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VIP 전시관
“어휴, 이제야 이것들을 꺼내네.”
아공간 배낭에서 여섯 구의 시체와 그들의 아이템을 꺼냈다. 나타르가 그 모습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 잡동사니는 뭐야?]
“아, 전에 신발값 받고 가는데 갑자기 덤비더라고요.”
[덤벼? 쓰레기 거리에서? 차원 붕괴는?]
“차원 붕괴가 일어나지 않는 결계를 쳐 버리던데요?”
[그런 게 다 있어? 허어… 큰일 날 뻔했네.]
나타르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워낙 별별 세상에서 다 모이는 곳이니까요. 그래도 제 몸은 제가 알아서 챙겼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것들 좀 처분할 수 있을까요?”
나타르가 물건들을 스윽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이계인 연구야 꺼지지 않는 수요니까. 시체와 그들이 쓰는 장비가 같이 있는 만큼 가격은 더 괜찮게 받을 것 같네. 한 명당 타키온 300알씩, 어때?]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하지만 가격이라는 건 그 기능과 판매처가 명확해질수록 점점 더 비싸지는 법이다.
나는 검은 머리의 남자가 입고 있던 슈트를 가리켰다.
“이 사람이 입은 슈트 보여요? 그냥 연구용으로 팔아 치울 물건은 아니에요. 보다시피 구름강기가 아니면 흠집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단단하거든요. 기능으로 보면 저번에 제가 판매한 아갈타의 슈트보다 훨씬, 훨씬 더 진보했죠. 심지어 상처도 하나 없어요.”
[구름강기가 아니면 파괴하기 어렵다고?]
나타르가 흥미를 보였다.
[흠… 그래도 많이는 못 줘. 지난번에 그 슈트 가격으로 내가 500알쯤 쳤을 거야. 근데 그 가격이 나온 건 슈트의 기능 때문이 아냐. 알지? 아갈타가 요즘 여러 문명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에 반해 그들의 무기는 자폭 기능 탓에 샘플을 구하기가 어려워. 희귀 샘플이니 연구자가 실제 가치보다 훨씬 비싸게 사 간 거라고.]
나타르는 거래 앞에서는 냉정했다.
하지만 냉정하기 때문에 내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기능이 이렇게 좋은데요? 구름강기 이하 공격을 막아 낼 수 있다는 말은, 사실상 쪼렙 싸움에서는 거의 뚫릴 일이 없다는 거잖아요? 여기 갯펄 시장인데……. 금방 팔릴 거 같은데…….”
[그건 그렇지만……. 오케이, 알았어. 이 검은 머리는 시체랑 다른 장비들까지 다 합쳐서 1,000알. 더는 못 줘.]
“콜.”
이런 식으로 이리저리 협상을 해서 나는 여섯 구의 시체와 그들의 장비를 총합 3,000알에 팔아 치웠다. 원래 나타르가 제시했던 대로 계산하면 1,800알이 되었겠지만, 무려 1,200알을 더 받은 것이다.
그렇다고 처음 나타르가 제시한 가격이 부당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판매에 있어서 정보란 곧 돈. [만상공감]을 가진 나만큼 물건의 가치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볼 때마다 놀랍네. 이렇게 척척 물건의 정보를 잘 읽어 내다니. 내가 본 어지간한 감정사들 뺨 치겠어? 이렇게 장돌뱅이 할 게 아니라, 그냥 상위 시장의 높은 분들 따라가도 잘 먹고 잘살겠는데?]
나타르도 그간 나를 보아 오며 느낀 게 있었는지 혀를 내둘렀다.
나는 검지를 입술에 붙이며 답했다.
“그러니까 어디 가서 소문내지 말아요. 솔직히 높은 분들이 저를 제값 주고 고용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알려져서 좋을 거 없다, 이겁니다.”
[하긴 그렇지. 별놈들이 다 있는 곳이니까. 납치돼서 노예행이면 다행일지도. 해부할지도 몰라. 클클.]
반은 농담이지만 반은 진담이었다. 지난 생에 타키넷에서 만난 친구도 그런 말을 했었으니까. [만상공감]은 창조신의 권능인 ‘전지全知’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며, 능력을 너무 드러내지 않는 게 나을 거라고.
그 후로 능력을 대놓고 설명해 주거나 자랑하지 않는 버릇이 들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감정 스킬이 존재하니, 그냥 그중에서 꽤 뛰어난 정도로만 생각하도록.
그렇게 3,000알을 받아 들며 나는 싱긋 웃었다.
“3,000알이라……. 괜찮은 용돈벌이네요.”
[원래 용돈벌이가 제일 재밌어.]
이리저리 열심히 흥정했지만, 사실은 장난이나 다름없었다. 수십만 타키온씩 굴리고 있는 우리에게 3,000알이라는 건 그저 심심풀이 용돈벌이.
그게 문득 감개무량했다.
거금 3,000알을 용돈벌이라고 표현하는 날이 오는구나.
“오케이. 그러면 조만간에 신제품 들고 올게요.”
[그래. 신발 거의 다 떨어졌으니까 최대한 빨리 가져와.]
“걱정 말아요. 벌써 제작 맡겼으니까.”
등을 돌려서 가게를 나오자 까막이가 얼른 내 옆으로 따라붙었다. 나는 녀석을 돌아보며 말했다.
“어디 가?”
“네? 형 따라가죠.”
“오늘은 괜찮아. 여기 있어.”
“여기요?”
“그래. 나타르 씨랑도 다 말해 놨어. 오늘부터 여기가 네 집이야. 당분간 여기서 나타르 씨에게 일도 배우고 싸움도 배우면서 지내.”
그저 오늘 따로 할 일이 있었고, 까막이 입장에서는 오늘 이사를 한 셈이나 다름없으니 앞으로 우리 베이스 캠프가 될 장소인 이곳에서 천천히 적응의 시간을 가지라는 배려였다.
그런데 까막이는 깜짝 놀라서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녀석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가슴이 콱 막히는 것 같고 다리가 무거워진다. 뭐, 뭐야? 얘가 지금 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녀석의 반응이 워낙 격렬해서 나까지 당황하고 말았다.
“야, 야! 왜 그래? 그냥 잠깐 다녀온다는 거야. 이제 여기가 네 집이니까 편하게 있어. 나타르 씨가 네 개인 방도 챙겨 준다고 했다고. 아몬 씨 집에선 네 개인 공간이 없었잖아?”
아몬 씨네 집에서는 담요를 두르고 소파에서 자던 까막이었다.
하지만 까막이는 영 기쁜 기색이 없었다.
“아… 아, 네. 어… 그런데 계속 찾아오시는 거죠?”
슬그머니 내 눈치를 살피는 녀석이었다. 아니, 밟아도 안 죽는 잡초 같던 녀석이 갑자기 왜 이래? 까막이의 눈에 어쩐지 습기마저 서려 있는 것 같았다.
“뭔 소리야? 잠깐 다녀오는 거라니까? 내가 없는 동안엔 여기서 일 배우면서 내가 시키는 거 하고, 나 오면 나 따라다니고. 지금까지랑 똑같지, 뭐가 다르다고……. 그, 그렇지. 야, 그동안 고생 많이 했으니까 오늘은 뭐… 맛있는 거라도 먹어.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그것도 사고.”
나는 주머니에서 타키온을 꺼내려다 멈칫했다. 아, 맞다. 여기선 타키넷에 입금한 타키온만 쓸 수 있지?
거래 방법은 오히려 훨씬 간단했다.
‘시스템, 까막이에게 200타키온 송금.’
- 사용자 소시민의 하수인, 까막이 확인. 하수인과의 거래에는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200타키온을 송금하시겠습니까?
‘응.’
- 송금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떠올랐는지. 까막이가 깜짝 놀라서 허공을 살폈다.
“어? 200알이나 보내 주신 거예요?”
“그래. 오늘은 놀고 푹 쉬어. 알았지?”
하지만 까막이는 여전히 내 눈치를 보았다. 아니, 오히려 더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녀석이 주저주저하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감사합니다! 근데 지금 상황이… 그, 저 예전에 왕초가 저를 회사에 팔아 치울 때 생각이 나서……. 그때 왕초도 갑자기 김밥 사 먹으라고 돈 줬는데……. 아니죠?”
또 슬쩍 눈치를 살피는 까막이었다. 와… 그러니까 내가 자기를 버리고 갈까 봐 이러는 거야? 나도 고아로 태어나서 여러 고생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까막이 이 녀석은 대체 어떤 삶을 산 건지 궁금해질 때가 있었다. 문득 가슴이 짠했다.
“무슨 헛소리야. 야, 불안하면 품에 휘오 가지 있잖아. 그걸로 연락해!”
“아…….”
까막이는 그제야 품을 더듬어 보곤 안심했다는 듯이 히죽 웃었다.
“옙! 그럼 오늘 휴가 잘 쓰겠습니다. 쇼핑 잘하십셔!”
일단 안심을 하고 나자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 나가 버린다.
일렁일렁. 후욱!
허공에 나타나는 그림자 계단을 밟고 세 걸음 만에 어딘가로 공간 이동을 해서 사라지는 까막이.
‘군것질하러 갔겠지, 뭐.’
타키넷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하루 한 끼로 버텼던 까막이다. 아몬 씨가 음식 인심이 후하긴 했지만, 삼시 세끼를 다 챙겨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기다 까막이는 16살이다. 하루에 여섯 끼를 먹어도 부족한 나이라는 걸 생각하면… 기회가 될 때마다 군것질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고 보면 진작에 이렇게 용돈도 주고 자유 시간도 줬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용돈도 잘 주고 그래야겠다.’
다짐을 하며 나도 그림자 계단을 밟았다.
이미 쇼핑 계획은 머릿속에 다 세워 뒀다.
일단 10만 타키온은 앞으로를 위해 남겨 둔다. 그러면 남는 건 28,763타키온. 오늘 이걸 다 쓸 거다. 제대로 돈지랄하는 만큼 제대로 된 물건들로만 지를 거다.
‘오라를 가지고 있는 물건.’
이게 오늘 살 물건들의 최소 기준.
안 그래도 진보된 문명의 물건인데, 오라까지 가지고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명품 중의 명품!
지난 생에도 가져 본 적 없는 그런 사치스러운 물건들을 오늘 질리도록 사들일 것이다.
* * *
타키넷 시스템에 접속하게 되면 ‘구매자 등급’과 ‘판매자 등급’, 두 종류의 회원 등급이 생성된다.
이제 막 타키넷에 입성한 나는 두 가지 등급에서 모두 ‘똥을 먹는 벌레’ 등급을 차지하고 있었다.
‘젠장……. 똥까지 먹을 필요는 없잖아…….’
수치심에 몸을 떨어도 소용없다.
태고의 마법, 또는 기적이라고도 불리는 타키넷의 번역 시스템은 아주 직설적인 번역으로 유명했으니까.
본래의 단어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역겨운 것을 처리해 주는 작고 미천한 외계 생명체를 지칭하는 단어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타키넷 시스템이 바라보는 현재의 내 역할이 딱 그 정도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똥 먹는 벌레.
그게 현실이었다.
쓰레기 거리를 벗어나서 제대로 된 차원 시장에 도착했다고는 해도, 결국 이곳은 타키넷 내의 최하위 시장. 손님도 뜨내기고 장사꾼들도 뜨내기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는 특이한 문화가 있었다.
갯펄 시장에서 장사를 좀 오래 한 장사꾼들은 모두 비밀 전시관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가게에는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하기 위한 물건들을 채워 놓는다. 보통은 품질은 좀 떨어져도 무조건 싼 물건들을 진열했고, 주인 성향에 따라서는 성능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어처구니없는 물건들을 진열해 두기도 했다.
그리고 상위 시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야심차게 구해 온 진짜 좋은 물건들은 비밀 전시관에 숨겨 두었다.
이곳 상인들은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좋은 물건은 꺼내 놓으면 안 돼. 괜히 깎아 달라는 헛소리나 듣지.’
최소 ‘땅을 가꾸는 벌레’ 수준은 되어야 슬쩍 비밀 전시관을 보여 주곤 했다.
그래서 현재 ‘똥을 먹는 벌레’ 등급인 내가 찾아가면 다들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아, 저희 가게에는 딱히 그런 곳은 없습니다. 네? 있다고 들었다고요? 아, 있었는데 이제 없습니다. 경기가 나빠서 다 처분했습니다.]
보통 이럴 때 흥정할 줄 모르는 사람은 거액의 타키온을 슬쩍 보여 주며 저 나불대는 입을 다물게 하고, 비밀 전시관으로 안내받을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
뜬금없이 거액을 꺼내 놓아 봐야 그걸 본 장사꾼들은 ‘아싸! 더 비싸게 팔아야지!’ 하는 생각을 먼저 하지, ‘부자로군? 진짜 좋은 물건을 제값에 양심적으로 팔아야겠어.’ 이런 착한 생각은 잘 하지 않는 법이었다.
상인들로 하여금 ‘전심전력’을 내게 하려면 돈을 보여 주기 전에 먼저 내 ‘안목’을 보여 줘야 한다. 특히나 자신의 물건에 자부심이 있는 상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바로 이렇게.
“영물의 가죽을 주로 취급하시는 것 같네요.”
진열되어 있던 가방들 중 유독 품질이 괜찮은 가방을 들어 올리며 운을 띄우니, 조용히 있던 주인이 슬쩍 입을 열었다.
[그게 사실 다루기는…….]
나는 그 대답을 얼른 받았다.
“훨씬 어렵죠. 일단 완성되면 품질이야 훨씬 좋지만, 영력이 가득한 가죽은 그렇지 않은 가죽보다 인챈트하기가 배는 더 힘드니까요.”
[잘 아시네요. 네, 그래요. 심지어 지금 들고 있는 가방은…….]
“이야… 수공 많이 들이셨네요. 꿰맨 게 아니라 가죽의 세포 수준에서 접합을 했군요? 작은 핏줄들까지 다 이어져 있어요. 영력도 거의 살아 있을 때처럼 흐르게 만드셨네요. 그리고 어디 보자… 인챈트가… 공간 확장에 경량화. 아, 재생까지 인챈트돼 있네요. 하드웨어가 좋으니까 이렇게 세 가지나 인챈트해 버리네요? 이거, 좋은 가방인데요?”
이 정도 얘기하면 상인들은 보통 어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가방 만드세요? 잘 아시네요.]
그러곤 자기도 모르게 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왔다. 이러면 밥이 다 된 것이다. 돈은 바로 이때 제시하는 것이 좋았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아공간 아이템을 찾고 있거든요. 들고 다니기 쉽고 튼튼하고, 적재 용량도 아주 높은 걸로요. 가격은 3,000타키온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상인은 깜짝 놀란다.
[3,000타키온요? 정말 고급을 찾으시는 모양이네요. 마음에 드시는 게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드디어 비밀 전시관으로 안내를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안내된 비밀 전시관이라고 다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아공간 아이템은 더 그랬다.
지금까지 다섯 곳의 가방 가게와 세 군데의 아공간 액세서리 가게를 찾아다녔지만, 내 마음에 차는 물건을 보유한 가게는 없었다.
그것은 이곳, <베짱이의 비밀 가방>이라는 괴팍한 이름의 브랜드도 마찬가지였다. 사장님은 야심차게 비밀 전시관을 열어 주었지만, 그 안에서는 오라가 깃든 물건 자체를 하나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꽝이네……. 단 한 개도 오라가 없다니……. 그래도 아까 <카르고>의 비밀 전시관에서는 오라가 있는 물건이 세 개쯤 있던데. 그냥 거기서 결정할까?’
거듭된 실패에 욕심을 좀 꺾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베짱이의 비밀 가방>의 사장이 내게 물었다.
[마음에 드시는 게 없나요?]
“아, 아뇨. 물건들은 다 좋은데… 제가 찾던 게 없어서…….”
그러자 사장은 뭔가 갈등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결심을 굳힌 듯 내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럼 VIP 비밀 전시관은 어떻습니까?]
“네?”
[VIP 비밀 전시관이요. 여기보다 더 귀중한 물건들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그런 게 있다고요?”
[있죠. 가끔 상위 시장에서 나온 상인이 들를 때나 안내하는 곳입니다. 규정이 빡빡하긴 한데… 물건 하나에 3,000알 쓰신다고 했으니……. 그 정도면 어찌어찌 입장 허가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장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고, 얼굴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거기에 둔 물건들에 자신이 넘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VIP 비밀 전시관이라고?’
그런 게 있다는 건 지난 생에도 몰랐다. 확실히 이번 생이 다르기는 다르다. 대체 그런 곳에는 어떤 물건이 있는 걸까?
두근.
이건 좀 설렜다.
도련님 방에 놀러 갈 때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