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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38화 (38/445)

38화

* * *

“다시 시작!”

김종일 코치의 말에 라이언이 중앙선에서 천천히 공을 몰면서 전진하였다. 그리고 4백 수비수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미리 자리 잡고 있었던 에드워드와 마크를 수비하고 있었다.

라이언이 여기저기 눈치를 보다가… 전진해서는 우측 페널티 에이리어로 접근하여 다이렉트로 슛을 때렸다.

뻥!

“막아!”

대니얼이 소리쳤고 데이비드는 간신히 손을 뻗어서 공을 걷어냈다.

탁!

“좋았어.”

“잘하고 있어.”

데이비드의 플레이에 감독인 대칸과 코치들은 모두 박수를 치면서 격려를 해주었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데이비드, 다시 가자. 이번에는 마크.”

이번에는 마크가 중앙선에서 공을 잡았고, 4백 수비수들과 에드워드와 라이언이 대치를 하였다. 계속되는 데이비드의 중거리 슛과 침투 공격수에 대한 방어 연습이었다.

“수고했어.”

“굿잡! 브로.”

“오늘 좋았어. 다음 경기에서도 이만큼만 하자고.”

네 시간이 넘는 훈련에 지친 데이비드는 라커룸에서 수건을 덮어쓰고서는 누워있었다. 그리고 훈련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데이비드를 보면서 한마디씩 격려하고서는 지나갔다.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갈 때까지도, 데이비드는 누워있었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가자, 대칸이 라커룸에 들어왔다. 그러고는 누워있는 데이비드의 옆에 앉아서는 말했다.

“데이비드, 오늘 정말 잘했다.”

눈을 감고 있던 데이비드가 뜨고서는 말했다.

“정말 괜찮았나요? 저 잘하고 있나요? 축구 매니저에도 그렇게 나오나요?”

“…….”

축구 매니저의 훈련 평점은 6.3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칸은 선의의 거짓말을 해주었다.

“훈련 평점이 6.9 정도 나오는데, 이 정도면 평타야.”

“정말요?”

데이비드가 덮고 있던 수건을 걷고서는 물었다. 대칸은 양심에 찔렸지만 그래도 계속 말하였다.

“그래, 솔직히 7점대가 나오면 좋겠지만 6.9가 어디냐? 축구 매니저도 너의 훈련 성과에 만족한다는 말이야. 카펜터도 보통 7.1밖에 안 나와.”

카펜터와 거의 차이 없다고 말해주는… 선의의 거짓말을 질러대는 대칸이었다.

“후… 정말 그런가요?”

“응.”

데이비드는 간신히 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형님, 저 씻고 오겠습니다.”

“그래, 빨리 씻어라. 저녁이나 같이 먹자.”

“네.”

데이비드가 샤워실로 들어갔고, 대칸은 웃음으로 배웅하다가… 데이비드가 눈앞에 사라지자, 한숨을 쉬었다.

데이비드 바커(26살, 골키퍼, 290/323)

기술 96/110, 정신 113/123, 신체 81/90

꾸준히 훈련에 참석한 덕에 작년에 비해서 많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리그 평균 골키퍼(310)보다도 낮았고, 주전 키퍼인 카펜터(302)보다도 많이 낮았다.

물론, 선수의 능력치가 모든 것은 아니었다. 배분도 중요하고, 실제 플레이하는 체감도 다르기는 하였다. 그래도 데이비드는 아직 많이 부족했지만, 대칸은 안 그래도 자신감이 부족하고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 데이비드에게 그것을 말해줄 수는 없었다.

쏴―

데이비드는 샤워실에서 따뜻한 물을 맞으면서 한참 생각에 빠져있었다.

감독인 대칸을 비롯한 코치들과 선수들이 모두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기는 했지만… 데이비드는 본인이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그리고 하필이면 다음 경기가 우승 경쟁 팀과의 경기라는 사실에 한숨만 나왔다.

* * *

시즌 21번째 경기, 이번 경기는 리그 2위인 솔리헐 무어스와 대결이다.

“선발 명단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홈팀 라커룸에서 아담 코치가 선발 명단을 칠판에 붙였다. 그리고 그 명단의 골키퍼 자리에는 역시… 아니, 어쩔 수 없이 데이비드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데이비드는 본인의 이름을 보는 순간 갑자기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재빠르게 라커룸에서 나왔다.

“하아… 하아…….”

그리고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잠시 경기장을 뛰었다.

“데이비드? 데이비드!”

아담은 한참 동안 데이비드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대칸이 보았다.

“아담 씨?”

“대칸 감독님.”

아담은 약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대칸은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

“데이비드를 찾으시나요?”

“하…하… 아닙니다.”

데이비드가 사라진 지도 벌써 네 시간… 이제 해가 지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아담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찾고 있다는 것도 대칸은 알았다.

대칸은 천천히 아담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데이비드는 마음을 달래는 중입니다.”

“하… 네… 감독님.”

아담은 들켰다는 생각과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대칸을 보고서는 오히려 마음을 쓸어내렸다.

아담을 달래서 사무실로 보낸 대칸은 축구 매니저를 켜고서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축구 매니저는 마치 3D 투시 화면처럼 누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었고, 대칸은 데이비드가 원정 팀 샤워장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칸이 원정 팀 샤워장으로 들어가자, 데이비드는 아무 생각 없이 샤워장에 앉아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데이비드.”

대칸의 말에 데이비드가 고개를 들었다.

찰칵.

대칸이 챙겨온 음료수를 데이비드에게 권하였다. 데이비드는 음료수를 받아서는 한 모금 마셨다.

“콜록, 콜록!”

그 음료수도 뭔가 안 맞았는지… 사레들려서 몇 번 기침을 하였다.

대칸은 데이비드를 잠시 보고서는 말했다.

“데이비드! 우리 정말 대단하지 않냐?”

“…….”

“일개 게임 BJ에 불과했던 나는 지금 5부 리그 1위 팀의 감독이 되었어. 그리고 평범한 혼혈아에 불과했던 너는 그 팀의 구단주가 되었고.”

“…….”

“게다가 너는 저번 경기의 주전 골키퍼로 팀의 승리까지 지켜냈지.”

“형님…….”

데이비드가 뭔가 말하려 할 때, 대칸이 먼저 말했다.

“야! 뭘 걱정하냐?”

“하… 하지만 형님…….”

“지면 어때? 다음에 또 이기면 되지! 못하면 어때? 다음에 잘하면 되지.”

“만약 내일 경기에 져서 승격 못 하면…….”

“승격 못 하면? 내년에 하면 되지!”

“…형님.”

대칸은 잠시 말을 쉬었다가 말을 꺼내었다.

“나도 알아,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거. 하지만 데이비드! 난 차라리 네가 부럽다.”

“형님?”

“넌 그래도 골키퍼라도 할 수 있잖아. 그리고 내가 저번에도 말했지만 축구 매니저에서도 넌 괜찮은 골키퍼라고 평가하고 있고.”

“…….”

“난…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 하하…….”

대칸은 데이비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서는 말했다.

“네가 진짜 전설이 될 수 있어. 나를 믿고 해보자. 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이번 시즌 우승의 주역을!”

“형님…….”

대칸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마지막으로 말했다.

“여태까지 노력했던 너를 믿어라. 그리고 나는 할 수 없지만 너는 할 수 있어! 자신감을 가져.”

샤워실에서 걸어서 나가는 대칸을 보면서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다음 날.

시즌 21번째 경기, 웨스트 릴링 FC와 솔리헐 무어스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는 다행히 무난하게 흘러갔다. 웨스트 릴링 FC는 4-3-1-2의 포지션으로 최대한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려 하였고, 솔리헐 무어스는 상대적으로 3-4-3 포메이션으로 공격적인 운영을 추구하였다.

전반 14분, 웨스트 릴링 FC의 기분 좋은 신호탄이 쏘아졌다. 수비 지역에서 공을 잡은 칼슨을 시작으로 레오를 거쳐 라이언까지 공이 연결되었다. 그리고 에드워드와 마크가 수비수들의 시선을 끄는 동안에 중앙으로 살며시 침투한 버나드가 슛을 하여 골을 넣었다. 1:0.

전반 39분, 솔리헐 무어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촘촘한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진에 막혀서 힘을 못 쓰던 솔리헐의 공격수 하비 아인스워드(360/372)는 자신의 역량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하비는 매튜와 대니얼의 수비 라인을 개인기로 돌파하고서는 날카로운 슛으로 점수를 만회하였다. 1:1.

후반 22분, 완벽한 에드워드의 타임이었다. 에드워드는 작정한 듯 하프라인부터 공을 쥐고 드리블을 하였다. 그리고 한 번은 에드워드의 조력자인 마크와 패스를 주고받고, 두 번째는 라이언과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솔리헐 무어스의 수비진을 무시하고 골대까지 진격하였다. 그리고 골키퍼와 1:1 상황에서 좌측으로 강하게 슛을 때려 골을 넣었다. 2:1.

후반 35분, 여전히 불타오르는 에드워드가 또 한 건 했다. 이번에도 하프라인에서부터 공을 잡은 에드워드가 사이드라인으로 돌파를 하였다. 반대편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가볍게 크로스를 하였고, 그 공은 중앙에서 준비하고 있던 라이언의 발에 쉽게 골을 넣었다. 3:1.

하지만 솔리헐의 저력은 남아있었다. 후반 41분, 하비 아인스워드는 자신이 왜! 솔리헐의 에이스이며, 에드워드와 함께 득점 경쟁을 하는지 보여주었다. 중앙에서 대니얼의 집중 마크를 받고 있음에도, 사이드라인을 돌파한 좌측 윙 선수의 크로스를 바로 헤딩으로 골을 성공하였다. 승리를 잡으려던 웨스트 릴링 FC에게 일격을 날렸다.

후반전 44분.

경기 스코어는 3:2, 웨스트 릴링 FC가 간신히 이기고 있는 상황, 웨스트 릴링 FC에게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

삑.

“뭐? 코너킥?”

분명히 솔리헐 무어스 선수의 발에 맞고 나간 공이었다. 하지만 부심은 솔리헐의 코너킥을 선언하였고, 대니얼이 주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하였지만, 대니얼만 재수 없게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리고 흥분한 대니얼을 게리가 말리면서 당장의 상황은 정리되었다.

“집중해! 하비를 막으라고, 하비를!”

코치석에서 대칸은 하비를 집요하게 막으라고 지시하였다. 오늘만 2골을 기록한 솔리헐의 에이스! 이번 코너킥 상황에서 하비를 막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몸으로 막아! 헤딩을 못 하게 어떻게든 막으라고!”

매튜가 소리치고, 하비의 마크 담당인 대니얼이 죽을힘을 다해 막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하비 아인스워드는 불도저같이 꾸역꾸역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잡았다.

뻥!

상대편의 키커의 코너킥 공격이 매서웠다.

대니얼은 하비의 유니폼을 잡으면서 최대한 방해하려 하였지만… 하비는 유니폼이 늘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공을 보고 뛰어올랐다. 그리고 공은 정확하게 하비의 머리에 맞았다.

“안 돼!”

날카로운 헤딩 슛!

매튜와 대니얼은 골대를 보았고.

데이비드는 그 짧은 순간에 반사적으로 손을 움직였다.

퍽.

그리고 데이비드는 간신히 양손으로 구석으로 향하던 공을 잡고서는 그 자리에 엎드렸다.

“나이스!”

“슈퍼플레이!”

“좋았어! 브로!”

“완벽했어!”

슈퍼세이브! 데이비드의 슈퍼세이브가 나온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데이비드의 플레이! 모든 선수들은 데이비드에게 박수를 치며 격려를 하였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든 사람들이 축하하는 분위기에도 데이비드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그러고는 길게 공을 찼다.

“에드워드!”

데이비드가 찬 공은 유일하게 전방을 지키고 있었던 에드워드를 향했다.

‘반칙을 불더라도 어쩔 수 없다.’

에드워드는 자신의 옆에 있는 수비수의 발을 살짝 밟아버렸다. 그리고 수비수가 고통에 움찔하는 사이에 공을 잡고서는 달렸다.

“달려! 달려라, 에드워드!”

에드워드는 아무도 없는 적진을 달렸다. 유일하게 솔리헐의 골키퍼만이 골대 주변에서 나와야 할지… 아니면 지키고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었고, 방금 전 코너킥에서 동점골을 넣기 위해 모두 공격에 참여한 탓에 그 외 수비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넣는다. 절대로 넣는다!’

에드워드는 골키퍼를 향해 돌진하듯이 달려들었고, 그리고 키퍼가 어중간하게 접근하자. 자신의 주특기인 강슛을 때렸다.

철썩!

에드워드가 4:2 스코어를 만드는 쐐기 골을 넣었다. 그러고는 골키퍼인 데이비드에게까지 와서는 포옹을 하면서 세리머니를 하였다.

삐삐삑~

그렇게 경기는 종료되었다. 웨스트 릴링 FC와 솔리헐 무어스의 경기, 1-2위 간의 대결은 1위인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인저리 타임이 끝났음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긴장이 풀린 데이비드는 필드에 쓰러졌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의 든 선수들은 한 명씩 데이비드에게 다가와서 말을 건네었다.

“잘했어! 정말 잘했어!”

“구단주님, 오늘 잘하셨습니다.”

“하하하 삼류 구단주 주제에 꽤 하는걸?”

“이거! 카펜터가 자기 자리 걱정해야 하겠는걸요?”

“데이비드 멋졌어!”

데이비드가 일어나자, 구장에 있던 관중들도 박수를 하면서 격려해 주었다. 그러자, 데이비드의 눈에서 뜨거운 액체가 흐르기 시작했다.

우는 데이비드를 보고서는 친한 선수들은 오히려 축하를 해주었다. 데이비드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임을 알았던 것이다.

“뭐야! 데이비드 우는 거야? 크크크.”

평소 얌전하던 라이언이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로 놀렸다.

“애송이는 애송이군! 크크크, 이제 진정한 축구 선수로 인정해 주지.”

든든하게 데이비드를 지켜주었던 매튜도 데이비드의 머리를 만지면서 인정해 주었다.

“삼류 구단주! 이제 얼마나 선수들이 힘들지 깨달았냐? 크크, 앞으로 똑바로 일해라.”

대니얼도 데이비드와 어깨동무를 하면서 같이 퇴장하였다.

“잘했어… 정말 잘했어… 데이비드 정말 잘했다.”

우는 데이비드의 모습을 보는 아담의 눈시울도 붉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대칸도 뿌듯한 표정으로 데이비드를 바라보았다.

* * *

22차전, 6위인 살포드와의 경기에서는 주전 키퍼인 카펜터가 복귀하였다. 물론 주황색 레벨의 부상이었지만, 카펜터 본인의 의지대로 선발을 시켰고, 백업인 데이비드는 벤치에 대기하면서 경기에 임하였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는 다시 안정을 찾게 되었고, 경기에서도 승리하였다.

그 후 한동안…….

“하하하! 이 천재가 없었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형님?”

데이비드는 본인이 고민하고 걱정하고 힘들어했던 것은 완전 까먹은 채로 대칸을 볼 때마다 자화자찬을 하였다. 그러면 대칸은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서…….

“형님 그건 반칙이죠!”

데이비드가 경기가 끝나고 울었던 영상을 보여주려 하자, 데이비드가 강제로 꺼버렸다.

“그래도 저 때문에 1위를 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때 제 슈퍼세이브가 있어서. 하하하!”

뭐… 재수 없긴 했지만, 데이비드 덕분에 무사히 웨스트 릴링 FC가 1위를 유지하면서 주전 키퍼가 회복하는 공백기를 버틴 것도 사실이었기에 대칸은 그에게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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