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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75화 (75/445)

75화

19차전 크롤리 타운 FC와의 대결.

대칸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이 하위권 팀이라는 생각에 쉬어가는 부분으로 생각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이 경기가 복병이었다.

삑!

심판의 휘슬… 그리고 심판이 주머니에서 거침없이 옐로카드를 꺼낸다. 하지만 크롤리 타운 FC 선수의 표정에는 동요가 하나도 없었다.

강등 경쟁을 하는 팀으로… 설사 지더라도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거친 플레이를 하고 있는 크롤리 타운 FC였다.

그러다 보니 대칸의 대응은 간단해졌다.

“조심해! 상대편 선수를 조심하라고.”

어차피 전반 초반에 에드워드와 딜런이 사이좋게 한 골씩 넣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최대한 수비적으로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발생했다.

후반전 20분.

[앗! 크롤리 타운 FC의 20번 선수와 피터 선수가 공중에서 부딪쳤습니다.]

[네, 여기서 봐도 피터 선수에게 충격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공중 볼을 걷어내려고 하다가… 뒤에서 뛰어 들어온 공격수의 돌진으로 인하여 피터(센터백)가 공중에서 날아가듯이 떨어졌다.

“하…….”

축구 매니저에서는 피터가 부상을 입었음을 알려주었고, 대칸은 한숨을 푹 내쉰다.

“일단, 대니얼… 피터를 대신해서 경기 마무리를 부탁할게.”

다음 경기를 위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대니얼이 급하게 몸을 풀고 경기에 투입되었으며, 그나마 다행스럽게 추가적인 문제 없이 경기는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 * *

경기 다음 날 감독실.

대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피터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실시하였다.

“피터 선수는 최소… 2주 동안은 휴식을 취하면서 부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팀 닥터가 확실하게 피터가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음을 선언하였다. 다음 경기는 하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링컨 시티 FC…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김종일 수석 코치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대니얼과 루이를 주전으로 출전시키면서 수비형 미드필더인 게리와 제이콥을 동시에 투입시켜야 합니다. 진형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클래식 4-2-3-1 진형처럼 보이지만 수미들이 더 쳐져있는 4-2-2-1-1 진형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종일 코치는 수비를 안정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선수 운영과 진형, 전술을 제안하였다.

참석한 대부분의 코치들은 고개만 끄덕이며 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피터가 출전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기량이 부족한 루이를 투입하여 안정적인 수비를 유지하기 위한 지극히 상식적인 운용이었다.

“제 의견은 다릅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매튜가 손을 들었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매튜를 향했다. 그리고 매튜가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루이 선수를 대신해서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편 수비가 훨씬 안정될 겁니다.”

“뭐? 안 됩니다!”

하지만 역시나 김종일 코치가 가장 먼저 일어나서 반대를 외쳤다.

“매튜 코치님! 당신이 부상 복귀 경기를 치른 지 일주일도 안 지났습니다. 그런데 치열한 몸싸움이 예상되는 링컨 시티와의 경기에서 뛰겠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김종일 코치의 의견에 전술 코치인 메이슨 코치와 루카스 공격 코치까지도 동의하였다. 노장에다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매튜의 짧은 기간 연속 경기 출장은 매우 위험한 판단이었다.

다른 코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매튜는 계속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였다.

“닥터님, 제 부상이 회복된 정도를 확인하셨죠? 그럼 확실하게 말해주십시오. 제가 다음 경기에 뛸 수가 있는 상태인지, 없는 상태인지.”

매튜의 질문에 팀 닥터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의학적으로는… 가능합니다.”

팀 닥터의 답변에 매튜는 말했다.

“제 몸은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제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감독님!”

매튜의 말이 마지막에 대칸을 가리키면서…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대칸에게 향했다.

“…….”

대칸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물론 축구 매니저에서는 매튜의 부상이 노란색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출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 김종일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이 느끼는 불길함을 대칸도 느끼고는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결정권은 자연스럽게 대칸에게 넘어온 상황! 고민 끝에 그는 입을 열었다.

“그럼… 일단 선발은 매튜 선수가 출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자신의 출장 결정에 매튜는 감사함을 표현하였고, 다른 코치들… 특히 김종일 코치의 입에서는 한숨이 크게 나왔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약간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교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루이 선수를 교체 투입하겠습니다.”

대칸의 추가적인 말에도 여전히 김종일 코치의 눈에는 불안함이 있었고, 매튜의 표정에는 활기가 가득했다.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

“매튜 코치님… 잠시 시간을 내주실 수 있나요?”

김종일 코치가 매튜를 불렀다. 그리고 두 사람은 휴게실로 이동하였다.

철컥.

김종일 코치가 음료수를 매튜에게 건네자, 그는 ‘아, 탄산은 죄송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물을 먹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고서는 거절하였다.

김종일 코치는 그의 손에 있는 탄산음료를 거침없이 한 번에 들이켜고서는 말했다.

“캬… 매튜 코치님, 저는 코치님이 정말 걱정됩니다. 왜 이렇게 조급하게 경기에 나서려고 하시는 겁니까?”

부상… 이 지긋지긋한 단어! 부상 없이 완전한 몸으로 경기를 뛰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겪는 고통이고 인내해야 하는 것이 부상이었다.

하지만 매튜와 같이 40이 다 되어가는 나이의 부상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지금 나이의 부상을 잘못 관리한다는 것은 선수 생활이 끝나는 지름길이었다.

김종일 코치 본인도… 선수 시절 말년에 부상 관리를 잘못해서 고생을 심하게 했기 때문에 매튜가 더욱 걱정되었다.

김종일 코치의 진심 어린 걱정을 느낀 매튜는 웃으면서 말했다.

“수석 코치님, 코치님의 가장 말년 시절은 언제셨나요? 행복하셨나요? 아니면 다른 느낌이 있으셨나요?”

“…….”

“코치님… 저는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20년이 넘는 선수 생활 동안에… 지금처럼 좋은 팀에서 뛴 경험도 없었고, 지금처럼 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기억도 없습니다.”

매튜의 말에 김종일 코치는 애꿎은 캔만 만지작거렸다.

“무엇보다 솔직히… 올 시즌이 제게는 마지막 시즌이라고 생각됩니다.”

“네? 매튜 씨… 아직 경기를 더 뛸 수 있습니다.”

“물론 경기는 더 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팀이 리그 1(3부 리그)로 진출한다면 제 역량이 따라갈 수 없을 테니… 은퇴를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매튜는 어울리지 않는 푸근한 인상을 지으며 말했다.

“코치님, 저는 이미 각오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제 마지막 시즌입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팀에서 가장 행복하게 경기를 뛰면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매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래서 1위 팀과의 대결… 우승 경쟁 경기에 빠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도 팀에 보탬이 되는 타이밍에는 절대로 경기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혹시나 이 경기가 제 마지막 경기가 된다고 해도 말입니다.”

매튜가 먼저 자리를 떠나고, 김종일 코치는 한참 동안 휴게실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매튜의 생각을 들은 그의 머리는 복잡했다.

* * *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오늘은 웨스트 릴링 FC와 링컨 시티 FC의 리그 2 시즌 20차전 경기를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캐스터…….]

경기 날이 결국 다가왔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의 라커룸에서 김종일 코치는 매튜의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말했다.

“매튜 씨, 절대로 무리하지 마세요. 평소에 하던 플레이만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만 해도, 우리 팀은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김종일 코치의 염려에 매튜는 씩 웃으면서 자신의 가슴을 두들기며 말했다.

“하하, 걱정 마십시오. 저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네, 웨스트 릴링 FC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이번 경기는 우승을 경쟁하는 1위 팀과 2위 팀의 대결이라 언론의 취재진도 많이 있었고 경기장에 관중도 많았다. 이런 경기에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와우! 에드워드 선수 정말 멋진 개인기입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골을 넣는 데는 실패했지만 수비수 세 명을 바보로 만드는 돌파거든요. 링컨 시티의 수비수들은 에드워드 선수를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에드워드는 초반부터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공을 잡을 때마다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대니얼 선수, 완벽하게 걷어냅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경기를 자주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대니얼 선수의 공중 볼 장악 능력은 엄청납니다. 솔직히 리그 2에서는 압도적일 만큼의 공중 볼 다툼이 가능한 선수이거든요.]

[게다가 대니얼 선수, 오늘따라 얼굴 표정이 다르네요. 아무래도 1~2위 간의 경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대니얼에게 있어서도 링컨 시티는 악연인 팀이었다. 이번 시즌에 우승 경쟁도 경쟁이지만… 저번 시즌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자신이 이적할 뻔했던 팀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기억 때문에 대니얼은 더욱 이를 악물고 경기에 뛰었다.

[중거리 슛! 골!! 골입니다.]

[네, 전반 20분이네요. 에드워드 선수가 수비수들을 몰고 다녀서 중앙에 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딜런 선수가 멋지게 중거리 슛을 성공시킵니다.]

[전반 20분에 웨스트 릴링 FC가 링컨 시티 FC를 상대로 1:0으로 앞서갑니다.]

망나니 딜런도 언론과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경기장을 보고서는 기분이 한참 좋아진 상태였다. 딜런이 아무리 악명이 높다지만 프리미어 리그 경험도 있었고, 챔피언십에서도 주전급 선수였다. 그런 선수의 입장에서 다시 언론에서 집중받고 관중들의 환호를 받는 것은 당연히 반길 일이었다.

[라이언 선수! 오늘 부상에서 복귀한 경기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경기력입니다.]

[수비형 포워드는 라이언 선수죠! 이 선수가 빠져있는 동안에 전방 압박이 거의 없었던 웨스트 릴링 FC였는데, 라이언 선수가 복귀하자 바로 반대편에게 엄청난 부담감을 안겨줍니다.]

[앗! 또 패스 미스가 나옵니다.]

[역시, 라이언 선수! 수비수들이 제대로 패스를 하지 못하게 만들어요.]

짧은 부상 기간을 끝내고 복귀한 라이언은 간만에 회복된 체력을 기반으로 날아다녔다. 반대편에게는 엄청난 압박을 선사하는 동시에 에드워드와 딜런에게는 언제든지 공을 받아줄 수 있는 위치에서 대기하면서 공격을 풀어주었다. 오늘 라이언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아… 이건 뭡니까? 링컨 시티 선수들 또 공을 빼앗겼어요.]

[웨스트 릴링 FC의 조직력이 대단합니다. 사실, 여태까지 주전 선수들이 한두 명씩 부상으로 빠지면서 정말 완벽한 주전 멤버가 나온 적은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미드필더의 레오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주전 선수가 나왔습니다.]

[해설께서 말씀하신 웨스트 릴링 FC의 조직력에 링컨 시티가 힘을 못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편 진형으로 넘어가질 못하는 링컨 시티입니다.]

미드필더의 레오, 샘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넓은 중원을 채워주었으며, 수미에서 게리가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었다. 세 선수의 호흡은 기가 막혔으며, 공격진과 수비진을 연결하는 역할도 기대 이상으로 잘 수행하였다.

덕분에 링컨 시티 선수들은 사방에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만 있는 것처럼 경기에서 느끼고 있었다.

[가론 아망스 선수! 적극적인 오버래핑, 완벽한 타이밍의 침투입니다.]

[이번 시즌 웨스트 릴링 FC의 가장 큰 변화는 윙백입니다. 지금처럼 공격이 가능한 윙백들이 많아졌거든요.]

[센터링! 그리고 라이언 선수가 받아서 바로… 아니 꺾어서 패스! 에드워드 선수의 슛!]

[골입니다! 전반 42분에 에드워드 선수가 완벽한 슛으로 추가 득점을 기록합니다.]

수비진에서도 대니얼과 매튜가 든든하게 버텨주자, 가론과 아치의 적극적인 공간 침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전반 42분에 가론의 오버래핑 돌파가 골로 연결되었고, 웨스트 릴링 FC는 2:0으로 앞서나갔다.

삑삐~

[전반전 종료됩니다.]

[네! 정말 완벽한 웨스트 릴링 FC의 경기력이 돋보이는 전반전이었습니다. 에드워스 선수와 라이언 선수의 공격 진영에서의 완벽한 움직임, 딜런 선수의 환상적인 공 배급과 공격 지원, 미드필더에서는 마치 한 사람이 컨트롤하는 것처럼 체계적인 조직력을 보여주었으며, 안정적인 수비를 기반으로 적절한 타이밍의 윙백들의 침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웨스트 릴링 FC의 플레이였습니다. 이 팀은 절대로 리그 2 레벨이 아닙니다.]

흥분한 해설자를 진정시키고 캐스터가 PD의 지시에 따라서 말하였다.

[그럼 잠시 광고 보고 후반전을 중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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