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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8화 (8/445)

8화

“레이첼 씨! 어때요? 저도 능력 좋죠?”

훈련장에 나타나서 라이언을 살펴보던 레이첼에게 대칸이 말을 걸었다.

“하… 감독님도 대단하시네요. 어디서 저런 수준급 민간인을 구하셨어요?”

“하하하!”

대칸은 웃다 말고 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직 부족합니다! 제가 개인 성과를 가져왔으니! 우리 수석 스카우트님도 어서! 선수 정보를… 명단을 주세요!”

“…….”

레이첼은 한숨을 쉬며 보고서를 하나 건네었다.

“빠르고, 준프로이며, 이 주변 지방에 사는 선수 한 명입니다.”

레이첼이 건넨 보고서를 대칸은 유심히 읽기 시작했다. 축구 매니저에서도 다른 테크닉은 거지 같지만 싼값에 빠른 선수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정도면 괜찮나요?”

“네! 여태까지 선수들 중 가장 괜찮습니다. 영입 제안해 보죠! 다른 선수들도 부탁합니다.”

레이첼은 처음으로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근데… 감독님 기준이 왜 스피드죠?”

레이첼의 질문에 대칸이 쉽게 대답했다.

“뭐… X밥 싸움에서는 속도가 최고죠?”

“네?”

“아니! 애매한 싸움이라면… 고만고만한 선수들이라면 빠른 게 최고라는 말이에요.”

발은 슬럼프가 없다. 6부 리그라는 준프로 리그에서는 발만 빨라도 기본이 가능했다. 어차피 골은 에드워드가 넣을 테니, 다른 선수들에게는 기본만 바라는 대칸이었다.

“알겠어요. 감독님… 그럼 빠르지 않은 선수는 필요 없으신 거죠?”

“…그래도 모르니 한번 주시겠어요?”

정보에 욕심이 많은 대칸이었고, 레이첼은 역시라고 생각하면서 느리지만 괜찮은 선수들 세 명에 대한 보고서를 보여주었다.

“비록 속도는 빠르지 않은 레벨입니다만 준프로 선수 무난한 활약을 펼치면서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선수들의 보고서입니다.”

대칸은 보고서를 받았다. 그러고는 먼저 선수들의 이름을 확인하였는데…….

“어? 대니얼?”

“5부 리그 귀즐리 AFC에서 뛰고 있는 준수한 능력을 가진 수비수입니다. 아시는 분이십니까?”

보고서를 통해 축구 매니저로 정보를 확인한 대칸이 말했다.

“이 녀석, 내 술친구 대니얼이 맞네?”

“…술친구?”

그 선수들 중에 한 명… 대니얼은 대칸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웨스트 릴링이라는 곳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농촌 마을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했다. 그래서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가게가 몇 개 없었는데… 특히 마을에 술을 파는 곳은 ‘JOB's PUB’이라는 술집이 유일했다.

대칸이 웨스트 릴링에 이사를 오면서, 아담은 이 술집의 사람들에게 소개를 해주었다. 유일한 웨스트 릴링 FC의 광팬들이 모인 술집이었다. 그러자 이들은 그에게 술집의 패밀리가 되는 것을 제안하였다.

외국인이지만 웨스트 릴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신고식만 통과한다면 술집의 패밀리가 될 기회를 얻은 것이다.

대칸은 평소에 갈고닦은 주량으로 신고식으로 독한 위스키 대형 세 병과 맥주를 셀 수 없이 마셨고! 역대급 기록을 남기면서 술집의 패밀리가 되었다.

패밀리가 된 대칸은 이 술집의 주요 인사가 되었으며, 수시로 이 술집에 들러서 동네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친분을 나누고 의기투합을 하였다.

그런 이 술집의 패밀리 중에 한 명이 대칸의 영입 대상인 대니얼이었다.

딸랑.

대칸이 저녁 여덟 시에 술집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오! 대칸 간만이야, 3일 만인가?”

“이게 누구야? 술의 제왕 대칸, 휘유~”

이미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남자들이 대칸을 맞이해 주었다. 대칸은 남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주먹을 마주하면서 인사를 나누었고… 그중에는 오늘의 목표도 있었다.

“헤이! 슈퍼 알코올 코치.”

역시, 이 술집의 죽돌이인 대니얼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었다. 그리고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대니얼의 능력치를 확인하였다.

대니얼 보얀(25살, 수비수, 344/400)

기술 105/130, 정신 148/165, 신체 91/105

훌륭한 능력치를 가진 대니얼이었다.

평소에 대칸은 이 술집에 축구를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시고 친분을 나누기 위해 왔었기 때문에 축구 매니저를 실행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대니얼의 능력치를 보지 못하였고… 이런 원석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우와… 이 정도 되는 녀석이 왜? 5부 리그에 있는 거야? 잉글랜드 축구에도 제대로 된 전문가가 별로 없나 보네…….’

프로 의식이 조금 떨어지고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절대로 6부 리그와 5부 리그를 오갈 정도의 능력은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4부 리그 하위 팀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이었고, 잘 훈련받아서 능력치를 모두 개발한다면 리그 1까지도 충분히 통할 선수였다.

대칸은 대니얼의 능력치를 확인하고서는 영입을 위해 말했다.

“대니얼, 너 준프로 선수라면서!”

“오호~ 이제 알았냐? 삼류 주정뱅이 감독아? 크크크.”

대니얼은 웃으면서 술을 한 모금 하였다.

이 JOB's PUB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가 친구였다. 그래서 어린 대니얼이 대칸에게 편하게 말을 하였다.

“나, 명색이 5부 리그 소속 선수다. 팀의 슈퍼에이스지!”

“미친… 크크크.”

대칸은 웃으면서 대니얼의 아쉬운 점을 끌기 시작했다.

“야! 그런 놈이 정식 프로 계약도 못 하고 있냐?”

“뭐? 그깟 프로 계약. 내가 하기 싫어서 안 한 거야.”

허풍을 떠는 대니얼…….

“거기에다가, 팀에서는 내년 시즌 재계약 제안을 안 한다면서?”

“아니야. 잠시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사실 불쌍한 대니얼이었다. 현재, 대니얼이 뛰고 있는 5부 리그 소속인 귀즐리 AFC는 재작년에 6부 리그에서 승격했고, 그때 대니얼은 주력 멤버였다. 하지만 작년에 대니얼이 조금 부진하였기 때문에 선수 교체를 고려하여 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태였다.

사실 대니얼도 이 사실을 알고는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팀에 남고 싶은 생각에 모른 척 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야, 너 우리 팀에 와라. 같이 축구하자.”

대칸이 그냥 대놓고 직접적으로 영입을 제안하였다.

“크크크, 미쳤냐? 6부 리그는 너무 지겨워~ 나 6부 리그에서 우승 두 번에 승격 플레이오프를 두 번을 경험해 본 사람이야. 6부 리그로 다시 내려가고 싶지는 않다.”

대니얼은 6부 리그의 우승청부사와 같은 경력자였다. 그런 대니얼은 몇 번이나 팀을 5부 리그에 올리고서는 버림받는 경험을 하였다. 아무래도 수비수로 전반적으로 뛰어난 편이었지만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명확하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칸은 대니얼의 심정을 알고서 말했다.

“사내가 존심이 있지, 지금 너희 팀이 대놓고 간 보는 거 몰라? 너보다 좋은 선수가 있으면 계약 안 하고 없으면 계약하려고 하는 것? 몰라?”

“쩝…….”

대니얼의 아픈 구석을 찌르는 대칸이었다. 게다가 대니얼도 팀에서 다른 수비수들을 알아보고 있는 것까지도 알았다. 2년 동안이나 충성을 다해서 팀을 5부 리그로 승격시키고… 4부 리그 사정권까지 같이 왔는데, 이제는 버려질지도 모르는 대니얼이었다.

“그러지 말고 우리 팀으로 와라. 내가 프로 계약으로 잘 대접해 줄게!”

“흠? 프로 계약?”

프로 계약… 6부 리그나 5부 리그에서는 뛰어난 선수 또는 장래성이 높은 선수에게만 프로 계약을 제안한다. 대니얼은 유망주 나이는 아니니, 즉 그 팀의 에이스라는 말이었다. 자신에게 프로 계약을 제안하다니! 혹하였지만, 그래도 바로 판단할 일은 아니었다.

고민하는 대니얼에게 대칸은 피식 웃으면서 쉬운 선택지를 제안하였다.

“야야! 생각해 보니 이 술집의 규칙이 뭐냐?”

“규칙?”

대칸은 술병을 들고서는 말했다.

“주량 높은 놈이 최고 아니냐?”

대칸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동조하였다.

“크크크, 그렇지!”

“맞아. 이방인 대칸이 이 술집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도 그거지!”

마초적이고 배타적인 분위기의 이 술집! JOB's PUB은 주량이 센 사람이 최고였다. 나이든 사회적 신분이든! 주량 아래 평등했던 것이다. 그래서 대칸에게 있어서 이 술집은 자신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였다.

“생각해 보니… 너랑은 술 대작을 제대로 안 해본 것 같네?”

대칸의 말에 대니얼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명색이 준프로 선수니까 자제하고 있었던 거지!”

“훗, 핑계는. 오늘은 누가 잘 마시는지 해보는 거다. X밥 새꺄!”

대칸의 도발에 주변 사람들은 격하게 환영하였다. 대니얼은 웃으면서 어차피 이기면 이 술집 대빵을 먹는 거고, 져도 프로 계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자신이 팀에 합류한다면 로건 코치와의 대결에서도 이길 자신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주량에 있어서 대칸에게 질 생각도 없었다.

“콜! 내가 냄새나는 녀석, 크~ 한번 꺾어줄 때가 되었지. 조용히 잠자고 있는 사자를 건드리다니… 죽여버리겠다! 어디 한번 해보자.”

대칸과 대니얼의 술 대결이 시작되었고 술집은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3일 뒤.

“우윽…….”

“아직도 속이 별로냐? 3일이나 지났는데?”

대니얼은 질렸다는 표정으로 대칸을 보았다.

두 사람은 술 대결을 하면서 무려 세 시간 동안 위스키 대용량 일곱 병을 마셨다. 다들 미쳤다고 말할 정도로 마시고 또 마셨다. 그런 술 대결을 마치고, 대니얼은 후유증으로 이틀 동안 집에서 요양을 하였지만 아직도 속이 안 좋은 느낌이었다.

“자자, 나가자!”

“하아…….”

대칸을 따라서 나가는 대니얼은 웨스트 릴링 FC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대니얼 보얀입니다. 센터백 전문 수비수이며 풀백 알바 정도는 가능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대니얼은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사하면서 대칸의 팀에 합류하였다.

* * *

이제 프리 시즌도 2주밖에 남지 않았다. 대칸은 코치진과 스카우트, 그리고 구단주인 데이비드와 함께 스쿼드를 완성하기 위한 회의를 시작하였다.

“현재, 우리 팀 프로 선수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드워드 바커―공격수, 마크 보샐―공미, 라이언 힐―공격수, 게리 워커―미드필더, 대니얼 보얀―수비수’ 총 다섯 명의 선수가 프로 계약으로 팀에 있었다.

“프로 선수들은 만족스럽습니다. 주전으로 부족하지 않으며, 6부 리그에서 넘치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대칸의 말에 코치들과 스카우트들은 동의하였다. 훈련을 통해서 능력을 확인해 본 결과, 넘치게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다만 준프로 선수 열 명이 아쉽습니다.”

기존 웨스트 릴링 선수였던 준프로 선수 열 명은… 6부 리그 수준의 선수들이었다. 딱히 기량이 뛰어난 선수도 없고… 미래가 있는 선수도 없었다. 하지만 6부 리그에서 뛸 수는 있었다.

“감독님께서 요청했던 윙 선수 한 명은 다음 주에 팀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스카우트인 레이첼이 알아온 스피드 빠른 준프로 윙어는 다음 주에 합류하기로 계약을 완료한 상태였다.

“열여섯 명…….”

열여섯 명의 선수 명단을 보면서 대칸은 아쉬움이 많았다.

“하아… 수석 스카우트님! 저번에 후보로 남겨두었던 선수 두 명 추가 영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류 준비 부탁드립니다.”

대칸은 적당히 빠른 윙어 한 명과 무난한 백업 미드필더 영입 후보였던 두 명의 선수를 추가로 영입해야겠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레이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열여덟 명의 선수가 스쿼드에 포함되게 됩니다.”

아담이 선수들의 리스트를 보면서 말했다.

“문제는… 골키퍼가 한 명이라는 점입니다. 적어도 시즌 운영을 위해서는 백업이라도 골키퍼가 한 명은 더 필요합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아담의 말에 대칸은 말없이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데이비드가 말을 하였다.

“형님! 어차피 백업 키퍼면 적당히 구하시죠. 6부 리그에서 백업 키퍼라면 별로 뛰어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적당히 영입하시죠.”

말을 꺼낸 데이비드를 대칸이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대칸이 옆에 앉아있는 데이비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니지… 적당한 키퍼를 구하면 되겠어? 잘하는 키퍼를 구해야지.”

“에이 형님! 그 백업 골키퍼는 별거 없는 포지션입니다. 1시즌 동안 잘해봐야 2~3경기도 못 뛰는 포지션이구요. 엄청 잘하지 않는 이상은 엇비슷해요!”

“그렇지?”

“네. 그렇다니깐요!”

“그럼! 잘 부탁한다. 웨스트 릴링 FC의 백업 골키퍼! 데이비드 바커!!”

“…….”

순간 회의실에 정적이 흘렀다.

“왜 그러세요? 저 녀석 유소년 구단 키퍼 출신입니다. 형편없긴 하지만! 몇 경기 안 뛰는 6부 리그 백업 키퍼 자리는 채우겠네요.”

아담은 대칸이 어떻게 알았지라는 생각을 하였고… 데이비드는 빌어먹을 축구 매니저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혀… 형님… 그… 그래도 저 구단주인데…….”

“야! 너 시즌 시작되면 할 일 없잖아? 그리고 네가 그 웬만한 6부 리그 백업 골키퍼보다 나아~”

“…….”

데이비드 바커(25살, 골키퍼, 265/323)

기술 85/110, 정신 107/123, 신체 73/90

“그러니 구단주님 알바로 키퍼 좀 보시죠?”

“…….”

“그럼! 내일부터 훈련에 참가하는 거다?”

그렇게 새로운 백업 키퍼가 팀에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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