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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7화 (7/445)

7화

* * *

“모두 주목! 다들 알겠지만 나, 아담 바커가 올해 새롭게 수석 코치가 되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알지? 앞으로 코치로서 잘 부탁한다.”

새롭게 수석 코치가 된 아담은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익숙하게 준비하고 있던 선수들을 모았다.

비록 기존 코치나 구단 관계자는 아니었지만, 웨스트 릴링이라는 작은 지역 구단의 오래된 팬으로 충분히 선수들과 친분이 있었다. 예전에는 지역 유지 팬에 불과했던 사람이 지금은 수석 코치가 된 것이다. 물론 모르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사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선수들은 박수를 치면서 아담을 맞이해 주었다. 그러자 아담은 다음으로 새롭게 팀에 합류한 에드워드와 마크를 소개하였다.

“이번에 리즈유나이티드에서 우리 웨스트 릴링 FC로 새롭게 자리를 이동한 두 선수이다. 왼쪽은 마크 보셀, 오른쪽은 에드워드 바커다. 다들 인사해라!”

에드워드와 마크가 공손하게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였고, 선수들은 약간 머뭇거리는… 너무 어린 거 아닌가? 하는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가벼운 박수로 에드워드와 마크를 맞이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웨스트 릴링 FC의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된 대칸을 선수들에게 인사시켰다.

“이번에는 다들 인사하게! 우리 웨스트 릴링 FC의 새로운 감독! 새로운 캡틴! 대칸 감독님이다.”

대칸이 선수들의 얼굴을 보면서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새롭게 팀을 이끌 감독! 대칸입니다.”

“…….”

이번에는 선수들이 약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허… 전혀 듣도 보도 못한… 듣보잡 동양의 어려 보이는 청년이 감독이라니… 웨스트 릴링 선수들은 그저 어이가 없었다.

대칸도 그런 선수들의 분위기를 느꼈다. 그래서 원래 준비했던 감독 인사를 중단하고서는 말없이 선수들을 노려보았다.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 기 싸움을 하듯이 바라보는… 묘한 분위기가 경기장을 감돌았다.

“자자! 인사 다 했으면 훈련을 시작해 보자고, 먼저 오늘은 체력 측정부터 하도록 하겠다. 오래간만에 복귀했으니! 다들 체력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보자. 20분 뒤에 시작할 테니 다들 가볍게 몸 풀다가 모이라고!!”

“네!”

아담의 지시에 선수들은 흩어져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전히 대칸은 살짝 인상을 쓰면서 흩어지는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쩝…….”

선수들의 애매한 반응… 건방지게 감히 감독에게! 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어처구니가 없는 대칸이었다. 그렇다고 선수들의 능력이 뛰어나면 모르겠는데, 대칸이 직접 축구 매니저를 통해 확인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의 능력치는 고만고만… 아니 대부분 낮았다. 막하막하인 상태였던 것이다.

“흐음… 애매하네…….”

아담과 코치들의 지휘 아래 선수들의 체력 측정이 시작되었다.

“좋아! 다시 뛰어!”

아담을 비롯한 코치들은 프리 시즌 동안 관리하지 않은 선수들의 체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해서 한계를 시험하였고, 선수들은 헥헥거리며 측정에 임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아담의 지시에 잘 따르고 있었다. 대칸은 역시! 빠따형 수코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선수들의 대책 없는 능력치를 보면서 고민하였다.

“이건 뭐… 기량이 정말 다 애매하게 비슷하네……. 프로 계약 선수들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 높은 것도 아니고.”

보통… 프로 팀이든 세미프로 팀이든 조기 축구회든! 상대적으로 뛰어난 에이스가 있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구멍이 있기 마련이다. 근데! 웨스트 릴링은 신기했다. 전체적으로 능력이 비슷했다. 물론 상향 평준화가 아닌 하향 평준화라는 것이 문제였다.

“에드워드랑 마크 외에는… 다들 솔직히… 말 그대로 애매하네.”

능력이 300을 넘는 선수가 두 명밖에 없었고… 대부분이 260에서 280의 능력치를 가진 선수였다.

6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평균 능력이 290 정도 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승격은커녕 하위권에 머물러야 하는 선수들의 능력치였다.

“그렇다고 포텐이 높은 선수도 없고.”

선수들의 포텐도 기껏해 봐야 320 정도에서 머물고 있었고, 높은 선수가 350 정도 기록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그리고 팀 분위기는 왜 이렇게 좋은 건지… 선수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준프로 구단이긴 했지만, 선수들의 출신이 주변 지역인 경우가 많아서 오랜 시간 친목을 쌓았던 선수들이 많았다. 즉, 조금 잘하는 조기 축구회 느낌이 웨스트 릴링 FC에서 나고 있었다.

“문제는 그래서 그런지 선수들의 승부욕도 떨어지고 조직력도 개판이라는 거네!”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확인한 결과, 라커룸 분위기는 좋았지만 실질적인 조직력… 경기 결속력은 오히려 나쁜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너무 친해서 서로에게 아쉬운 말을 하지 못하여 팀의 조직력에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감독 지원 수치도 아주 낮은 수치였다.

“각오하고 단호한 개편을 하긴 해야겠네.”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일이었지만 승격을 위해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불가능했다! 대칸은 기존의 팀의 선수들을 대규모로 방출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대칸은 강력한 감독과 구단주의 권한으로 선수단에 필요 없는 선수들을 모조리 방출하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반발한 선수들이 추가로 더 많이 나가게 되었는데… 그래서 선수단에 남은 선수들이 열세 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결국에 급하게 선수를 찾는 일이 가장 시급한 일이 되어버렸다.

“명단, 영입 가능한 선수 명단을 주세요!”

“악! 제발 감독님, 전 선수 자판기가 아니라고요. 시간도 인력도 안 주시면서 요구만 하시면 어떻게 해요!”

계속되는 대칸의 요구에 절규하는 유일한 수석 스카우트 레이첼이었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단은 현재 열세 명, 이 열세 명 중에서 대칸이 판단하건대 주전급 선수는 고작 여섯 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일곱 명은 후보 수준…….

기존 선수단을 잡기 위해서, 의기양양하게 배짱을 부리고 반항하는 선수들을 모두 방출해 버렸던 대칸이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수석 스카우트인 레이첼에게 넘어왔다.

“제가 원하는 조건의 선수 다섯 명 정도는 영입해야죠.”

대칸의 말에 한숨만 쉬는 레이첼이었다.

“감독님 조건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아세요?”

대칸의 조건은 가능하다면 준프로 선수,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 선수, 속도가 빠른 선수, 윙 또는 윙백 포지션 선수, 나이가 어린 선수, 가급적 가격이 싼 선수 등등…….

매우 어려운 조건이었다.

“정보가 부족한 준프로 선수들을 알아보고 다니는 것보다, 차라리 프로급 선수를 검색하는 게 편합니다.”

정보가 부족한 준프로급 선수를 검색하는 일! 레이첼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하기가 힘들었다.

“언제든지 스킨을 데려다 쓰세요.”

순식간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두 가지 직급을 가지게 된 스킨이었다. 수습 코치이자 보조 스카우트.

“그리고 출장비를 비롯한 정보 구입 비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양심적으로 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대칸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첼이었다.

* * *

일요일.

영국으로 완전히 이주한 대칸이 웨스트 릴링에 새롭게 구한 집에서 웨스트 릴링 FC 소속 선수들의 정보를 확인하면서 팀의 스쿼드를 점검하고 있었다.

“에드워드, 마크, 게리는 확실한 주전이고,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 그나마 나은 선수들을 뽑아도 부족해, 확실히 부족해. 무조건 영입이 필요해.”

에드워드와 마크는 리즈 유소년 구단에서 영입한 자원, 그리고 게리 워커(25살, 미드필더, 321/350)는 기존의 팀에 있던 프로 계약 선수로 유일하게 괜찮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자원이었다.

문제는 그 이외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좋은 선수를 충원할까? 라는 고민에 머리가 아픈 대칸이었다.

똑똑똑.

대칸이 머무는 집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사한 지 얼마 안 되어 ‘올 사람이 없는데?’라는 생각으로 대칸이 문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도색하러 왔습니다.”

아! 이사한 집에 도색할 부분이 있어서 아담에게 사람을 불러달라고 부탁했던 것이 기억났다.

“네, 들어오세요.”

대칸이 문을 열자, 두 명의 도색공이 장비를 들고서 집 안으로 들어왔다.

“저, 어딜 도색하면 될까요?”

“…….”

“어디를 도색하죠?”

도색공의 말에 대칸은 대답하지 못했다. 마침 축구 매니저를 켜고 있었던 대칸의 눈에 보조 도색공의 능력치가 보여서…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칸의 입이 다물어졌다.

라이언 힐(22살, 공격수, 340/398)

기술 99/125, 정신 145/169, 신체 96/104

‘뭐야… 얘가 왜? 도색공이야!!’

웨스트 릴링 FC의 웬만한 선수들… 아니, 6부 리그는 씹어먹을 수 있는 뛰어난 도색공이 나타났다.

“축구 좋아하시죠? 축구 잘하게 생겼는데? 관심 없으신가요?”

도색하는 라이언은 자신의 옆에 붙어서 계속 말을 거는 대칸이 불편했다. 하지만 라이언은 전혀 대답하지 않았지만… 대칸이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흐흐… 그 녀석 축구광입니다. 게다가 실제 축구 실력도 기가 막히게 아주 좋죠.”

라이언을 대신해서 라이언의 사장인 도색공이 답을 하였다. 그러자 대칸은 사장에게 은근히 라이언에게 질문을 하는 듯한 대화를 계속하였다.

“그렇죠? 역시, 제가 동양 출신 아닙니까. 동양에는 신비한 관상학이란 것이 있습니다. 제가 관상학을 조금… 아니, 아주 잘 아는데, 라이언 씨의 얼굴을 보니 축구로 크게 성공할 것이 분명합니다.”

“에이… 설마요?”

말도 안 되는 대칸의 말에 라이언은 부정적인 대답을 하고서는 작업하는 페인트를 정리하였고, 사장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호오… 신기하군요. 저 녀석, 명색이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로 선수를 꿈꾸기도 하였죠.”

“사장님?”

라이언은 난감하다는 듯이 말했고, 그럼에도 사장은 신이 나서 맨체스터 시티 유스 중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칸은 축구 매니저를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제가 잘못 본 것이 아니군요. 얼굴상이 축구 선수 상입니다.”

“하…….”

한숨만 크게 내쉬는 라이언… 그리고 라이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사장과 대칸은 계속 대화를 나누었다.

한 시간… 무려 한 시간 동안 계속해서 대칸은 라이언에게 축구를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고 권유하였다.

라이언은 이 사람… 대칸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장님한테 들어서 대칸이 이 지역 연고 축구팀인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이라는 사실은 알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선수 생활을 포기한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라이언 씨, 저희 팀에서 축구 한번 해보시죠.”

대칸도 절박했다. 쓸 만한 선수는 없고… 프리 시즌은 점점 지나갔다. 그런데 이런 대박급 선수, 6부 리그 정도는 씹어먹을 선수를 발견했는데, 안 매달릴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난감해하는 라이언… 라이언이 사장을 슬쩍 보자, 사장은 웃으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표정을 지었다. 대칸은 눈치를 보고서는 계약을 권유하였다.

“제가 라이언 씨가 돈 받으면서 축구하도록 환경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프로가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좋아하는 축구 하면서 돈을 벌게 해드리겠다고요. 이 도색공 일을 하시면 얼마나 버십니까? 네?”

“…….”

라이언이 대답을 안 하자 대칸이 사장에게 물어보았고, 사장이 대답한 라이언의 주급은 100만 원이 넘었다.

“아… 많기는 많네요.”

6부 리그 프로 선수의 주급은 50만 원… 그것도 잘 받는 금액이 50만 원이었다. 대칸은 잠시 입이 다물어졌지만 다시 설득하였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다시 제안하죠. 도색 일을 하시면서 축구하시죠. 네? 도색 작업이 매일 있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도색 작업이 있는 날에는 배려해 드리겠습니다.”

대칸의 이 말에 라이언의 마음에 훅 넘어갔다. 자신에게 있어서 걱정되었던 경제적인 상황도 해결되면서… 축구도 할 수 있는 환경! 자신이 꿈꾸던 환경이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사장도 거들었다.

“라이언, 일 있는 날에는 빼준다네. 그럼 한번 해봐. 너 축구하고 싶잖아. 매번 아쉬워했잖아. 축구 선수 관둔 것, 그래서 미련이 남아서 요즘에도 매일 아침에 뛰는 것 아니냐?”

“사장님… 저 정말 괜찮을까요?”

라이언이 축구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장이자 도색 작업을 가르쳐 준 스승은 푸근한 웃음으로 라이언에게 입단 권유를 하였다.

“그래. 한번 해봐. 망하면 다시 도색 일 하면 되지 않냐?”

이미 흔들릴 만큼 흔들린 라이언이었다.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 출신의 유소년! 거기서 규격을 넘어선 재능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자신의 한계가 있다고 자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집안의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적은 돈을 받는 준프로 생활을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렇게 비록 포기하기는 했지만… 필드는 언제나 자신의 꿈이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한테 이런 권유를 하시나요?”

라이언의 질문에 대칸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당신은 재능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자신의 경기를 한 번도 보지 않고, 자신이 공을 잡은 것조차 보지 못했으면서 저런 말을 뻔뻔하게 하는 대칸의 행동에 흔들리는 라이언이었다.

* * *

2일 뒤.

“오늘 새로 합류한 라이언 힐이다. 포지션은 공격수 또는 윙이며 빠른 발이 특기다.”

수석 코치 아담의 소개에 따라 라이언이 인사를 하였다.

“잘 부탁합니다.”

라이언은 어색하게 선수단에게 인사를 하고서는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 사이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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