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VVVIP 차원 쇼퍼-171화 (171/212)

14. 풍덩!

[도망쳐야 돼……! 알려야 돼!]

마지막 남은 아갈타의 특수 공작원은 필사적으로 아리드네를 탈출한다. 저런, 불쌍해라. 그의 동료들은 모두 죽은 상태로, 침묵의 해적단의 심상치 않은 능력을 본국에 전달할 사람은 이제 그밖에 남지 않았다. 삶을 향한 열정은 물론 어깨에 걸린 책임 역시 막중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지이이이잉-!

저 앞에 게이트가 열리고 있다. 저곳만 통과하면 안전이 보장된다. 이제 열 걸음!

하지만 그의 뒤로 악마와 같은 무언가가 따라붙는다.

쭈뼛! 하고 돋아나는 소름.

아…….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돌아본 공작원은 자신이 이미 늦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파악!

시커먼 영력의 꼬리를 달고 이성계의 활이 쏘아 낸 화살 하나가 마지막 남은 아갈타 공작원의 미간을 꿰뚫는다.

‘잘 가라, 이 미친놈들아.’

나는 [만상공감]으로 모두 생생하게 느꼈다. 놈들이 얼마나 큰 절망과 공포 속에서 도망치다 죽어 가는지. 하지만 동정심 따위 조금도 일지 않았다.

‘오히려 고마워해야지.’

나 하나 잡겠다고 이 커다란 차원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 모두를, 아무 죄도 없는 그들을 학살한 미친놈들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깔끔하고 명예롭게 보내 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놈들은 이렇게까지 해 가며 내 목숨을 노렸다. 그럼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잠깐 몸을 사려야 하나?’

아니, 그럴 리가.

‘미친놈이 되지 않고서… 미친놈을 이길 수 없어.’

적어도 지구와 아갈타 정도로 문명격차가 있는 상황에서는 그렇다.

‘놈들은 생각보다 더 미쳐 있고 더 막 나가… 그렇다면 나는 그보다 더한 미친놈이 되고 더더욱 막 나가야 되는 게 아닐까?’

아갈타는 지금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거품을 질질 흘리며 날뛰고 있다.

놈들이 그렇게 나온다면… 나는 그놈들이 발광을 하다가도 흠칫 놀랄 정도로 더 섬뜩하게 날뛰어야 한다.

함부로 나대지 못하도록 또는 더 나대다가 실수를 하도록.

나는 이성계의 활을 다시 아공간 속으로 집어 던지고 대신 드래곤힐동의 장인들이 생산한 명품 단검을 하나 꺼냈다.

순백의 월은越銀으로 날을 만들고, 호은석虎銀石과 용아목龍牙木으로 마감한 아름답고 예리한 걸작. 강렬한 아우라와 함께 아몬이 심혈을 기울여 인챈트 한 ‘도난 방지 주문’이 있어서 주인 외에 다른 이는 쥘 수도 없는 보물이었다.

쥐면 차갑고 찌르면 부드러운 이 녀석을 들여다보며 나는 떠올렸다.

이 작품을 꽂아 넣기에 딱 좋은 장소를.

“그래. 그렇게 하자.”

다음 행선지가 정해졌다.

때로는 상황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호랑이 등에 타듯, 심청이가 인당수로 풍덩 빠지듯.

그렇게 아주 푹 빠져 미쳐서 한번 싸워 보기로 한다.

* * *

밀수꾼들은 사태를 빠르게 파악하였다.

[이 미친 새끼들……!]

[대형 밀수로를 개척하는 와중에 아갈타랑 붙어먹고 뒤통수를 때려?]

소시민에게 우호적이었던 이들은 분노했다. 동시에 걱정했다.

[나는 침묵의 해적단과 싸우고 싶지 않은데…….]

[우리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는 걸, 오히려 그 새끼들과는 예전부터 원수였다는 걸 빨리 알려야겠군.]

그들은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얼른 통신을 넣었다.

하지만 침묵의 해적단은 단 한마디로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다.

“말은 못 믿는다.”

결백을 주장하고 싶다면 행동을 보여라.

이 경우에 행동이라 함은 ‘전쟁’을 의미했다.

밀수꾼들의 고민은 커졌다. 침묵의 해적단과 싸우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적들은 벌써 똘똘 뭉쳐 있는데 반해 그 반대 세력은 아직까지도 개개인이 따로따로 놀고 있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전쟁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그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던 그때.

소시민은 그들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등을 밀어 주었다.

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 확실히 어필한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쾅!

타키넷의 어느 주점, 소시민은 책상을 손바닥으로 내리치고 외쳤다.

“그러니까! 너도 지금 아갈타랑 붙어먹고 침묵의 해적단을 잡고 싶다?”

시끌시끌한 주점.

이곳의 유명한 ‘풍덩주’는 사람이 들어가고도 남을 커다란 물방울의 형태로 제공되었다. 술을 받은 사람은 그 안으로 풍덩! 들어가는데, 그 후에 온몸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면 물방울이 살갗을 통해 꿀꺽꿀꺽 흡수가 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온몸으로 들이켠 술은 체내 노폐물을 깨끗하게 정화할 뿐만 아니라 온몸을 알딸딸하게 기분 좋게 만들어 주며, 취하면 취할수록 활력이 넘치게 해 주는 명주 중의 명주.

[뭐야? 왜 흥분해? 인마! 현상금 걸려 있으면 당연히 현상금 사냥꾼이 잡으러 가는 것 아니냐?!]

이 주점은 간판도 내걸려 있지 않지만 항상 손님으로 북적였다. 특정 직업군의 손님들이 사실상 본거지처럼 이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바로 차원 현상금 사냥꾼.

차원 곳곳을 누비며 현상금이 걸린 만만찮은 적들과 매일같이 생사투를 벌이는 그들에게, 이 이름없는 주점의 풍덩주는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말끔하게 날려 줄 뿐 아니라 그걸 빌미로 모여 수배범들에 대한 정보까지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랬기에 늘 날이 서 있고 폭력적인 그들이라도, 이곳에서 화를 내다가도 풍덩주를 한 풍덩! 권하면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긴장을 풀기 마련이었다. 뭐, 애초에 안전 보장 주문이 걸려 있는 타키넷에서는 목숨을 잃을 걱정이 없다시피 하니 한결 더 안심하는 것도 있었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싸움이 날 때는 있었다.

보통 풀고 넘어가자는 의미로 풍덩주를 한 풍덩! 건넸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그걸 거부할 때 그런 일이 벌어진다.

바로 지금처럼.

[자자, 싸우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 여기서까지 싸울 필요 있어? 이거 마시고 기분 풀라고. 자, 왜 그런 걸로 정색을 하고 그래? 댁이 뭐 그 침묵의 해적단이라도 돼? 아니잖아?]

소시민이 언성을 높이는 걸 본 옆자리의 현상금 사냥꾼이 풍덩주를 한 풍덩! 권했다. 하지만 소시민은 그걸 받지 않았다. 대신에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풍덩주를 권한 이를 바라보았다.

호의로 풍덩주를 건넨 현상금 사냥꾼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 친구가 점점 선을 넘네?’라고 생각하며 물었다.

[뭔데?]

은근하게 위압을 담아서 몸을 반쯤 일으키며 던지는 한 마디.

하지만 소시민은 조금도 긴장하고 오히려 되물었다.

“왜? 왜 아닐 거라 생각해?”

[뭔 소리야. 그럼 현상금이 1억 타키온이나 걸린 놈이 미쳤다고 여길…….]

인상을 팍 쓰며 말하던 그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소시민이 그 유명한 무기, 아갈타의 로랑 대좌를 죽이고 빼앗은 창 ‘일출’을 꺼냈기 때문이다. 그것이야말로 침묵의 해적단임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

“왜? 어차피 여기서는 사람 잡거나 죽일 수도 없는데 왜 못 올까?”

우르르르!

주점을 차지하고 있던 현상금 사냥꾼이 일제히 일어났다.

물론 소시민의 말이, 말은 옳았다.

타키넷은 실제 차원이 아닌 차원 어디서나 동일하게 접속이 가능한 ‘가상 차원’. 태고의 위대한 주문으로 만들어졌다는 이곳은 철저히 상거래를 위한 곳으로, 이곳에서 다른 이를 죽이거나 구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 경향은 상위 시장으로 갈수록 심해져서 이 주점이 있는 곳 정도 되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해도 괜찮은 수준이 되었다.

이렇게 대놓고 눈앞에 수배범이 있어도 잡거나 죽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우리가 부스러기 먹는 벌레 새끼로 보이나……!]

[수배범 새끼가 여길 와? 우릴 우습게 알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한동안 늘씬 패 주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

수배범이 현상금 사냥꾼들이 쉬는 곳에 들어온다?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도발.

주점의 모든 현상금 사냥꾼이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소시민을 노려봤다.

하지만 소시민과 크르으랑 그리고 굳이 소시민을 따라온 서민서는 조금도 긴장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느긋하게 현상금 사냥꾼들의 숫자를 센다.

“백… 백스물일곱 명이네, 정확히.”

[그럼 내가 64명을 맡을 테니 네가 63명을 잡아라.]

“저기! 저도 있거든요?”

[…넌 능력껏 가져가 보든가.]

크르으랑이 서민서를 대놓고 얕잡아 보며 말하자 서민서가 눈을 가늘게 떴다.

“하? 어차피 달빛 강기나 제 구름 강기나 별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타키넷이라면… 순수한 수 싸움과 움직임의 기량으로 승부가 날 텐데… 그렇게 자신 있어요?”

[그러니까 자신 있다는 거다.]

흥!

서민서는 크르으랑과 더 이상 말다툼을 하지 않았다. 그저 결과로 보여 주겠다는 듯이 두 주먹에 구름 강기를 피워 올리며 현상금 사냥꾼들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현상금 사냥꾼들도 매한가지였다.

[저자가 침묵의 해적단 단장인가……? 수백 개의 무기를 동시에 다룬다던데…….]

[저자가 그 달빛 강기를 쓴다는 그자로군.]

[그리고 그 옆에는… 뭐, 조무래기인가?]

소시민과 크르으랑의 명성은 널리 퍼졌지만 서민서는 그러지 않았던 것.

“크윽……!”

서민서가 얼굴을 붉히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서는 순간.

콰앙!

빠아악!

127명의 현상금 사냥꾼이 일제히 책상을 뒤엎으며 소시민과 크르으랑 그리고 서민서를 동시에 덮쳤다.

파아아앙!

그리고 서민서가 공간을 뛰어넘었다.

* * *

‘서민서…….’

늘 생각했다. 녀석의 재능은 대단하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녀석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와, 이게 뭐냐?’

내가 무기들을 꺼낼 사이도 없었다.

[잡……! 으컥!]

쿵! 빠직!

[이런 미……! 켁!]

뻐걱!

양 주먹에 구름 강기를 두른 서민서가 미쳐 날뛰었다.

‘저런 식으로 공간 도약을 사용하는 건… 전생에도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유명한 공간 계열 초능력자는 많았다. 그들 중 몇몇은 직접 보기도 했고.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서민서처럼 싸우지는 못했다.

본래 공간 도약이라는 건 전투 패턴이 단조로워지기 마련이었다. 공간을 뛰어넘어 단숨에 적의 사각을 노리는 싸움. 무척 유용하지만… 정작 사각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의 달인들을 상대로는 한계가 명확한 능력이었다.

‘하지만 그 정설이… 오늘 깨지는구나.’

서민서의 싸움은 그랬다.

한 걸음에 공간을 넘고, 반걸음에 또 공간을 넘는다. 공간을 도약한다기보다는 공간 사이를 걸어다니며 싸웠다. 자신 혼자 완전히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처럼 이곳에 있는 모두를 농락했다.

‘저건… 하나의 완성된 무예구나.’

일보, 일권이 일만 권이 쌓이고 십만 보가 쌓여 무예로 재탄생하듯이, 한 번 한 번 따로 떨어져 있던 공간 도약이 잘게 쌓이고 모여서 위대한 싸움의 기예로 재탄생하였다.

오로지 공간 도약 계열 능력자들만이 가능한 고차원의 무예.

모르긴 몰라도… 공간 도약 계열의 능력은 오늘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재평가되지 않을까?

쿵! 쩍!

“야! 다시 말해 봐! 내가 누구라고?”

[꺼어어억!]

콰직!

“내가! 내가! 침묵 해적단의 누구냐고!”

그 서슬 퍼런 기색에 현상금 사냥꾼 하나가 뒷걸음질을 치며 중얼거렸다.

[고, 공간의 마녀……!]

그 중얼거림을 들은 서민서가 예쁘게 웃었다.

“넌 특별히 안 아프게 보내 줄게.”

빠아악!

서민서에게 새로운 별명을 지어 준 사냥꾼은 정말 깔끔한 한 방에 기절해 버렸다.

나는 이 아름다운 광경을 순수하게 감탄하며 지켜보고 있었는데, 크르으랑은 그럴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서민서가 순식간에 아흔 명을 쓰러뜨렸을 때 겨우 열댓 명을 쓰러뜨린 크르으랑이 언성을 높여 성토했다.

[이, 이건 반칙이다! 수, 순수한 기량을 겨룬 게 아니라… 치사하게 권능을 쓰지 않았나?!]

서민서가 코웃음을 쳤다.

“뭔 소리예요? 권능도 순수한 기량이지. 억울하면 권능 하나 쓰든가?”

[아니, 권능이 어디 있……!]

“에에? 설마 권능도 없어요?

[크으으윽! 보통은 있는 게 이상한 거다! 너희가 비정상이라고!]

“에? 뭐라고요? 권능도 없는 찐따가 하는 소리라서 잘 못 들었는데요?”

[크아아악!]

분노한 크르으랑이 서민서를 잡으려고 방향을 틀었지만, 서민서는 그조차도 가뿐히 피해 내며 나머지 잔당을 때려눕혔다.

고양이를 놀리는 원숭이를 보는 기분이다. 고양이는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는 원숭이를 잡지 못하고 혼자 식식거린다.

그렇게 크르으랑도 놀리고 현상금 사냥꾼들도 모조리 쓰러뜨린 서민서는, 반듯한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며 내 옆으로 와서 말했다.

“저 실력 많이 늘었죠?”

맞다. 솔직히 엄청 놀랐다.

그렇게 말해 줬더니 서민서가 배부른 듯 만족스럽게 웃었다.

“너무 안 뒤처지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어요.”

응? 뒤처지다니? 어차피 영력 사용은 지구 제일이다. 서민서가 누구한테 뒤처진단는 건 말이 안 되는데… 설마 크르으랑과 자신을 비교한 것인가?

“에이, 저런 아저씨 말고요. 그런 애들이 있어요.”

[누가 아저씨냐!]

소리를 꽥 지르는 크르으랑.

그러지 마…….

발끈하니까 진짜 아저씨 같다.

[크으윽……!]

크르으랑은 발을 쿵쿵 구르며 분해하고, 서민서는 그걸 보고 이제야 맘이 좀 풀린다는 듯이 헤헤 웃었다.

나는 그런 서민서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아공간에서 단검을 꺼냈다. 쥐면 차갑고 찌르면 부드러운 이 월은장도粧刀越銀에 공고문 하나를 끼워 모두가 쓰러진 이곳, 현상금 사냥꾼의 주점 벽면에 꽂아 넣는다.

벽에 꽂힌 칼이 아이보리 은색의 날과 호박색과 청백색의 자루로 영롱하게 빛난다.

아, 예쁘다.

그래. 여기가 딱일 것 같더라.

“자, 이제 됐으니까 가자.”

우리는 바닥을 굴러다니며 끙끙거리는 현상금 사냥꾼들을 뒤로하고 주점을 빠져나갔다. 월은장도에 찍혀 주점 벽면에서 팔락이는 공고문에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아갈타는 자신들의 군사작전을 위해 아무 죄 없는 아리드네 차원 병원의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학살했다. 침묵의 해적단은 이 죄업을 묵과하지 않는다. 침묵의 해적단 이름으로 아갈타의 모든 군인에게 현상금을 건다. 놈들의 수급과 계급표를 떼어 침묵의 해적단에게 제시하는 자에게는 아래의 현상금을 지급한다.]

그래.

이번엔 내가 아갈타 새끼들한테 현상금을 걸었다.

[미친 새끼. 해적이 거꾸로 차원 문명에 현상금을 걸어 버린 것은 네가 처음일 거다. 현상금 사냥꾼들을 죄다 때려눕힌 다음 현상금 임무를 맡겨 버리는 미친놈도 네가 처음일 거고.]

크르으랑이 혀를 내둘렀다. 아, 좋은 반응. 딱 내가 바라던 바다.

아마 이 핫이슈는 금세 입소문을 타고 전 차원 문명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옹달샘에 풍덩! 하고 떨어뜨린 커다란 돌처럼 구석구석 물결 퍼지듯 퍼져 나가겠지.

밀수꾼들에게도 또 아갈타 놈들 귀에도 들어가겠지.

그렇게 적당히 물러서지 않고 더 혼란한 난투극 속으로 풍덩! 깊이 빠져드는 것이다.

자.

새끼들아.

누가 더 미친놈인지 한번 붙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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