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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81화 (81/445)

81화

단장실.

대칸과 데이비드, 아담이 함께 있는 이 공간에서… 데이비드는 죄인이었다.

“데이비드! 너 구단주야! 구단주라고!! 네가 하는 말이 가볍지 않다고!”

“죄송해요.”

“하… 진짜 답답하네!”

아담의 질책에도 데이비드는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대칸은 조용히 데이비드가 혼나는 것을 보다가 말했다.

“솔직히… 아까는 정말 어안이 벙벙하면서 데이비드 이 자식을 어떻게 죽일까 생각했는데…….”

대칸이 잠시 뜸을 들이자, 아담과 데이비드도 조용히 그의 뒷말을 기다렸다.

“생각해 보니 해볼 만하네요. 마침, 에드워드도 한 경기 정도 휴식이 필요했고요.”

대칸의 구세주 같은 말에 데이비드가 그의 발에 매달려서 외쳤다.

“형님! 감사합니다!!”

대칸은 귀찮다는 듯이 매달려 있는 데이비드를 발로 쳐내고서는 말했다.

“에드워드가 대단한 선수인 건 맞지만, 그 녀석이 없더라도 웨스트 릴링 FC는 강합니다. 다음 경기에서 증명해 보이죠.”

다음 날 코치 회의.

“어제 감독님이 급한 일로 빠지셨던 회의를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먼저 저희끼리 이야기했던 결과부터 말씀드리죠.”

김종일 수석 코치가 전략적인 부분에서 논의되었던 내용과 선수 기용에 대해서 정리하여 열심히 대칸에게 말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가 먼저 단서를 달았다.

“다들… 어제 소동으로 아시겠지만, 에드워드는 선발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한 경기 강제 휴식을 줘야겠네요. 이 점을 감안하고 다시 선발진 이야기 고민하겠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이야기입니다.”

“미드필더부터 다시 점검하시죠.”

“MK 던스에 맞춤형 진형도 고려하시죠.”

이미 코치들도 에드워드가 빠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준비 회의가 시작되었고, 오랜 시간 그들은 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시즌 31차전 경기 날이 왔다.

[시즌 31차전 웨스트 릴링과 MK 던스의 경기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네, 리그 1위 팀과 4위 팀의 대결인 만큼 정말 치열한 경기가 예상됩니다.]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어? 그런데 진형이 특이하네요.]

해설자의 말대로 MK 던스의 진형은 대칸 감독과 코치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5-4-1? 이건… 9백 포지션?”

대칸 감독의 말에 김종일 수석 코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MK 던스 FC는 작년 시즌에 리그 1(3부 리그)에서 강등된 팀이다. 그리고 그런 MK 던스에게 있어서 작년 시즌 강등을 피하기 위해 강팀을 상대로 자주 사용했던 진형이 바로 5-4-1, 단 한 명의 공격수만 나와있고 다른 아홉 명의 선수들은 수비 지역에 있는 9백이었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다가 공격수의 역습을 통해서 이기면 대박이고, 비기기를 바라는 것이 목적인 진형이자 전술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략이네요.”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대로… 4부 리그에서 어지간한 일이 있지 않다면 9백은 보기 힘든 진형이었다. 게다가 4위에 있는 팀이 이런 전술을 사용한다는 것은 MK 던스 코칭스태프가 웨스트 릴링 FC의 전력을 인정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웨스트 릴링 FC가 준비한 진형은 4-5-1, 미드필더 지역에 선수를 많이 배치하여, MK 던스의 측면 플레이를 사전에 봉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9백을 상대로 이 전략은 의미가 없었다.

“감독님, 숙련도가 높은 다이아몬드 4-4-2로 변환하시죠.”

대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김종일 코치가 진형 변경을 지시하였고, 선수들은 재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뭐야… 여기도 선수? 저기도 선수?”

“돌파를 해도 의미가 없네… 수비수가 밀집되어 있으니…….”

“수비수 끌어내게! 중거리 슛을 해!”

“미드필더 선수들도 더 올라가!”

대칸과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세부 지시를 변경하여 적극적으로 공격하도록 지시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9백에 상대로 선수들이 플레이해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수비 전략에 크렉인 에드워드의 부재는 컸다. 에드워드는 개인 돌파가 주특기인 공격수이다. 그래서 많은 수비수가 있을 때에도 순간적인 돌파로 기회를 만들어서 득점이 가능한 유형이었다.

하지만 라이언은 활발한 활동량과 뛰어난 스피드로 공격 진형을 휘젓고 수비수를 압박하는 스타일이었는데… 9백을 상대로 효과가 미미했고 다른 공격수인 도널드는 전체적으로 부족함이 많은 선수였다.

오직, 강한 중거리 슛을 가진 딜런이 가장 경쟁력이 있었지만… MK 던스의 수비수들은 그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딜런에게 중거리 슛을 찰 수 있는 각을 주지 않았다.

“미드필더들 올라가! 더 적극적으로 돌파하라고!”

결국에 코치들의 지시에 미드필더 선수들이 공격 지원에 나섰지만, 오늘 샘의 컨디션은 최악이었고 부지런하고 연계 플레이가 강점인 아치도 촘촘한 수비진을 상대로는 해결책이 되지 못하였다.

“감독님?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습니다. 찰리 선수의 위치를 더 올려서 공격 자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오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찰리가 체력이 떨어진 게리를 대신해서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격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루카스 코치는 찰리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까지 올려서 극단적인 공격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시죠.”

대칸의 지시가 떨어지고, 찰리도 공격에 가담하였다. 그래도 득점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전반 30분까지 이어지자, 대칸의 극단적인 지시까지 이어졌다.

“알피! 가론! 더 올라가! 오버래핑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윙백 선수들까지 움직이는 동선을 올렸다.

전반 종료 직전, 혹시나 했던 일이 벌어졌다.

탁.

“……!!”

샘의 패스가 MK 던스 공격수 발에 걸렸다.

“젠장! 수비해!”

그리고 동시에 MK 던스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 지역에는 대니얼과 피터가 있었고, MK 던스의 빠른 세 명의 선수들이 역습을 위해 침투했다.

“피터! 공 잡은 녀석을 마크해!”

피터에게 한 선수를 부탁한 대니얼은 머리를 아주 빠르게 돌리고 있었다.

두 명의 사이드에서 침투하는 선수 중에… 누가 리스크가 큰지, 그리고 누가 공을 받을 확률이 높은지, 누가 뛰어난 선수인지… 대니얼이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하여 포지션을 살짝 오른쪽으로 위치하여 공이 오길 기다렸다.

“아…….”

그런데 피터가 너무 쉽게 2:1 패스로 돌파당하고, 대니얼이 급하게 태클로 공을 걷어내려 하지만 이미 공은 상대편의 발에 강한 슛이 되어있었다.

철렁!

강열한 골망을 흔드는 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MK 던스 선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골 세리머니를 하였다.

[아… 강력한 역습입니다. MK 던스가 0:1로 앞서갑니다.]

[네. 완벽한 역습이었습니다. 미드필더 지역에서 공을 가로챈 MK 던스가 선수들 간에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득점에 성공하였습니다.]

[리플레이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 샘 선수! 너무나 안일한 패스를 하다가 공을 빼앗겼습니다. 그리고 공을 빼앗은 위치가 너무 좋았죠. 웨스트 릴링 FC의 대부분 선수들이 공격 진형 깊숙이에 있었기 때문에 수비에 가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피터 선수를 제치는 2:1 패스도 예술적이었고요.]

삐삑~

[마침 전반전이 종료됩니다. 웨스트 릴링 FC와 MK 던스 FC의 경기는 현재 0:1로 MK 던스가 앞서고 있습니다.]

하프타임 라커룸.

생각지도 못한 역습에 일격을 맞은 웨스트 릴링 FC… 모든 사람들은 살짝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감독인 대칸 역시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자! 일단 재정비하시죠. 닥터는 선수들 몸 상태 확인해 주시고요. 루카스 코치는 후반전 공격 관련해서 의견 있으면 주세요. 수석 코치님은 선수들 상태 확인해 주시고요.”

대칸 감독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은 재정비를 하였고, 코치들은 급하게 전술을 검토하였지만 분위기가 약간 이상했다.

“하… 재수가 없었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한 번 정도는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우리 팀이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

대칸의 귀에 선수들의 대화가 들렸고, 대칸은 순간 ‘승리’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천둥처럼 울렸다.

‘승리… 승리… 승리!!’

대칸은 스스로 자신이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비드의 실수이긴 했지만… 그런 내기에 휘둘리는 것이 맞는가? 이거는 뭐… 축구 매니저 치트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감독의 전형적인 모습이잖아!’

이기기 위해서라면 모든 힘… 사력을 다해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꽂혔다.

“승리! 승리해야지! 무조건 이겨야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해야지!”

대칸의 갑작스러운 큰소리에 선수들이 화들짝 놀랐다.

“한 번쯤 진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우리는 무조건 이긴다! 지금의 웨스트 릴링 FC는 절대로 져서는 안 되는 팀이야!!”

대칸의 갑작스러운 분위기에 라커룸의 분위기도 변했다.

“자! 다들 모여!”

대칸의 지시에 선수들과 코치들이 모였다.

“다들 오늘 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어라. 한 번쯤 저도 괜찮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우리는 절대로 지지 않는다!”

“네!”

대칸은 자신의 능력을 축구 매니저를 통해 100% 활용하여 선수들에게 세부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간다!”

더 이상 데이비드의 내기에 휘둘릴 때가 아니었다.

“너의 스피드로 적의 수비진을 흔들어! 특히, 14번 선수는 스피드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찬스를 노리다 보면 완벽한 기회가 올 거야. 그 기회를 놓치지 마라!”

“네.”

“라이언, 오늘은 네가 해줘야 한다. 에드워드가 틈을 만들면 네가 골을 넣는다. 평소와 다르게 개인기 위주의 돌파를 시도해라. 아마 반대편에서도 에드워드의 돌파는 주의하겠지만 너의 돌파는 생각지 못할 것이다. 윙백인 5번 선수는 발이 빠르고 드리블이 좋은 공격형 윙백이다. 수비적인 움직임이 중앙 돌파만 막는다는 특징이 있으니, 사이드로 돌파하여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방법도 생각해라.”

라이언도 ‘네’라고 대답했다.

“딜런, 너는 오늘 패서가 아니라 공격수다. 플레이 메이킹이라는 단어는 생각도 하지 마라. 라이언과 같이 돌파를 위주로 플레이해라. 아까 14번 선수가 스피드가 느리다고 했지만 몸싸움은 좋다. 하지만 다른 센터백 선수인 19번 선수는 발재간이 좋고 백업이 좋지만 몸싸움에 취약하다. 딜런 네가 강력하게 몸싸움을 유도해야 한다. 반칙을 받아도 좋다!”

“감독님! 잘 알겠습니다.”

“샘은 후반전에 교체다. 컨디션 관리도 제대로 못 하는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뛸 자격이 없다. 레오가 투입되어 공 관리에 주력한다. 어차피 9백이라 키 패스가 나오기 힘드니 선수들의 연결 고리 역할과 역습 시 1차 수비 역할을 해라.”

레오도 확실하고 자신이 잘하는 역할 부여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크게 대답했다.

“알피와 아치는 수시로 포지션을 교체하면서 공격에 나서라, 즉 한 선수가 공격에 나서면 다른 선수는 수비를 확실하게 담당하여 역습 상황에 대비해라. 무엇보다 그 오른쪽 라인의 반대편 수비수들이 많이 지쳤다. 체력적으로 경기 후반부에 갈수록 기회가 생길 테니 절대로 놓치지 말고!”

두 선수는 동시에 ‘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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