효율을 다시 체감한 것이다.
“아치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임대 선수라는 거죠.”
대칸의 말에 제이든이 웃으며 대답했다.
“리즈에서도 딜런과 에드워드에 대해서 임대 선수라는 게 가장 아쉬웠을 겁니다.”
제이든 코치의 말에 대칸은 두 선수가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라는 것이 더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아! 역시 에드워드 선수!]
[버나드 선수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만… 공격 포인트만 보면 에드워드 선수가 대단하네요.]
[오늘도 2골에 1어시를 기록합니다.]
[약간 처진 스트라이커의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하네요.]
[요즘 분위기라면 수비수를 시켜도 골을 넣을 것 같은 에드워드 선수입니다.]
이날 중하위권 팀인 사우스엔드 유나이티드 FC를 상대로 3:1 승리, 5연승을 이어가는 웨스트 릴링 FC였다.
34차전 AFC 윔블던.
리그 1에서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AFC 윔블던과의 경기는 웨스트 릴링 FC의 언성 히어로들의 파티였다.
“허허…….”
“이 정도면 수준 차이가 난다는 단어를 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론 그리고 세바스찬… 두 윙백 선수의 날이네요.”
오늘은 양 윙백 선수들이 주인공이었다. 가론과 세바스찬의 후방 침투가 수시로 터지면서 AFC 윔블던의 사이드라인을 박살 낸 것이다.
딜런의 압도적인 기량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고 중앙 미드필더에 선수들을 많이 포진시켰던 AFC 윔블던의 팀 전술이 가지고 있는 허점을 제대로 찔러버린 대칸 감독과 두 윙백 선수였다.
“오늘 두 선수가 얼마나 더 잘하는지 보시죠.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라 지시하겠습니다.”
대칸의 공격적인 지시에 의해서… 이날 가론과 세바스찬은 네 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AFC 윔블던에게 제대로 승리하였다.
35차전 애크링턴 스탠리 FC.
리그 중상위권 팀으로 승격 플레이오프가 목표인 팀이었다. 하지만…….
삐~ 삐~ 삑~
[심판의 종료 휘슬.]
[오늘도 웨스트 릴링이 2:1로 승리를 가져갑니다.]
[안타깝습니다. 애크링턴 스탠리 FC의 아주 약간 남아있던 플레이오프 가능성을 꺾어버립니다.]
[오늘은 에드워드 선수가 선발진에 빠져있어서…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남은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웨스트 릴링 FC였습니다.]
[오늘로 7연승을 이어가는 웨스트 릴링 FC.]
[와… 벌써 리그 6위인가요? 승격 플레이오프는 거의 확실해졌습니다.]
[이제는 승격 경쟁의 뜨거운 감자가 된 웨스트 릴링 FC입니다.]
* * *
구단 회의실.
팀 운영을 논의하기 위해서 대칸 감독과 코치들이 회의실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은 먼저, 저번 경기까지의 팀 상태를 확인하였다.
“저번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우리 팀이 최근 리그 경기에서 8연승을 기록했네요?”
대칸의 말대로 에드워드와 딜런의 복귀, 그리고 버나드가 합류하고 웨스트 릴링 FC가 2월에 치렀던 리그 8경기에서 8승…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한 웨스트 릴링 FC였다.
“네, 그래서 순위도 껑충 뛰었습니다.”
김종일 수석 코치는 순위를 체크했는데, 1월까지 리그 11위였던 웨스트 릴링 FC의 순위는 6위까지 뛰어오르면서 승격 경쟁에 불을 지폈다.
대칸은 팀의 순위에 만족하였지만, 오늘의 주제는 다음 경기, FA 컵 5라운드… 16강에 관한 이야기였다.
“문제는 다음 경기네요.”
“2일 후에 있을… FA 컵 경기…….”
“일단 대진표, 상대 팀은 좋네요.”
리그 35차전을 치르고 3일 뒤에 있는 FA 컵 5라운드의 상대 팀은 같은 리그 1팀인 입스위치 타운 FC! 웨스트 릴링 FC가 리그에서 두 번 붙어서 1승 1무를 기록했던 팀이다.
“우리 팀이 제대로 준비한다면 다음 라운드인 8강에 나갈 확률이 높습니다.”
대칸의 말대로 웨스트 릴링 FC의 전력이 높았고, 게다가 토너먼트 대회에서 모든 선수들의 신체 계열 능력치 1을 추가로 더 상승시키는 대칸의 감독 스킬을 고려한다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었다.
“문제는 선수들의 과부화입니다.”
대칸의 말에 코치들의 입에서도 한숨이 흘러나왔다.
웨스트 릴링 FC가 8연승을 하면서, 팀의 분위기가 최고조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감독과 코치들이 걱정하는 것은 선수들의 몸 상태였다.
에드워드, 딜런 그리고 버나드는 리즈유나이티드에 있었던 전반기는 로테이션이나 백업 멤버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모두 전반기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경기에 뛰었던 선수들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과부화가 슬슬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한다면… 단 한 경기라도 더 쉬게 해줘야 합니다. FA 컵 포기하시죠.”
선수들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차승진 체력 코치는 과감하게 FA 컵을 포기하자는 의견을 내었다. 최근 선수들의 몸을 생각한다면 조금의 휴식은 금보다 귀한 것이었다.
“그래도… 이번 경기만 이기면 FA 컵 8강인데…….”
루카스 공격 코치의 혼잣말이지만… 다수의 코치들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FA 컵 8강… 리그 1 팀이라면 천운이 없다면 도달할 수 없는 위치였다.
선수들의 피로도를 고려해서 FA 컵을 포기하느냐?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8강을 노리는 것이 좋은가? 코치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동안에 대칸 감독은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었다. 축구 매니저에서는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확하게 나와있었는데…….
‘이삭은 이미 풀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체력 상태고 대니얼과 피터도 피로도가 심각하네. 게리 주장도 잔부상이 있고…….’
그 외에 선수들에게도 자잘한 문제들이 많이 있었다. 대칸이 아무리 생각해도… FA 컵은 무리였다.
조용하던 회의실에 대칸이 선언했다.
“그러면 FA 컵은 포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칸의 결정에 코치들은 이성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했지만, 감성적으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선수들의 상태를 생각하고 팀의 챔피언십 승격을 생각한다면 FA 컵을 포기하는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16강전의 상대가 좋았기 때문에 FA 컵 8강이 너무… 너무! 아까웠다.
“체커트로피 컵 멤버들을 중심으로 FA 16강전 선발진으로 확정하겠습니다.”
대칸의 말… 체커트로피 컵에 출전했던 유망주들 위주로 선발진을 확정하겠다고 하자, 코치들은 대칸의 일말의 가능성도 버리는 판단을 확인하였다.
리그 2과 리그 1 소속의 팀과 챔피언십과 프리미어 소속의 U-23팀들이 경쟁하는 체커트로피 컵.
이 대회에 대칸과 코치들은 주전급 선수들을 단 한 명도 투입하지 않고서, 유망주를 비롯한 육성군의 경험을 쌓아주는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웨스트 릴링 FC의 육성군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지만, 그들의 수준은 아직 리그 1 기준에는 많이 부족했다.
3일 뒤 FA 컵 5라운드 경기.
[아… 대단하네요.]
[웨스트 릴링 FC… FA 컵을 포기한 것 같습니다.]
[5라운드,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8강입니다. 이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한 웨스트 릴링 FC! 대칸 감독과 운영진의 판단이 대단합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발진을 확인한 해설진의 솔직한 말…….
FW : 라일리 이튼(344/421)
AM : 스문트 프론(312/408)
RMF : 니키 로어(351/424), LMF : 테오 킹스턴(340/397)
DM : 킹슬리 바버(344/352) 브레이 아처(345/360)
RWB : 스트롱 포터(374/396), LWB : 아브론 막시(333/439)
DF : 로바드 루파(320/382)―바너 코필드(340/349)
GK : 다비드 토피(341/449)
주전 선수가 거의 없는 선발진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입스위치 타운 FC와의 FA 컵 5라운드 경기에서 웨스트 릴링 FC는 1:3이라는 무난한 스코어로 패배하였다.
하지만 이날의 패배는… 주전 선수들의 몸 관리로 이어졌고, 웨스트 릴링 FC의 상승세를 조금이라도 더 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