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24화 (24/445)

24화

“우리 함께합니다!”

“네! 감독님, 우리 모두 같이해 보입시다!”

“해보자고! 우리가 영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자고!”

껍데기집에서 대칸은 김종일 코치와 차승진 씨, 아니 이제는 코치와 함께 마치 도원결의를 하듯이 술잔을 들고서는 외쳤다.

김종일 코치의 후배인 차승진 코치는 술자리에서 대칸과 자신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하였다.

분명히 무명의 중학교 팀에 코치로 와서, 팀의 성적을 올리고 성과를 낸 것은 차승진 코치였다. 그런데 현실은 모든 공은 감독이 가져가고 그것도 부족해서, 전국구 팀으로 만들겠다고 새로운 유명 선수 출신의 코치를 새로 임명하였다. 그것도 부족해서 이제는 나가라는 눈치까지 받고 있는 상황…….

어처구니가 없고, 한탄밖에 안 나오는 차승진의 상황이었다.

대칸은 이미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차승진의 능력과 포텐을 확인한 상태였다. 이런 차승진을 영입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래서 대칸은 차승진에게 웨스트 릴링 FC에 코치로 합류할 생각은 없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차승진은 자신이 합류해도 괜찮겠냐고 물었고… 대칸은 주급을 많이 줄 수는 없지만 합류는 무조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급을 5부 리그의 일반 코치 수준으로 40만 원 정도로 지급 가능하다고 말하자, 차승진은 고민한다. 가고 싶기는 한데, 주급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월급으로 160만 원 정도… 살인적인 영국 물가를 생각한다면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의 수입이었다.

다만 대칸이 개인적으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자신의 집 2층이 비어있는데, 그곳을 사용해도 된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게다가 팀이 4부 리그로 승격하게 된다면, 주급도 같이 오르게 되며, 보너스도 지급하겠다는 조건도 제안하였다.

결국, 차승진은 웨스트 릴링 FC의 코치로 합류하는 것을 결정하였고 대칸은 김종일 코치와 차승진 코치와 함께 웨스트 릴링 FC를 통해 대한민국을 빛내보자면서 국뽕에 취해서 술을 잔뜩 마셨다.

* * *

광고 촬영을 마친 대칸은 데이비드와 함께 먼저 영국으로 돌아왔다. 지금 비시즌 기간이 선수들에게는 휴가 기간이겠지만 감독인 대칸과 데이비드에게는 아니었다.

물론 데이비드는 본인도 선수라면서 우기기는 했지만, 씨도 안 먹혔다. 구단주로서 일을 해야 했다.

“데이비드, 일단 친선경기 일정은 어떻게 잡았어?”

작년 시즌…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친선경기 한 번을 못 치르고 시즌에 들어갔던 기억에 대칸이 친선경기를 우선적으로 챙겼다.

“6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인맥을 사용해서 여기저기 협의를 해놓으셨습니다.”

친선경기 대상 구단이 챔피언십의 리즈를 비롯해서 이번에 같이 승급한 요크 시티까지 무난하게 여섯 개 구단을 섭외해 둔 아담이었다.

“저번 요크 지역 방송사 사건은 어떻게 해결되었어?”

6부 리그 우승이 결정된 웨스트 릴링 FC와 요크 시티 FC의 경기 해설은 지역에서는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인종차별 발언까지 하였던 해설자인 프레디는 영국 축구 협회로부터 코치 라이선스 취소 및 영국 축구계에서 영구적인 퇴출을 명령받았다.

그리고 요크 지역 방송사도 공식적으로 방송을 통해 사과를 하였고, 웨스트 릴링 FC 구단과 직접적인 협의만 남은 상태였다.

“요크 지역 방송사가 우리 구단에 3년 동안 총액 3억(22.5만 유로)짜리 광고를 하는 것으로 사과를 제의했습니다. 그리고 사장이 몇 번이나 직접 미안하다고 연락해 왔었습니다. 그래서 그 제안을 받아들일까 합니다.”

뭐 단순하게 돈으로 성의를 보인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대안이 가장 만족스럽기도 한 데이비드였다.

“어설픈 배려나 행동보다는 돈이 좋죠.”

“악덕 구단주 같으니라고… 크크크, 벌써 시즌 시작도 안 되었는데! 벌써 수입이 짭짤하겠네?”

CX기업 스폰 패키지 비용 2억(15만 유로)에 요크 지역 방송 광고비 1억(7.5만 유로)! 벌써 3억(22.5만 유로)을 확보하였다. 그 외에 6부 리그에서는 없었던 중계 수익과 늘어나는 관중 수입 등을 고려한다면 작년과는 차원이 다른 수입을 기록할 것이 예상되었다.

데이비드는 구단 직원들의 임금 상승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다. 사무실을 지키는 데레사 여사를 비롯하여 구장 관리자들을 비롯한 관리 직원의 임금이 너무 낮아서 상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런 운영은 네가 알아서 하고… 내가 챙길 것은 선수들! 선수들 승급 보너스 잘 챙겨주자.”

대칸의 말에 에드워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 보너스는 얼마나 지급할까요? 계약 내용대로만 지급해요?”

“지금 프로 계약 선수들은 잘 챙겨주고, 준프로 선수들 중에서 주전 선수들에게는 적당히 챙겨주고, 그 외 후보 선수들은 그냥 생색만 내자.”

어차피 장기적으로 데려갈 선수들은 프로 계약 선수들밖에 없었다. 게리는 약간 포텐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장 역할을 잘해주었다. 그래서 프로 계약 선수들을 위주로 승격 보너스를 챙겨주기로 하였다.

“코치 주급도 5부 리그 평균 수준인 30만 원에서 40만 원 사이에서 재계약하겠습니다.”

대칸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문제는…….

“근데 우리 팀 코치 수가 많지 않냐?”

“형님이 협의해서 새로 합류하기로 한 분까지 생각하면 다섯 명입니다. 다른 팀의 코치 수가 두 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코치에 대한 비용이 많이 나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웨스트 릴링 FC에는 코치가 무려 다섯 명이나 있었다. 게다가 김종일 코치는 무려 주급을 100만 원을 받고 있었다. 5부 리그 코치 두 명을 쓰는 다른 구단과 비교하면 인건비보다 훨씬 많이 나오는 비용이었다.

“게다가 김종일 코치님 주급은 어떻게 할까요? 작년과 동일하게 동결해도 될까요?”

“그건 이미 이야기된 사항이니 걱정하지 마. 계약 기간 안에 4부 리그 승격 못 하면 재계약 없이 그냥 떠난다고 하셨어! 아무래도 현지 다른 코치들의 주급을 보니, 개인만 더 올려달라고 하기가 꺼림칙한 모양이신가 봐.”

다행히 김종일 코치의 주급은 동결이 확정되어 있었다.

대충 계산해도 코치 다섯 명의 주급만 거의 250만 원 정도, 연간 지출로 따지니 1.3억(10만 유료)이었다. 다른 팀이 코치 두 명만 쓰거나 플레잉 코치를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큰 지출이었다. 그래서 지출 규모를 확인한 데이비드의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투자야! 투자! 우리 선수들이 크는 만큼 더 벌어들일 수 있어!”

대칸은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확실히 프로 계약 선수들의 장래성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코치에 대한 투자는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이번에도 대칸만 믿고서는 감당하기로 마음먹었다.

“구두 계약했다는 새로운 코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차…….”

“차승진 코치.”

“네. 차승진 코치님! 그분은 괜찮아요? 능력이 뛰어나신가요?”

대칸은 엄지손가락을 높이 올렸다. 차승진 코치! 그 정도 능력을 가진 코치를 영입했다는 것은 이번 한국행을 통해서 획득한 최고의 성과였다.

“한국에서 여기저기 치여서 못 핀 꽃! 여기서 우리와 함께 피워보자.”

데이비드는 대칸 그리고 축구 매니저를 완벽하게 믿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카우트 추가 영입은 어떻게 할까요?”

“올해 선수 영입도 못 하는데. 그냥 레이첼만 보고 가자.”

데이비드는 피곤함에 다크서클이 가득한 레이첼이 사람 늘려달라고 애원했던 불쌍한 모습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대칸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였다. 데이비드 본인이 시달리기는 하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일 중요한 일… 임대 선수는 알아봤어?”

임대 선수라는 말에 데이비드의 안색이 굳어졌다.

“아… 임대 선수요. 레이첼 스카우트가 많이 알아보고… 많이 물어봤죠.”

언제나 그랬지만 수많은 프로 구단에서 임대를 보내고자 하는 선수들은 넘쳤다. 하지만…….

“우리가 무료 임대를 원하는 게 문제라서 그렇죠. 다들 미친놈 상대하듯이 말하니, 레이첼이 저한테 얼마나 화내는지 아세요?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임대 선수를 구한다고?”

축구 매니저의 제한 때문에 무조건 무료 임대 선수만 받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무료 임대… 5부 리그 팀에 무료 임대로 선수를 보낼 팀은 없었다.

“그래. 내가 생각해도 미친 짓이 맞긴 한데…….”

대칸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렇다고 선수 보강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한국에서 김종일 코치와도 이야기했지만, 대니얼의 파트너 센터백만큼은 보강을 해야 했다.

지금 센터백을 보고 있는 루이는 6부 리그까지는 버틸 수 있었지만… 5부 리그에 가면 구멍이 될 것이 뻔했다. 대칸이 판단하기에도, 300이라는 능력치에 비해서 체감이 안 좋은 선수였기 때문에 교체가 필요했다.

레이첼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확인한 5부 리그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는 310 정도… 단순 능력치 기준으로 310은 넘는 센터백이 필요했다.

“어떻게 한다? 어떻게? 데이비드 좋은 방법 있냐?”

데이비드도 좋은 방법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웃으면서 실없는 농담을 던졌다.

“형님이 뛰시죠? 형님은 뭐든 잘하시니 센터백도 잘하실 것 같은데요?”

“뭐? 미친! 크크크.”

데이비드가 농담을 던졌고, 대칸은 크게 웃고서는 말했다.

“아! 진지하게 김종일 코치님한테… 수비수로 한 시즌만 복귀해 달라고 할까?”

“오? 김종일 코치님 선수로서의 능력이 아직 괜찮은가요?”

“야! 썩어도 준치라고 명색이 대한민국 국대 출신 아니시냐? 신체 능력을 비롯한 체력이 많이 부족하셔서 그렇지! 정신 능력이나 기술은 5부 리그에서 뛰기에는 아깝지! 아주 많이 아깝지~”

“구단 홍보도 되고 좋겠네요. 대한민국 국대 출신 선수 플레잉 코치로 영입! 언론 홍보 요청할까요? 크크크.”

데이비드의 말에 대칸의 머리에 전기가 흐르듯이 섬광이 흘렀다.

“그래! 그거야!”

“네? 뭐요 형님!”

“플레잉 코치! 플레잉 코치 영입은 제한되지 않았잖아? 그럼 영입하면 되는 것 아냐?”

“…….”

선수 영입 자금이 들지 않는 플레잉 코치! 순간 데이비드가 조용해지면서 허공에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확인해 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대칸은 혹시나…라는 생각으로 기다렸다.

“어? 제한이 없네요……. 설마?”

“유레카! 유레카!”

대칸이 심봤다는 생각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그리고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가 발생하였다.

[축구 매니저입니다. 긴급 공지 사항 알려드리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축구 매니저의 말에 대칸과 데이비드가 당황하였다. 그리고 다음 공지가 이어졌다.

[이번 시즌 제약 사항에 있어서 고려하지 못한 사항이 발견되었습니다.]

[플레잉 코치는 축구 매니저가 사전에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마치 잔머리 정말~ 잘 굴렸다는 느낌의 메시지였다.

[그러므로 한 명의 플레잉 코치 영입에 대해서는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어떠한 방법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허가하지 않겠습니다. 무료 임대 선수 외에 선수 영입은 불가합니다.]

축구 매니저가 못을 박았다. 그래도 플레잉 코치 한 명을 추가할 수 있다는 말에 데이비드와 대칸이 하이 파이브를 하며 자축하였다.

“그래! 어쨌든 플레잉 코치 한 명 영입은 가능하다는 말이지?”

“네! 형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습니다.”

“좋았어!”

축구 매니저에도 꼼수는 존재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