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VVVIP 차원 쇼퍼-134화 (134/212)

13. 움직여야 할 때

나는 데미안을 졸졸 따라오는 못생긴 프랑켄슈타인 인형을 가리켰다.

“근데 저건 뭐야?”

“아, 저거요.”

데미안은 그간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피핀 차원과 연출가와 관련한 이야기. 가슴이 찡하게 아프기도 했고 또 어린 데미안이 많이 자랑스럽기도 한 이야기였다.

옆에서 걷던 무르물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피핀 차원이었군. 안 그래도 알아볼 생각이었는데 혼자 처리해 버릴 줄이야. 소시민만 괴물인 줄 알았는데… 도련님도 제법이네?”

“루드비히라면 당연한 겁니다.”

데미안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훈훈한 분위기. 하지만 걱정되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그럼 지금 방송되고 있는 것 아니야? 좀 곤란하지 않나? 지구가 차원 문명과 교류 중이라는 게 알려지면 아갈타가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또 다른 어떤 날파리들이 꼬일지도 알 수가 없고…….”

대답은 무르물랑이 했다.

“아,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원래 피핀 차원의 방송은 폐쇄적이라 다른 차원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시청을 못 하거든. 그리고 방송 심의 윤리 계약서로 못을 박았다면 이 방송에서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피핀 차원이 이득을 취하는 독자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도 불가능해. 평의회 이사국 전체가 모여 금제를 가한 계약이라 제아무리 피핀 차원이 날고 기어도 계약을 어길 순 없어.”

[잘 알고 있군, 뮤론.]

무르물랑의 설명에 여태 입 닫고 있던 연출가가 끼어들었다.

나는 좀 기분이 나빴다. 저 새끼가 뭘 잘했다고 끼어드는 거지?

그런데 놈은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데미안에게 말했다.

[근데 데미안, 소시민에게 네 비밀은…….]

퍼어어억!

“아, 실수. 옆에 있는 줄 모르고 차 버렸네.”

연출가는 뭔가를 말하려다 말고 데미안의 발에 차여서 날아갔다.

오, 좋은 기회다.

“무르물랑.”

내가 무르물랑의 옆구리를 쿡 찌르자 무르물랑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자빠진 연출가의 뒤통수에 물을 퍼부어 주었다.

[으헉! 헉! 물이 스며들어! 기분 나빠!]

솜이 젖어 무거워진 몸으로 어푸어푸 간신히 일어선 연출가는 저만치 멀어진 우리를 허겁지겁 뒤따라야만 했다.

[이, 이봐! 같이 가!]

* * *

타키넷의 고오오오급 호텔은 뭐랄까… 한편으로는 박물관? 동물원? 같은 느낌을 주었다.

무르물랑은 마치 미술관 도슨트처럼 물건들을 하나하나 해설해 주었다.

“저기, 저 난간 봐. 상앗빛이 엄청 고급스럽지? 토룸 차원 천둥소의 뿔로 만든 거야. 토룸 차원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동물이라 개체 수도 적고, 원주민 반발도 심해서 출하 물량이 아주 적어. 하지만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보통 인간은 못 듣겠지만 대부분의 종족이 좋아하는 기분 좋은 저주파가 흘러나와 두루 사랑받는 귀한 물건이지.”

“저건 게헨나에서 가져온 ‘죄의 정수’를 연마해 만든 장식이네. 아주 위험한 곳이라서 채굴을 하는 원주민들 피해가 매년 상당하다고 해.”

“여기 바닥이 아름답지? 바닥 장식인데도 지구 성당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는 비교도 되지 않게 영롱할 거야. 이건 ‘하늘문’이라는 차원에서 신으로 숭배받던 종족의 유산이야. 신들의 성채라 불리던 그들의 수도 성벽을 가져다가 여기 바닥에 깔았지. 조금 원시적이긴 하지만 꽤 쓸 만한 축복과 활력 증가 등의 버프가 걸려 있고, 무엇보다 찬미와 찬양이 가득 적힌 석재라 이 위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력이 활성화되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

가는 곳곳마다에 수천, 수만 개의 차원에서 거두어들인 온갖 진귀한 물건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이게 다…….

“상위 문명들의 가혹한 수탈로 만들어진 화려함이라는 거네.”

찰랑-

내 말에 무르물랑이 손가락을 튕겼다.

“정확히 알아들었네.”

“음…….”

복잡한 기분이었다. [만상공감]에 느껴지는 감각으로 말하자면 감동스러워서 울고 싶을 정도다. 안 그렇겠는가? 물건 하나하나가 그 차원의 정수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걸작들.

무르물랑은 기술적으로는 원시적이라며 조금 깎아내리기도 했지만, 나는 그 안에 깃든 고상한 철학과 아우라를 함께 느끼니 아무리 원시적이라 해도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여태 내가 보아 온 물건들과는 또 완전히 다른, 전혀 새로운 미학을 가진 물건들이 내 감각을 끝도 없이 풍요롭게 했다.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안목이 높아지고, 심지어 영력마저 슬금슬금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씁쓸했다.

이것은 증거였으니까.

이 우주에서 힘이 약한 차원이 받는 대접이란 이런 것이다. 빼앗겨서 전시당하는 것.

힘이 없는 자는 식민 통치를 받고 착취를 당하는… 제국주의 한복판에 있었던 것이다.

무르물랑이 내 등을 철썩 때렸다.

“에이, 동정심 가질 것 없다. 어차피 지구 처지는 이것보다도 나쁘잖아. 아갈타는 지구를 아예 채굴 대상으로 보던데? 여기 물건들은 원주민을 쥐어짜서 만들어진 거지만 지구는 그냥 싹 멸종당하고 차원 전체가 붕괴될 위기에 놓여 있는걸? 남 걱정할 때 아니니까 그냥 네 걱정이나 하면서 지금을 즐겨.”

어… 그러니까, 나는 집도 빼앗길 사람이니까 강도 든 사람들 동정하지 말고 지금을 즐겨라 이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복잡한 생각을 털어 냈다.

일단 무르물랑 말대로 그냥 맘 편히 즐기자고 생각하니 이런 호사가 또 없었다.

우리가 안내된 곳은 ‘생성의 방’이었다.

완벽하게 편안한 상태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120% 끌어내 온갖 새로운 아이디어와 역사가 생성되는 방… 뭐 이런 의미에서 ‘생성의 방’이라는 이름이라고 한다.

“창조의 방은 없어?”

“그건 상위 시장에 가야지.”

아, 있는 거구나. 급이 안 돼서 못 가는 것뿐.

‘왠지 분하네.’

하지만 분하다는 생각은 생성의 방에 들어서는 순간 싹 사라졌다.

오아… 윤희정 장인이 내 휴게실에 들어왔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니, 그건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이게 뭐야?’

방 안으로 발을 한 걸음 들이는 순간 공기가 달랐다. 아니, 애초에 공기가 아니었다. 이 방을 가득 채운 것은 마치 액체처럼 무게감 있는 농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숨 쉬거나 움직이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저 몸은 물속에 있는 것처럼 가벼웠고, 얕은 한 모금의 숨으로도 높은 산에 올라 두 팔 벌려서 한껏 공기를 들이쉰 것처럼 꽉 찬 상쾌함이 밀려들었다.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그것도 그냥 하늘이 아니라 선계의 하늘을!

“와… 미쳤네. 사령관저에도 이런 장소 하나 만들고 싶은데.”

“그러다가 파산한다.”

무르물랑이 허공에 흐늘흐늘 풀어진 채로 말했다.

“저도 파산하려나요? 본가에 이런 것 하나 만들어 놓고 싶은데…….”

데미안이 얼굴에 홍조를 띠고 둥실둥실 떠다니며 물었다.

“어… 음. 너네는 모르겠다. 하지만 뭐, 애초에 보유한 타키온은 없으니까. 그냥 안 되는 걸로 치자고.”

무르물랑이 고민을 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착착 박수를 쳤다.

박수에 반응한 듯 방 곳곳에 예쁘게 배치되어 있던 각종 집기들이 스르르 날아와 우리 사이에 기하학적인 모습을 그리며 배치되었다. 먹을 것, 마실 것, 구경할 것, 쓸 것, 만질 것. 그냥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가구와 집기, 먹거리가 마치 미술 작품처럼 우리 주변에 배치된 것이다. 그것들이 편리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다 보면 그냥 멍-하니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게으르고 호사스러운 분위기에서 무슨 회의인가 싶겠지만, 이게 또 신기하게도 활력을 일깨워서 집중력을 더해 주었기 때문에 머리도 팍팍 돌고 회의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회의를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

우리는 무아지경에 빠져 그간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의논했다.

시작은 무르물랑이 먼저 끊었다.

그녀는 앞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사업의 세부 사항을 정했다.

“우승도 했으니까 이제 물건 판매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거야. 문제는 오히려 쏟아질 수요에 대비하는 거지. 장사도 타이밍이거든. 우승 약발 떨어지기 전에 치고 나가야 돼.”

“대량생산 체제가 필요하다는 건가?”

“맞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 일단 1차로 1억 타키온을 투자할 거야.”

“1억……!”

정말 억 소리 나는 액수였다. 죽기 전에 다 쓸 수나 있을까?

“빠듯한 거야. 지구가 너무 개판이라서 사야 될 게 한두 개가 아니라고.”

하지만 막상 무르물랑과 함께 꼭 필요한 시설비와 각종 도구 그리고 소재 구입비를 조목조목 짚어 보니 나는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1억 타키온 금방 쓰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오히려 지구에 제대로 된 생산 라인을 갖추려면 10억 타키온은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욕심이 들 정도였다.

아니, 확실히… 지금 무르물랑의 계획대로 예산을 집행하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다. 1억 타키온은 역시나 부족한 액수였다.

“근데… 생산 시설만 만들고 끝낼 수는 없잖아. 새로 병사들을 뽑아 무장도 시키고 전략 병기도 구매해서 전투력을 높여야 하지 않아? 퀴니세인을 죽여서 시간을 벌긴 했지만… 놈이 데려온 병력은 아직 철수하지 않은 상태고, 또 언제 후발대가 합류해서 다시 밀고 들어올지도 모르잖아. 미리미리 준비해야지.”

내 지적에 무르물랑이 이마를 짚었다.

“그게… 그렇긴 한데, 아직 시간이 좀 더 있지 않을까? 전쟁 준비 하기 시작하면 거기에 들어가는 돈도 시설 투자 못지않단 말이야. 말했다시피 1차는 1억이야. 그 이상은 나라고 해도 수지 타산이 좀…….”

“그럼 시설 투자를 좀 늦추더라도… 일단 살고 봐야지!”

“흠…….”

“으음…….”

무르물랑과 내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만약 지금 우리가 ‘생성의 방’에 있는 게 아니었다면 진한 두통을 느꼈을 것이다.

문제는 아갈타 놈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것.

‘그냥 한번 배 째고 발전에 올인을 하느냐, 아니면 한 템포 늦추고 아갈타 저지에 투자를 하느냐…….’

결정이 쉽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침묵을 하던 그때, 데미안이 끼어들었다.

“음… 제 생각에는 일단 무장은 어느 정도 갖춰야 돼요. 사실 이번에 피핀 차원을 몰아내기 위해서 여러 조직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들은 마누스가 아닌 영능학을 선택한 이들로, 소시민 사령관의 영향력을 세계로 펼치기 위한 발판이 될 거예요.”

아, 데미안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

“그들의 계속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떡고물이 필요하다는 거죠?”

“네. 요즘 권승리를 중심으로 한 ‘아틀라스 클럽’이라는 세계 조직의 기세가 심상치 않거든요. 우리도 우리의 동맹 세력에게 확실한 보상을 줘서 연합을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지구 내의 자원과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겠죠.”

이렇게 생각하니 무기를 사는 게 전쟁을 대비하는 한편 지구 내의 영향력도 키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 같기도 했다.

하지만 무르물랑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건 대량생산 체제를 완성한 다음에 직접 찍어 내서 무장시키는 걸로 하자고. 그 편이 훨씬 싸게 먹혀.”

이야기가 다시 평행선을 그렸다. 그리고 그때 끼어든 건 조용히 듣기만 하고 있던 연출가였다.

[아,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시청자들이 자꾸 말하라고 하네.]

모두의 시선이 연출가에게 꽂혔다.

아니, 근데 저 자식은 자꾸 뭘 잘했다고 입을 여는 거야?

내가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리자 데미안이 괜찮다는 듯이 눈짓을 한 번 보내곤 말했다.

“뭔데?”

[아, 이게… 이런 식으로 연출가가 방송에 나오는 건 천 년 만이라… 좀 검토를 해 봤는데 시청자랑 합의하면 괜찮을 것 같아. 아갈타는 우리랑 방송 심의 윤리 계약으로 묶인 곳도 아니고.]

“그러니까 뭐를?”

[내가 2개 사단 규모의 군대가 지구 근처를 어슬렁거린다고 그랬지?]

“응.”

[아갈타 차원에도 우리 연출가 있거든. 시청자가 다른 방송에서 봤다는데… 요즘 움직임이 심상치 않대. 퀴니세인을 누가 죽였나 찾아내려고 그러고 있었던 건데, 결국 흉수를 찾지 못하고 인근 차원들에 화풀이하고 있나 봐. 조만간 지구 침공도 다시 개시할 것 같다는데?]

……!

인형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연출가가 실실 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곳에서 팔자 좋게 회의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지.]

* * *

르누아 차원.

이곳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석양의 산하山河’ 또는 ‘커튼빛이 내리는 대지’라고 불렀다. 지구인들이 자신의 세계를 ‘둥근 땅(지구地球)’이라고 멋없이 부르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낙천적이고 낭만 가득한 주민들이 사는 곳이지만 지금은 피와 신음 속에 가라앉고 있었다.

‘큽… 크흐흡…….’

르누아 차원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인 ‘저물녘의 요람’에 한 아이가 입을 막고 숨을 죽인 채 숨어 있었다.

도시는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고, ‘여명의 담벼락’과 ‘조각 볕 옹기’와 같은 보물들은 아무렇게나 해체되어 도시 광장 한구석에 쌓였다.

아이는 매 순간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작은 소리라도 냈다가는 부모님이 목숨을 바쳐 만들어 준 은신 결계가 깨어지고 말 테니까.

침략자들은 검고 거대한 근육질 몸을 가진 악마들이었다. 머리에 뿔이 나 있나 했는데, 투구와 같은 것인지 머리 덮개를 벗고 나면 자신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아이는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노려보았다. 하나도 빼먹지 않고 기억했다가 나중에 복수하기 위하여.

르누아를 지탱하는 빛의 후손으로서 빼앗긴 긍지를 되찾기 위해.

쿵!

또다시 신성한 물건이 뜯겨 광장에 쌓였다. 그걸 지켜보던 악마들의 수장이 말했다.

[뭐… 이 정도 물건들이면 출장비는 나오겠군.]

[그렇습니다. 차원 문명 수준으로 올라오진 못했지만 제법 발달한 영능학 기술을 보유한 문명 같습니다. 식민지로 삼을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 이런 전공이라도 가져가야지. 사단이 두 개나 움직였는데 퀴니세인을 죽인 놈들의 행방은 찾지도 못했으니… 아참, 그나저나 퀴니세인은 여기서 뭘 하고 있었다고?]

[지구라는 원시 차원을 점령 중이라고 했습니다. 보고를 듣자 하니 무슨 고대 신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하던데…….]

[그래? 고대 신? 진짜면 대박인데… 그럼 531연대랑 347연대를 파견해. 퀴니세인이 하던 임무도 마무리 짓자. 여기랑 지구 그리고 인근에 있는 차원 몇 개 더 점령하고 돌아가면… 흉수를 찾지 못한 것쯤은 좀 봐주겠지.]

[예.]

르누아의 아이, ‘별빛’은 결계 속에서 그 말을 모두 듣고 있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언어였지만, 영민한 기억력으로 그 모든 대화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기억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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