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VVVIP 차원 쇼퍼-89화 (89/212)

6. 저건 얼마쯤 하는 물건이지

현실의 싸움은 혼자 하는 게임이나 소설과는 다르다.

유명한 게임인 Legend Or Legend를 해 보았다면 알 것이다. 지성이 있는 상대란 정말 짜증 날 정도로 교활하다.

그들은 도무지 나와 정면 승부를 해 주지 않는다.

내가 강할 때는 철저히 사리다가 자신이 유리한 순간이 오면 가차 없이 물어뜯는다.

그게 아갈타의 차원 강습병들이 하는 짓이었다.

놈들은 한 명 한 명이 단신으로 대량 학살을 일으킬 만큼의 힘과 장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결코 전면에 서지 않았다. 자신들이 전면에 나타나는 순간 인류가 힘을 결집해 자신들을 공격해 올 것이라는 것을 아는 탓이었다.

대신 놈들은 인위적으로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키고 은빛 안개를 내뿜는 CKM 복합체를 이용해 혼란을 만들고, 그 혼란 속에 스스로를 감췄다. 인류의 이목을 피해 다니며, 자신들의 악의를 세상에 투사했다.

- 남산 서울 타워를 무너뜨렸습니다. 서울 곳곳에서 보이는 상징과도 같은 것이니 CKM 복합체 확산에 기여할 것입니다.

- 하수구를 무너뜨리고 팽창 슬라임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집집마다 오수가 역류하고 위생 관리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지구의 권능 각성자들이 모여들고 있네요. 즉시 은폐, 엄폐하여 이동, 순남 대학교 병원을 노리겠습니다.

- 병원을 완파했습니다. 부상자 후송에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병원 폭파 와중에 방해하는 권능 각성자 17명을 죽였습니다. 사태 파악을 어렵게 하기 위해 시체는 모두 소멸 처리 했습니다.

개전 1시간 30분 만에 아갈타의 일개 차원 강습병인 간쯔는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여러 차례 차원 전쟁에 파병된 경험이 있는 그의 노련함을 인류는 당해 낼 수 없었다.

그는 씹을수록 농후한 즙이 흘러나오는 육즙 젤리를 우물우물 씹으며 심드렁하게 임무를 이어 갔다.

“흐아아아암. 엄청 쉽네. 앞으로 3년이나 이러고 있어야 하나……. 적에게 당하는 게 아니라 지루해서 죽을지도.”

심드렁하다 못해 늘어져라 하품을 한 간쯔는 계속해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움직였다.

우물우물. 꿀꺽꿀꺽.

지루한 전쟁보다 입에 물고 있는 육즙 젤리가 훨씬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 이태원역을 무너뜨렸습니다. 권능 각성자들이 모여듭니다. 여기에 시선이 쏠린 틈을 타 바로 옆인 녹사평역에 ‘식수 오염진’을 설치 발동 시키겠습니다. 이게 되면 정화술을 사용하지 않고는 물을 마실 수 없게 될 테니… 야만인 놈들, 꽤나 불편하겠습니다. 쯧쯧.

설치 시간은 대략 5분. 이게 펼쳐지면, 정화술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물을 앞에 두고도 마시지 못하게 될 것이었다. 그러다가 참지 못하고 물을 마시면 그 즉시 강렬한 복통에 시달리다가 죽게 되겠지.

간쯔는 그 모습을 상상하며 아갈타인이 혐오하는 크라쿠챠라는 벌레를 떠올렸다. 검고 납작하며 가끔 집에 출몰하는 그 벌레를 아갈타인들은 무척이나 끔찍해했다.

아갈타에서는 그것들을 잡기 위해 놈들이 먹는 음식이나 식수를 오염시키는 전략을 쓰곤 했는데… 본질적으로 그와 유사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나의 차원을 차지하기 전에 그곳에 들끓고 있는 해로운 것들을 청소하는 작업. 뿌리를 확실하게 뽑아내려면 이렇게 지루하고 번거로운 작업들부터 시작해서 착실하게 기초 체력을 깎아 놓아야 했다.

“임무는 지루한데 할 거는 많네. 얼른 끝내고 자기 전에 게임이나 한 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작전 지역으로 향하던 간쯔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그의 눈이 크게 뜨였다.

“어라? 이게 뭐야? 날 포위했다고? 어떻게?”

어느 틈에 자신을 포위한 부대가 있었다.

간쯔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장비하고 있는 차원 강습 시스템의 스펙을 떠올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단 플랫폼은 외계의 강력한 생물을 베이스로 한 초생체 슈트였다. 거기에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라-젠사의 1200넘버링 제어 코어를 달았다. 캐스터랑 연결되는 영력 구현 장치는 라-온 200넘버링이고 메모라이징 슬롯은 4개. 영력 증폭기도 충분한 수준인 400소울이었다.

‘물론 차원 문명 수준에서는 좋은 건 아니라고들 하지. 가성비는 좋지만 사실 스펙은 후지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원 강습 시스템이란, 그걸 착용하는 순간 자신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마치 초월에 이른 듯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었다. 적어도 원시 문명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 주어야만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말이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간쯔는 전신 슈트의 고글 부분을 매만졌다.

“감지 장치가 교란당했다고?”

무려 100명이나 되는 부대였다. 그런 인원이 자신을 포위할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감지 장치가 교란을 당했다고밖에는 설명이 되질 않았다.

“심지어… 내 은신까지 간파하고 포위를 했다?”

메모라이징 슬롯에서는 여전히 은신 술식을 팽팽 돌리고 있는데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적들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분명 차원 강습 시스템은 압도적일 텐데?

간쯔는 이를 악물고 자신을 포위한 지구인들을 살폈다. 그리고 곧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구인들의 손에는 지이잉- 지이잉- 울고 있는 나무 막대 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그건 틀림없는 캐스터였다.

‘설마 저걸로……?’

간쯔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저거 분명 [하성 캐스터]인데?’

간쯔가 이미 본 적 있는 물건이었다. 최대 100개의 캐스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나? 그래서 이론상 다섯 개의 캐스터를 모으면 간쯔가 보급받은 캐스터, [다얼류 EK 캐스터]에 맞먹는 성능을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제품이었다.

그래서 이해가 안 갔다.

‘저런 물건은 최소 갯펄 시장, 그중에서도 비밀 상점가는 가야 구할 텐데… 대체 어떻게 지구에? 한두 개도 아니고 동일 제품이 백 개나?’

큰 혼란을 느끼며 다급히 본부로 통신을 날렸다.

-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기 [하성 캐스터]를 가진 병력 100명이 갑자기 들이닥쳤습니다. 분명 하성입니다. 이건 지구가 차원 문명과 교류가 있다는 증거… 본부, 본부! 듣고 있습니까? 본부! 젠장! 안 들려? 야!

간쯔는 즉시 보고를 했지만 이미 통신은 두절되었다.

“치잇.”

이 역시 저기서 지잉- 지잉- 울고 있는 캐스터가 만들어 낸 술식 탓이리라.

“열받네…….”

간쯔는 자신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불쾌했다.

“원시인들 주제에.”

하찮은 것들이었다. 캐스터를 들고 있다곤 해도 최저가형 지지난 세대의 상품. 생긴 것도 무슨 나뭇가지처럼 길쭉하게 생긴 게 촌스럽기 그지없잖아? 저런 거나 들고 다니는 거지들에게 포위당하다니?

“너희가 어떻게 그런 도구를 손에 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봤자 싸구려고, 그래 봤자 차원 강습 시스템에 비하면 애들 장난 같은 거라고!”

꾸드드득!

간쯔가 입고 있던 검은색 전신 슈트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 이마 부위에는 뿔이 솟고 전신이 우락부락한 근육질로 변해 간다. 이계 생명체의 신체를 이용해 만든 초생체 슈트의 위용. 차원 강습병의 핵심 장비 중 하나로서 그 하나만으로도 비전투요원인 측량 관측병이 사용하는 싸구려 슈트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막강한 병기였다.

그런데 거기에 차원 강습 시스템까지 모두 갖춰지면 그 시너지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아아!”

간쯔는 전신을 휘감고 도는 강대한 영력에 몸을 떨었다. 그건 평시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영능학적으로 볼 때, 간쯔가 입고 있는 초생체 슈트는 아직 살아 있는 상태. 의지와 자아는 고문과 개조로 소멸했지만, 살아생전의 운동 능력과 영력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거기에 400소울만큼의 영력 증폭기를 달았고, 4개의 메모라이즈 슬롯과 1200 넘버링 제어 코어로 영력을 통제하며 각종 버프와 보조 술식들을 돌리고, 라-온 200 넘버링 영력 구현 장치로 구체적인 영력의 발현을 보조해 주면, 그야말로 초월적인 힘을 뿜어내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었다.

맨몸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수준의 근력과 영력을 뿜어내고, 실현시킬 수 없었던 고난도 기술을 몇 가지든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건 전능감과도 같은 충만함이었다.

간쯔는 붉게 빛나는 눈으로 자신을 포위한 100명의 병사들을 노려보았다.

간쯔가 뿜어내는 영력에 압도당했는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악마…….’라고 뇌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쯔는 히죽 웃었다.

그럼. 내가 너희에겐 악마지, 이 버러지들아.

‘고작 캐스터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똑똑히 알려 주마.’

그는 자신이 받았던 지옥 훈련을 떠올렸다.

차원 강습 시스템이 얼마나 범용성이 뛰어나고 강력한지. 그리고 그걸 다루는 한 명 한 명의 기량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없었다. 도무지 질 자신이 없었다.

간쯔는 자신만만하고도 잔인한 미소를 지은 채, 정면을 향해 튀어 나갔다.

부우우우웅!

그의 양손에 세상 그 어떤 물질보다도 단단하고 파괴적인 구름강기가 구름처럼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지이이이잉-!

동시에 그의 입에는 강력한 파괴의 숨결이 깃들었다.

하지만 가방을 등에 멘 남자가 그의 앞으로 나서는 순간, 상황은 그의 생각과 너무나 다르게, 걷잡을 수 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콰직!

거대한 괴수가 세상을 크게 한 입 뜯어먹는 듯한 비현실적인 소리가 들렸다.

“어?”

그리고 그 결과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간쯔의 손을 감싸고 있던 구름강기가 사라졌다. 한창 입에 머금고 있던 파괴의 숨결도 흔적도 없이 흩어졌다.

간쯔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멍하니 눈동자를 굴렸다.

그러는 사이 이 사태를 만들어 낸 남자, 소시민은 그저 무덤덤하게 자신의 부대인 창신 1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준비한 포박 주문과 저주 주문, 쏟아부어.”

지이이이잉-!

100개의 캐스터가 벌 떼처럼 울며 강력한 영력을 뿜어냈다. 그 모습을 본 간쯔는 모공이 송연해졌다.

“치잇……!”

황급히 벗어나가 위해 몸을 날렸지만, 그의 머리 위 공간이 흔들리더니 서민서가 강전구를 데리고 불쑥 나타났다.

간쯔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공간 간섭형 권능……?”

간쯔가 경호성을 다 터뜨리기도 전에 강전구의 손이 간쯔의 어깨를 짚었다. 새하얗게 빛나는 영력을 두른, 크고 두툼한 손이었다.

쿠직!

영력을 다루기 시작하면 초능력의 효율도 더 향상되는 법. 강전구의 [무게증가]가 만들어 낸 태산 같은 무게에 간쯔의 어깨가 움푹 파였다. 우락부락한 초생체 슈트가 키이이잉-! 소리를 내며 저항했지만, 어느새 몸을 휘감은 각종 저주와 속박 탓에 출력이 이전 같지 않았다. 결국 저항에 실패한 간쯔는 그대로 땅으로 내리꽂혔다.

쿠우웅-!

“빌어먹을……!”

간쯔는 전신에서 영력을 뿜어내며 얼른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각종 디버프로 인해 구름강기가 아까처럼 뭉클뭉클 시원하게 솟아나지가 않았다. 잿불처럼 초라하게 피어나는 구름강기.

간쯔는 이를 악물고 이마에 돋아난 뿔에 힘을 집중시켰다. 저장된 버프가 발동하고, 강화된 영력이 쏟아지며 뿔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뿔의 밀도와 단단함 역시 구름강기에 뒤지지 않는다.’

당황하는 바람에 일격을 당했지만, 차원 강습 시스템이 주는 무궁무진한 힘이라면 충분히 이 위기를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간쯔는 이 수모를 갚아 주기 위해 뿔에 힘을 집중했다.

그런 그의 앞에 박민희가 긴 흑발을 날리며 내려앉았다.

“흥미롭네, 이계의 군인. 어디 한번 붙어 볼까?”

그녀의 옆으로 보물 사냥꾼 김민수가 끼어들었다.

“저도 이계의 장비가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

그 모습을 본 간쯔는 다시 한 번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우쭐대지 마라, 이 야만인들아!”

간쯔는 포효했다.

아직 차원 강습 시스템의 진정한 위용은 반도 보여 주지 못했다고, 진정한 악몽은 지금부터라고, 간쯔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박민희와 김민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 * *

박민희가 말했다.

“쉽네.”

서민서가 핀잔을 주었다.

“쉽긴 뭐가 쉬워요.”

강전구가 끼어들었다.

“약하던데.”

김민수가 정리했다.

“우리가 갖춘 장비가 완벽한 상성을 이루었으니까 그렇죠. 다 소시민 사령관님 덕분입니다.”

역시 김민수. 계산이 빠르다니까.

마족과 싸워 본 건 나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생에는 멀찍이서 보기만 했다. 그땐 내가 감히 낄 수도 없는 전장이었으니, 살기 위해 도망치기 바빴을 뿐이다.

그 이유를 이번에 절감할 수 있었다. 놈은 이종범보다는 약했지만, 거의 그런 느낌의 전투력을 보여 주었다. 그 말은 전투 가능한 초능력자 중 0.1퍼센트에 불과한 일류 중의 일류, 에이스급 헌터들과 맞먹는 전투력을 가졌다는 소리였다. 대한민국 내에 100여 명밖에 없는 국내 랭커 수준이라는 뜻이다.

‘고작 일개 병사인데 말이야…….’

마족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위용이었다.

내가 맞춰 준 장비가 아니었다면, 다들 벌써 다섯 번씩은 죽었을 것이다.

“물론 사령관님 덕분인 건 맞지. 근데 장비발로 치면 이놈이 더 심했잖아? 그러니까 약한 놈인 건 맞다.”

강전구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마족의 시체를 한 손으로 잡아 들며 말했다.

음… 그게 또… 그건 그렇네.

“음… 맞는 말이네요. 그런데 그게 다 부서져서 너무 아까운데…….”

김민수가 입맛을 다시며 마족의 시체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마족이 입고 있던 슈트에는 어떤 영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패색이 짙어지자 보안을 위해 자폭을 한 탓이었다. 사실상 살아 있는 생명체였던 슈트가 자살을 한 셈이라, 내 [만상공감]으로도 간섭할 수 없었다.

그래도…….

놈이 싸우는 동안 두 눈에 똑똑히 담았다.

‘차원 강습 시스템.’

명성대로 대단했다.

그냥 전투 슈트가 아니라, 전투 슈트를 플랫폼으로 삼아 각종 장비가 들어간다. 메인보드에 CPU를 끼우고 그래픽 카드와 램을 끼워서 강력한 성능의 컴퓨터를 만들어 내듯이… 여러 영능학적 장비가 슈트에 결합되어 강력한 성능의 영능 병기를 만들어 냈다.

일단 캐스터처럼 자체적으로 주문을 저장하고 발동시킬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캐스터를 100개나 동원해야 막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지만…….

정말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그건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로 놀라운 기능이었다.

‘영력의 총량을 늘리고 심지어 지배력까지 상승시켜 주다니…….’

어째서 내가 지난 생에 마누스를 익힐 수 없었던가? 그건 내 영능 지배력이 형편없는 탓이었다.

그건 하늘이 내린 형벌과도 같았다.

덕분에 [만상공감]으로 장비 본연의 힘을 끌어내는 것 외에 내가 영력을 이용해 직접 행사할 수 있는 신비란 존재하지 않았고, 그 탓에 나는 지난 생 내내 헛짓거리를 해야만 했었다.

그런데 오늘 거대한 가능성을 보았다.

‘차원 강습 시스템이 있으면… 나도 영력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걸까?’

나는 죽은 마족의 시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참을 수 없는 들끓음이 가슴을 울렁이게 했다.

‘저건 대체 얼마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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