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13화 (113/445)

113화

하프타임.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벤치에서 휴식을 취한다.

“잘했어~”

“수비진, 미드필더, 공격진 모두 안정적이었다.”

“도널드 오늘 최고의 컨디션이야~”

“막판에 집중력이 무너진 것은 실수야! 경기 끝날 때까지 집중을 놓지 말라고!”

“수비는 한순간이다! 수비수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을 보고 있어야 해!”

웨스트 릴링 FC의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잘한 것을 칭찬하는 피드백을 하는 동안에 대칸은 웨스트 릴링의 선수들보다 방금 경기장에 도착한 노인찬 선수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노인찬(22살, 수비수-윙백, 312/431)

기술 109/165, 정신 112/168, 신체 91/98

스킬 : 늦은 성장(N), 설명 : 선수의 성장이 늦습니다.

세부 설명 : 선수의 성장 시기가 타 선수에 비해서 늦습니다. 29살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대신에 전성기가 33살까지 유지됩니다.

미래의 국대급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문제의 나이가 22세… 아직 성장할 시간이 있긴 했지만, 보통의 선수라면 잠재 능력을 모두 개발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하나 더 있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스킬 ‘늦은 성장(N)’. 유년기부터 20대 초반까지는 다른 선수들보다 늦어서 힘들겠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면,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스킬이었다.

“투자 가치가 있겠군!”

대칸의 머리가 빠르게 굴러갔다.

대칸이 한국 선수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선수단 보충이라는 이유와 CX와의 메인 스폰서 계약 조항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주 적은 가격에 한국 선수를 영입하면 당장 영국 취업 비자가 안 나오기 때문에 3년이나 4년 정도 유럽 하부 리그에 임대를 보낸 다음에 취업 비자를 획득하면 투입할 유망주를 생각했던 것이다. 게다가, 희망 FC라는 프로젝트 구단 소속의 선수라면 협상을 통해서 무료로 데려올 수도 있다는 계산이 섰다.

‘일단 경기에서 어떻게 하는지 볼까?’

대칸이 후반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선수는 노인찬이었다.

라커룸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반대편 벤치에서는 안정호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노인찬!”

“네, 감독님!”

현재, 팀의 주전 수비수인 노인찬이 합류하자, 안정호 감독은 크게 기대를 담아서 말했다.

“후반전에 바로 투입한다.”

“네,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팀에서 그 누구보다 든든한 수비수인 노인찬이 자신 있게 대답했지만, 안정호 감독은 그가 좌절할까 봐 걱정스러움에 조언을 더했다.

“아마 힘들 거다. 에드워드라는 국가 대표급 선수가 나오면 벽을 느낄 수도 있겠지.”

“…….”

“하지만, 너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거다! 그러니 정말 열심히 뛰고 많은 것을 배워라!”

“네!”

그러고는 모든 선수들에게 말했다.

“후반전! 더 열심히 하자! 한 골이라도 더 막고! 한 골이라도 더 넣자!”

“네! 희망! 희망! 희망 FC 승리하자! 파이팅!!”

선수들의 파이팅 구호와 함께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고, 희망 FC의 선수들은 여전히 파이팅이 넘쳤다. 바닥에서 시작했던 그들에게는… 패배의 아픔보다 포기의 아픔이 크기 때문이다.

희망 FC의 선수가 온몸을 다해서 공을 걷어냈다.

“나이스, 나이스!”

“잘하고 있어!”

힘겹게 공을 간신히 클리어한 것에 불과하지만, 희망 FC의 코치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펑!

수비수가 길게 찬 공이 정확도가 너무 떨어져서 웨스트 릴링 FC의 골키퍼의 손에 쉽게 들어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코치들의 격려는 계속되었다.

“나이스 트라이~”

“시야 좋다! 계속 그렇게 빈 공간에 찔러 넣어!”

“실수해도 좋으니 기죽지 말고 계속해!”

3:0이라는 스코어에 공 점유율도 많이 밀리는 상대… 누가 봐도 힘겨운 경기였지만, 희망 FC의 선수들은 팀 이름같이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경기를 뛰었다.

대칸은 그 희망 FC 선수들 중에서도 노인찬 선수를 계속 주목했는데, 그 움직임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파이팅! 다들 따라 하세요! 파이팅!”

“파이팅~”

그는 수비진에서 실질적인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가장 뛰어난 수비 역량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선수들에게 신뢰가 높았던 것이다.

‘노인찬 선수, 주변 선수들과 소통도 원활하고 확실히 괜찮은 수비 자원이야.’

노인찬에 대한 현재 능력 평가는 기술적인 부분이 조금 부족했고, 신체 능력은 중간이었고, 정신 능력치도 무난한 편이었다.

잠재 능력을 고려해서 평가하자면, 축구 지능 관련 능력치… 천재성, 창의성, 집중력, 판단력의 포텐이 높고 패스 능력치가 19까지 성장이 가능하여 중앙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의 서브 플레이 메이커로 최고의 자원이었다.

‘흠… 리더십 능력치가 12… 최대 17이네?’

게다가 리더십 능력치가 개발된다면 상위 팀의 주장이나 부주장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능력이었다.

‘생각보다 정말 괜찮아… 정말!’

대칸의 결심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후반 25분.

예상하지 못한 칼슨의 침투가 일어났다. 그리고 바로 크로스.

“막아!”

희망 FC 선수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공은 라일리의 발에 떨어졌다. 그리고 한 타이밍 빠르게 패스.

척.

“좋았어!”

아주 좋은 위치에 최고의 타이밍에 공을 받은 도널드는 가볍게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들었고, 당황한 골키퍼의 역동작을 유발하여 제치고서는 빈 골대에 가볍게 공을 찼다.

“좋았어!”

“해트트릭이다!”

“나이스~”

도널드의 해트트릭에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은 축하하였고, 희망 FC 선수들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도널드의 해트트릭, 완벽하게 웨스트 릴링 FC가 압도적이었지만, 대칸은 마지막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고서는 에드워드를 보고 외쳤다.

“에드워드 스트레칭 들어가. 말했던 것처럼 마지막에 투입이다.”

“네.”

대칸의 지시에 에드워드는 몸을 풀었고, 그러자 모든 경기장의 관심이 가볍게 몸을 풀기 위해 뛰는 에드워드를 향했다.

후반 30분.

“교체!!”

도널드를 대신해서 에드워드가 경기장에 들어갔고, 이번에도 경기장의 공기가 당연히 바뀌었다.

“에드워드네…….”

“드디어 에이스의 등장…….”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경기 승패를 떠나서 모든 선수들과 방송 촬영진은 에드워드의 활약을 기대하였다.

그리고 후반 39분.

탁~

가볍게 롱패스를 받은 에드워드. 그리고 희망 FC 선수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였다.

“일단 앞을 막아!”

희망 FC의 노인찬 선수를 비롯한 수비수들이 거의 몸으로 막으려고 달려들지만.

휙~

가볍게 태클을 피하고!

탁!

“앗!”

평소에 자주 쓰지 않았던 개인기… 레인보우 플립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퍽!

“허…….”

몸싸움으로 다른 수비수 한 명을 밀어내고.

타타… 타탁.

“앗!”

빠른 스피드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드리블은 또 다른 수비수가 도저히 따라올 수가 없었으며.

‘공간?’

펑!

마지막 수비수인 노인찬이 약간의 공간을 내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바로 강하게 슛을 때리자, 희망 FC의 골키퍼가 공을 막아보려 하지만, 손끝에 스치면서 빠르게 통과하였다.

철렁~

“…….”

여러 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었지만, 너무나 쉽게 골이 들어갔다. 희망 FC의 선수들은 파괴적인 에드워드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고.

“좋았어!”

“역시 이 괴물 같은 자식!”

“좋은 플레이였어. 에드워드!”

아무렇지도 않게 세리머니도 하지 않는 에드워드에게 동료들이 다가와서 칭찬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희망 FC의 선수들은 허탈하게 지켜본다.

“이것이 클래스 차이인가?”

한 희망 FC 선수의 혼잣말처럼… 격의 차이를 제대로 느낀 것이다.

“저… 저 선수 분명 테크니션 아닌가요? 테크니션으로 분류되는 선수인데?”

“피지컬로… 찢었네?”

“대박이네, 영국 최고의 유망주답네.”

“이제 열아홉 살? 장래의 프리미어 리거답네.”

희망 FC의 안정호 감독과 코치들도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에드워드는 빠른 스피드를 기반으로 기술과 센스로 득점하는 테크니션에 강점을 가진 공격수다. 하지만, 이 정도 레벨에서는 피지컬로 골을 넣는 것도 가능하다는 듯이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남은 경기 시간 동안에 에드워드는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엄청나게 보여주었다. 여러 명의 수비수가 붙어있음에도 여유롭다 못해… 느긋한 플레이로 경기를 장악하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 대칸은 노인찬을 더욱 주목해서 관찰하였다. 그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동료들을 격려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삐삐삑~

경기는 6:0으로 웨스트 릴링 FC의 압승!

“수고했어! 수고했어~”

“잘했어~”

희망 FC 선수들은 패배했지만, 코치들의 격려를 받았고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과 유니폼을 주고받으며 아쉬움을 감추었다.

안정호 감독도 먼저 대칸 감독에게 다가와서 악수를 건네며 인사를 나누었다.

“에드워드 선수까지 출전시켜 주시고! 오늘 경기 감사드립니다.”

대칸도 손을 흔들며 덕담을 건네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경기였습니다. 희망 FC라는 좋은 취지로 모인 선수에게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그날 저녁.

안정호 감독과 노인찬 선수는 촬영진과 따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오늘 경기 어떠셨나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쉽지만, 영국 프로 팀을 경험해 보고 월드 클래스에 근접한 선수를 상대해 보는 것은 정말 값진 경험이죠.”

PD의 질문에 안정호 감독은 담담하게 답을 하였고, 노인찬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질문은 노인찬에게 갔다.

“웨스트 릴링 FC는 어떤 팀인 것 같나요.”

“정말 거칠면서도 날카로운 팀입니다. 대단하더군요. 그리고…….”

노인찬 선수가 한참 동안 웨스트 릴링 FC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할 때,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문에 누군가 노크를 하였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PD의 말에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대칸 감독이었다.

갑작스러운 대칸의 등장에도 안정호 감독과 노인찬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오~ 감독님도 인터뷰에 참여하시나요?”

안정호 감독의 말에 대칸은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대칸의 말에 안정호 감독과 노인찬은 궁금한 표정을 지었지만, 사전에 이미 대화를 나누었던 PD는 웃으면서 다음 장면을 기대하며 촬영하였다.

대칸은 솔직하고 담백하게 의사를 표현했다.

“저희 웨스트 릴링 FC에서는 노인찬 선수를 영입하고 싶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대칸의 말에 안정호 감독은 감탄사를 내뱉었고 노인찬 선수는 입을 쩍 벌렸다.

대칸은 꾸밈없고 솔직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였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노인찬 선수의 가능성에 대해서 보았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노인찬 선수가 즉전감은 아닙니다. 그리고 영국 리그에서 뛰기에는 비자 문제도 있구요.”

“그래서 한동안 임대로 유럽 리그를 경험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벌써 벨기에 리그의 팀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고요. 최종적으로 성장 이후에 저희 팀에서 뛰는 것을 고려해서 5년 계약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대칸은 준비한 계약서까지 보여주면서 노인찬을 설득하였다.

대칸의 설명을 한참 들은 노인찬은 먼저 안정호 감독을 바라보았다.

“계약서는 내가 봐도 괜찮아. 기회가 되면 가는 거지! 그것도 아주 좋은 기회가 왔는데!”

안정호 감독은 웃으면서 말했고, 노인찬이 다음으로 본 사람은 프로그램의 메인 PD였다.

“저희도 좋습니다. 아주 좋은 그림이에요. 희망 FC의 취지에 딱 맞는 상황이구요.”

솔직히 횡재한 것 같은 기분인 메인 PD였다.

노인찬은 설레는 마음으로 계약서를 보다가 대칸에게 물어보았다.

“감독님, 제가 정말 가능성이 있을까요? 영국 프로 팀에서 경기할 만큼?”

그의 질문에 대칸은 살며시 웃었다.

“당신은 제가 선택한 선수입니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가 선택했고요. 노인찬 선수는 나중에 성장하면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라고 자부하고 다니셔도 됩니다.”

대칸의 말에 노인찬은 살짝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희망 FC를 진행하는 메인 PD는 광고에서부터 거하게 어그로를 끌기 시작했다. 광고에서부터 대칸의 인터뷰가 나왔다.

어색하게 앉아있는 대칸을 향해 PD가 질문을 하였다.

“저, 먼저 시청자분들께 자기소개부터 해주시죠.”

“안녕하세요.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인 대칸입니다.”

간단한 인사에 이어 PD가 떡밥이 가득한 질문을 바로 시작하였다.

“이번 친선경기로 웨스트 릴링의 선수단에 변화가 있다던데요?”

대칸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PD님, 그냥 직접적으로 물으시죠? 저희가 희망 FC의 선수를 영입했다는 거 말이죠?”

광고 떡밥은 여기서 끝났지만, 본방에서는 웨스트 릴링 FC가 노인찬 선수를 영입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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