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화
처음 듣는 스킬 포인트라는 용어에 대칸이 궁금한 표정을 짓자, 축구 매니저는 바로 스킬 포인트를 설명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스킬 포인트는 레벨이 상승할 때마다 유저에게 제공하는 포인트입니다. 스킬 포인트로 새로운 스킬을 배우기 위한 랜덤 스킬 박스를 구입하거나, 성장형 스킬을 보유하고 계실 경우에는 기존 스킬 성장이 가능합니다.]
“흠… 그렇군!”
간단하게 새로운 스킬을 배우거나, 성장형 스킬 성장이 가능한 포인트였다.
“랜덤 스킬이라…….”
저번 시즌에 대칸이 거금을 주고 돌렸던 랜덤 스킬 박스를 구입하여 돌렸던 경험이 있다. 무작위 새로운 스킬… 작년처럼 좋은 스킬이 나올 수도 있지만, 데이비드처럼 엉뚱한 스킬이 생길 수도 있었다.
“낮은 확률의 새로운 스킬에 기대하는 것보다는… 기존 스킬 성장시키자!”
기존 스킬을 성장시키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하고, 맞는 선택이라고 그는 확실하게 판단하였다.
대칸은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육체파 감독의 지휘 능력(E-성장형 1레벨) 스킬에 대해서 다시 살펴보았다.
스킬 : 육체파 감독의 지휘 능력(E-성장형 1레벨)
설명 : 지휘하는 선수들의 모든 신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가 약간 낮아집니다.
세부 설명 : 감독 레벨이 증가하면 스킬 레벨이 조건부로 같이 증가합니다.
리그 1에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을 강력하게 만들어 주고 부상을 예방해 주었던 최고의 에픽 스킬!
“역시 더 고민할 필요도 없겠어!”
랜덤하게 좋을지도 모를 새로운 스킬을 얻는 것보다는 에픽 스킬을 레벨 2로 성장시키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
“육체파 감독의 지휘 능력 에픽 스킬을 2레벨로 올려줘.”
대칸의 말에 축구 매니저는 즉시, 메시지를 올렸다.
[스킬 포인트와 현금을 사용하여 에픽 스킬의 2레벨로 성장이 가능합니다. 성장을 위해 비용 1억 원을 지불하시겠습니까?]
“…….”
이 거지 같은 축구 매니저는 이번에도 돈을 요구하였다. 그것도 1억이라는 거금을! 하지만 자신의 발전을 위해 대칸은 눈물을 머금고 돈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더럽고 치사하지만! 가져가! 가져가라고!! 질러! 고! 고!”
대칸이 쓰린 배를 잡고 돈을 지불하는 것을 결정하자, 축구 매니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성장 비용 지불이 완료되었습니다. 에픽 스킬의 레벨이 2가 되었습니다. 성장 방향을 선택하십시오.]
축구 매니저는 두 가지 성장 방향을 대칸에게 제안하였다.
1. 토너먼트의 강자! 토너먼트 형태의 대회에서 모든 선수 신체 능력치가 추가로 1 상승합니다.
2. 리그의 강자! 정규 리그에서 모든 선수 신체 능력치가 추가로 1 상승합니다.
아… 도저히 쉽게 선택할 수가 없는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축구 매니저였다.
리그의 강자! 지금 당장 승격이 중요한 웨스트 릴링 FC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현재 상황에서 바로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승격하는 것도 힘들었고, 장기적으로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하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라 기적적인 성과가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리그 경기에서 강해지는 옵션을 무조건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토너먼트에서 강해지는 토너먼트의 강자를 포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토너먼트… FA 컵과 리그 컵이 먼저 생각났다. 단기전인 토너먼트에서 상대편이 예상하는 것보다 강한 전력은 변수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토너먼트에는 유럽 클럽 대항전인 유로파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유럽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토너먼트의 강자!’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1부 리그에 올라가야! 유럽 클럽 대항전에 참여할 수가 있었다.
즉, 당장의 승격을 위해서는 ‘리그의 강자!’, 미래의 영광을 위해서는 ‘토너먼트의 강자!’를 선택해야 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선택지! 대칸은 도저히 선택할 수가 없었다.
대칸은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축구 매니저에게 물었다.
“스킬 성장 방향을 언제까지 선택해야 하지?”
[스킬이 적용되는 시즌 시작 전까지 선택하시면 됩니다.]
다행히, 다행히 선택하는 제한 시간이 있지는 않았다.
“그럼, 선택 보류! 나중에 선택할게.”
대칸은 그렇게 자신의 스킬 성장 방향 선택을 보류하였다.
대칸이 축구 매니저 화면을 닫고서는 샤워를 하고 해장국을 끓여 먹어서 쓰린 속을 달랬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진정시켜서 살 만해지자, 다른 생각도 들었다.
“데이비드는? 어떤 보상을 받았을까? 지금쯤이면 확인했겠지?”
그리고 데이비드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뚜~ 뚜~
신호음이 얼마 가지 않아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대칸은 목소리를 듣기도 전에 질문부터 하였다.
“야! 넌 무슨 스킬 나왔냐?”
- 스킬요? 무슨 스킬?
“축구 매니저!”
대칸의 질문에 데이비드는 당황한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하였다.
- 아, 그거요. 근데 형님…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일이 꼬였어요.
“뭐? 일이 꼬이다니? 무슨 말이야.”
- 하… 그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데이비드는 난감하다는 듯이 말을 연결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대칸은 더욱 답답해서 재차 질문을 하였다.
“무슨 일인지 천천히 설명해 봐!”
- 그러니까… 제가 지금 아버지한테 축구 매니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아담에게 축구 매니저를 설명해?
“뭐야? 왜 갑작스럽게 축구 매니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그건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되잖아.”
- 그게… 그러니까…….
“내가 이해가 되도록 설명하라고!! 제발!!”
데이비드가 이해가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자, 대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런데!
- 대칸 감독님.
다른 목소리가 전화에 끼어들었다.
“아담 단장님?”
갑작스럽게 전화를 받은 아담도 역시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 지금 상황이 복잡한데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
대칸은 최대한 침착하게 궁금증을 참고서는 아담의 말을 기다렸다.
- 그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 문제가 뭔가요?”
대칸의 말에 아담은 데이비드와 무언가를 말하고서는 대답했다.
- 아무래도 전화로 이야기하기에는 복잡하군요.
“하… 단장님! 저 답답해 죽는 것을 보고 싶습니까? 말해주세요!”
- 축구 매니저 시즌 정산을 하면서 여러 가지 변화와 퀘스트, 그리고 그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으면 받을 페널티가 생겼습니다.
“변화? 퀘스트? 페널티?”
생각지도 못한 키워드가 나오자, 대칸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 일단은… 솔직히 저도 지금 상황이 믿기지도 않고, 정리가 안 돼서… 데이비드와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사무실에서 만나서 하시죠.
“네? 단장님! 조금 더 많은 설명을! 이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아무것도 이해가 안 됩니다.”
- 하… 그게… 내일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대칸의 질문에도 아담은 내일 보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끊어진 휴대폰을 보면서 대칸의 입에서는 혼잣말이 절로 터져 나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일단 아담이 왜? 축구 매니저를? 무슨 변화가 있었기에?
“아담이 어떻게 축구 매니저를 알게 된 거지?”
퀘스트? 임무? 여태까지 축구 매니저가 강제 퀘스트를 준 적이 없었다.
“퀘스트는 어떤 퀘스트를 말하는 거고?”
마지막으로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페널티를 받는다고?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 미치겠다!”
인내심이 바닥난 대칸이 데이비드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왜? 이 자식은 전화를 안 받는 거야!”
그래서 아담에게 전화를 했지만 역시나! 아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뭐야? 아담과 데이비드는 왜? 그리고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정말 미치겠네!!”
대칸은 결국 폭발하였고, 급하게 외투를 입고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궁금증이 폭발한 대칸이 단걸음에 바로 아담의 집에 방문하였다. 그리고 최대한 흥분을 참고서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누구세요?”
아담의 부인이 문을 열고 대칸을 맞이해 주었다.
“안녕하세요! 바커 부인, 아담 씨와 데이비드를 만나러 왔습니다.”
대칸의 말에 부인은 웃으면서 2층을 가리키며 안내했다.
“지금 두 사람이 2층에서 회의 중이에요. 아주~ 심각하게!”
“네, 감사합니다!”
대칸이 부인에게 인사하고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대칸이 2층에 올라가서, 데이비드의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털컥.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방 안에서는 아담과 데이비드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담 씨! 데이비드! 무슨 일입니까?”
대칸이 들어오자, 아담과 데이비드는 예상했기 때문에 먼저 자리에 앉으라고 권유하였고, 대칸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세 사람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먼저, 지금 일이 어떻게 됐는지 설명해 드릴게요.”
데이비드는 축구 매니저가 어떻게 일을 진행시켰는지를 대칸에게 설명하였다. 그는 시작부터 현재까지 장황하게 말을 이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결론은 데이비드 네가 구단주로서 제 역할을 못 했다.”
“네, 축구 매니저가 그러더군요.”
“그래서 축구 매니저는 아담 단장님을 새로운 단장 유저로 임명했다는 말이지.”
“네.”
데이비드가 축구 매니저에서 시즌 결산에 들어갔을 때, 축구 매니저는 이번 시즌에서 데이비드가 제대로 구단주 역할을 하지 못했고, 단장인 아담이 구단을 운영했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데이비드의 시즌 보상을 대신하여 아담을 단장으로 새로운 축구 매니저로 각성하는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상황을 이해한 대칸과 아담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단장님도 축구 매니저가 눈에 보이시나요?”
아담도 여전히 황당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이 전혀 믿을 수가 없는… 현실 같지 않은 능력을 각성했네요. 그것도 단장직으로… 눈앞에 관련된 정보 창이 떠있네요.”
대칸은 웃으면서 아담에게 환영 인사를 건네었다.
“축구 매니저의 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렇게 아담은 세 번째 축구 매니저의 유저가 되었다.
아담의 축구 매니저 단장의 능력은 데이비드와 거의 동일했다. 구단의 자금을 운영하고, 서설과 조직을 관리하고, 시설에 투자가 가능하였다. 물론 단장의 입장에서 운영진을 꾸려서 운영하고, 선수의 영입과 이적까지도 가능하였다. 거기에 하이라이트는!
“게다가, 스킬까지 받았다네.”
“스킬까지요!”
아담은 ‘호감도’라는 스킬까지 받았다.
스킬 : 호감도(R), 설명 : 대화하는 사람이 가진 자신의 구단에 대한 호감도를 알 수 있습니다.
세부 설명 : 대화하는 사람이 웨스트 릴링 FC에 호감을 가지고 있으면 파란색으로 표시가 되고, 중립적이면 노란색, 불만이면 붉은색으로 표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