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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52화 (52/445)

52화

대칸이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과 여태까지 칼슨에게 벌어졌던 모든 미스터리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스킬 : 신의 축복(L)

세부 설명 : 축구의 신으로부터 축복받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행운을 타고난 선수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그라운드에서 효과를 발휘합니다. 다만, 스킬의 황금색 빛이 남아있을 경우에만 유효합니다. 만약 황금색 빛이 사라질 경우, 그 경기에서의 모든 운을 다 소모하여 평범한 선수가 됩니다. 매일 자정을 기준으로 기운은 다시 충전됩니다.

칼슨에게 붙어있는 ‘생각보다 잘하는 선수, 체감형 선수, 튼튼한 선수, 무난한 선수, 의외의 선수’ 모든 수식어가 이 스킬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대칸은 무조건 칼슨을 잡아야겠다는… 아니 종신 계약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다른 사람들과 잡담을 나누고 있는 칼슨에게 대칸이 바로 계약에 대해 말했다.

“프로 계약은 5년 계약에 주급 200만 원은 어때?”

“네?”

칼슨이 되묻자, 대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계약 기간이 긴데 조금 액수가 적지? 부족할 수 있지. 알았어! 그럼 4년 계약에 주급 200만 원에 계약금 500만 원은 어때? 이 정도면 첫 프로 계약으로 나쁘지 않지?”

다짜고짜 계약부터 대칸은 이야기를 하였고, 결국 칼슨은 4년 계약에 계약금 500만 원, 주급 200만 원, 출전 수당 등의 옵션을 추가하여 프로 계약을 현장에서 바로 체결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대칸이 왜 저렇게 서둘러서 계약을 했나? 하고 의문을 가졌지만 데이비드만 칼슨에게 ‘좋은 스킬이 있겠구나.’라는 예측을 하였다.

칼슨이 생각보다 빨리 면담을 마치고 나갔고, 기다리고 있었던 레오가 바로 구단주 사무실로 들어왔다.

“레오, 오느라 고생했지? 자리에 앉아라.”

“하하… 아니에요.”

레오 바니스터(24살, 윙-미드필더, 305/312)

기술 107/109, 정신 118/120, 신체 80/83

스킬 : 순위 경쟁(R), 설명 : 소속 팀과 순위 경쟁을 하는 팀과의 대결 시에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나이스~ 레오도 스킬을 가지고 있네.’

무난한 윙의 대명사인 레오에 대해서 운영진의 고민은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대칸과 데이비드가 고민 끝에 적당한 선에서 계약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었다.

그런 레오에게 스킬까지 추가되어 있었으니, 프로 계약을 하는 데 있어서 더 이상 고민할 이유는 없었다.

한참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서 데이비드가 대칸의 눈치를 살짝 살폈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서류를 꺼내면서 말했다.

“그럼 레오 선수도 우리와 함께 리그 2로 가시죠.”

레오는 본인이 부족함을 알았기 때문에, 프로 계약 제안 자체에 고마워하면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였다. 레오의 계약 조건에는 3년 계약에 계약금 200만 원, 주급 100만 원에 득점당 10만 원 추가 지급 등의 옵션이 추가되었다.

* * *

“후… 잠시 쉴까?”

“그럴까요? 우리 점심도 안 먹었네요.”

시간이 벌써 세 시였는데, 점심도 안 먹고 계속해서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한 운영진이었다.

대칸을 비롯한 운영진은 급한 대로 햄버거를 사 와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하였다. 점심을 먹으면서 운영진은 아직도 결정하지 못한 루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수가 없었다.

“루이는 어떻게 하죠?”

“웬만하면 계약하시죠, 감독님.”

“하지만… 5부 리그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선수입니다.”

“게다가 대니얼, 매튜, 제이콥까지 센터백 자원은 많은 편입니다.”

“그래도 루이가 정말 못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게다가 오래된 팀의 일원으로 팀 내 선수 관계도 좋은 선수입니다.”

루이에 대한 토론은 한참 계속되었고, 늦은 점심을 먹던 도중에 데레사 여사가 구단주 사무실 문을 열었다.

“지금 가브리엘 선수가 도착했습니다. 기다리라고 할까요?”

운영진들은 식사를 마무리하고, 식탁을 정리하면서 대답했다.

“5분만 있다가 들어오게 해주세요.”

“네~”

5분 후.

“감독님, 코치님, 안녕하세요~”

역시나 멋진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매우 하이텐션인 가브리엘이 밝다 못해 건들거리는 모습으로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러고는 누구도 권유하지 않았는데, 먼저 테이블에 앉아서는 식탁에 올려져 있던 과자를 주워 먹었다.

“여전하네, 이 자식은. 흐흐흐.”

“넌 긴장도 안 되냐?”

운영진의 말에 가브리엘은 어깨를 들썩하면서 말했다.

“당연히 저 정도 능력이면 프로 계약하는 거 아닌가요?”

약간 재수가 없을 정도로 자신만만한 가브리엘이었다.

가브리엘 챔버레인(25살, 윙-윙백, 303/325)

기술 106/113, 정신 117/125, 신체 80/87

스킬 : 하위 팀 킬러(U), 설명 : 리그 10위 이하의 팀과 대결 시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그래! 그래… 이 정도면 거만해도 괜찮아.’

거만해도 괜찮을 만한 유니크 스킬을 보유한 가브리엘이었다.

솔직히 가브리엘은 약간 애매한 포지션이긴 했다. 포텐도 낮고, 능력치도 애매했다.

하지만 저번 시즌 말에 김종일 코치는 가브리엘에게서 공격형 윙백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발굴하였고, 윙백 자원인 헨리가 계약을 포기한 이상, 가브리엘은 윙-윙백 로테이션 멤버로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가브리엘에게는 하위 팀 킬러라는 무려 유니크 스킬이 있었다. 약팀을 상대로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함이 하나도 없었다.

“그럼 우리 구단과 프로 계약에 응하는 거지?”

김종일 코치의 말에 가브리엘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가브리엘의 말에 대칸이 준비한 서류를 꺼내려 하자.

“좋아, 그럼…….”

“잠시!”

가브리엘이 손을 들어서 행동을 멈추게 하였다. 그러고는 전화기를 들어서는 전화를 걸면서 말했다.

“계약은 에이전트와 함께해야죠! 지금 제 에이전트가 주차장에서 대기 중이거든요. 올라오라고 할게요.”

역시나 자신이 너무나 당연하게 프로 계약을 할 것이라 생각하여 에이전트까지 계약하여 대동한 가브리엘… 자신감과 스웩만큼은 대박이었다.

에이전트와 함께 가브리엘은 2년 계약에 계약금 300만 원, 주급 140만 원, 그리고 기타 옵션을 추가하여 계약을 완료하였다. 가브리엘과 에이전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사무실을 떠났지만… 다른 선수들의 계약과 큰 차이는 없었다.

“이제 마지막 면담인가요?”

“네. 오늘 마지막 면담이죠.”

단 한 명만 남았는데… 구단주 사무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에는 피로감이 더 심해 보였다. 그 이유는 남은 사람이 제일 고민되는 루이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여태까지 면담을 한 선수들을 제외하고 루이 선수보다 뛰어난 준프로 선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모두 계약을 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한 상태였다.

계약을 할지 안 할지… 제일 애매한 사람이 루이였다.

“루이, 어서 와.”

“오느라 고생했냐? 크크크.”

집과 구단이 걸어서 5분 거리였기 때문에 농담을 던진 아담이었다.

“하하하.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네요. 정말 오느라 고생했어요. 정말…….”

그런데 이상하게 말에 뼈가 있는 루이였다.

운영진과 루이는 웃으면서 대화를 하였다. 그러면서도 대칸은 계속해서 축구 매니저로 그의 상태 창을 보면서 고민을 하였다.

루이 베리(29살, 수비수, 303/311)

기술 100/103, 정신 120/123, 신체 83/85

열아홉 살에 선수로서 데뷔를 웨스트 릴링 FC에서 했고, 다른 팀에서 뛰어본 적이 없었다. 무려 10년이 넘게 웨스트 릴링 FC에 있었던 루이였다.

하지만 냉정하게, 대칸이 판단하기에 루이는 리그 2에서 경쟁력이 없었다. 사실상 성장도 거의 끝났고 스킬도 존재하지 않아서, 지금 역량으로는 컵 대회나 하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백업으로 조금 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대칸으로부터 아무런 신호가 없었고, 운영진들은 그 누구도 먼저 프로 계약을 못 하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그저, 대칸에게 프로 계약을 허락한다는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대칸이 결국은 자신이 직접 말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말을 생각하는 사이에 루이가 먼저 관련된 말을 꺼내었다.

“저… 프로 계약은 힘든가요?”

“…….”

순간 사무실이 정적이 되었다. 루이는 마주 보고 있는 아담을 보고서 계속 말하였다.

“아담 아저씨, 정말 죄송한데, 프로 계약 한 번만… 단 1년이라도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루이…….”

“백업 멤버라도 좋습니다. 아니! 어차피 저번 시즌에도 백업이었잖아요. 그래도 좋으니… 프로 리그에서 프로 선수로 한번 뛰어보고 싶습니다. 아담 아저씨 부탁드릴게요.”

루이의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 나왔고, 아담은 아무렇지도 않게 준비했다는 듯이 프로 계약 서류를 꺼내면서 말했다.

“하하… 야! 뭘 그런 걸 걱정하냐? 넌 당연히 계약 대상이었어. 하지만 금액 때문에 고민이었지.”

“저… 정말요?”

아담은 루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너 같은 원 클럽 플레이어를 어떻게 버리고 가겠냐. 물론 백업 멤버긴 하겠지만, 당연히 계약하는 거지. 그렇지만 계약 조건이 조금 떨어지는데 괜찮지?”

루이는 그저 프로 계약을 한다는 것에 고맙다면서 아담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루이는 2년 계약에 계약금 100만 원, 주급 100만 원, 그리고 최소한의 옵션으로 계약을 하였다.

루이가 방에서 나가고, 아담이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냥 루이 정도면 같이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월권으로 행동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감독님.”

아담의 말에 대칸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아닙니다.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계약을 고민하는 레벨의 선수였습니다. 같이 가도 상관없는 선수 아닙니까.”

아무리 새로운 선수들을 많이 영입할 예정이라고는 해도 최소한의 예전 팀 선수들은 필요했다. 무엇보다 10년이나 웨스트 릴링 FC에 있었던 루이라면 팀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 분명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

아담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웨스트 릴링의 토박이… 지역 유지, 그리고 루이도 오랜 시간 같이 보았던 마을 주민이었다. 그런 루이가 꿈에도 그리던 프로 계약에 프로 리그였다.

한 팀으로 10년 동안 있었던 선수가 원하는 계약, 백업 멤버라도 좋다는 루이의 의사를 듣고서 행동한 아담의 월권을 이해 못 할 사람은 이 사무실에는 없었다.

다음 날.

준프로 선수들이 한 명씩… 구단 건물로 들어왔다. 그리고 대칸을 비롯한 운영진들은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같이 갈 수가 없다는 통보를 하였다.

선수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그저 아쉬워하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도 하였고 울면서 극심한 슬픔을 내보인 선수도 있었다. 아니면, 오히려 화를 내면서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소리치고 나간 선수도 있었다.

선수들에게 이별을 통보하고서… 아담은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도록 여기저기 많이 뛰어다녔다. 5부 리그에 있는 요크 시티 FC를 비롯하여 6부 리그에 속한 주변 지역 팀과 대화를 해서 선수들을 소개하고 보내주었다.

대칸은 떠나가는 선수들에게 다른 구단에서 가서 선수 생활을 잘하고, 만약 할 일이 없으면 구단으로 오면 잡일이라도 시켜주겠다면서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오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대칸과 데이비드를 비롯한 코치들은 같이 리그 2에 가지 못하는 선수들과 마지막으로 이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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