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화
【 포트 베일전 】
“좋은 아침입니다.”
“네! 감독님 좋은 아침입니다.”
구단에 출근한 대칸은 오랜 기간 구단을 지켜온 로니와 인사를 나누면서 사무실로 들어왔다.
“헤이! 로니 스카우트~ 좋은 아침입니다.”
“타일러 팀장님도 반가워요!”
“루카스 코치님, 아 그리고 잭 코치님 오늘 표정 좋아 보이시는데요?”
“하하, 매튜 코치님은 얼굴 좀 펴시고요.”
“제이크 스카우트님도 오래간만입니다!”
“김종일 코치님도 좋은 아침입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도 대칸은 많은 사람들에게 밝게 인사했고, 사람들은 ‘괜찮은가?’라고 생각하면서 받아주었다.
오전 10시.
“오늘 코치 회의 시작하시죠.”
감독실에서 대칸을 비롯한 코치들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대칸은 우선은 전략 분석 팀이 작성한 어제 경기 분석 보고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제 경기는… 솔직히 우리의 실수였습니다.”
“…….”
“이제는 우리 팀이 강팀입니다. 반대편 팀이 우리 팀에 맞춰서 전술을 변경하는 경우를 더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외부적인 상황이 있더라도… 에드워드를 빼서는 안 되었습니다. 우리 최대 전력을 사용해야죠.”
대칸은 타일러 전략 분석 팀장에게 말했다.
“타일러 팀장님은 앞으로 상대하는 팀에 대한 심층 분석 자료를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일러는 메모를 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물었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심층 분석 자료의 레벨을 알고 싶습니다. 저희 팀도 인력이 많은 것이 아니라서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제가 원하는 심층 분석은 저번 시즌의 자료 정도까지 추가적으로 분석하는 정도면 됩니다.”
타일러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살짝 많은 범위긴 하지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는 다음 경기 상대 팀에 대해서 전 시즌 내용까지 분석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다음으로 대칸은 코치들을 보면서 말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메이슨 전술 코치님께서도 플랜 A, B 정도가 아닌, C, D까지 고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메이슨 전술 코치도 의욕적으로 대답하였다.
“그럼 다음 경기에 대해서 일단은 자료를 보면서 회의하시죠.”
다음 시즌 32차전은 포트 베일 FC로 현재 리그 14위에 있는 팀이었다.
“포트 베일 FC… 전반기 경기에 대한 분석은 어떤가요?”
메이슨 전술 코치가 전반기 경기 요약 자료를 보며 말했다.
“사실… 전반기 자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당시가 포트 베일이 격렬한 몸싸움을 시도해서 칼슨 선수가 대응했던 경기였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는 메이슨의 말에 대칸은 타일러 전략 분석 팀장에게 말했다.
“작년 시즌 경기를 토대로 포트 베일 FC를 분석한 자료가 혹시 있나요?”
“아마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레벨은 아니겠지만 간략한 자료는 있습니다.”
타일러가 준비한 자료에는 포트 베일 FC가 미드필더가 중심이 되는 4-2-3-1 포메이션을 자주 사용한다는 말이 있었다.
“4-2-3-1?”
“네, 공격과 수비에 있어서 균형이 잡혀있는 진형이며, 경기 도중에 수시로 4-1-4-1의 형태로 변환하여 변칙적인 운용이 가능한 진형입니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자신이 직접 포트 베일 FC의 경기를 봤던 정보를 기반으로 추가 정보를 말했다.
“4-1-4-1 진형뿐만이 아니라 가끔씩은 4-3-3 진형으로 변경도 하더군요.”
대칸의 말에 타일러 전략 분석 팀장이 살짝 당황하면서 자료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자료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괜찮습니다. 지금 자료가 기본 자료라서 이해합니다. 다만 모레까지 심층 분석 자료를 만들어 주십시오.”
“네.”
다음으로 대칸은 메이슨 전술 코치에게 지시했다.
“선수들이 4-2-3-1, 4-1-4-1, 4-3-3 포메이션 변경 때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검토를 부탁드립니다.”
“네, 다행히 이 팀 감독이 제가 뮌헨 출신 친구라서, 그 친구가 있던 시기의 뮌헨 전략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고려해서 대응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대칸이 다음으로 팀 포메이션을 선언하였다.
“이번 우리 팀 포메이션은 4-5-1입니다.”
대칸의 말에 모든 코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아시지만…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 팀의 모든 전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중앙 미드필더 장악입니다. 미드필더에 많은 선수들을 포진시켜서 상대 팀에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칸의 말대로 연습 경험치가 많아서 완성도가 높은 4-5-1 진형에 선수 개인 전술의 세분화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현상이었다.
“의견 있으신가요?”
대칸의 말에 코치들은 포메이션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고, 선수 개인에게 전략적인 움직임을 부여하는 데도 동의했다. 하지만… 어떤 선수를 기용하는지가 고민이었다.
“원 톱 공격수는 당연히 에드워드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이었다.
“미드필더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딜런을 선발 출장 시키겠습니다.”
공미가 가능한 선수 중에 가장 뛰어난 딜런을 대칸이 선택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의견이 있는지 메이슨 전술 코치가 입을 열었다.
“포트 베일 FC는 미드필더 지역에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딜런 선수가 반칙을 할 만한 상황이 많을 수가 있습니다.”
“그럼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딜런 선수만 아니면 누구든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포트 베일 FC가 강한 팀은 아니니까요.”
메이슨의 의견이 적합했다. 그래서 대칸은 고개를 끄덕였고, 매튜가 그 타이밍에 말했다.
“사무엘 선수를 쓰시죠.”
“아… 혹시?”
매튜는 대칸과 눈을 마주치며 씩 웃으며 대답했다.
“감독님께서 알아차리신 모양인 것 같은데… 제가 현역 시절에 포트 베일 FC와 자주 경기를 해봐서 경험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이 팀… 전후반전 마지막 타임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역시, 사무엘의 스킬인 ‘후반 집중(R) : 전후반 종료 5분 전, 기술 관련 능력치 1 상승’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팀이었다.
“사무엘 선수의 공격 포인트가 전후반전 종료 전에 많이 나오기 때문에, 사무엘 선수를 선발했으면 합니다.”
매튜의 의견에 모든 코치들이 동의했고, 사무엘의 선발이 결정되었다.
“좌우측 미드필더는 라이언 선수와 알피 선수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찰리 선수가 자리 잡고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는 당연히 게리 주장이 들어갑니다.”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동의하는 선수 선발이었다. 하지만 잠시 루카스 코치가 고민하다가 손을 들었다.
“하지만 감독님…….”
“네, 말씀하십시오.”
“포트 베일 FC는 하위권 팀입니다. 우리 팀의 주전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후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보상하는 것도 고려해 보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루카스 코치의 말에 대칸은 웃으면서 말했다.
“코치님? 우리 팀의 일정이 빡빡한가요?”
“네? 그건 아닙니다.”
웨스트 릴링 FC는 모든 컵 대회에서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그 경기에만 치중하면 되는 상태였다.
대칸은 단호하게 말했다.
“주전 선수들에게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은 후보 선수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대칸은 코치들을 보면서 선언하듯이 말했다.
“앞으로 우리 팀은 승리만을 향해서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최고의 멤버만 경기에 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후보 선수 관리나 로테이션은 한동안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대칸의 말을 이해했는지,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동의하였다.
“다음 4백 라인을 보고 이야기하시죠.”
센터백에는 바로 대니얼과 피터의 이름이 적혔다.
“두 선수는 무조건 선발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에 이견은 절대로 없었다.
“문제는 윙백 포지션입니다.”
매튜가 우선 말을 꺼냈다.
“우측 윙백은 아치 선수가 가장 뛰어납니다. 비록 멘탈적인 부분에서 한 번씩 문제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장 뛰어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대칸은 천천히 좌측 윙백에 아치의 이름을 적었다.
“문제의… 좌측 윙백은… 격전지입니다.”
“하하… 네, 격전지라는 말이 맞네요.”
김종일 수석 코치가 천천히 세 명의 이름을 말했다.
“가론 선수와 가브리엘 선수, 그리고 칼슨 선수가 있군요.”
대칸이 우선은 칼슨에 대해서 끊었다.
“칼슨 선수는 일단 후보입니다. 교체 투입을 위해 대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가론 선수와 가브리엘 선수가 남습니다.”
두 선수의 이름을 보면서 모든 코칭스태프가 선뜻 결정하지를 못하였다.
가론과 가브리엘…….
가론 아망스(20살, 윙백, 330/420)
스킬 : 포세이돈의 축복(U), 설명 : 비 또는 눈 오는 날에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합니다.
가브리엘 챔버레인(25살, 윙-윙백, 314/325)
스킬 : 하위 팀 킬러(U), 설명 : 리그 10위 이하의 팀과 대결 시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일단 축구 매니저의 능력치만 보면 가론이 앞서갔다. 하지만 가론은 컨디션 기복이 심한 편이었고, 아직 완성된 몸이 아니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그에 반해서 가브리엘은 하위권 팀을 만났을 때는 확실하게 완벽하게 그 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는 거의 나오지를 않았다.
두 선수를 보면서 코치들이 고민하는 이유는…….
“하필 이번 경기는 하위권 팀에다… 경기 날에 비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가론의 강점인 수중전에 가브리엘의 강점인 하위 팀과의 대결이었다.
“흠…….”
대칸이 고민하는 동안에 코치들은 각자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팀 분위기 측면에서도 두 사람의 경쟁은 살짝 과열된 것이 사실입니다. 차라리 감독님, 확실하게 이 기회에 주전 선수를 결정하시죠.”
“솔직히 두 선수 다 기량적인 측면에서는 비슷합니다.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다면 가론 선수를 선발 출장하여 주전 자리를 확고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전을 확정하는 것보다… 경쟁을 유지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 선수가 서로 자극을 받아서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과도한 경쟁은 부상을 불러오거나 팀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포지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로테이션을 돌렸으면 합니다. 여태까지처럼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는 가론이 출전하고 하위권 팀 상대로는 가브리엘이 출전하는 것이 체력 관리 부분에서도 좋습니다.”
전반기만 해도… 가브리엘이 미드필더 로테이션에도 속했던 탓에 가론과 가브리엘의 경쟁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겨울 이적 시장에서 사무엘과 찰리를 영입함으로써 미드필더 지역에서는 이미 선수들이 넘쳐났기 때문에 가브리엘의 자리가 자연스럽게 윙백으로 내려왔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경쟁이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대칸은 모든 사항을 확인하고, 코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는 말했다.
“여기서 바로 결정하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네요.”
대칸은 자신이 가진 서류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일단, 훈련을 통해서 두 선수의 컨디션과 상황을 보고 결정하시죠.”
“네.”
그렇게, 다음 경기 주전 선수들은 가론과 가브리엘을 제외하고 모두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