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첫번째 출항
크르으랑은 귀족이었다.
물론 그가 사는 크레아 차원은 최근 전쟁에서 참패하여 막대한 배상금을 빚졌고 무수한 이권과 자유를 빼앗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르으랑은 귀족이었다. 긍지 높은 크레아 차원의 주민 중에서도 가장 긍지 높은 족속.
크르으랑은 좌절하지도 않고 당황하지도 않았다.
하루에 두 시간도 채 자지 않으면서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번쩍 눈을 떴다. 일어나자마자 간밤에 모아들인 정보를 취합하고 그날의 계획을 정리했다. 고향의 재건을 위해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었다.
심지어 오늘은 평소보다 30분이나 더 일찍 일어났다.
“…너무 일찍 깼군.”
크르으랑은 조금 더 잠을 청해 보았으나 잠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몸을 일으키지도 못했다. 그저 텅 빈 천장을 바라보며 팔다리가 꽁꽁 묶인 것처럼, 어두운 천장에 짓눌린 것처럼 그렇게 누워 있었다. 그러다가 간신히 고개를 비틀어서 정보원들이 보내 준 보고 사항들을 망막에 띄워 놓고 읽었다. <탑골시장 공예 대회 우승자 소시민과 그 동료, 케사리니 아몬과 나타르의 동향>이라는 이름의 보고서였다. 쭉 읽어 봤지만 오늘도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크르으랑은 혀를 찼다.
‘당장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군.’
공예 대회 우승 후 소시민은 종적을 감췄고, 아몬과 나타르는 타키넷을 이리저리 오가며 대량생산 설비 같은 것을 사들이는 것 같았지만 그걸 믿고 무언가를 함께 도모해 보기는 어려웠다. 크레아 차원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들이라면 기발한 뭔가를 또 보여 줄 줄 알았는데…···.’
대회에서 보여 준 놀라운 퍼포먼스처럼 또다시 크르으랑의 상식을 깨부수는 무언가를 벌이지 않을까 기대했다. 크레아 차원의 이 답답한 상황을 깨 볼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냥 딱 상식, 정석에 머문 움직임만이 보고되는 것이다.
크르으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실망할 것 없다. 세상일, 원래 타이밍이 딱딱 맞을 때보다는 엉거주춤 엇박자를 탈 때가 더 많은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크르으랑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다.
어제 한 일도, 그제 한 일도, 한 달 전에 한 일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니까. 그러니 오늘도 정말 많은 일을 해야만 했다. 도대체 언제 나타날지 모를 성과를 만들 때까지 그렇게 가는 거다. 몇 도인지도 모르는 물이 끓어오를 때까지, 계속 장작을 던져 넣는 심정으로.
끙!
하지만 잠이 아직도 덜 깼는지 몸을 일으키다 말고 엉거주춤 다시 넘어가고 말았다.
후…···.
후우…···.
크르으랑은 누운 채로 숨을 다시 골랐다. 세포 한 올 한 올에 영력을 불어넣고 정신을 일깨웠다.
귀족답게.
지치지 않고 정열적으로!
벌떡!
“휴우…···.”
크르으랑은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은 채로 숨을 크게 내쉬었다. 땅이 꺼져라 내쉬는 한숨이 분명했지만, 크르으랑은 그게 아닌 척 기지개를 이리저리 켜며 호흡 조절이라도 하듯 휴… 후우… 하고 반복적으로 숨을 내쉬었다.
겨우 잠을 몰아낸 크르으랑의 시선이 방 한편에 쌓아 놓은 성검으로 향했다. 한창 성능 테스트 중인 샘플들이었다. 여러 업체에서 구매해 와서 디자인과 성능이 다 제각각이다.
쩝.
크르으랑은 아쉬워 입맛을 다셨다.
“그 성검 정말 대단했는데… 하지만 대량생산은 다른 문제니까…···.”
아쉽고 막막한 기분이 잠시 들려고 했지만, 크르으랑은 얼른 꼬리와 귀를 쓰다듬어 정리하고 담담하고 오만한 얼굴로 일어섰다. 얼굴 어디에도 피곤이나 조급함은 보이지 않았다.
크레아의 귀족은 좌절하지도 않고 당황하지도 않는 법이었으니까.
* * *
성검의 대량생산이 시작되었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지만, 그건 품질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보다 빨리, 보다 많이, 더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과 관련된 것.
중요한 사실은 이제 우리의 성검이 기성품으로 판매해도 좋은 수준까지는 올라왔다는 사실이다!
물론 성검을 만드는 데 쓰이는 정밀 소재는 죄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사실 지구에서 하는 공정은 그 소재들을 조립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도 무르물랑이 타키온을 처발라서 구매해 온 각종 시설들이 있었기에 이런 조립이 가능한 것. 지구의 독자 기술은 병아리 눈물처럼 미미해서 찾아보려면 좀 민망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감격했다.
‘지구에서 성검을 만들다니…···.’
포항 제철소에서 쇳물이 나오고 K2 소총을 국산화하고 그랬을 때 기분이 이랬을까?
우리는 할 수 없다는, 어떤 절대 법칙으로 정해져 있는 것 같았던 갑갑한 현실을 해머로 와장창 깨부순 기분이다. 상쾌! 통쾌!
고개를 들면 보이는 서부 드래곤힐동의 장엄한 풍경이 내가 낳은 자식처럼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푸르른 하늘과도 같은 영혼 용광로가 중심에 둥실 떠 있고, 성검을 대량생산 하기 위한 시설들이 그 주위를 천천히 공전한다.
영원하라!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경이여!
근데. 그래서.
나는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만 했다.
“후… 이제 이것들을 싹 팔아 와야 된다는 거지?”
대량생산 설비로 찍어 낸 초도 물량, 500자루의 성검 시스템.
그리고 아갈타에게서 노획한 차원강습 시스템이 정확히 207벌.
그 외에도 산더미 같은 아갈타의 군수물자들.
물량을 보면 아득했다.
하지만 이걸 팔아야 이 멋진 풍경을 점점 더 멋지게 키우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묵직한 책임감이란… 가장이 된다는 기분이 이런 건가?
“심지어 타키넷도 이용을 못 한단 말이지…….”
내 중얼거림에 옆에서 듣던 까막이가 화들짝 놀랐다.
“네? 타키넷을 이용 못 해요? 왜요? 아니, 이용 안 하면 교역을 어떻게 해요?”
여태 우리가 다른 차원과 교류를 해 온 방법은 철저히 타키넷을 통한 것이었으니 까막이의 놀람도 지당했다. 하지만 무르물랑은 단호했다.
“당연히 타키넷 쓰면 안 되지! 밀수 루트잖아! 밀.수.루.트! 타키넷은 철저히 평의회에 의해 장악당한 시장이라고. 타키넷에서는 문제 안 될 물량의 성검만 판매할 거야.”
무르물랑의 말에 따르면, 평의회는 타키넷을 지탱하는 태고의 주문 중추를 차지하고 있는 집단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마음만 먹으면 타키넷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추적할 수도 있었다.
그런 타키넷에서 노획한 차원강습 시스템을 판다? 아갈타가 평의회에 조사 의뢰라도 하는 순간 우리는 끝장이 나는 것이다.
까막이가 물었다.
“그러면 어떡해요? 휘오의 게이트를 이용하거나 차원 간 이동 장치를 쓰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옮겨야 할 물자도 많고 인원도 많은데… 심지어 멀리 가야 되는데?”
무르물랑이 답했다.
“그래서 중고 수송선 하나 샀어. 이리저리 아쉽긴 해도 대규모 차원 이동을 하는 데 지장은 없을 거야.”
그랬다.
우리에게도 차원 선박이 하나 생겨났다. 무르물랑이랑 나랑 머리를 맞대고 저렴한 중고 물품 중에 제일 괜찮은 애로 샀다. 치열한 가격 협상과 뜨거운 논쟁으로 1,000만 타키온짜리 선박으로 낙찰을 봤다. 무르물랑은 ‘500만 타키온만 쓰려고 했는데…….’ 하면서 구시렁댔지만, 내가 강력하게 요구한 최소한의 조건을 지키기 위해 눈물겨운 양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까막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 차원 전함이요?”
“전함 말고 그냥 선박. 그렇게 대단한 건 아냐. 휘오는 보고 엄청 실망하더라.”
엄청난 논쟁 끝에 무르물랑의 양보를 얻어내고 산 물건인데도 휘오는 발버둥을 쳤었다.
[아니! 이런 작고 못난 것 말고! 뜨악! 하게 크고! 부왁! 하게 빠르고, 크악! 하게 무서운! 그런 배! 저번에 우리가 봤던 그런 멋진 배 없어?]
지난번에 우리를 추격했던 아갈타의 함선이 아주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고작 1,000만 타키온짜리 중고 선박을 군용 선박과 비교하면 안 된다.
이나마도 감지덕지해야 한다. 덕분에 이제 수백 명의 화랑단과 함께 차원의 격류를 넘어 창조신의 꿈속을 항해해, 우리의 물건을 사 줄 머나먼 차원의 큰손을 찾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뭔가 무섭네요…….”
까막이가 오랜만에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하기야 차원의 바깥이라는 개념만 해도 까마득한 것인데, 그곳을 흐르는 차원의 격류와 창조신의 꿈이라니…….
그곳은 아직 세계가 되지 않은 가능성만이 가득한 장소였다.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아닌 장소였기에 창조신의 꿈이라 불렸다. 허무와 의미가 뒤섞인 세계의 바깥을 인류 최초로 항해한다니… 이건 내 지난생 에도 없었던 일.
모르긴 몰라도 망망대해를 항해했던 최초의 사람들도 우리만큼 두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겁나도 어쩔 수 없다. 이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네가 겁먹으면 안 되지, 신입 단원도 잔뜩 생겼는데. 까막 소대장, 네가 잘 이끌어 줘야 돼. 악몽의 시간을 쓴다고 해도 지난번보다 훈련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신입 얘기를 했더니 얼어 있던 까막이의 표정이 돌아왔다.
“네! 얼른 사람 만들겠습니다!”
입꼬리가 씩 올라가고 눈을 반짝이는 게, 소대장이라는 권력이 꽤나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 * *
차원 해적으로서의 임무는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험난한 일의 연속.
때문에 지속적인 인원 보충은 필수였다.
그리고 나는 그 부분이 걱정이었다.
“과연 동맹들이 군소리 없이 신입 단원들을 보내 줄까? 아까운 인재들이잖아. 이번 사망자 보고 몸을 사릴 것 같기도 한데…….”
한데 강전구는 이렇게 자신 없는 내 태도를 보고 오히려 이를 드러내 웃으며 호언장담을 했다.
“보내 줍니다! 틀림없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보내 줘요. 걱정 마십시오, 사령관님.”
나는 그가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강전구는 답했다.
“사령관님, 얼마 전에 제가 감사하다고 그랬던 것 기억하십니까?”
기억하지. 갑자기 다가와서 밑도 끝도 없이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꾸벅꾸벅거려서 당황했었다.
“그것 진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그렇게 고마웠는지도 혹시 짐작하십니까?”
글쎄… 지금도 딱히 이거다 싶은 이유는 못 찾겠다. 대체 뭐가 그렇게 고마웠던 거지?
강전구는 그에 이렇게 답했다.
“사실 저는 줄곧 두려웠습니다. 제가 사령관님 뒤를 졸졸 따라다닌 건 계속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크고 건장한 남자는 실은 자신이 6.30 참사 이래로 떨칠 수 없는 두려움에 줄곧 시달려 왔노라고 고백했다.
“어느 날 갑자기…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개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 그게 그렇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사령관님을 따라다닌 겁니다. 사령관님을 따르면 적어도 그렇게 무력하게 개죽음당하는 것만큼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어쩐지 나도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이 전쟁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다들 비슷한 두려움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아무런 전조도 없이 그냥 부서지는 건물 파편 같은 것에 맞아 죽을까 봐 두렵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지만, 죽음조차도 그토록 시시하다면 열심히 살아온 나의 인생엔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 그런 실존적인 공포.
“그런데… 그날 차원 바깥에서 아갈타 군인들과 싸우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겁니다. 아… 이건 정말 굉장하구나. 내가 무언가 대단한 걸 하고 있구나. 그리고 이 무기도 정말 끝내주는구나… 그러니까 정확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강전구는 말했다. 환하게 웃으며.
“이런 전장에서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그 후론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랬기에 강전구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감정을 저만 느꼈을 리 없죠. 비록 화랑단의 피해가 있었지만 살아남은 모두가 똑같이 생각할 겁니다. 각자 자기 출신지에 그렇게 보고할 겁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요. 당장은 손해처럼 보이겠지만, 마침내는 인류의 역사, 아니 인류의 진화 자체를 뒤바꾸는 초특급 코인에 탈 마지막 기회라고요! 아, 참고로 초특급 코인 이런 건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애들이 하는 말을 제가 직접 들은 겁니다.”
조금 오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강전구의 말이 맞았다.
사흘의 휴가를 받고 저마다의 친정으로 떠났던 화랑단원들은 신입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화랑단 1기 생존자가 177명. 신입으로 들어온 2기가 131명. 그렇게 화랑단의 인원은 오히려 최초보다 111명 더 늘어나 308명이 되었다.
308명의 화랑단이 차원 선박 기파랑호에 탑승했다. 말은 차원 함선이지만, 무슨 잠수함이나 비행선처럼 그 외관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명색이 차원과 차원 사이, 아직 세계가 형성되지 않은 창조신의 꿈속을 항해할 수 있는 초차원적인 이동체.
한 우주 안에 사는 존재가 그 우주의 외관을 확인할 수 없듯이, 우리는 기파랑호의 내부를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외부 모습을 확인할 순 없었다. 그저 푸르른 게이트가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니 기파랑호의 내부였을 뿐.
하지만 기파랑호는 그 내부의 풍경만으로도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까막이가 좋아했다.
“우와! 엄청 크고 시설 좋은데요? 대형 쇼핑몰 같아요! 크루즈선 저리 가라겠는데요? 와! 우와! 휘오는 이게 뭐가 작다고 그래?”
- 작거든? 엄청 작거든?
지구인의 상식으로는 충분히 컸지만, 휘오는 여전히 더 크고 강력한 함선이 있었으면 하는 모양이었다.
- 시민은 안 무서워? 난 무섭다! 저번에 봤던 그 무서운 게 덤비면 어쩔려고?
음… 하긴.
차원과 차원의 방대한 틈새. 망망대해보다 더 망망한 창조신의 꿈속을 항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갈타의 함선 같은 게 공격하기라도 한다면 우린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휘오는 계속 나를 걱정하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나도 나름 방안을 마련해 두었다.
“걱정 마. 잘 피해 다닐게.”
500만 타키온만 쓰겠다는 무르물랑 놈한테 괜히 1,000만 타키온이나 뜯어낸 게 아니었다.
나는 기파랑호의 내벽을 손바닥으로 한 번 쓸었다. 아주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히 백색의 아우라가 스르르 피어올랐다 흩어진다.
이 차원 선박은 길들이기가 가능하며, [만상공감]으로 동기화하여 그 출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정도라면… 만일의 사태에도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내가 잘 몰아 봐야지.”
1차 목적지는 크르으랑의 고향, 크레아 차원이었다.
예상 항해일은 나흘. 여러모로 긴장이 되긴 하지만… 이 항해는 인류의 커다란 진일보가 될 것이고, 우리 모두에게도 중요한 경험이 되어 줄 것이다.
무르물랑이 휘오의 가지를 통해 나를 응원했다.
- 이만 가. 해적선도 생겼으니까 이제 가서 더 그럴듯한 해적이 돼서 돌아와!
그리고 마지막 잔소리도 챙겨 주었다.
- 내가 준 차원 해도는 잘 숙지했지? 배가 좀 오래됐으니까 격류를 잘 피해서 다녀야 돼.
“걱정 마. 크레아 차원까지의 길은 이제 눈 감고도 찾을 수 있으니까.”
- 물건들 잘 팔고 와야 돼. 할 수 있겠지?
“가 봐야 알겠지만… 일단 크르으랑 측도 무기가 꽤 필요해 보였으니 가능성은 있어. 만약 안되면 정보 공유만 받아도 좋고. 아무튼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부딪치는 게 제일 중요할 테니까 잘해 볼게.
- 무운을 빈다!
“너도. 지구를 잘 부탁해.”
어느새 판매할 물건들의 적재도 모두 끝났다.
새로 온 화랑단 신입까지, 나를 제외하면 총 307명의 인원도 모두 탑승을 완료했다.
나는 휘오에게 말을 걸었다.
“오케이. 간다, 휘오. 지구 근처는 차원 격류가 아주 강하니까 저 멀리까지만 좀 도와줘.”
- 응! 조심히 다녀와!
구구구구궁-!
차원 함선이 흔들리고 휘오의 화이트 게이트를 넘을 때 느껴지는 아찔한 현기증이 몰려왔다.
첫 번째 출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