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민간인 지역의 소시민
내게 투항한 남자의 이름은 흐메초.
독기로 가득 차 있던 그의 눈빛은 시간이 지나자 유순하게 돌아왔다. 아깐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흐메초는 머쓱해하며 답했다.
[그, 그랬습니까? 군인들이 집합시킬 때는 항상 그렇게 눈에 힘주고 대답을 ‘악!’으로 하라는 둥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게 만들어서… 저도 모르게 습관이 그만…….]
민간인의 시각으로 설명되는 아갈타의 문화는 흥미진진했다.
그들의 생활상 역시 그랬다.
가령 그가 날 인도한 민간인 거리에서는 썩은 내가 진동했다.
아갈타의 민간인들은 모두 이런 곳에서 사는 걸까?
흐메초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여기는 비밀 통로입니다. 하수도를 몰래 확장해서 만들었지요. 민간인 거주 구역 자체는 깨끗합니다. 군부 놈들이 주기적으로 나와서 하얀 장갑 낀 손으로 구석구석 훑어보거든요.]
하수도라니… 냄새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런 곳에 비밀 통로를 만든 걸까?
[저희도 사람이니까요. 거주 구역에서는 24시간 감시 시스템이 돌아갑니다. 불평 한 마디 함부로 할 수 없지요……. 망할 놈들. 놈들은 우리를 사람 취급 안 하지만 우린 사람입니다. 아니, 훨씬 더 사람다운 사람들이지요.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이 요새를 건설할 때부터 우리는 그걸 알고 있었지요. 멍청한 군부 놈들은 이런 게 있다는 것도 모르겠지만요.]
흐메초는 맺힌 게 많은지 아주 수다스러웠고, 덕택에 나는 아갈타 사회의 내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듣다 보면 슬퍼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근데 여긴 왜 이렇게 아이 그림이 많은 거야? 아이들이 많나?”
[…아뇨. 아이를 본 적도 없습니다. 민간인은 출산을 할 수 없으니까요.]
“…출산을 못 해?”
[생식 행위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건 장교들뿐입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실험관에서 태어납니다. DNA를 조합해 군인이 되기에 딱 알맞은 자질을 가진 아이들을 탄생시키죠.]
에스에프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들 중 80퍼센트의 아이는 혹독한 훈련을 통과하지 못하고 민간인이 됩니다. 민간인은 모든 권리를 제한받은 채 평생 노역을 하며 살게 되죠. 그가 얼마나 똑똑하고 얼마나 사회에 공헌을 하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민간인은 그냥 민간인일 뿐이니까요.]
잠시 순해져 있던 흐메초의 눈가에 다시 독기가 어렸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볼 수 없습니다. 아이를 낳기는커녕, 아이를 교육시킬 자격은커녕 아이들과 함께 살 자격조차 없지요. 아이들은 좋은 것만 보고 커야 하니까요……. 저도 훈련병에서 탈락하기 전까지는 민간인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몰랐었습니다.]
허…….
그 말을 듣고 보니 복도에 그려진 아이들 그림과 사진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나로서는 다 큰 어른들이 아이에게 이렇게 집착하는 게 이해가 안 가기는 했지만…….
‘아니지. 다 큰 어른들이라서 도리어 집착하는 건가?’
지난 생을 떠올리면 문득 알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끔찍한 전투 끝에 살아남았을 때 부서진 도시에서 우는 아이가 발견된 적이 있었다. 피에 절고 살기와 독기에 절어서 씩씩대던 그 전사들이 금세 순한 눈을 하고 어쩔 줄 몰라 하던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말수가 없고 늘 화나 있던 동료 하나가 쫄랑쫄랑 걸어 다니는 아이를 보며 남몰래 웃음 짓던 것도 생각난다.
그래. 가끔 인간종에겐 아이라는 게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처럼 느껴질 때도 있는 것이다.
다만… 갈 길이 급해도 이건 확인해야겠다. 이놈을 신뢰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서.
“근데, 여기 아기 있잖아. 어떻게 된 거야?”
나는 흐메초를 노려봤다. 거짓말은 좋지 않다. 나는 [만상공감]으로 벽 저편에서 아기의 존재를 선명하게 느꼈다.
흐메초가 움찔 놀랐다. 그러고는 잡아뗐다.
[어, 없습니다.]
“지랄 말고. 자꾸 그러면 벽 부수고 확인한다? 어디 보자… 이쯤 어딘데?”
[아, 안 됩니다!]
결국 흐메초는 내게 아기를 보여 줬다. 지린내만 가득하던 이 비밀 통로 한 곳에 숨겨져 있던 비밀의 방에서 아기는 작은 신처럼 모셔져 있었다.
‘아갈타인들이 만든 장식이라니…….’
형용모순이다. 아갈타는 실용적인 것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문명인데… 지금 이 방에는 모빌과 쿠션, 깔개와 조명이 가득 차 있었다. 광산 일을 하고 밭일을 하는 민간인들이 목숨을 걸고 자원을 빼돌려 만든 물건들이라고 했다.
아기는 그 한가운데에 편안히 누워 있었고, 아기의 곁을 지키던 민간인들이 당황한 얼굴로 흐메초를 바라보았다.
[흐, 흐메초? 누굴 데려온 거야?]
흐메초가 그들을 안심시켰다.
[안심해. 군부의 적이야. 아이를 해치지는… 않을 거야.]
않을 거야라고 말하며 나를 노려보는 흐메초의 눈빛이 살벌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짓을 하면 목숨을 버려서라도 내게 달려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가소롭지만… 또 숭고했다.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겨우 입을 뗐다.
“…이건 놀랍네. 아이가 여기 어떻게 있게 된 거야?”
[놈들의 감시 시스템은 완벽하지만… 결국 그걸 만들고 관리하는 건 우리 민간인들. 아무리 놈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해도 작은 예외 정도는 언제나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비밀 통로와 비밀의 방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 기적적인 확률을 뚫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신체인 우리가 아이를 낳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산모와 아이를 숨깁니다. 보통은 죽음으로 위장하지요.]
한두 번 있던 일이 아니라는 거다.
[놈들은 민간인 사이에 염탐꾼과 배신자를 심어 놓고 다 통제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어림도 없습니다. 어떤 놈들이 염탐꾼인지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또 놈들이 배신자라고 생각하는 건 사실 모두 우리의 친구들입니다.]
아갈타의 군부는 민간인들을 완전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흥미진진했다.
‘시간만 있다면 더 오래 듣고 싶지만…….’
하지만… 지금은 갈 길이 급하니 호기심은 여기까지만 풀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결론은 이 흐메초라는 남자를 믿을 수 있다는 것.
나는 아공간을 열어 아이가 먹을 음식들을 꺼내 놓고 뒤로 물러섰다.
“이제 빨리 가자. 최근에 나포된 선박 쪽으로.”
[네.]
그 기괴하고 성스러워 보이는 장소를 떠날 때 등 뒤에서 그 작고 말랑한 것이 내는 소리가 들렸다. 이목을 잡아끄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 하지만 긴장된 마음이 풀어지게 만드는 이상한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였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아이가 있던 방을 나온 뒤 흐메초는 더 열심히 내게 길을 알려 주었다. 어쩐지 한 배를 탄 것처럼 일말의 경계심마저 풀어 버리고 비밀의 방과 비밀의 통로를 적극적으로 오가며 가장 빠른 길로 날 안내했다.
결국 내 앞에 거대한 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원 함선.
차원과 차원 사이에 걸쳐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그 외관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그저 던전처럼 게이트로 연결되어 있을 뿐.
나는 게이트에 손을 대고 도움 요청 게시판에서 설명한 대로 영력 패턴을 짜 넣었다.
지이이잉-!
보안이 뚫리고 손이 게이트 속으로 쑥! 들어간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흐메초가 거기 멀뚱히 서 있는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같이 갈래?”
흐메초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는 깊이 고민했다. 심장이 쿵쿵 뛰어서 터질 것처럼 흥분한 채로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를 돌봐야 돼요.]
“다른 사람도 많잖아? 너… 죽을 텐데?”
그가 말한 대로 감시 시스템이 곳곳에 있었다.
그가 나를 이곳에 안내해 주었다는 사실도 숨길 수 없을 것이다.
흐메초는 고개를 저었다.
[신분을 위장할 겁니다. 어차피 오늘… 전사한 민간인이 많을 것이라 충분히 새 신분을 위조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 번 해 본 일이니 도와줄 친구도 많습니다.]
거참, 들으면 들을수록 무슨 민간인이 아니라 거대한 비밀 조직의 요원들 같다.
그래서, 감탄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충동적으로 말했다.
“언제든 연락해. 또 볼 수 있길 바란다.”
흐메초의 손에 휘오의 가지 하나와 무려 10,000타키온이 든 가방을 쥐여 주었다. 운이 좋다면 타키넷에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과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만큼은 그러고 싶었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게이트로 들어갔다. 차원 함선의 주인에게 얻은 정보와 인증 코드 그리고 [만상공감]이 있으니 혼자서 차원 함선을 장악하는 건 문제가 될 게 없다.
어딘가 기묘했던 아갈타 민간인 지역의 탐사를 끝내고, 이제 모두를 데리고 탈출할 시간이었다.
* * *
“으윽! 이거 위험해!”
“사령관님은 대체 언제쯤……!”
“조금만 참아! 핵심 시설로 들어간 것 같으니 곧 소식이 있겠지.”
“아, 연락이 되셨습니까?”
“아니. 연락이 두절된 걸로 봐선 통신 방해 시스템이 있는 핵심 시설에 진입한 것 아닐까?”
“……?!”
[각하! 이 이상은 위험합니다! 소시민이라는 자가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도 알 수 없는데 계속 버티는 것은……!]
[적어도 각하만이라도 퇴각을!]
[시끄럽다! 크르으하하하! 덤벼라!]
[……?!]
연출가가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사방은 난장판이었다. 배신한 민간인들을 등에 엎고 한순간 전선을 크게 확장했던 크르으랑과 화랑단이었지만, 이내 더 많이 몰려온 아갈타의 병사들과 무리하게 늘어난 전선으로 인해 후퇴에 후퇴를 거듭해야만 했다. 다들 기진맥진 지쳤고, 이제 겨우 부서진 차원 전함이 만들어 낸 폐허를 바리케이드처럼 이용해서 겨우겨우 막아서고 있는 형편이었다. 가장 선두에서 적들을 분쇄하는 크르으랑이 없었다면 이미 전멸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기세 좋게 배신했던 아갈타의 민간인들도 지금은 뒤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연출가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당혹스러웠다.
‘…뭐야? 나 기절했었어? 왜?’
그의 마지막 기억은 소시민에게 추적 주문을 붙이는 것까지였다.
‘그래… 소시민이 차원 요새에 돌입한다고 하길래 생생하게 방송하기 위해서 추적 주문을 붙였지. 근데… 갑자기 정신을 잃었어?’
끔찍한 두통.
아, 생각났다. 연출가는 짧은 팔로 박수를 쳤다.
‘돌입 직전 소시민이 뭔가를 했어! 머리가 엄청나게 아팠고… 그대로 기절을? 아니, 대체 뭘 어쨌길래?’
연출가는 알 리가 없었지만 소시민은 그때 [자유]를 사용했다.
연출가의 추적 주문은 아주 고차원적인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시민이 사용한 [자유]에 비할 수는 없었다.
물론 본래의 [자유]는 지금처럼 강력한 주문이 아니었다. 단 1초 미만의 시간 동안만 평행 세계의 분화를 일으켜서 최선의 결과를 선택하는 주문. 적의 공격을 한 차례 피해 내거나 내 공격을 한 차례 성공하게 해 주는, 그 정도의 효용이 인챈터 케사리니 아몬이 의도한 전부.
그 정도였다면 연출가의 주문이 깨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자유]라는 주문의 원리를 파악해 내고 ‘오, 이건 좀 신기한데요?’ 하면서 시청자들과 낄낄댔겠지.
하지만 [만상공감]으로 강화되고 길들이기로 한층 더 각성한 세계수의 걸음은 [자유]를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진화시켰다.
다섯 개의 평행 세계가 제대로 분화를 해 버리는 그 거대한 압력을 연출가의 주문은 잠시도 버텨 내지 못했다.
정신체를 본체로 삼고 있는 연출가가 의식을 잃어버릴 정도로 강렬한 충격을 받고 여태 기절해 있던 것이다.
‘뭔진 몰라도… 죽을 뻔했네.’
정신체가 기절을 한다는 건, 육신을 가진 생명체에 비유하자면 임사 체험을 하고 돌아오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자칫했다가는 영영 깨어나지 못할 뻔한 순간. 아직도 가시지 않은 고통이 몸을 휘젓고 지나갔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까짓 고통이 아니었다.
연출가는 벌떡 일어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난리가 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방송 송출이 끊겼다.
‘대형 방송 사고다!’
눈앞이 하얬다.
‘크, 큰일이다! 그냥 방송을 재개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야, 정신을 잃은 동안 벌어진 일들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든 설명을 해 줘야지! 그리고… 소시민, 소시민은 지금 어디 있는데?’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로서의 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연출가는 손에 꼽는 프로이고 싶었다.
‘어서 대안을 찾아야……!’
그런데 하늘이 도운 걸까? 연출가는 바로 근처에서 송출 중인 또 다른 방송을 감지할 수 있었다. 피핀 차원의 방송에 비하면 아주 귀여운 수준이었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다.
연출가는 환호했다.
‘어……? 세상에… 이런 행운이?’
그건 바로 밀수꾼 정보상 제노츠니의 방송이었다.
연출가는 얼른 제노츠니의 방송을 무단으로 끌어왔다.
밀수꾼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유료 방송이었던 만큼 제법 강력한 보안 시스템이 버티고 있었지만, 피핀 차원의 연출가에게 그런 건 아무짝에도 소용없었다.
‘일단… 저 귀여운 방송을 통해서 이전 상황을 설명하고 소시민을 추적한다.’
연출가는 간만에 솜씨를 발휘했다. 제노츠니의 지난 방송을 순식간에 편집해서 소시민이 차원 요새를 뚫고 들어간 과정과 곧이어 크르으랑과 화랑단이 차원 요새로 돌격한 경위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피핀 차원의 시청자들은 기다림에 지쳐서 화를 내던 것도 있고 후끈 달아올랐다. 그 정도로 소시민이 보여 준 무용은 놀라웠고, 크르으랑이 보여 준 기세는 가슴 뜨거웠다.
그리고…….
‘아, 소시민이다!’
제노츠니가 소유한 스파이 정령이 마침내 소시민을 찾아냈다. 연출가는 실시간으로 그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
‘호? 벌써 차원 함선을 찾았잖아? 이제 곧 나오겠군. 나도 방송 시스템을 켜서 소시민을 관찰하자.’
흘깃,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니 역시나 아주 좋았다. 태반이 데미안의 팬인 방송이었는데 오늘만큼은 소시민에 대한 연호가 쏟아지고 있었다. 오늘을 기점으로 소시민의 팬층이 형성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나쁘지 않아. 휴…….’
겨우 한숨을 돌린 연출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소시민이 언제 나오나. 소시민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다 죽는 건 아닌가? 걱정하며 싸우는 이들이었다.
연출가는 피식 웃었다.
‘나는 소시민이 뭐 하는지 아는데.’
근데 그 순간, 그 인파 속에서 연출가는 운명처럼 데미안과 눈이 마주쳤다.
촉촉한 걱정을 눈에 가득 담고 있던 데미안은 비웃음을 머금은 연출가를 보는 순간 갑자기 희번득 눈을 빛냈다.
‘어?’
연출가는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대처는 아주 빨랐다. 데미안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알아서 방금 입수한 제노츠니의 방송을 그들 모두에게 송출해 준 것이다.
그 효과는 놀라웠다.
“어, 어? 보인다! 사령관님이시다!”
“오옷! 저거! 저 게이트! 저거 차원 함선 아니야?”
[큭……! 정말 성공인가?]
[다들 힘내!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최후의 5분을 앞두고 새로운 투지가 솟아난다.
“흐… 이 좋은 걸 진작에 안 보여 주었다……?”
다만 데미안은 투지의 방향이 혼자 조금 달랐다.
그녀는 안절부절못하는 못생긴 프랑켄슈타인 인형을 보며 훈훈하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