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VVVIP 차원 쇼퍼-153화 (153/212)

15. 세계선의 비행

아갈타의 차원 요새로 끌려간 밀수선을 구조하는 것.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임무다.

하지만 그 불가능한 임무의 성공이 이제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다 이루고 그저 후퇴만을 앞둔 상황.

[잡아! 지들 멋대로 떠나게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아갈타 입장에서는 이 치 떨리는 침입자들을 그냥 보내 주고 싶을 리가 없었다.

연출가의 송신으로 소시민의 모습을 모두가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사기가 치솟았지만, 아갈타에서는 그걸 압도할 만한 정예병들이 나서서 최후의 최후까지 화랑단과 크르으랑의 목을 죄었다.

쿵!

최선두에서 가장 많은 적을 쓰러뜨리며 모두의 부담을 덜어 주고 있던 크르으랑 앞으로 요란하게 생긴 악마 하나가 나타났다.

[갈 땐 가더라도 집 주인 얼굴은 보고 가는 게 예의지. 안 그래?]

크기는 크지 않았다. 크르으랑의 어깨에 겨우 오는 신장. 하지만 입고 있는 차원강습 시스템이 아주 현란했다. 대체 어떤 생물을 잡아서 만든 슈트인지, 앵무새처럼 빨갛고 파랗고 노란 형형색색의 슈트에 머리에는 뿔이 아닌 기다란 깃털이 자라나 있었다.

느껴지는 영력은 심상치 않았지만 목소리는 어딘가 앳된 구석이 있었다.

[아갈타 29번 차원 요새의 사령관을 맡고 있는 로랑 대좌다. 역사엔 네 이름이 기록될 거다. 이 로랑 대좌가 친히 목숨을 끊어 준 해적 두목으로 말이지.]

그러면서 착! 겨누는 창에서는 새벽처럼 푸르스름하기도 하고 일출처럼 노르스름하기도 한 강기가 일렁거렸다.

그 모습을 본 크르으랑이 이를 갈아붙였다.

[태양강기… 개나 소나 다다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닐 텐데.]

[그야 내가 개나 소가 아니니까?]

[글쎄? 내 눈에는 이갈이도 안 한 어린애 같구나.]

크르릉! 나직하게 울부짖은 크르으랑은 도끼 두 자루의 성검에서 달빛강기를 쭉 뽑아내고 달려들었다. 눈에 보이는 경지로 따지면 상대가 더 강했지만, 크르으랑은 그런 것으로 주눅 들지 않았다. 그저 속으로 한 번 바랐을 뿐이다.

‘빨리 좀 와라, 소시민 이 새끼야.’

* * *

난 생각보다 빨리 밀수선, ‘스스피크’의 조종 권한을 얻어 냈다. 그런데 진짜 놀라운 건, 조종 권한을 얻어 냈다는 사실보다는 함선 그 자체의 특별함에 있었다.

우우웅-

‘대체 이걸 타고 얼마나 많은 밀수를 다녔던 거야?’

밀수선 스스피크의 길들이기 진척도는 81퍼센트, 완숙의 단계였다. 여태 본 타인의 물건 중에서 이만큼 제대로 길든 물건을 본 적이 없다. 항상 들고 다니는 무기도 60~70퍼센트면 진짜 아껴서 오래 잘 썼구나 생각하는데, 타고 다니는 밀수선이 81퍼센트라니. 이쯤 되면 주인에겐 이게 단순한 선박이 아닌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래서 내용물은 다 줄 테니 선박만이라도 돌려 달라고 그런 거구나?’

완숙 단계에 이른 물건에는 미약하나마 자아가 깃든다.

그렇기에 이 배는 실제의 스펙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자칫하면 내가 조종 권한을 얻어 내는 데 문제가 생기게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만상공감] 덕분에 나는 밀수선 스스피크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교감할 수 있었다. 예의와 신중을 다해 나는 천천히 녀석의 조종대를 잡았다.

웅-

긴장한 듯 미약하게 몸을 떠는 녀석. 나는 조종대를 어루만지며 가만히 녀석을 달랬다. 또한 스스피크의 주인인 ‘람시르’가 알려 준 영력 패턴을 반복 주입하며 내 마음이 전해지길 기원했다.

‘걱정하지 마. 네 주인에게 돌아가려는 거야. 내가 인도해 줄게. 그러니까 너도 날 도와줘야 돼.’

서두르지 않고, 대신 끈질기게 시도했다. 마침내 밀수꾼 람시르의 차원 선박, 스스피크는 내가 내민 손을 잡았다.

우웅-!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밀수선 스스피크는 귀신 들린 함선처럼 내가 실행하지도 않은 기능을 스스로 실행하고 변경하며 나의 항해를 돕는다.

‘와… 이제 탈출은 걱정할 필요도 없겠다.’

스스피크가 직접 나를 돕는 이상 걱정할 건 하나도 없었다.

아니, 걱정 수준을 넘어서 이젠 기대가 된다.

‘이 정도면… 진짜 엄청난 비행이 가능하겠는데?’

뭐든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아찔한 고양감에 당장 창조신의 꿈속으로 날아가 버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런 충동은 꾹 눌러 두었다. 그 전에 먼저 챙겨야 할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나는 스스피크에게 말을 걸었다.

“아군을 데리고 가야 돼.”

스스피크는 똑똑했다. 내가 말을 뱉는 순간 사방의 벽면이 투명해져 영상이 되었고,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한창 뒤엉켜 싸우고 있는 아갈타와 우리 편의 모습이다.

그 한가운데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 적과 아군을 식별하기 어려움. 게이트 탑승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음.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 아군과 적군이 마구 뒤섞여 있는 한복판에 함부로 게이트를 열었다가는 기껏 탈취한 스스피크를 다시 빼앗기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내가 가서 다 떼어 놓을게. 신호하면 게이트를 열고 게이트를 닫아.”

반월이를 꾹 쥐고 말했다.

그리고 계산을 시작했다. 머리로 하는 계산이 아니라 감각으로 하는 계산이다. 숙련된 투수는 처음 들어 보는 돌멩이를 손에 쥐고도 몇 번 만지작만지작해 무게를 가늠해 보고 나면 이걸 던져서 표적을 맞힐 수 있을지 없을지 감이 온다. 그런 종류의 계산이었다.

그런데… 어떤 경로로 움직이고 어떻게 공격을 할 수 있을지 견적을 짜던 중에… 왤까? 갑자기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 멍청이들. 뭘 그렇게 열심히 싸워?’

영상과 홀로그램으로 다 보였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오길 기다리는 수준으로만 싸워도 됐을 텐데. 이 와중에도 나의 후퇴 부담을 줄여 주겠다고 적의 포대를 하나라도 더 부수려고 기를 쓰는 이들이 보였다. 또 어떤 이들은 이미 발목을 붙잡혀서 도망치기는 글렀다고 생각하는지 오히려 적진 깊숙이 들어가며 다른 아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희생을 자처하고 있었다.

저렇게 간절히 싸우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나도 지난 생엔 늘 저렇게 간절하게 싸웠는데… 늘 저런 전장만을 찾아다녔는데… 그땐 왜 그랬던 걸까?

여태까지 지난 생을 떠올릴 때면 늘 따라오던 것은 씁쓸한 감정인데, 오늘은 좀 달랐다. 오늘은 오히려 그 뒤로 가슴 벅찬 감동이 따라왔다.

지난 생의 내가 그렇게 싸웠던 건 결국 소중한 친구들이 이미 모두 죽은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것들이 이미 다 죽어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래서 나는 그냥 아무 목적도 없이 싸움만을 반복했던 게 아니었을까?

그저 말단 병사로 싸우고 싸우며 분노를 푸는 것에 만족했던 건지도 모른다. 내게 세상을 구하겠다는 목표 같은 건 사실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만상공감]이라는 사기적인 초능력을 가지고도 그땐 그렇게 한심하게 살았던 걸까?’

하지만 지금 보자. 저기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들이었다.

물건을 볼 줄 알고 긍지가 높은 우리 데미안 도련님도 있고, 시작은 악연이었지만 이젠 귀여운 동생이 된 까막이도 있다. 또 강전구, 박민희, 김민수, 허묵… 이제는 다 내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민서가 살아 있었다. 여전히. 저렇게 빛나는 모습으로.

그 사실을 새삼 깨닫고 나자 가슴이 짜르르 울렸다.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응어리가 후드득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이번엔… 좀 더 제대로 해 보고 싶네.’

이번 생은 나 혼자만의 생이 아니라 나와 내 친구들이 함께하는 생이니까… 어디 한번 제대로 세상을 놀래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영혼 자체가 한층 더 성숙해지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듯한 기분.

그런데 그건 단순한 기분이 아니었다.

화르르-

반월이에게서 방어구인 절규를 삼킨 밤과 아공간 가방 탐貪과 세계수의 걸음 등 내가 지니고 있는 모든 장비에서 백색의 아우라가 타올랐다.

‘뭐지?’

심지어 내가 지닌 영력도 더 부풀고 더 쫄깃하게 내 의지대로 움직였다. 전에는 없던 일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에 놀라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집중하게 된다. 내가 해야 할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떠올리며 나 자신을 잊는 몰아沒我로 넘어간다.

영혼의 격 자체가 한 단계 상승했고, 나는 완전히 집중했다.

촤르륵-!

아루카의 날개를 펴 다시 전장을 살피고, 무의식 속에 내가 나아가야 할 동선이 보였다.

너무 혼전 양상이라서 아군을 다 구해 오기에는 쉽지 않아 보였지만… 난 이미 결심했다.

‘한 명도 놓치지 않는다.’

저들은 나처럼 의미 없이 싸우고 있지 않다. 내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모두 살아야 한다. 적어도 내 눈앞에서만큼은!

‘게이트 열어 줘.’

나에게 마음을 연 밀수선 스스피크는 내가 길들인 물건들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때문에 생각만으로도 게이트를 열 수 있었다. 날개를 떨치고 게이트 밖으로 날아간다. 첫 번째 적을 거인창으로 꿰어 버리고 아군을 발로 차서 게이트에 밀어 넣었다.

‘게이트!’

내 앞의 게이트를 통과하면 다시 스스피크의 내부. 하지만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게이트!’

게이트와 게이트를 연결해 마치 순간 이동을 하듯 전장을 뛰어넘는다. 아까 기억해 둔 경로를 따라 몸을 던진다. 위험한 순서대로,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모두 주워 담기 위해서.

그렇게 질주를 시작했다.

* * *

- 아! 좋지 않습니다! 버릴 건 버려야죠!

- 모두를 구할 수는 없습니다!

- 그래도 게이트를 연결해서 공감 도약처럼 사용하는 센스는 정말 뛰어나네요! 저게 쉬워 보이지만, 실시간으로 선박을 컨트롤하는 문제도 그렇고 칼같이 맞춰야 하는 타이밍도 그렇고, 엄청 어려운 기술이거든요!

피핀 차원 연출가가 송신을 하는 바람에 웬 훈수 두는 소리가 귓가에 어른거렸다.

‘밀수꾼 차원의 정보 상인인가?’

웬 미친놈들이 이 도움 의뢰를 받아들였는지, 과연 유사시에 기대해도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게 궁금해서 여기까지 날아온 모양이다.

근데 자기가 뭘 안다고 시끄럽게 구는 건지.

- 거기서 달려들면 안 되죠! 그러다 맞습… 어?

- 지금 저거 뭐지? 왜 날갯짓을 하는데 이동을 하지 않습니까? 아갈타의 공격들이 다 빗나갑니다!

이동을 하고 있지 않기는? 난 지금 전속력으로 쌔빠지게 날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눈에는 내가 제자리에서 날갯짓만 하고 있는 걸로 보일 거다. 나는 공간과 공간 사이를 날고 있었으니까.

한층 더 예민해진 만상공감은 이제 공간과 공간, 시간과 시간의 그 틈새까지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 어? 이건 또 뭔가요?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날갯짓이 멎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속력이……! 어디로 갔나요? 방금 뭐죠? 공간 도약입니까? 엄청난 속도입니다!

이번엔 오히려 여러 공간을 하나로 묶어서 날았다. 축지법 같은 느낌인데… 영혼의 경계를 더 넓게 가져가면 1이라는 기본 천도 자체를 크게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말해 놓고도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사실 그냥 감각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걸 설명하려고 하니 말이 자꾸 어려워졌다. 부드럽다라는 감각을 모르는 사람에게 부드럽다는 걸 설명하려면 말이 장황해지고 끝내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노츠니는 내 비행이 어떤 비행인지 알아차렸다.

- 저, 저건 설마! 세계선의 비행인가요? 저도 말로만 들어 봤는데……! 아무리 봐도 세계선의 비행이 맞습니다! 최상위 문명의 레이싱 대회에서 볼 수 있다는 그 최상급 비행술!

덕분에 지식이 늘었다. 아, 이걸 ‘세계선의 비행’이라고 부르는구나.

- 그렇죠! 시간과 공간은 본디 각자의 세계선에 따라 상대적이죠!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누군가의 눈에는 한 뼘도 안 되는 짧은 거리가,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누군가의 눈에는 1km도 넘는 기나긴 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도의 영능학적 기술을 이용해 그 기준이 되는 세계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비행술입니다!

들어 보니 맞는 설명 같았지만, 설명 하나는 틀렸다.

‘내 경우에는 고도의 영능학적 기술이 아니라 그냥 감으로 해내는 거지만 말이야.’

아, 그런데 내 감이라는 것 자체가 [만상공감]이라는 문명의 단계를 씹어 먹는 초고난도 초능력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건가?

아무튼 세계선을 넘나들며 비행한 탓에 나는 아갈타 병사와 우리 편을 손쉽게 분리해 놓을 수 있었다. 한창 싸우느라 정신이 없던 그들 입장에서는 사각에서 갑자기 날아와 거인창으로 꼬치를 만들어 버리거나 반월이로 토막을 쳐 버리는 나를 막아 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팍! 팡! 파파팍!

날개를 한 번 뒤집을 때마다, 내리칠 때마다 사방에서 핏물이 터져 나간다. 악마와도 같은 외관 속에 감추어져 있던 아갈타인의 연약한 육신이 붉은 피를 줄기줄기 내뿜는다.

- 다 찢어 버립니다! 미쳤습니다! 세계선의 비행을 펼치니 뭐가 오는 줄도 모르고 당하네요. 그냥 창 한 번 지르면 찔려서 죽고, 칼 한 번 휘두르면 잘려서 죽습니다! 이건 마치 전설의 벨로스 회전 당시 벨로스 대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벨로스 대공 성검 쓰듯 하네요!

내 뒤로 황급히 물러선 화랑단이나 크르으랑의 수하들 발밑에 게이트가 생겨난다.

“저, 조금 더 싸울 수……!”

싸우긴 뭘 더 싸워. 이제 튀어야지.

[안 돼! 아직 각하가……!]

크르으랑이라면 내가 책임지고 데려갈 테니까 먼저 가 있어라, 좀.

더럽게 말 안 듣는 놈들을 다 스스피크 내부로 보내 버렸는데, 서민서는 내 팔을 덥석 잡았다.

“선배! 같이 안 가면 저도 안 가요!”

눈을 크게 뜨고 그렇게 말하는데 차마 떼어 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루드비히는 거취를 스스로 정합니다.”

도련님은 어쩐지 함부로 하기가 어려웠다. 이제 와서는 평등한 동반자 관계가 되었지만, 심적으로는 여전히… 도련님은 도련님이랄까? 담담하게 하지만 강렬한 눈빛으로 자존심을 운운하시길래 그냥 내버려 두었다.

여전히 포위망을 좁혀 오는 아갈타의 군세였지만…….

‘잠깐은 괜찮겠지.’

서민서의 [점멸]도 있고, 무엇보다 데미안 도련님에겐 수신 호위인 리디아가 있다. 아마 하준광도 너끈히 이길 괴물 중의 괴물. 아무도 그 존재를 모르지만 지구에서도 손에 꼽힐 강자다. 다만 전투 스타일이 너무 지구식이라서 정체를 숨겨야 하는 요즘에는 계속 소환 대기 상태지만, 아무튼 그녀가 있으니 도련님이 죽을 염려는 없는 것이다.

그래. 그리고 수준 높은 싸움은 옆에서 자꾸 보고 겪어야 실력이 는다. 너무 감싸고 돌기만 하는 건 아이를 망치는 일.

나는 서민서의 어깨를 살짝 쥐었다가 놓으면서 금방 다녀올게라고 인사를 남겼다.

“도련님 잘 부탁하고.”

“예입!”

시선을 돌리니 연신 고전하고 있는 크르으랑이 보였다. 차원 요새의 사령관으로 보이는 인물과 싸우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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