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따라잡기
윤희정. 그녀는 서부 드래곤힐동의 견습 장인이다.
그녀가 서부 드래곤힐동에 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기함을 했다.
‘아니! 네 성적에!’
그녀는 국립 헌터 아카데미 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 스펙에!’
전국 대회는 물론 세계 대회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미국 오리하르콘 밸리에서도 모셔가려고 줄을 선 네가 왜!’
솔직히 갈 곳 정말 많았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바로 이 곳, 서부 드래곤힐동. 특히 작년 졸업 여행으로 오리하르콘 밸리를 직접 다녀온 다음 확신할 수 있었다.
‘미래의 역사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될 거야! 나는 그 주역이 되는 거고!’
그녀를 사로잡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마화魔火 용광로. 공업단지 중앙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그 위대한 불길은… 오리하르콘 밸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오버테크놀로지의 결정체.
‘실질을 봐야 하는 거야. 이름값이나 보고 옛 영광을 쫓아다니는 애들은 2류지. 앞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관심도 없지. 눈 가리고 절벽으로 뛰어드는 거랑 뭐가 달라?’
과연, 그녀의 선택은 옳았다.
이곳에서 말로만 들어 봤던 저명한 석학과 장인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그리고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내가 하인만 박사와 동기라니. 심지어 그 유명한 아이템 설계 기술자 니사수 님이 내 후배잖아? 그런 사람들과 같이 자판기 커피 뽑아 먹으며 대화하는 사이가 될 줄은… 진짜 이곳이야말로 내가 꿈꾸던 바로 그곳!’
요즘 핫하다는 발명 동호회에 입부 했더니 조금 있다가 사과사 최고 연구원이 입부해서는 ‘어이코, 선배님!’하면서 악수를 청하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냥 화기애애하게 농담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잡지로나 보던 사람과 그런 장난을 치게 되면 비슷한 급이 된 것처럼 우쭐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윤희정은 자신 있었다.
‘그냥 지나가다가 인사하는 사이 말고… 모두가 나를 인정하게 만들 거야!’
하인만 박사가 침을 꿀꺽 삼키며 ‘노, 놀라운 발견이군!’이라고 말하게 만들고, 니사수 님이 찾아와 ‘이, 이것 어떻게 한 건지 가르쳐 줄 수 있어?’라고 묻게 만들 것이다.
‘일단 마화 용광로를 연구하는 거야! 그리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저 마화 용광로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세 달, 세 달 안에 개선안을 제출하고 인정을 받는다. 견습 장인이라는 딱지를 곧장 떼어 버린다!
윤희정은 그런 포부로 이곳 서부 드래곤 힐동에 입성했다. 그리고 그녀가 들어온 지 2주일 만에 마화 용광로가 철거되고 마입자 가속 용광로라는 전혀 새로운 용광로가 만들어졌다.
‘…어?’
대단한 투자자가 있는데, 그녀가 새로운 설비 투자를 해 주었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녀의 목표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그리고 새로 생긴 마입자 가속 용광로는 훨씬훨씬 더 진보한 시설이었다. 은하수 s10 다음의 신제품이 s11일 줄 알았는데, 갑자기 s100이 튀어나왔다고 봐야 할 정도의 기술적 비약.
이걸 분석하고 이해해서 개선안을 내놓기는커녕 당장 새로운 사용법을 익히기에 급급할 정도.
그래도 윤희정은 포기하지 않았다.
‘긍정적 마이드! 오히려 스타트라인이 똑같아진 거야. 경력이 의미 없어졌잖아? 새로운 시설에 누가누가 더 빨리 적응해서 잘 활용하느냐… 나의 진가를 더 빨리 보여 줄 때다!’
그때부터 수면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줄였다. 수면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포션을 마셔 가며 매일매일 마입자 가속 용광로에 대해 연구하고 연습했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까?
“와… 방금 컨트롤을 어떻게 한 거야? 마나광의 순도가 80퍼센트를 넘었잖아?”
“희정 씨! 나 이번에 시제품 만드는데, 제련 좀 부탁해도 될까?”
“아… 난 진짜 봐도 봐도 모르겠는데 그걸 금방 배우네. 젊어서 그런가?”
“뭐? 견습 장인이라고? 당장 승급 신청 넣어! 실력에 맞는 대우를 받아야지!”
한 달이 지나자 그녀의 실력을 알아보는 장인들이 나타났다. 그녀는 침착하게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대꾸하곤 했지만, 뒤로 돌아서면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훗.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 도태되게 되는 거야. 어쭙잖은 옛날 기술 가지고 선배입네 행세하던 쭉정이들은 이번에 죄다 떨어져 나가겠군.’
소시민 사령관이 만들어 낸 이 새로운 종류의 게임. 경력보다 재능과 노력이 우선시되는 이 경쟁에서 윤희정은 정말 자신 있었다.
‘좋아. 내일모레 승급 신청을 한다. 마입자 가속 제련 기술을 근거로 승급 신청 하면 충분히 받아들여질 거야.’
그리고 다음 날, 갑자기 소시민 사령관이 외차원의 전리품을 쭉 깔아 놓고 영능학에 대한 소개를 했던 다음 날. 마입자 가속 용광로는 폐쇄되고 영자 용광로로 업그레이드 되는 절차를 밟았다.
“마나라는 개념은 마누스라는 개념처럼 잘못된 개념입니다. 모든 개념을 영력, 영자로 변환하고 처음부터 다시 이론을 쌓아 올려야 합니다. 용광로도 영자 개념으로 개조하고 사용법도 다시 익혀 나가도록 하지요.”
서부 드래곤힐동에서 아주 영향력이 강한 함필진 교수의 지침.
모든 게 바뀌었다.
승급 심사에서 윤희정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심사 위원은 말했다.
“그건 마입자 가속 방식이잖아? 우린 이제 영자 용광로 방식을 써야 돼.”
“…영자 용광로 방식은 어떻게 하는 건데요?”
“어, 음… 지금 그걸 알아낸 장인이 있으면 명장 칭호를 받아도 되지 않을까? 아무튼, 마입자 가속 방식의 제련 말고 다른 특기가 없다면 넌 아직 견습이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지난 한 달의 노력이 어쩐지 삽질같이 느껴져서 눈물이 찔끔 나왔지만, 윤희정은 이를 악물었다.
“긍정적 마인드! 그래! 쉬울 리가 없지!”
내가 진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소시민 사령관이 어디선가 계속 도입해 오는 신기술을 따라가는 건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아등바등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저 높은 곳, 모든 진리가 명확하게 내려다보이는 지고의 경지에 이를 수 있으리라!
그래. 사령관님, 얼마든지 새로운 기술을 가져와 보세요. 내가 그 누구보다 먼저 익힐 테니까!
“난 젊으니까! 새로운 걸 배울 때 젊다는 건 무기니까!”
그때부터 윤희정은 한 시간 자던 잠도 아예 자지 않았다. 휴식 시간도 없앴다. 한 시간이라도 자는 것과 전혀 자지 않는 것은 전혀 느낌이 달랐다. 육체적 피로는 포션으로 극복해도 정신적 피로는 자꾸만 누적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계까지 밀어붙일 때!
영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코피를 쏟고 쏟으며 연구와 실습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세 달이 지나 네 달이 되던 어느 날, 불현듯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해 가지 않던 영력의 개념들이 갑자기 너무나 쉬워 보인다. 이걸 왜 이전에는 몰랐을까?
이제 그녀가 영자 용광로를 사용하면 사람들이 다시 웅성거린다.
“미친… 마나광 순도가 97퍼센트?”
“허허. 젊은 게 좋네 역시.”
“신예들한테 계속 뒤쳐지면 안 돼. 우리도 더 노력해야 돼.”
“윤희정 장인? 거 대단하시네!”
“윤희정 장인, 방금 쓴 방법 제가 한 거랑 응용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잠깐 이야기 좀……!”
그 거만한 장인들 중에서 그녀에게 존댓말을 쓰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윤희정은 그 인사들을 다 받고 그 길로 승급 신청을 넣었다.
‘이제야말로 견습 딱지 진짜 떼야지.’
그녀는 집에 돌아가 거의 반년 만에 처음 맥주를 마셨다. 눈물이 조금 흘렀다.
‘그래. 힘들 때 도망가는 것 아냐. 그게 다 성장의 밑거름이잖아… 소시민 사령관님, 고마워요. 덕분에 제가 이렇게 성장했네요. 정말… 존경스러워요.’
소시민 사령관이 길을 열고 자신은 그 뒤를 따라간다. 그렇게 지구는 발전한다.
윤희정은 즐거운 꿈을 꾸며 네 달 만에 처음 달콤하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는 영자 용광로 앞에 붙은 <재건축 공지>를 읽었다.
[사령관님의 지시에 따라 해당 시설을 영혼 용광로로 개조합니다. 초능력을 이용해 초고도 영능 공학, 코어 조립을 재현하는 릴레이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또한 기존의 승급 평가 기준을 변경합니다. 영자 용광로 사용 방식에 대한 성취는 더 이상 승급 평가 기준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자, 새로운 도전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관념을 모두 부수고 새로 구축하는… 여태 마주한 그 어떤 도전보다 어려운 시간이 되겠지만, 많은 학자들과 장인들의 패기 있는 도전을 기대합니다.]
털썩.
윤희정은 그 공지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눈물이 났다. 어젯밤 흘린 눈물보다 세 배는 많은 눈물이 펑펑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에서 우러나는 한마디의 진심.
“아, 좀! 작작 좀 해라, 소시민!”
* * *
“응?”
이상하다. 분명 누가 날 부른 것 같았는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구 형태로 죽 늘어선 발코니들이 보였다. 발코니마다에 앉은 경매 참가자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구의 중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 발코니에 앉아 있어도 정면으로 보이는 구의 중심부에는 경매 진행자가 땅이라도 밟고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떠 있다. 한데 공간을 휘어 놓은 것인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경매 진행자의 정면만 보일 뿐 옆모습이나 뒷모습, 정수리 쪽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흠… 잘못 들었겠지?’
하긴, 여기 경매 참가자들 중 나한테 말을 걸 사람은 전혀 없었다. 탑골시장에서도 잘나가는 부호들만 참석한다는 이 경매장에서 나랑 나타르는 철저히 무시당하는 시골 촌뜨기였으니까. 겉모습만 봐도 빈티가 나는 건지 자기소개를 하기도 전에 무시당하고 비웃음을 샀다.
‘너무 뒷담화만 당하다 보니… 환청이라도 들었나?’
[만상공감]의 부작용이었다. ‘요새는 저런 것들도 여기 오나?’라는 둥 ‘하하하. 아무것도 못 사게 만들어 볼까? 돈이 얼마나 있나 한번 보자고.’라는 둥. 이유 없이 던져지는 경멸과 비웃음이 가감 없이 전부 들렸다. 이 넓은 경매장에서 우리만큼 비웃음을 사는 존재는 딱 한 명밖에 없을 정도. 그만큼 이곳 분위기는 적대적이었다.
‘젠장. 그러거나 말거나.’
실컷 비웃어라.
너희가 뭐라 해도 나는 소울챔버를 사 갈 거니까.
소울챔버. 그게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였다.
용광로를 만들 때 중요한 건 외부와 격리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내부 온도가 유실되지 않아 충분히 높은 온도까지 올릴 수 있는 밀폐된 공간, 온도가 널뛰지 않게 원하는 대로 유지해 줄 수 있는 안정된 공간.
소울챔버가 바로 그 공간이었다. 영자들이 서로 융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품고 있을 수 있으며, 그때 발생하는 각종 파괴적인 진동을 흡수해 영자를 고정하는 영능학의 결정체!
반드시 사 간다. 눈이 벌게져서 기다리고 있을 드래곤힐동의 장인들과 연구자들을 생각해서라도!
[근데 살 수 있을까? 소울챔버는 영혼 용광로의 핵심 부품이잖아.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라고. 네 말만 믿고 아갈타의 전리품까지 죄다 처분하긴 했지만… 다 끌어모아도 1,200만 타키온밖에 안 돼. 여태 제일 싸게 팔린 게 1,100만 타키온. 제일 비싸게 팔린 건 1억 타키온이 넘는데…….]
나타르는 계속 겁을 먹은 상태였다. 그럴 만도 했다. 이번 경매에 쓸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신발 사업도 접다시피 했고, 전리품도 핵심적인 샘플만 빼고 다 팔아 치우고. 그야말로 전 재산을 다 동원했다. 이젠 돈 나올 구석이 없다. 그야말로 배수의 진.
[그리고… 여기서 너무 얕보이면 안 된단 말야. 결국 친구가 많아야 사업도 하고 아갈타로부터 살아남을 텐데…….]
“아. 무르물랑이 경매장은 꽤 괜찮은 데뷔 장소라고 말했었죠?”
[맞아. 첫인상이 중요한 법인데… 우리 너무 서두른 것 아닌가 걱정이네… 잘못하다가 저 인간 꼴이 난다고.]
나타르가 한 남자를 가리켰다. 그는 긴 흑발을 뒤로 묶고 호랑이 같은 귀와 꼬리를 가진 아인종의 남자였다. 검소한 장비를 걸치고 담담하게 서 있는 그는, 이 경매장에서 바로 우리만큼이나 비웃음을 사고 있는 그 한 명이었다.
그를 향해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들렸다.
[허? 저쪽은 얼마 전에 전쟁에서 패배한 걔네 아냐?]
[그러게. 배상금 낼 돈도 없을 텐데 이런 데엘 다 오네?]
[완전이 끝장난 거나 다름없다던데? 그냥 노예래, 노예.]
[오늘 눈물 좀 흘리게 해 볼까? 저쪽 차원 애들 예전부터 건방져서 기분 나빴는데.]
우리는 처음 보는 잡것이라서 비웃음을 당했다면, 호랑이 남자는 예전에는 꽤나 잘나갔기 때문에 비웃음을 당하는 것 같았다.
나타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여긴 피 튀기는 경기장이야. 좋은 인상을 남겨야 돼. 만만해 보이면 바로 잡아먹힌다고. 아무 소득도 없이 물러나면 최악인 상황이라고… 좋은 인상 남겨야 인맥도 만들고, 그래야 나중에 경매할 때 우리한테 꼭 필요한 물건이다 싶으면 적당히 양보도 받고 그럴 수 있는 거라니까?]
나타르의 걱정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얕보이지 않도록 어떻게든… 아무 소득 없이 물러가는 모습은 안 보이도록 할 테니까.”
나는 그를 안심시키며 머릿속을 정리했다.
‘팸플릿에 소개된 소울 챔버는 총 네 개.’
중급이 하나, 하급이 세 개. 이 중 우리가 목표로 삼은 것은 하급의 소울 챔버. 셋 중 하나니까 운이 좋으면 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팸플릿을 뜯어보고 또 뜯어봤다. 직접 시장에 다니며 팸플릿에 실린 것과 비슷한 샘플들을 구경하며 계획도 세워 보았다.
그러고 나서 승부수를 던지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까… 가능성은 꽤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긴장된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새 첫 번째 소울챔버 경매가 시작되었다.
[오늘 오신 참가자분 대부분이 이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비어 있고 또 비어 있기에 계속 이어지고 신령함이 깃드는 바로 그것……! 자,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소울챔버 경매를 시작합니다. 하급 1번으로, 자세한 스펙은 팸플릿을 참고해 주세요. 경매 시작가는 500만 타키온!]
그리고 동시에 누구보다도 빠르게 손을 드는 한 남자가 있었다.
[천만!]
순간 경매장이 웅성거렸다.
손을 든 남자 때문이었다.
호랑이 같은 귀와 꼬리. 길고 아름다운 흑발.
우리와 같이 비웃음만 당하던 남자였다.
[패배자 노예 새끼가 소울챔버는 왜 필요로 하는 거야?]
[천만 타키온이 있기는 하나?]
하지만 호랑이 남자는 그런 비웃음 따윈 관심도 없다는 듯 중앙에 떠오른 소울챔버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비장하게 이글거리는 눈을 보며 나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 저 사람도 지금 자기 차원의 명운을 짊어지고 이 자리에 나와 있구나!’
그 순간, 어쩌면 이번 경매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사람은 잘난 척하는 다른 놈들이 아니라 저 남자일 수도 있겠다는 그런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