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집중 집중!”
대칸은 계속해서 말을 하여, 선수들이 방금 실점한 플레이를 잊고 경기에 집중하기를 주문하였다. 그러자 주장인 게리도 침착한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말했다.
“침착하게 하자고. 수비는 수비진에 맡기고! 공격은 공격진에 맡기고, 중원에서 밀리지 말고 자신의 역할과 포지션을 지켜!”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역할을 수행하라는 게리의 말에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언제든지 공만 주세요. 바로 만회골을 만들겠어요!”
게이츠헤드에게 공을 빼앗기면서 공격의 시초를 제공한 마크는 원활한 공격을 하겠다면서 방금 먹은 골을 자신이 만회하겠다고 외쳤다.
“나도 있다고, 나한테 공만 달라고.”
경기 시작하고, 아직도 제대로 공을 못 잡아본 에드워드는 공만 주면 해결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침착하자고. 조금 더 침착하고 백업 잘 들어가고 방금 전처럼 성급하게 달려들지 말고, 다른 선수들을 믿고 버티자고!”
수비진도 매튜의 말을 듣고서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하였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가는 43분, 웨스트 릴링 FC에게도 기회는 왔다.
전반전이 끝나가는 방심하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기회를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놓치지 않았다.
‘오… 좋아!’
수비진에서 공을 잡고 있던 대니얼의 눈에 마크가 들어왔다. 마크에게 붙어있던 전담 선수를 페이크로 벗기고서는 전방으로 돌진하는 마크를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대니얼은 길게 공을 찼다.
뻥!
마크는 공을 보고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자신의 약간 앞에 떨어진 공을 자연스러운 발놀림으로 잡았다.
탁.
그리고 수비수와 자신과의 공간이 있음을 확인하고서는 바로 공을 살짝 차면서 뛰었다.
[마크 선수의 돌파! 하지만 게이츠헤드의 수비수가 빠르게 붙습니다.]
게이츠헤드의 센터백 수비수가 빠르게 달라붙었고, 마크는 안전하게 등지고서 공을 잡았다. 그러고는 빠르게 주변을 살펴보았다.
“여기!”
에드워드의 목소리가 들리자, 마크는 보지도 않고서는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공을 길게 찼다.
[마크 선수 환상적인 노 룩 패스입니다. 보지도 않고 정확하게 에드워드 선수에게 패스를 합니다.]
왼쪽 사이드라인에 있었던 에드워드에게도 전담 수비수가 붙어있었지만, 에드워드의 빠른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하였다. 오죽하면 유니폼을 잡았지만, 에드워드는 무시하고 달려가서 코너 부근에서 공을 잡았다.
[하지만 벌써 게이츠헤드의 수비 선수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에드워드는 간신히 공을 잡았지만, 수비수가 그의 앞을 막아섰고, 에드워드는 자신이 즐기는 1:1 상황이라 생각하였다.
“애송이, 죽여버리겠다!”
게이츠헤드의 센터백 수비수의 눈에는 살기가 감돌았다. 전반기에 경기에서 몇 번이나 에드워드에게 돌파를 허용하고, 골을 허용하였다. 오늘은 에드워드를 담그는 한이 있어도 뚫릴 수가 없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후…….”
에드워드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잔 드리블을 하면서 수비수가 달려들기를 원했지만 수비수가 냉철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러자, 에드워드는 발끝으로 가볍게 공을 띄웠다.
[에드워드 선수! 좋은 패스입니다.]
중앙으로 쇄도하던 라이언! 라이언에게 멋진 패스가 되었고, 라이언은 자신의 전담 수비수를 달고서도 다이렉트 발리슛을 날렸다.
“와!”
[멋진 발리슛이 나왔습니다. 라이언 선수의 1:1 동점골!]
관중들의 환호와 함께 라이언의 동점골이 터졌다.
하프타임.
“코치들 몸 상태 확인해, 마사지해 주고!”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선수들에게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몸 상태를 확인하고 마사지를 지시해 주었다.
“게리! 체력은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대칸의 질문에 게리는 괜찮다고 대답하였다. 하지만 대칸이 원한 대답은 그것이 아니었다.
“게리! 확실하게 말해. 후반전에도 제임스를 막을 정도로 체력이 괜찮냐고?”
“…….”
이번에는 게리의 입에서 확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대칸도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게리의 체력이 급격히 감소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버나드! 후반전에는 네가 제임스를 전담 마크한다.”
“네.”
많이 성장한 버나드에게 충분히 가능한 역할이었다. 그리고 버나드에게는 체력도 충분하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게리는 후반전에는 약간 좌측에서 알렉산더를 칼슨과 같이 협력 수비로 막아라.”
대칸의 지시에 게리와 칼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측에서는 전반전과 동일하게 매튜와 레오가 조세프를 수비하고, 다만 레오는 매튜가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하니, 더 적극적으로 따라다니고.”
레오가 굳은 다짐의 표정으로 알겠다는 대답을 하였다.
“자자! 다른 지시는 없다. 공격진은 계속해서 골을 넣기 위해 뛰어다니고 대니얼과 제이콥은 중앙에서 수비 잘하고!”
대칸이 지시하는 동안에 마사지로 몸을 풀고 간단한 음식으로 열량을 보충한 선수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모두 게리를 바라보자, 게리가 말했다.
“오늘 이기자! 그리고 우승하자!”
“고! 고! 웨스트! 웨스트! 릴링!! 고! 고! 고!!”
선수들은 다시 각오를 다지면서 경기장으로 나갔다.
삐삑.
[후반전 시작합니다.]
[전반전에는 20분에 제임스 선수의 선제골이 터졌습니다. 하지만 43분에 라이언 선수의 만회골이 나오면서 현재 양 팀의 스코어는 1:1입니다.]
캐스터와 해설이 선수들의 배치를 보면서 추가적으로 설명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경우, 선수 교체는 없지만 배치가 조금 변경되었습니다.]
[맞습니다. 버나드 선수가 제임스 선수의 전담 마크를 하고 있으며, 게리 선수가 약간 좌측으로 치우쳐진 상황입니다. 그리고 알렉산더 선수에 대한 전담 마크는 풀렸네요.]
[게이츠헤드는 선수 교체를 통해 전체적인 진형이 변경되었습니다.]
[네, 전반전에 게이츠헤드는 4-3-3 포지션이었는데요. 윙백 가론 아망스 선수를 추가적으로 투입하면서 5-2-3 포지션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라운드를 보고 있던 대칸의 눈이 살짝 커졌다.
‘뭐야… 저런 애가 있었어?’
가론 아망스(20살, 323/420)
기술 115/148, 정신 119/162, 신체 89/110
대칸은 ‘저런 포텐의 선수가 왜 저 팀에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당장의 능력치가 낮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럼에도 은근히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까지는 막을 수가 없었다.
경기는 계속해서 소강상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하필 점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대칸의 눈에 보였다.
“20분 남았다. 모두 밀어붙여!”
대칸은 에드워드와 마크의 체력이 많이 떨어지기 전에 골을 넣고 싶어서 적극적인 공격을 지시하였다. 그리고 선수들도 공격에 치중하기 시작했다.
[웨스트 릴링의 선수들이 극단적으로 공격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절대 비길 수는 없다는 강력한 대칸 감독의 의지가 보입니다.]
대칸은 에드워드와 라이언에게 손으로 계속해서 사이드를 가리켰다.
“둘은 사이드에서 적극적으로 돌파해!”
[역시 게이츠헤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사이드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강력한 공격 자원들이 사이드로 펼쳐집니다.]
[하지만, 그래서 윙백 선수를 추가로 투입한 게이츠헤드입니다. 수비 선수의 숫자가 일단 많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에드워드가 공을 잡았다. 하지만 반대편 수비수가 두 명이나 있는 2:1 상황! 에드워드는 자신이 여기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중앙으로 웨스트 릴링 FC의 2진 선수들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대칸의 지시에 따라 마크와 게리까지 중앙으로 뛰어 들어오고 있었다. 에드워드는 고개를 돌려서 중앙을 보았고, 수비수들의 관심이 본능적으로 중앙으로 향하자, 에드워드는 사이드라인을 타고 돌파를 시도하였다.
[에드워드, 사이드로 빠른 돌파 그리고 바로 크로스.]
수비수들은 속도가 빠른 에드워드의 크로스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공은 정확하지는 않아서 높게 떴고, 다행히 반대편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던 라이언에게 패스가 되었다. 운이 좋았다.
[라이언 선수, 다시 크로스!]
라이언은 바로 중앙으로 크로스를 날렸다. 그리고 그 공은 마크를 지나서, 없는 체력으로 열심히 골대 앞까지 뛰어온 게리의 머리에 정확하게 맞았다.
[헤딩! 골!]
[환상적인 호흡입니다. 라이언 선수의 크로스를 게리 선수가 마무리합니다.]
게리는 골을 넣고서는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모두 축하를 하였다.
“굿굿, 좋아!”
“나이스 골!”
코치들은 게리의 골에 축하를 하였지만, 대칸은 급하게 축구 매니저로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게리의 체력은 이미 거의 소진된 상태! 대칸은 어쩔 수 없이 교체 카드를 준비하였다.
“루이.”
중앙 수비수인 루이가 준비를 하였고, 대칸은 루이에게 단순하게 임무를 주었다.
“게리를 대신해서 들어간다. 그리고 무조건! 조세프를 따라다닌다. 알겠지?”
“네.”
루이에게 지시를 마친 대칸은 아직 경기 중단 시간이었기 때문에 레오를 급하게 불렀다.
“레오, 넌 남은 시간 동안 알렉산더를 전담 마크해라!”
그리고 윙백 선수들에게는 지역 수비로 변경하면서 비 내리는 날씨에도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며 이기고 있는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대칸의 의도였다.
하지만 게이츠헤드도 만만하지 않았다.
후반전에 교체해서 들어온 가론 아망스(20살, 323/420), 가론은 아직 체력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내리는 비… 비 내리는 날에는 더욱 컨디션이 좋은 가론이었다.
[가론 선수! 공을 잡았습니다. 직접 몰고 이동합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순간 당황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공을 몰고 달려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론이 중앙선을 지날 때까지도 아무도 막지 않았다.
레오는 계속해서 돌파하는 가론을 보고서는 참지 못하고 자신이 담당하던 알렉산더를 두고, 가론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가론 선수 멋진 드리블입니다.]
가론 아망스가 레오를 뚫고 돌파했다. 그리고 매튜를 앞에 두고 알렉산더와 나란히 들어왔다. 매튜가 침착하게 막으려고 했지만, 가론이 알렉산더에게 가볍게 패스를 하면서, 알렉산더가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노마크 상태가 되었다.
[알렉산더! 제이콥 선수를 제칩니다. 골키퍼와 1:1 상황, 슛!]
알렉산더가 찬 공이 거침없이 웨스트 릴링 FC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 알렉산더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골을 성공합니다.]
후반전 30분에 알렉산더의 만회골이 터졌다. 그리고 알렉산더는 공을 잡고서는 중앙선으로 뛰었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하…….”
골을 먹은 대칸의 머리가 아파왔다. 그리고 김종일 코치가 대칸에게 말했다.
“가론 선수 막아야 합니다.”
“…….”
대칸은 다급하게 축구 매니저로 남아있는 선수들의 능력치과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체력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결정하였다.
“라이언에게 공격은 포기하고, 전방부터 가론 마크하라고 지시하죠.”
김종일 코치도 대칸의 판단이 정확하다고 동의하였고, 라이언에게 지시를 하였다.
“후… 하…….”
다행히 그 순간에도 뜨거운 눈빛을 가지고 있는 에드워드, 에드워드는 역시 에드워드였다.
[에드워드 선수 공을 잡습니다.]
에드워드는 침착하게 공을 잡았다. 하지만 빠르게 중앙으로 비껴서 달리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선수의 돌파, 수비 선수가 못 따라잡습니다.]
에드워드는 첫 번째 마주친 선수에게는 헛다리 짚기로 타이밍을 빼앗았고, 두 번째 선수에게는 팬텀 드리블을 선보였다. 세 번째 수비수는 가볍게 몸의 방향을 활용한 페이크로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세 선수를 제칩니다. 그리고 슛!]
철렁!
[골! 골입니다. 대단한 원더 골이 나왔습니다. 에드워드 선수가 단독 돌파로 네 명의 선수를 제치고 골을 넣습니다. 게이츠헤드의 골이 나온 직후에 바로! 32분에 골을 넣는 에드워드입니다.]
한순간에 게이츠헤드의 의욕을 잃게 하고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를… 아니, 우승을 확정 짓는 에드워드의 골이 나왔다.
삑삐삐~
남은 시간 모든 선수들이 수비를 해서 대칸의 마음이 불안해서 터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유난히 길었던 후반전이 드디어 끝났다.
“와!”
모든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3:2로 승리하면서 잉글랜드 컨퍼런스 프리미어 리그(5부 리그)에서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 새끼들아, 나는 너희들이 해낼 줄 알았다.”
“최고다, 웨스트 릴링 FC!”
“에드워드, 대칸! 멋지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던 흥분한 관객들이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왔다. 웨스트 릴링의 지역 경찰 몇 명이 있기는 했지만, 그들도 같이 흥분해서 관객들을 제지하지 않았고, 오히려 같이 우승을 축하하였다.
선수들과 관객들이 모두 다 같이 경기장에서 환호를 하면서 웨스트 릴링 FC의 우승을 축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