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71화 (71/445)

71화

선수들이 버스에서 뛰어서 경기장으로 이동하였고, 대칸은 입구에서 나가는 모든 선수들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독려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리는 선수는 바로, 오늘의 키 플레이어인 제이콥이었다.

“제이콥, 오늘 너의 역할이 크다. 그러니 좋은 플레이 부탁한다.”

“네, 감독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행히 충분히 준비한 제이콥의 얼굴에는 부담감이 전혀 없었고 미소만 가득했다.

원정팀 라커룸.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경기복으로 갈아입고서는 장비를 확인하는 동안에 대칸은 코치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전술을 확인하였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콜체스터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고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였기에 준비한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오늘 경기에서의 포지션은 우리가 미리 준비했던 4-5-1 포지션으로 확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선발 명단도 예정대로 하려고 합니다. 이의 있으신 코치님 계신가요?”

메이슨 전술 코치는 자신이 제안한 전술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견이 없었다. 그리고 수비 전담인 매튜와 김종일 코치도 제이콥의 성장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이의가 없었다.

“없습니다.”

조용한 코치들을 대표해서 김종일 수석 코치가 대답을 하였다.

FW : 에드워드 바커(385/481)

AM : 딜런 덱스터(396/464)

LM : 라이언 힐(373/398), RM : 알피 부시(375/445)

DM : 제이콥 펜(324/330)―게리 워커(364/350)

LWB : 가론 아망스(334/420), RWB : 아치 바커스(370/389)

DF : 대니얼 보얀(374/400)―피터 존슨(347/382)

GK : 노아 본드(355/371)

이번 4-5-1 전술은 콜체스터의 4-4-2 전술을 중원에서부터 봉쇄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이었다. 공격수인 라이언이 사이드 미드필더로 내려가면서 중원에서의 압박과 안정감을 더해주는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에 제이콥이 콜체스터의 핵심 플레이어인 할리 달튼을 봉쇄하여 미드필더를 완벽하게 장악할 예정이었다.

할리 달튼(29살, 윙포워드, 368/418)

기술 138/161, 정신 139/156, 신체 91/101

스킬 : 뛰어난 감각(R), 설명 : 퍼스트 터치, 예측력, 집중력, 판단력 능력치가 3 상승합니다.

이번 시즌의 콜체스터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전력을 가진 팀이라고 평가할 수가 있었다. 언론이 예상하는 순위도 중위권이었으며, 실제 팀의 선수들의 수준도 중위권에 해당되었다.

유일하게 윙포워드인 할리 달튼의 돌파가 위협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변수를 없애기 위해서 제이콥에게 전담 마크를 지시한 것이다.

팀의 진형과 전술을 확정하고 대칸 감독은 선수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러자, 수석 코치인 김종일 코치는 제이콥에게 전담으로 붙어서 세부적인 전술을 지시하였다.

“제이콥, 오늘 할리 달튼을 완벽하게 봉쇄해야 한다. 알겠지?”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에 제이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준비한 대로 프리롤로 할리 선수를 따라다니면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못 하게 만들겠습니다. 할리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분석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만약 제가 힘들다면 게리 주장에게 협력 플레이를 요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자신의 역할은 물론 문제가 생길 시의 플랜 B까지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는 제이콥이었다. 그런 제이콥의 든든한 모습에 김종일 수석 코치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금일 웨스트 릴링 FC의 시즌 열두 번째 경기가 있겠습니다. 오늘 상대 팀은 콜체스터 유나이티드 FC입니다. 저는 캐스터 토마스이며 해설에는 조슈아 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동전 던지기로 선공과 골대가 정해지고, 심판의 ‘삑’ 하는 휘슬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우…….”

경기가 시작되기 무섭게, 자신에게 달라붙는 제이콥을 보고서는 할리는 피식 웃었다.

“야, 너 뭐 하는 거냐? 축구하러 온 거냐? 날 따라다니려고 온 거냐?”

이런 상황에 익숙한 할리는 자신이 즐겨 하는 트래시 토크를 제이콥에게 건네었지만, 제이콥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답도 안 하네? 재수 없는 녀석.”

할리는 제이콥을 도발하기 위해 계속해서 말을 걸었지만 제이콥은 준비한 대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전담 마크 대상 선수가 어떤 말을 걸더라도 말재주가 없는 제이콥은 무응답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그래서 제이콥은 그저 묵묵히 할리의 옆에 붙어있을 뿐이었다.

뻥!

콜체스터 미드필더 선수의 멋진 패스! 그리고 그 패스를 빠른 스피드와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받아내는 할리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이콥을 제치는 효과가 나왔다.

‘기회다!’

할리는 자신에게 기회가 왔음을 느끼고는 빠르게 돌파를 하였다. 그리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대니얼의 태클을 뛰어서 피하려 했지만…….

“윽!”

생각처럼 몸이 움직이지가 않아서 공을 빼앗겼다.

“나이스 플레이.”

공을 빼앗은 대니얼이 전방으로 패스를 하였고, 할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공을 바라만 보았다.

“좋아.”

대칸은 계속되는 할리의 실수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제이콥의 ‘사냥개(R)’ 스킬 효과인 모든 신체 능력치 1 하락은 단순히 능력치 1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자신의 신체 역량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체감하기에는 극심한 몸의 변화였던 것이다.

방금도 할리는 평소의 자신의 신체적인 능력을 생각하고 플레이를 했지만, 제이콥의 스킬 때문에 몸이 아주 약간 늦게 반응하였고 이 약간의 차이가 공격을 실패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후… 다행이네.”

제이콥은 자신의 실수에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제대로 마크하여 이런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고서는 열심히 할리를 다시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네. 전반전에는 양 팀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여서 오늘 경기가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캐스터와 해설자의 말대로 경기는 소강상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기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후반 13분, 드디어 골이 터졌다. 게리의 멋진 롱패스가 딜런에게 연결되었고, 딜런은 에드워드를 미끼로 삼아서 수비수들을 조롱하는 패스를 사이드에서 침투하던 알피에게 주었다. 알피는 완벽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성공시켰다. 웨스트 릴링 FC에 임대를 온 이후 첫 골이었다. 1:0.

후반 23분, 한번 득점이 시작되자 콜체스터의 수비가 무너지는 것이 보였다. 수비수들의 패스 실수… 그리고 그 실수를 놓치지 않은 라이언이 공을 가로챘다. 그리고 거침없이 슛을 날렸고 공은 골망을 흔들었다. 스코어는 2:0, 부지런하게 전방에서 압박하던 라이언이 오래간만에 거둔 성과였다.

후반 34분, 이번에는 딜런의 중거리 슛이 터졌다. 콜체스터가 전반적으로 수비에 집중하자, 공격적인 포지션에 투입된 에드워드, 라이언, 알피가 제대로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그러자 딜런이 30미터 중거리 슛을 날렸고, 방심하던 키퍼가 제대로 막지 못해서 골을 성공시켰다. 3:0.

그리고 마지막 후반 43분.

“아…….”

할리에게 패스되는 공을 제이콥이 완벽하게 가로챘다.

제이콥의 스킬로 인하여 오늘 할리는 경기에서 계속해서 실수를 반복하였다. 평소에는 받을 수 있는 공을 놓치거나, 떨어진 균형 감각과 몸싸움으로 인하여 제이콥과의 대결에서도 고생하였다. 게다가 체력도 평소보다 빠르게 떨어져서 걸어 다니는 장면이 자주 관찰되었다.

물론, 제이콥이 완벽한 마크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제이콥에게는 전담 마크 요원이 되기 위해 성장과 교육이 더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제이콥의 스킬 효과만으로도 할리 선수를 망가트리기는 충분했다.

그리고 후반부가 되자, 완전히 의욕을 상실하고 방전된 할리에게 가는 패스를 수시로 제이콥이 차단하였고, 이 순간 당연히 역습으로 전환되었다.

공을 빼앗은 제이콥은 전방으로 길게 공을 차버렸고, 그 공을 딜런이 잡았다.

“뛰어!”

공을 잡은 딜런이 몰고 들어가면서 공격수들에게 주문을 하였다.

에드워드는 짜증 날 정도로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 전담 수비수를 떼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아무리 에드워드가 뛰어난 개인기와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 반칙까지 하는 전담 수비수가 찰싹 달라붙어 있으면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하기가 힘들었다.

“윽…….”

다행히… 경기 마지막이라 수비수가 에드워드를 따라올 수가 없었고, 에드워드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딜런 선수의 절묘한 패스!]

딜런이 찬 공이 마치… 그림처럼 콜체스터 선수들의 사이를 통과해서 정확하게 골대 앞까지 달려왔던 에드워드의 발에 도착하였다.

모든 수비수들을 바보로 만드는 결정적인 킬 패스가 나온 것이다.

[에드워드 선수 절호의 기회입니다.]

에드워드는 1:1 상황에서 침착하게 뛰어나오는 키퍼의 머리 위를 겨냥하고 공을 찼다. 그리고 그 공은 약간 여유로운 느낌으로 막으려 몸부림치는 키퍼를 지나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완벽한 각도의 로빙슛! 골!]

[딜런 선수의 완벽한 패스를 에드워드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킵니다.]

“호우!”

“좋았어.”

에드워드가 골 맛을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선수들이 축하해 주었고, 경기는 그렇게 4:0으로 마무리되었다.

“다들 잘했어. 모두 잘했어!”

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게 대칸 감독과 코치들이 격려해 주었고, 선수들도 모두 밝은 표정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서 무난하게 대승을 거둔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김종일 수석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제이콥의 모습이 유독 밝았다.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비수로서 경기가 완벽하지는 않았다는 점은 알고 있지?”

김종일 코치는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제이콥에게 아직 멀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네, 코치님. 저도 오늘 경기에서 했던 실수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 오늘 돌아가면 영상 자료실에서 경기를 다시 보면서 너의 실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해결책을 생각해 봐라. 공격수와는 다르게 수비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경험과 머리다. 실수했던 경험을 절대 그냥 넘기지 말고, 해결책을 완성하여 너의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라.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대해서 항상 머리로 연구하고.”

“네, 코치님.”

제이콥의 대답에 김종일 코치는 웃으면서 자신이 더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럼? 오늘 복귀해서 같이 경기 리뷰 해볼까?”

김종일 코치의 제안에 제이콥은 당연히 좋다는 의사 표시를 하였고, 신난 김종일 코치는 이동하는 동안에 계속해서 전담 마크 요원으로서의 수비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