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7화 (17/445)

17화

* * *

시즌 26번째 넌이튼전을 승리하고 이틀 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회복 훈련을 위해 경기장에 모였다.

“각자 몸 상태 확인하고, 문제 있으면 즉시 말하도록.”

수석 코치인 아담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은 우선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였다. 그동안에 대칸은 재빠르게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선수들의 부상 여부를 확인하였다.

“흠… 에드워드와 마크가…….”

다른 선수들은 컨디션이 난조를 보이거나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 보이긴 해도 부상은 관찰이 되지 않았다. 문제의 에드워드와 마크에게는 ‘성장통’이라는 문구가 떠있었다. 마크의 ‘성장통’은 노란색으로 사실 조금 주의하면 되는 수준이었지만 에드워드의 ‘성장통’은 빨간색… 매우 조심해야 하는 상태였다.

대칸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웨스트 릴링 FC가 거둔 3무와 2패 중에서는 에드워드와 마크가 빠진 경기가 3경기나 되었다. 즉, 두 선수가 없다면… 중간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라도 승리를 확신할 수가 없다는 것이 웨스트 릴링 FC의 현실이었다.

에드워드의 성장을 고려한다면 1~2경기는 빼주는 것이 맞았다. 평소에도 에드워드와 마크에게 ‘성장통’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빨간색은 아니었다. 지금의 마크처럼 노란색이나 조금 심하면 주황색으로 주의 정도에 불과한 상태였는데… 에드워드에게는 저번 경기 이후로 빨간색으로 ‘성장통’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에드워드와 마크는 오늘도 휴식이다. 훈련에 절대로 참가하지 않는다.”

벌써 3주째, 두 유소년 선수에 대해서 훈련에 불참시키는 대칸이었다. 마크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휴식이라는 말에 철없이 즐거워했지만 계속되는 휴식에 에드워드는 불안했다. 그래도 감독인 대칸을 믿고서 벤치에 앉았다.

아담은 에드워드의 불안해하는 표정을 읽고서는 대칸에게 말했다.

“감독님, 에드워드와 마크에게 너무 훈련을 안 시키시는 것… 아닌가요?”

대칸은 한숨을 푹 내쉬고서는 말했다.

“성장통이 심할 때 훈련을 하면, 몸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몸에 큰 부상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고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고요. 유소년 축구가 따로 필요한 이유가 성인처럼 훈련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지금 두 사람은 성장통이 심한 상태입니다.”

“아… 네.”

“코치님, 분명 얼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를 믿으세요. 에드워드와 마크를 성장시키는 데 있어서 저만큼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담은 고개만 끄덕였다.

* * *

시즌 27번째 달링턴 FC와의 경기가 다가왔고, 대칸은 경기 시작 세 시간 전에 선발 명단을 발표하였다.

“오늘 달링턴 FC와의 경기 선발 대진이다.”

FW : 라이언 힐(340/398)

LM : 레오 바니스터(297/312), RM : 엘리엇 브루어(289/310)

MF : 가브리엘 챔버레인(278/325)―마크 보셀(337/437)

DM : 게리 워커(321/350)

LWB : 칼슨 고트(300/341), RWB : 헨리 블랙(311/329)

DF : 대니얼 보얀(344/400)―루이 베리(301/311)

GK : 다니엘 카펜터(291/333)

에드워드가 빠진 자리에 재빠르고 부지런한 라이언을 원 톱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중원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 4-1-4-1 라인이 선발이었다.

“달링턴 FC는 현재 4위인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있는 팀이다. 리그 평균보다 강한 수비력을 가진 팀이고 공격력은 그리 좋지 못한 팀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모두 집중하고 선발 선수들 파이팅하기 바란다. 그리고 코치님들은 각 선수들에게 세부 전략 전달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대칸의 지시대로, 코치들이 각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세부 전략을 전달하는 타이밍에… 에드워드가 대칸에게 다가갔다.

“감독님? 저 오늘 경기가 우리 팀 우승을 위한 중요한 고비인 것으로 아는데… 제가 선발로 출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선수 선발이 감독의 권한이지만, 에드워드의 의견에 다른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에드워드가 있는 웨스트 릴링 FC와 없는 웨스트 릴링 FC는 완전 다른 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칸 감독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말했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이다. 그리고 아픈 선수는 쉬게 한다는 것이 나의 철칙이다.”

대칸의 말에 에드워드가 살짝 뛰면서 대답하였다.

“전 아프지 않습니다. 멀쩡합니다.”

“아니.”

대칸은 에드워드의 무릎을 손으로 ‘탁’ 치면서 말했다.

“넌 아픈 중이다. 네가 제대로 자각하지 못할 뿐이지.”

“…….”

미약한 통증… 에드워드도 자각하지 못했지만 대칸이 만지자 느껴졌다.

결국, 에드워드는 이번에도 대칸의 말이 맞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후, 달링턴 FC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집중~ 집중하라고!”

“수비!”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전반적으로 웨스트 릴링 FC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달링턴 FC도 수비적인 포지션을 취하면서 득점이 나오지를 않고 있었다. 물론,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기존의 윙백 선수들보다 뛰어난 칼슨과 헨리에 수비형 윙어이자 미드필더인 레오를 영입하였으며, 뛰어난 수비 코치인 김종일 코치에 의하여 웨스트 릴링 FC의 수비진은 이제 완벽하게 안정된 상태였다.

문제는 달링턴 FC의 공격수들의 능력치도 형편없었고 두 팀 모두 전반적으로 수비수를 많이 두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가 지루하게 흘러간다는 것이었다.

“역시, 에드워드가 없어서 그런가?”

벤치에 대기하는 선수들의 대화 소리가 대칸의 귀에도 들렸다. 하지만 대칸이 가지고 있는 축구 매니저를 통해 보면, 라이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기 위한 집요한 움직임과 마크의 한 번씩 터지는 킬 패스에 달링턴의 수비수들이 언제까지 버틸지가 문제였다.

“하…….”

“또 골대라니…….”

게다가 오늘따라 이상하게 결정적인 기회 때마다 골대에 공을 맞히는 라이언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밀어붙여!”

대칸은 목이 나가도록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공격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라이언과 마크를 선두로 지속적으로 공격을 하였지만 전반전은 아쉽게 0:0으로 종료되었다.

하프타임.

“다들 잘하고 있다. 득점이 안 나오고 있을 뿐, 잘하고 있어!”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간단한 먹을 것과 물을 주고, 뭉친 근육을 다급히 풀어주고 있었다.

대칸은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대부분 선수들에게 큰 문제가 없었지만 마크의 상태 창에 ‘성장통’이 주황색인 것과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서는 교체를 지시하였다.

“후반전이 시작되면 일단 마크가 빠지고 그 자리를 게리가 채운다. 그리고 게리 자리에는 제이콥이 투입된다. 전술 변화는 없다. 알겠지?”

대칸의 말에 게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제이콥도 익숙한 포지션이기에 알겠다고 하였다.

에드워드는 몸을 풀면서 대칸의 추가적인 지시를 기다렸다. 자신이 후반전에 투입되면 반대편의 막힌 골문을 뚫어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칸의 입에서는 에드워드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자, 모두 문제없지?”

참지 못한 에드워드가 입을 열었다.

“감독님 저는?”

에드워드의 간절한 눈빛… 그리고 그의 감정 상태에서 대칸은 에드워드가 간절하게 출전을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칸의 생각은 달랐다.

“너의 오늘 경기 출장은 없다. 몸도 안 풀어도 되니, 쉬고 있도록.”

대칸의 말에 에드워드는 미치고 팔짝 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0:0으로 비기고 있는 상황, 팀의 주요 공격 자원인 마크가 교체되는데… 에이스인 자신이 여전히 벤치에 있었다. 요크 시티와 1위 경쟁이 치열한 이 시기에 자신이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감독님, 제가 후반전에 나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몸이 100%는 아니지만 충분히 경기를 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에이스라는 것을 자각하는 에드워드의 말이었다.

에드워드의 말에 대칸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그 침묵은 라커룸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시선을 두 사람에게 모이게 만들었다. 대칸은 어떤 식으로 말할까 고민하다가 결정했다.

“에드워드! 우리 웨스트 릴링 FC는 너만 믿고 있는 원 맨 팀이 아니야.”

“…….”

대칸은 에드워드와 어깨동무를 하고서는 말했다.

“동료를 믿어라. 네가 없으면 우리 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우리 팀은 이미 충분히 강하다.”

대칸이 말을 마치고서 먼저 라커룸 밖으로 나갔다.

“…….”

말없이 서있는 에드워드… 그런 에드워드에게 선수들이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하였다.

“크… 꼬맹아, 걱정 말고 푹 쉬고 있어라. 이 경기는 내가 책임진다.”

대니얼이 어깨를 툭 치면서 장난스럽게 말하고 경기장으로 나갔고

“에드워드, 나도 있다고, 나 못 믿는 건 아니지?”

평소 호흡을 맞추던 라이언도 에드워드의 머리를 살짝 헝클이고 나갔다.

“에드워드… 우리 팀을 믿어줘라. 우리 팀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저력 있는 팀이다.”

팀의 주장인 게리도 한마디를 하고 나갔다.

경기장에 나가서 후반전을 기다리는 선수들의 마음이 마구 불타올랐다.

“헤이 브로들, 실점하면 죽는다. 아니 차라리 죽어! 급식 듀오가 없다고 팀이 안 굴러가는 건 절대 안 될 말이지, 우리 체면도 문제고. 그러니 똑바로 하자고!”

대니얼의 말에 수비수들도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게리 주장님, 좋은 패스 부탁합니다. 그리고 미드필더분들은 제게 긴 패스를 주세요. 제가 후반전에는 반대편 수비 라인 제대로 찢어버릴 테니까요!”

라이언이 각오한 듯 부탁하였고, 게리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공 애매하면 제게 주세요. 제가 간만에 경기 조율 제대로 하겠습니다. 성인 선수의 능숙함을 보여드리죠.”

모든 선수단이 불타오르는 모습이었다.

“어딜!”

달링턴 FC의 공격수에게 날아오는 패스를 가로채는 대니얼. 그리고 바로 반대편 진형을 보고 길게 찼다.

“누구든지 알아서, 받아라!”

대니얼의 롱패스를 보고서는 게리가 평소보다 더욱 격렬하게 몸싸움을 하면서 공을 잡았다. 그러고는 보지도 않고서는 약속된 왼쪽 구석으로 패스했다.

“라이언!”

이미 훈련에서 많이 했던 약속된 플레이… 게리가 패스하기 좋아하는 왼쪽 지역을 준비하고 있었던 라이언은 센터백과 왼쪽 윙백의 사이를 오프사이드 트랩을 파괴하면서 돌파하였다. 그러자 골키퍼와 1:1 상황. 라이언은 강하게 그러면서도 침착하게 슛을 하였다.

“골!”

“좋았어.”

후반 55분, 라이언의 골이 터졌다. 선수들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첫 골을 웨스트 릴링 FC가 기록한 것이다.

그 후에도 65분에 게리와 원투 패스로 상대편 수비 진형을 농락한 라이언이 추가 골을 기록하였고, 81분에는 사이드에 있던 레오 선수의 패스를 받은 라이언이 단독 돌파를 시도하여 세 번째 골을 넣어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대니얼을 비롯한 수비진들은 완벽한 수비를 선보이면서 상대편 공격수들을 봉쇄하여 무실점을 기록하였다.

90분, 인저리 타임.

“하… 오늘 후반전에 선수들 간의 호흡이 기가 막히네요. 그리고 플레이는 아름답고요.”

선수들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담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하였다. 그리고 대칸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오늘 모든 선수들이 괜찮았네요.”

그러고는 대칸은 옆에 대기하고 있던 에드워드에게 말했다.

“에드워드, 축구는 팀 경기야. 네가 없다고 진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넌 팀의 에이스지만 네가 팀의 전부는 아니야.”

에드워드는 대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모든 경기를 뛸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동료를 믿어라.”

“네, 감독님.”

에드워드는 깨달은 것이 있는지 순해진 눈빛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오늘 후반전에 우리 팀 선수들 몸놀림이 가벼운데요?”

벤치에 있던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에 대칸은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죠, 선수들에게 적당한 자극은 성장을 위해서도 무조건 필요한 거네요.”

에드워드가 없는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라이언(340/398 → 347/398), 팀의 주장인 게리(321/350 → 329/350), 수비진의 핵심인 대니얼(344/400 → 349/400), 세 명의 선수가 성장한 것을 대칸은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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