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VVVIP 차원 쇼퍼-188화 (188/212)

13. 사랑해요

- 양측의 전력을 한번 비교해 볼까요? 어떻죠?

- 단순 비교하면 역시 아갈타가 1.5배 정도는 우위입니다.

-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오는 거죠?

- 일단 태양 강기를 쓰는 장군급의 인재가 아갈타에 더 많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측에는 내미슈 장군과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 님, 그리고 마스터 켄토 이렇게 단 세 명만이 태양 강기를 사용할 수 있는 데 반해 아갈타에는 5명에서 최대 7명의 태양 강기 사용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상당한 전력 차이군요.

- 네. 거기에 일반 병력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거신병과 재앙 병기 등 섬멸 전력은 엇비슷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일반 병력은 두 배 이상 수가 적습니다.

- 거기에 아갈타에는 수비 측의 이득도 있겠군요.

- 네, 맞습니다.

- 그런데 1.5배요? 한 두세 배 차이는 나는 것 아닙니까?

- 하지만 우리 측에는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 님이 있지 않습니까?

- 아, 그렇군요.

- 거기에 아갈타 같은 신생 문명과 우리 센타울은 장비도 훈련도도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거기에 가점을 넣었습니다.

-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했는데도 1.5배나 차이가 나면 문제 있는 것 아닙니까?

- 아닙니다. 지휘관이 내미슈 장군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상승장군 내미슈. 전력에서 3배나 차이가 나는 전투에서도 압승을 거뒀던 게 내미슈 장군이라는 걸 잊지 마십시오. 아마 이번 전투도 너끈히 이길 겁니다.

- 과연!

가만히 해설을 듣는데 문득 어이가 없었다.

‘대체 이건 무슨 당나라식 계산인가?’

누가 봐도 아갈타가 유리한데 자기들끼리 온 힘을 다해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밖에는 안 보이지 않는가?

그런데도 밖에 모인 군중은 다 같이 환호를 내지르면서 이미 이긴 것처럼 축제 분위기였다. 전쟁 직전의 긴장감보다는 그저 어서 빨리 승리의 축제를 즐기고 싶어서 안달 난 심정들만이 가득해 보였다.

평의회 의장이 민망했는지 쓴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 우리 분위기가 항상 이렇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지. 내미슈 장군이 등장하고 나서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다들 뭐랄까… 열정적이 되었죠.]

평의회 의장은 손목을 돌려 손날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라는 의미의 제스처였다.

[젊은 세대란 언제나 구세대를 놀래지요. 하나 머리는 차가워도 가슴은 뜨겁지 말란 법이 없으니… 나쁜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쎄……? 일단 그 전제에서 머리가 차가운 게 맞기는 할까?

[뭐, 조금 과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길 겁니다. 내미슈 장군이 지휘하는 싸움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의장의 목소리에는 과연 긴장보다는 기대감이 더 많이 담겨 있는 듯했다. 얼굴도 권승리와 그랜드 마스터 켄타로스의 대련을 구경할 때의 흥미진진해하던 그 표정이었다.

우와아아아!

그리고 또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마침내 포격전이 끝나고 백병전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백병전 와중에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가 아갈타의 소장 케리코세인과 마주쳤다.

그에 맞춰 방송도 열기를 더해 간다.

- 자, 자, 내기가 붙었습니다! 아, 전부다 우루스 님의 승리 쪽으로 걸고 있습니다! 내기가 세분화됩니다! 10분 컷! 20분 컷! 아, 5분 컷! 심지어 1분 컷까지 돈이 걸리는군요!

- 아, 그래도 한 문명의 소장인데, 1분 컷은 너무 하는 것 아닌가요?

……?

…내기까지 해?

이 인간들이 전쟁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슬쩍 의장을 돌아보니 의장은 이미 내기에 참여하고 있었다.

[흠…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7분 컷이겠군. 한 십만 타키온만 걸어 볼까?]

십만 타키온이라니. 센타울의 물가를 생각하면, 지구 같으면 6천만 원이 넘는 거금이었다. 평의회 의장이라더니 부자는 부자구나. 저런 큰 금액을 그냥 내기로 걸어?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의장은 태연하게 말했다.

[허허. 내기만큼 안목과 판단력을 길러 주는 스포츠도 없지요. 침묵의 해적단도 한번 돈을 걸어 보세요.]

의장은 이번엔 별로 민망해하지도 않았다. 당연히 내기를 해야 한다는 식의 반응. 음… 이런 게 문화 차이라는 건가.

그런데.

‘돈을 걸어 보세요.’라는 말을 들은 우리 해적단원들이 전부 다 나를 쳐다봤다. 서민서, 데미안, 권승리, 크르으랑, 강전구, 박민희, 까막이… 죄다 나만 보고 있다.

왜 날 쳐다보지? 하는 눈으로 마주 보니까 까막이가 말했다.

“형님! 어디 거실 거예요? 따라 걸게요.”

그러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안목은 선배를 따라갈 존재가 없지.”

[이번에도 너의 괴물 같은 안목을 보여 봐라. 한몫 잡으면 내 크게 한턱 쏘지.]

아.

마음은 알겠는데, 지금은 곤란한데?

[만상공감]은 범위 안에 들어온 대상을 완벽하게 감각하는 능력이다. 즉, 방송으로 보면 나도 모른다는 뜻.

그런 생각에 난처한 표정으로 방송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어?’

물론 [만상공감]이 작동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감’이 왔다.

‘이거 뭐야?’

그간 쌓인 경험 탓일까?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의 자세, 그가 내뿜는 영력의 세기와 형태, 그를 상대하는 아갈타의 소장 케리코세인의 자세와 영력 그런 걸 보니 정확하지는 않아도 대충 어떨지 갑자기 짐작이 되는 것이다. 직접 [만상공감]으로 볼 때와 비슷한 ‘확신’이 내 마음속을 간지럽혔다.

그래서였다.

나도 모르게 입과 손이 움직였다.

“3분 30초 컷. 1억 타키온.”

평의회 의장이 깜짝 놀라서 나를 쳐다봤다. 내 동료들도 입을 쩍 벌리고 나를 본다.

[어, 억? 미, 미친 새… 나, 나는 그냥 소소하게 백만 타키온만 걸겠다.]

“저, 저는 십만 타키온… 선배, 미쳤어요? 싸움 내기에 1억을 태워? 취소 못 해요? 취소해요.”

서민서가 내 소매를 잡고 이 악물고 속삭였다.

그제야 ‘아, 좀 과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그리고 이미 마음속에서 확신이 들어 버린 탓인지 별로 걱정되지도 않았다. 설령 날리더라도, 뭐… 결국 센타울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얻은 정산금을 날리는 것뿐이니 딱히 손해도 아니지. 이런 태평한 생각이나 들었다.

그렇게 1억 타키온이 내기에 걸렸다.

꿀꺽.

전쟁 시작보다도 더한 긴장감이 방 안을 쿵쿵 짓밟아 대고 있었다. 다들 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문득 의장이 물었다.

[그… 그런데 어째서 3분 30초 컷입니까? 아갈타의 소장이 그렇게 수준이 낮지는 않을 텐데.]

그의 말이 맞다. 하지만, 심리전에서 운이 나빴다.

“아마 케리코세인은 첫 번째 공격에서 크게 흔들릴 겁니다.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 님은 일격 필살을 준비하는 중이고 아갈타의 케리코세인은 간을 볼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상대적 실력이 떨어지는 케리코세인이 어설프게 간을 보려다가 일격 필살을 맞으면 답이 안 나오죠. 그래도 실력이 있으니 바로 무너지지는 않고 한 3분 30초까지 버티다가 쓰러질 것 같습니다.”

[그, 그게 보인다고요?]

“두고 보세요.”

…라고 내가 말을 맺는 순간.

우와아아아아-!

우루스의 일격 필살이 케리코세인을 덮쳤다. 케리코세인이 당황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내 동료들은 한편으로는 납득하면서도 새삼 괴물을 바라보듯이 보았고, 평의회 의장은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이러니까 내가 졌지.”

권승리가 입속으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느꼈다.

결론적으로 3분 41초 컷. 도망치지도 못하고 목이 잘린 키리코세인이 털썩 쓰러진다.

1억 타키온이 1억 5천만 타키온으로 돌아왔다. 아쉽네. 드라마틱하게 큰돈이 돌아오진 않았다. 그래도 달달하다.

후끈.

나도 좀 더 달아오른다.

센타울의 군중도 마찬가지였다.

돈을 벌었는지 흥분해서 훅훅거리는 이도 있고, 돈을 잃었는지 싸늘한 비수에 찔린 듯 몸서리치는 이들도 있었다. 파이프를 물고 향기 제품을 뻑뻑 피워 올리는 이들도 있었고, 땀을 흥건히 흘리는 이도 있었다. 센타울인들 특유의 열대 과일 같은 달큰한 체향이 또 온갖 향기와 섞여서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도시를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방송도 기세를 올리며 계속 이어졌다.

- 톨리만 아카데미의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 님은 리길 아카데미의 그랜드 마스터 켄타로스와 라이벌 관계였죠?

- 네. 그렇습니다. 저 자리에 켄타로스를 꺾은 침묵의 해적단 부단장이 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무척 궁금하군요!

- 아마 내기가 몇 배는 더 재밌었을 겁니다.

- 그렇겠죠. 아! 말씀드리는 순간!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 님에게 아갈타의 준장 두 명이 쇄도합니다. 이런! 위험할 뻔했어요! 비열한 아갈타 놈들! 원래 3 대 1의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군요. 아갈타의 준장들 당황합니다! 케리코세인 소장이 벌써 당할 줄 몰랐던 거죠!

- 아, 내기 올라왔습니다. 무승부! 패배! 접전 끝의 승리! 이번에는 판돈이 다양하게 걸립니다!

또다.

모두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예상이 가는 대답대로 나는 돈을 걸었다.

“10분간의 혈전 끝에 셋 모두 상처를 입고 물러선다. 1억 5천만 타키온 전부 다.”

“나, 나도 그럼 천… 에, 에라! 천만 타키온!”

서민서가 기세 좋게 부르짖었다. 쟤 저거 지금 지 계좌 다 터는 것 아냐?

[흡! 나는 오천만!]

크르으랑은 더 기세 좋게 외쳤다. 쟤도 전 재산 아닌가? 아니… 전쟁에 패해서 돈 벌어야 한다는 놈이 이래도 돼?

평의회 의장까지 5백만 타키온을 걸고 조마조마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나도 갑자기 긴장이 됐다. 내 돈을 걸 때와는 또 다른 종류의 부담이 나를 짓누른다.

하지만 역시나…….

- 오오오! 9분 47초! 양측 모두 상처를 입고 물러섭니다! 과연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 님입니다! 장군급을 혼자서 세 명이나 처치했어요!

- 우루스 님도 부상이 상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한 명을 죽이고 두 명을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었으니 엄청난 무용입니다!

이번엔 아까보다 더 맞히기 어려웠던 탓일까? 배당이 아까보다 높았다.

1억 5천만이 3억이 되어 돌아왔다.

[오오오오!]

[크하하하. 좋다, 좋아!]

“와… 선배, 돌아가면 우리 카지노 같이 놀러 갈래요?”

다들 신이 났다.

데미안과 권승리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좋아하고 있었다. 지구에서의 부와 권세로는 부러울 게 없는 두 사람이지만, 타키온은 그들에게도 항상 부족한 것이었으니까.

‘아, 이거 진짜 달달한데?’

어쩐지 센타울의 문화랑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저작권료 두둑하게 정산 받을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정말 좋은 곳이네!

또 누구랑 누가 싸울까? 누가 어떻게 이길까? 내 모든 동료와 센타울의 모든 사람이 동일한 흥분과 동일한 호기심으로 손에 땀을 쥐며 방송을 계속 지켜봤다.

그러다 보니 또 보이는 게 있었다.

‘와, 내미슈 미쳤네.’

지구에 나타난다면 한반도 같은 것은 순식간에 파괴할 것 같은 거신병을 홀로 반파하는 솜씨도 놀라웠고, 적의 소장을 7분여의 전투 끝에 패퇴한 것도 대단했다. 실력으로 따지면 그랜드 마스터와 마스터 사이. 거기에 느껴지는 묘한 여유가 비장의 한 수도 있는 것 같으니… 어쩌면 권승리와도 좋은 승부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엄청난 실력이었다.

하지만 나를 더 놀라게 한 건 그 개인의 전투력보다는 부대를 지휘하는 전술 능력이었다.

‘진짜 기가 막힌다.’

분명 초반에 해설자들이 말했던 것처럼 전체적인 전투력은 센타울 쪽이 열세였다.

그래서 나는 센타울인들이 지나치게 긴장감이 없는 건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자 시종일관 우위를 점하는 건 오히려 센타울 측이었다. 내미슈는 십만이 넘어가는 대군단을 연주자의 손가락처럼 유려하게 다루었다.

아갈타의 군대가 단단한 나무라면 내미슈가 이끄는 센타울군은 솜씨 좋은 목수가 다루는 대패. 단단한 부분은 피하면서 무른 부분을 기가 막히게 깎아 버린다. 아갈타의 군대는 내미슈가 원하는 대로 조각조각 조각되고 있었다.

가장 강한 전력인 마스터와 그랜드 마스터, 그리고 거신병과 재앙 병기들은 딱 시기적절한 순간에 시기적절한 장소에 출몰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가능하다면 [만상공감]으로 그의 감각을 느껴 보고 싶을 정도로 신묘했다.

결국 전투는 3시간 만에 아갈타군이 퇴각을 하며 끝이 났다.

센타울의 대승이었다.

그리고 그때쯤 내 계좌에는 총 7억 타키온이 꽂혔다.

[내미슈! 그는 신이야! 침묵의 단장님! 당신도 신입니다! 으하하하!]

내 덕에 크게 한몫을 잡은 의장이 외쳤다.

그의 노랗고 파란 눈동자가 빙글빙글 돌아간다. 흥분의 압력으로 체면 같은 건 싹 날아가고 벌거벗은 것 같은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의장이었다.

다들 그랬다.

우와아아아아-!

밖의 군중도 돈을 벌었든 잃었든 관계없이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흥분이 물리적 실체를 띠고 압력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가슴과 살갗이 떨려서 아플 지경.

승전 인터뷰는 이런 흥분 속에서 치러졌다.

기자는 먼저 그랜드 마스터 우루스에게 물었다.

- 오늘 적의 소장 케리코세인을 순식간에 물리치셨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거기서 탐색전도 안 하고 전력을 다할 일격 필살을 날릴 생각을 하신 겁니까?

우루스는 담담하게 말했다.

- 내미슈 장군이 그러라고 했습니다.

우와아악!

창밖의 환호성이 높아진다.

나도 놀랐다.

설마 그런 디테일까지 다 지휘를 했다는 건가?

진짜 미쳤다. 상상 이상이잖아, 내미슈?

오늘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내미슈였다.

기자는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 와, 이쯤 되면 내미슈 장군의 인터뷰를 안 들어 볼 수가 없겠군요?! 내미슈 장군님! 내미슈 장군님은 이번 전투를 어떻게 보십니까!

드디어 방송에 내미슈가 등장했다.

우와아아아아!

크아아악!

꺄아 꺅꺅!

센타울의 군중이 미쳐 날뛰는 소리가 도시 전체를 뒤흔든다.

그 과열된 분위기 사이로, 내미슈 역시 흥분으로 상기되어선 이렇게 말했다. 기자의 질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었다.

- 거기! 침묵의 해적단! 보고 있죠?

응?

우리?

- 거기 부단장님이 그랜드 마스터 켄타로스 님을 꺾었다지요? 진짜 대단합니다! 저 그 소식 듣고 진짜 와……! 역시! 우리 진짜 다음에는 같이 싸웁시다! 제 머릿속에 계획이 다 있어요. 우리가 같은 편 먹고 싸우면요, 이 전쟁 순식간에 끝장낼 수 있습니다!

기자가 난처해하든 말든 내미슈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동맹만 맺으면! 이번 전쟁! 할 만합니다! 대박 칠 수 있어요! 근데 생각해 보면 이 전쟁도 다 침묵의 해적단이 시발점이 된 거잖아요? 시작도 끝도 우리 같이합시다! 동맹 맺어요! 사랑해요, 침묵의 해적단!

와아아아악!

우와아아아아!

전투 승리를 기리는 인터뷰에서 갑자기 우리를 향해 사랑 고백을 하다니… 무슨 인터뷰가 이따위란 말인가?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미슈가 센타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존재였다. 똥을 싸도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그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모든 여론이 환호하며 침묵의 해적단과 센타울의 동맹을 지지하고 종용하기 시작했다.

어, 음…….

일이 이렇게 풀리나?

나는 문득 의장과 눈을 마주쳤다.

나는 눈빛으로 물었다.

‘우리랑 동맹 맺으려면 신살 병기인데……?’

의장의 눈동자에서 노랗고 파란 나선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그의 손날도 손목을 따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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