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98화 (98/445)

98화

* * *

웨스트 릴링 FC에서 공식적으로 이적이 가능한 선수 명단을 공개하였다. 그러자 선수들 이름을 올리기 무섭게 구단에는 그 선수들의 이적을 문의하는 전화가 오기 시작했고 정식 이적 요청도 들어왔다.

웨스트 릴링 FC 구장.

구장을 감싸고 있고 시즌 중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앉아있었던 뉴레인 스타디움의 관중석은 텅 비어있었고, 선수들이 뛰어다니는 그라운드에는 적당한 길이로 잘 가꿔진 잔디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경기장에는 웨스트 릴링 FC의 유니폼을 입은 단 한 명의 선수가 공을 가지고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레오였다.

시즌이 종료되어 모든 선수들이 공식적인 휴가를 받았다. 그런 휴가 기간이지만 레오는 본인의 이적 계약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휴가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경기장에서 레오는 혼자서 열심히 개인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탁! 타탁! 탁!

평소에 자신의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레오는 지겹지만 꾸준하게 기본 테크닉 연습을 반복하였다. 비록 훈련량에 비해 성장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성실한 레오는 꾸준히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기 위해 훈련을 지속하였다.

탁… 탁…….

“하…….”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술이 향상되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한계인가…….”

스스로… 자신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쳤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레오는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시 하자!”

타탁!

그리고 레오가 다시 테크닉 연습을 하기 시작했는데…….

“레오!”

열심히 공으로 훈련하던 레오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그래서 레오가 공을 잡고 고개를 돌려 보자, 그의 시야에는 익숙한 얼굴… 대칸 감독이 들어왔다.

“감독님.”

레오는 웃으면서 대칸에게 천천히 걸어서 다가갔다.

홈팀 벤치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대칸이 미리 준비한 음료수를 레오에게 건네주었고, 그는 고맙다는 말을 하며 음료를 받아서 마셨다.

“레오, 휴가 기간인데 경기장에 있었네?”

“아, 네. 휴가 기간이지만 어디 여행을 가기에도 애매하고… 훈련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시즌 동안 힘들지 않았어? 집에서 쉬시지…….”

레오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솔직히… 로테이션이라 체력은 충분하네요.”

대칸은 레오에게 고마운 감정이 많았다. 6부 리그부터 팀을 위해 헌신해 주었으며, 저번 시즌에도 로테이션 멤버임에도 불만 없이 팀의 일원으로 우승을 도와주었다.

그런 레오였지만, 두 사람이 사적인 대화는 별로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대칸은 이번 기회에 이런저런 질문을 하였다.

“여자 친구는 잘 있지?”

“아, 네! 잘 있죠.”

“결혼식은?”

“3주 후입니다.”

레오는 자신의 여자 친구와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내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엄청난 선물을 준비할게.”

대칸의 말에 레오는 괜찮다고 사람 좋은 웃음을 되돌려주었다.

한참 대화를 하던 대칸은 레오에게 가장 미안했던 부분에 대해서 살짝 물어보았다.

“이번 시즌에 혹시 출전 시간에 불만이 있지 않았어? 대부분이 교체 투입으로 경기에 들어갔는데…….”

대칸의 질문에 레오는 쿨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중요 경기 선발도 몇 번이나 있었는데요.”

레오의 스킬, 순위 경쟁(R).

설명 : 소속 팀과 순위 경쟁을 하는 팀과의 대결 시에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소속 팀과 순위 차이가 상·하위 2순위 이내의 팀과 대결 시에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이 스킬 덕분에 순위 경쟁에 중요한 경기에서 몇 번 선발 출전했던 레오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교체 출전이 많았기 때문에 대칸이 미안했던 것이다.

괜찮다는 레오의 말에도 대칸은 살짝 미안한 기색을 보이면서 말했다.

“솔직히, 레오가 이적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정말 미안했어.”

대칸의 말에 레오는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아아~ 감독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그저… 저의 능력이 아직은 리그 1에서 버티기 힘들겠다고 생각하여 다른 팀으로 보내달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린 겁니다.”

지금 당장의 레오의 능력치는 311/312, 대부분의 잠재 능력을 개발했지만 스킬이 없다면 리그 2에서도 주전이 힘든 능력치였다. 그런 그가 리그 2에 남겠다는 것은 현실적인 판단이었다.

대칸은 그래도 최대한 레오를 배려하기 위해 다음 질문을 던졌다.

“지금 이적 협상하고 있는 클럽은 괜찮아?”

“아, 괜찮은 것 같아요. 리그 2에서 중하위권이지만 대신에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것 같고, 주급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겠네요.”

대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나에게 말해. 레오를 원하는 팀이 있으면, 이적료와 상관없이 보내줄게. 나는 네가 원하는 팀… 클럽으로 갔으면 좋겠어.”

대칸의 배려에 레오는 고맙다는 말을 가볍게 하며 웃었다.

대화를 마친 대칸이 레오와 악수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무실로 향하자… 머뭇거리던 레오가 큰 소리로 말했다.

“감독님! 솔직히 출전 시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정말 여기서 많이 성장했고 정말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감사했어요!”

대칸이 살짝 뒤돌아보고서는 레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레오의 계약이 성사되면서 이적 절차가 모두 완료되어 그는 다른 팀으로 완전 이적하였다.

아담 단장 사무실.

사무실에는 세 명의 사람이 앉아있었다. 단장 자리에는 당연히 아담이 앉아있었고, 그의 맞은편에는 가브리엘과 그의 에이전트가 앉아있었다.

아담 단장은 미리 준비한 두 개의 서류철을 탁자 위에 꺼내었다. 그러고는 그 서류를 주욱 밀어서 가브리엘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가브리엘 선수, 두 개의 팀에서 이적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아담의 말에 가브리엘은 고개만 살짝 끄덕였고, 그의 에이전트가 서류를 꺼내서 살펴보았다. 그리고 에이전트가 간략하게 서류를 정리해서는 가브리엘에게 설명하였다.

모든 설명을 들은 가브리엘에게 아담이 물었다.

“어느 팀으로 가고 싶나요? 리그 1 소속의 질링엄 FC? 리그 2 소속인 플리머스 FC?”

가브리엘에게는 두 개 팀에서 괜찮은 제안이 들어왔다. 하나는 리그 1 소속인 질링엄 FC, 다른 하나는 리그 2 소속인 플리머스 FC였다.

질링엄 FC는 이적료는 조금 적지만 상위 리그 팀을 원하는 가브리엘에게 더 맞는 팀으로 보였다. 그에 반해서 플리머스 FC는 가장 높은 이적료를 제안하였지만 리그 2 소속이라 가브리엘이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아담이 1차적으로 판단하였다.

가브리엘은 살짝 눈치를 살피다가 말했다.

“단장님은 제가 어느 팀으로 가길 원하시나요?”

아담은 담백하게 대답했다.

“솔직히 단장 입장에서는 많은 이적료를 주겠다는 플리머스 FC로 갔으면 좋겠네요.”

가브리엘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아담은 계속해서 설득하였다.

“그 팀이 현재 리그 2에 있긴 하지만 가브리엘 선수가 가면 주전도 확정이고, 팀의 전력도 좋기 때문에 내년에 승격을 노려볼 만한 팀입니다.”

이런 아담의 설득에도 가브리엘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제가 꼭 플리머스 FC로 가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죠? 제가 질링엄 FC로 간다고 해도 상관은 없죠?”

아담은 골치 아프게 약간의 돈 차이 때문에 선수와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특히, 대칸 감독이 가브리엘이 6부 리그 때부터 같이 고생했던 선수니 많은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었다.

“가브리엘 선수가 원하는 대로 하세요.”

아담의 대답에 가브리엘은 에이전트와 귓속말을 몇 번 한 다음에 말했다.

“그렇다면 저는 제게 조금이라도 많은 주급을 주는 팀에 가겠습니다.”

“네, 그러시죠.”

4일 뒤, 가브리엘은 두 팀과 협상을 거쳐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주급을 더 잘 주는 질링엄 FC로 이적하였다.

* * *

이적 시장이 시작되고 일주일.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실에서 레이첼과 대칸 감독의 간단한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 현재까지 상황에 대해 정리하겠습니다.”

레이첼은 약간 지쳤지만 끈기가 있는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레오 바니스터 선수는 총액 1억(7.5만 유로)의 이적료에 리그 2 소속인 그림즈비 타운 FC로 이적을 확정했습니다. 가브리엘 챔버레인 선수는 3억(22.5만 유로)에 리그 1 소속인 질링엄 FC로 이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카펜터 골키퍼도 총액 6천만(4.5만 유로)에 리그 2 소속인 메이클즈필드 타운 FC로 이적하였습니다.”

세 명의 선수가 타 팀으로 이적을 완료하였다.

“토비 채프먼 선수는 상호 합의하에 계약 해지를 완료했습니다.”

계약 해지 선수 한 명까지 총 네 명의 선수가 이탈하였다.

이미 예정된 선수들의 이탈이었다. 대칸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질문을 하였다.

“그 외 이적 시장 특이 사항은 없나요?”

“다른 선수들에 대한 조회나 이적 요청도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감독님의 지시대로 모두 거절했습니다.”

타 팀의 운영진과 스카우터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웨스트 릴링 FC에 괜찮고 값싼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다양한 선수들에게 여기저기서 찔러봤지만, 대칸은 얼마 안 되는 돈에 선수들을 팔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하지만 감독님께서도 아담 단장님의 새로운 지시는 아시죠?”

“…….”

“10억(75만 유로)이 넘는 대형 이적 요청에 대해서는 단장님을 비롯한 운영진의 허가를 받고 거절하라는 지시요.”

여태까지 10억(75만 유로)이 넘는 이적 요청은 없었다. 하지만 10억(75만 유로)이 넘는 이적 요청이라면 상황에 따라 판매를 하겠다는 아담의 단호한 의지로 운영진과 협의를 하자는 의미의 지시였다.

재정적인 부분을 아담이 책임지기로 했기 때문에… 아담이 자세한 구단 재정 상황을 대칸에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아담의 지시만 생각해도 재정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대칸은 예상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선수단 선수 두세 명… 주전 선수까지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돈에 팔릴 수가 있다는 것을 대칸은 각오하고 있었다.

“영입 대상 선수 리스트는 계속 작성하고 있나요?”

대칸의 질문에 레이첼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

“지금 제 상태! 제 눈 밑에 있는 다크서클 보이시죠?”

레이첼은 자신의 푸석푸석한 얼굴과 다크서클을 강조하며 말했다.

“방출 선수, FA 선수, 근방에 있는 하부 리그 선수, 그리고 각 팀의 주요 유망주까지 모조리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보고서로 감독님께 올려드리고요.”

대칸도 스카우트 팀이 고생해서 올리는 선수 리포터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격려를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대칸이 확인할 것이 있었다.

“우리 구단이 주최하는 트라이아웃의 준비는 어떻게 돼가나요?”

레이첼은 미리 준비한 서류를 꺼내 보면서 대답했다.

“10일 후에 우리 홈구장에서 열립니다. 트라이아웃을 한다는 방법은 비용이 들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열심히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홍보 비용이 없었기 때문에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은 레이첼이 말하지 않았지만, 대칸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잘되어 가고 있군요.”

대칸은 레이첼과 회의를 정리하며 말했다.

“내일부터 6일 동안 저는 데이비드 구단주님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과 한국으로 출장을 갔다 옵니다. 제가 없는 동안에도 스카우트 팀의 업무가 잘 진행되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칸이 회의를 그렇게 종료하자, 레이첼은 감독실에서 나와서는 소리 죽여 환호하였다.

‘해방이다! 해방!! 저 악마 같은 새끼가 자리를 비운다고! 나도… 제발 쉬자!!’

하지만 바로 대칸이 나와서는 레이첼에게 말했다.

“아! 한 가지! 깜박한 것이 있네요! 제가 복귀하기 전까지 리그 1 소속 팀의 이적 현황과 선수 명단 및 코치 명단 관련 분석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 2군과 U-23, 유소년 선수들까지 포함해서요.”

일주일 만에… 절대 할 수가 없는 업무 지시!

“…….”

레이첼은 마치 죽일 수 있다면… 살인도 가능한 눈빛으로 대칸을 노려보았고, 그는 무심하게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악!! 저 미친 개새끼!!”

레이첼은 간만에 폭발하였으며, 그런 그녀를 다른 직원들은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보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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