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03화 (103/445)

103화

* * *

대칸이 선수 영입을 위해서 계속해서 스카우트 팀의 리포트를 보고 있을 때, 대칸의 전화기에 진동이 왔다.

“조쉬 감독?”

리즈유나이티드의 유소년 총감독인 조쉬 감독의 전화, 대칸은 불안함 반 기대감 반에 전화를 받았다.

“조쉬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 네, 대칸 감독님 잘 지내시죠? 리그 2 우승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리즈도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 축하드립니다.”

조쉬 감독과 대칸은 가볍게 안부를 주고받으면서 좋게 통화를 이어갔다.

- 이번에도 알피가 잘 성장했더군요! 버나드도 그렇고 알피도 그렇고 정말 감사합니다.

대칸이 힘들게 키운… 리즈 선수들! 대칸은 대놓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하… 그러게요. 기껏 열심히 키웠더니, 소속 팀 복귀라니… 마음에 상실감이 큽니다. 임대는 앞으로 안 하려고요.”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임대를 해야 할 것 같았지만, 일단은 심리전을 위해 뻥카를 날리는 대칸이었다.

- 그러세요? 임대 관련해서 괜찮은 팀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했는데.

조쉬 감독의 말에 혹하는 대칸이었다.

“하… 정말 괜찮은 팀인가요?”

대칸의 대답에 역시나…라고 생각하며 조쉬 감독이 자세히 말했다.

- 네, 아주 괜찮은 팀의 젊은 선수를 골라서 임대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좋습니다! 한번 들어보죠.”

대칸은 조쉬의 유혹에 흔들렸다.

다음 날.

대칸과 레이첼이 이른 아침에 도착한 곳은 영국 북쪽에 위치한 랭커셔 카운티, 그것도 터프 무어 경기장! 바로 번리 FC의 홈구장이었다.

번리 FC, 조직력과 수비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던 팀이다.

그런데 저번 시즌! 초반부터 주요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고 백업 선수들의 극심한 부진으로 인하여 승점을 거의 얻지를 못하였다. 후반기에 주전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분전하기는 했지만, 결국에 챔피언십으로 강등당하였다.

그렇게 강등되자, 번리 FC의 구단 운영진은 최대한 바로 프리미어로 복귀하기 위한 투자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번리 FC의 유소년 감독실.

유능한 유소년 감독이라 평가받는 아론 감독은… 안 그래도 부족한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구단 운영진 측에서는 애매한 유소년 선수들을 방출하여 지출을 최소화하기를 원하였다. 현재, U-23, U-18 그리고 U-15까지 총 예순여섯 명의 선수가 있었는데, 총원수를 마흔여섯 명으로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이다.

운영진에서 이미 정해놓은 이적 불가 유망주 스물한 명을 빼고 보면, 마흔다섯 명 중에서 스물다섯 명만 남기라는 말… 절반이 넘는 유망주 선수들을 내보내라는 의미였다.

물론 아론 감독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구단의 미래를! 힘들게 모으고 키웠던 유망주들을 이렇게 보낼 수가 없다고! 아주 강하게 자신의 감독직까지 걸고서 반발하였다.

그래서 구단 운영진에서 한발 양보한 것이 애매한 유망주 선수들을 임대로 보내라는 것이었다. 주급 전액 지불 조건으로 임대를 보낸 선수는 방출을 보류하겠다는 확답을 받았고, 그날부터 아론 감독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서 최대한 많은 유망주 선수를 임대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핵심 유망주가 아닌… 유망주들에 대한 임대 요청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여섯 명은 방출하고… 두 명은 임대 가고… 스물한 명은 확정적으로 보호되면…….”

남은 서른일곱 명 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의 수는 스물다섯 명! 남은 열두 명은… 임대 보내지 않는다면 방출해야 했다.

아론 감독이 아픈 머리를 감싸고 있을 때, 유소년 코치가 노크를 하고 방에 들어왔다.

“감독님, 웨스트 릴링 FC의 대칸 감독과 스카우터가 방문했습니다.”

“그래! 회의실로 안내해.”

아론 감독은 유소년 선수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서 대칸 감독과 미팅을 준비하였다.

“오… 좋은데.”

대칸 감독은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번리 유소년 선수들을 살펴보고서는 살짝 감탄하였다.

장기적으로 유소년에 투자를 많이 했던 결과물… 번리 FC의 유소년 풀은 아주 괜찮은 편이었다. 이런 유소년 선수들 중에서 임대를 한다니… 대칸은 기대감이 가득했다.

대칸과 레이첼은 코치의 안내를 받아서 회의실에 자리를 잡았고, 바로 아론 감독도 회의실에 들어왔다.

“대칸 감독 반갑소! 나는 번리의 U-23 감독이자, 유소년 감독인 아론이오.”

“안녕하십니까. 대칸 감독입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스카우트 팀장인 레이첼입니다.”

머리숱이 별로 없는 아론 감독이 진지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었고, 대칸과 레이첼이 인사를 받았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그들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우리 팀 유소년 선수 임대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소. 주급과 수당만 준다면 최대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소.”

대칸은 이미 조쉬 감독에게 아론의 상황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감독님, 솔직히 임대… 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다른 팀 선수를 저희가 키워주는 일은 지겹거든요.”

대칸의 입장에서는 급하게 선수를 충원하는 느낌보다 선수를 키워주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래서 저희 팀에서는 매년 한 명의 선수만 임대했습니다. 정말 필요한 포지션에 필요한 선수가 아니라면 임대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대칸의 말에 아론은 살짝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대칸의 의견이 떨어졌다.

“지금 방출 위기에 있는 애매한 선수들! 세 명을 임대하겠습니다. 그것도 모든 주급과 수당도 저희가 책임지는 조건으로!”

“세 명?”

갑작스러운 대칸의 말에 아론 감독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것도 방출 위기에 속한 선수라는 말에 눈이 번쩍 떠지는 느낌이었다.

“대신에 제가 원하는 두 명의 유망주를 완전 이적 시켜주십시오.”

세 명을 임대하는 대신에 두 명의 선수를 달라는 대칸의 제안이었다.

대칸의 제안에 아론 감독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세 명을 임대하는 대신에… 두 명을 이적하게 해달라…….’

솔직히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아주 합리적인 제안이었고… 수용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어차피 열두 명을 방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 명의 선수를 보호하고 두 명의 선수도 단순 방출이 아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감성적으로는… 아쉬웠다. 모든 유소년 선수는 아론 감독이 직접 골라서 열과 성을 다해서 키웠던 녀석들이다. 그리고 구단 측에서는 애매하다고 말하지만, 본인이 판단하기에는 아직 성장 가능성도 있고 값어치가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거의 헐값에 이적하는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들었다.

한참 고민하던 아론 감독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구단에서 보호하는 유망주와 타 구단에서 임대 요청이 들어온 녀석들은 안 됩니다.”

“그건 당연하죠.”

“그리고 이적료는 인당 1억(7.5만 유로)은 주셔야 합니다.”

“그것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게 아론 감독은 대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제안을 허락한 아론 감독은 대칸과 레이첼, 그리고 조쉬 감독을 데리고 훈련장으로 나갔다.

훈련장에는 U-23, U-18 그리고 U-15 선수들 60여 명이 열심히 훈련하고 있었다. 그들도 지금 분위기가 별로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래도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훈련밖에 없었다.

아론 감독은 대칸 감독과 레이첼에게 말했다.

“훈련을 참관하다가… 임대나 이적을 원하는 선수가 있으면 내게 말하시오.”

아론의 말에 대칸과 레이첼이 열심히 선수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괜찮은 선수를 바로 체크하였다. 하지만…….

“저 붉은색 유니폼의 23번 선수 괜찮네요.”

“이적 불가 대상이오.”

“그럼 노란색 37번 선수는?”

“저 선수도 이적 불가 대상이오.”

“하… 그러면 노란색 6번 선수는?”

“그 선수는… 이미 임대가 확정된 선수인데…….”

물어보는 쓸 만한 선수는 대부분이 임대나 이적이 불가한 선수였다.

결국에 대칸은 우선은 데려갈 수 없는 선수 명단을 먼저 받았다. 그리고 오전 훈련이 끝날 때까지 모든 선수들을 관찰하고서는 점심을 먹으면서 레이첼과 함께 정리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이후에 대칸과 레이첼이 아론 감독과 다시 회의실에서 만났다.

대칸은 살짝 애매한 표정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임대 선수와 이적 선수를 다 선택했습니다.”

아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떤 선수를 원하는가?”

“먼저 임대는 버틀러 알, 서튼 포레스트, 스트롱 포터 선수로 결정했습니다.”

임대는 현재 능력이 좋은 선수로 결정하였다.

버틀러 알(22살, 공미-윙-사이드 미드필더, 357|365/385)

기술 130/135, 정신 129/141, 신체 98/109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공격 능력이 조금 부족하지만, 경기를 운영하기에 좋은 선수이다.

서튼 포레스트(21살, 윙-미드필더, 339|347/391)

기술 128/142, 정신 120/147, 신체 91/102

활동력이 좋아서 상대편을 압박하기에 좋은 미드필더, 하지만 신체적인 능력과 체력이 떨어져서 후반전에는 교체를 고민해야 한다.

스트롱 포터(22살, 전 포지션, 345|353/396)

기술 132/146, 정신 118/149, 신체 95/101

능력치는 345에 불과한데…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 소화 가능한 선수. 게다가 능력치도 무난해서 슈퍼 백업이 가능한 선수다.

대칸이 남은 선수들 중에 정확하게 가장 잘하고 좋은 선수들을 뽑자, 아론 감독은 살짝 감탄하였다. 리즈의 조쉬 감독에게 듣긴 했지만 너무 정확하게 뽑은 것이다.

“좋소. 그 선수들을 임대해 드리겠소.”

아론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의 옆에 대기하고 있던 운영 팀 직원은 바로 현장에서 임대 관련 서류를 만들었다. 이후에 선수들과 협의가 이상 없이 끝나면 그들은 내년 시즌에 웨스트 릴링 FC에 임대 와서 1년 동안 뛰게 될 것이다.

“다음은 이적 선수로 스문트 프론입니다.”

이적은 나이가 어리고 잠재 능력이 좋은 선수로 결정하였다.

스문트 프론(17살, 공격수-공미-윙, 287|295/408)

기술 101/149, 정신 100/148, 신체 86/111

열일곱 살의 공격 자원인 스문트 프론은 매우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현재 나이에 비해 부족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대칸은 장기적으로 키워볼 인재라 판단한 것이다.

“하… 프론…….”

대칸의 입에서 프론의 이름이 나오자, 아론의 입에서도 아쉬움이 같이 터졌다.

아론 감독도 프론의 장래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큰 키에 나쁘지 않은 민첩성… 속도, 타고난 신체 조건이 좋은 프론이었다. 작년에 불행하게 그에게 왔었던 부상만 없었더라도 훨씬 좋은 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어차피… 지금 번리에 남아있다면 방출 대상이었다. 그래서 아론 감독은 프론이 웨스트 릴링 FC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좋은 선수를 골랐소. 시간을 들여서 가르치다 보면 좋은 선수가 될 녀석이오.”

대칸도 아쉬워하는 아론 감독을 보면서 자신의 선택이 확실했다는 판단을 하였다.

“두 번째 이적 선수는 디비드 토비입니다.”

디비드 토비(23살, 수비수, 330|338/341)

기술 110/112, 정신 116/118, 신체 104/111

디비드 토비는 스물세 살에 아무런 특색이 없는 수비수였다. 그렇다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도 아니었다.

“토비?”

아론 감독도 의외라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솔직히 그가 판단하기에도… 신체적인 능력이 좋은 것 외에는 별일이 없는 선수였던 것이다. 솔직히… 고민할 것도 없이 방출 명단에 속해있던 선수다.

“데려가게나.”

아론은 대칸이 실수했다는 생각에 허락하였다. 하지만 지금 대칸은 이 선수의 다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지금은 무능력한 수비수에 불과하지만… 이 선수의 진짜 포지션은… 골키퍼야!’

유소년 시절에 골키퍼를 같이 봤었던 그의 진정한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디비드 토비(23살, 골키퍼, 321|329/449)

기술 110/161, 정신 110/177, 신체 101/111

대칸은 미래의 슈퍼클래스 골키퍼를 영입하였다.

대칸이 그렇게 세 명의 임대 선수와 두 명의 이적 선수를 확정하였다. 하지만 아론 감독은 여전히 아쉬운 표정과 다행이라는 생각이 공존하였다.

자신의 아까운 선수들을 보낸다는 아쉬움과… 그래도 임대로 보호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대칸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아론 감독에게 악수를 건네자, 아론은 그래도 이 다섯 명의 선수가 대칸이 아니었다면 상호 해지로 방출될 대상이었다는 생각에 억지로 웃으며 악수를 받았다.

“나도 뜻깊은 시간이었소.”

대화를 마친 대칸과 레이첼이 아론 감독의 배웅을 받으며 유소년 구단 사무실을 나섰다. 그때 마침, 한 선수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감독님.”

로바드 루파(18살, 수비수, 292|300/382)

기술 102/140, 정신 108/140, 신체 82/102

스킬 : 자이언트 킬러(R) 설명 : 평가 전력이 강한 팀을 상대할 때 모든 신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소속 팀보다 강한 팀과의 대결에서 모든 신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대칸이 영입하려 했던 후보 선수 중에 한 명이었던 루파. 현재 능력치와 잠재 능력치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괜찮은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향후 프리미어 리그급 후보 선수까지 성장이 가능한 선수였다.

루파는 다급히 아론 감독에게 말을 걸었다.

“감독님, 오늘 저 재계약일인데… 힘들겠죠?”

마침 오늘이 루파의 재계약일… 아론 감독의 표정이 찌그러졌다. 루파는 재계약을 해서 데리고 가기에는 애매한 수준의 선수였기 때문이다.

루파도 본인이 재계약이 힘들 것 같다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던 것이다.

살짝 고민하던 아론 감독은 마침 바로 옆에 있는 대칸 감독을 보고서는 즉흥적으로 말했다.

“혹시 대칸 감독님, 유망주 선수 한 명 더 안 필요하신가요?”

“네? 흠…….”

아론 감독의 말에 대칸은 루파를 보았고, 루파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칸을 보았다.

비록 웨스트 릴링 FC가 리그 1 소속 팀이라 번리보다 못하지만, 지금 루파는 어떤 프로 팀이든 계약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대칸은 돌아가는 분위기가 자신만 허락한다면 루파 선수를 주울 수 있는 타이밍이라 느끼고 말했다.

“뭐, 저희 자금 사정만 고려해 주신다면?”

대칸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론 감독이 루파에게 말했다.

“루파! 웨스트 릴링 FC로 가라. 대칸 감독의 밑에서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다.”

아론 감독의 말에 루파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론 감독은 대칸 감독에게 부탁을 하였다.

“루파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요. 그런데 오늘이 저 녀석의 마지막 계약일이니… 웨스트 릴링에서 FA로 영입해 주셨으면 하오.”

어차피 잠재 능력이 있는 선수들로 육성군 운영을 준비하고 있는 대칸에게 루파는 충분한 유망주였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칸은 그 자리에서 바로 루파와 악수를 나누었고, 그를 FA로 영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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