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내 것입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죠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다.
이 커다란 괴물이 최치국과 싸우며 빈틈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다. 그냥 치고받아서는 이기기 어려운 녀석이었으니까.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놈의 반응을 통해 던전 코어의 위치도 특정해 보고, 그러다가 단숨에 치명상을 입히고 먼저 빠져나가는 게 내 계획이었다.
적어도 놈이 우리를 덮치자마자 네필림의 날개를 펼치고 전력으로 날아오르는 건, 정말 꿈에도 계획해 보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던전 코어가 괴물의 몸속에 있다니…….’
어쩐지, 괴물이라기엔 너무나 거대한 존재이기는 했다.
‘밤’이라는 자연현상을 생명체로 묘사하면 딱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그런 상황이었다.
놈이 우리를 덮치는 순간, 사실 그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놈의 몸은 연기 같은 느낌이었다.
그저 사위가 어둡게 가라앉았고, 놈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어디선가 출렁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밤이 우리를 덮는 순간, 죽일 듯이 달려들던 괴물의 군세가 딱 멈춰 섰다.
스위치라도 꺼진 것처럼 눈을 스르르 감고 편안하게 어둠에 기대어 쉬는 괴물들.
관절은 제멋대로 뒤틀리고 몸 곳곳이 부어오르고, 팔다리가 여러 개 돋아나거나 길쭉길쭉해진 혐오스러운 괴물들이… 아기처럼 잠이 들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이런 생각을 했다.
‘혹시 멸망하기 전엔 이렇게 살아 있는 밤이 매번 세계를 품어 줬던 걸까? 사람들은 거기에 기대서 이렇게 휴식을 취하고? …꽤 낭만적인 세계였네.’
물론 그 생각은 오래갈 수 없었다.
“컥!”
“억, 커어어!”
“끄으으!”
어쨌든 지금은 이 밤도 그저 괴물일 뿐이었으니까.
같은 괴물들에게는 여전히 안온한 밤이지만 우리에게는 그저 두려운 밤일 뿐이었다.
기체처럼 가볍고 평온하던 밤이 빠르게 무거워졌다. 물속에 잠긴 것처럼 서서히 발이 떠올랐고, 누가 팔다리를 묶어 놓은 것처럼 움직임이 제한되고 목이 졸려서 숨을 쉴 수 없었다.
“크윽……! 이거… 부조리흔데!”
박민희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물론 그녀의 실력이라면 고작 이 정도로 목이 졸려서 죽을 일은 없었다. 우리를 둘러싼 밤이 아무리 무거워져도, 밀어내고 싸우기에 충분한 힘과 실력이 있었다. 다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페널티를 떠안고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이 부조리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밤이 정말 부조리한 것은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이 기체 같은 놈에게 작은 생채기조차 입힐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발악을 해도 칼로 물 베기일 뿐이다.
나는 공격할 수 없는 상대가 나를 일방적으로 공격해 올 때,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된다.
그러니 최치국은 정말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카카카카캉!
꿍! 꾸릉!
어둠 속에서 부딪히고 날아가는 금속성이 요란하게 울렸다.
최치국 일행이 있던 곳에서 불똥이 불꽃놀이처럼 요란하게 피어올랐다.
‘그래,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이 흉악한 밤에게는 뼈와 이빨, 발톱이 있었다.
최치국은 아무리 칼을 휘둘러도 놈의 이 어두운 살점을 벨 수 없었지만, 불공정하게도 밤이 휘두르는 이빨과 발톱은 막아 내야만 했다.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내리찍히는 그 무거운 공격들을 일일이 받아 내야 한다? 솔직히 나도 자신 없었다. 그나마 최치국에게는 [굴절]이 있기에 저렇게 받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카캉! 쾅!
꿍!
어둠 저편에서 불똥이 쏟아지고 땅이 들썩인다. 얼마나 격렬한 공격이 쏟아지고 있는 걸까?
어둠 속에서 최치국의 고함이 들렸다.
“다들 나한테서 20미터 이상 떨어지지 마! 박솔 조장, 놈의 약점을 분석해!”
역시나 아주 다급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을 작정이었다. 이 골 때리는 괴물과 직접 맞상대하지 않고 빈틈을 노리며 기다리는 전략을 택한 것이었다.
“계속 기척을 죽이고 대기…….”
그런데 그 순간 보고 말았다. 서민서의 손가락이 그것을 가리켰다.
“선배! 저기, 달도 있어요.”
우리의 머리 위에서 아주 느리게 차고 기울며 박동하고 있는 달을. 달 주위로 퍼지는 달무리와 반짝이는 별빛들을. 그건 마치 이 거대한 괴물의 심장처럼 보였다. 아니, 심장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심장이 맞았다. 이 거대하고 신비한 ‘밤’이라는 생명을 움직이게 하는 위대한 기적의 정수. 아마 저것을 부술 수만 있다면, 이 밤이라는 괴물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달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유는 그게 아름다워서도 아니었고, 그게 괴물의 급소라는 이유 때문도 아니었다.
“…코어!”
달이 우리 머리 위로 아주 가까이 지나가던 그 순간, [만상공감]이 그 달 속에 깃든 ‘던전 코어’를 감지했다. 세계 전체가 머리 위를 지나가는 듯한 농밀한 감각.
그 순간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지금 움직여야 돼!’
달은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은 우연히 저 달이 알아서 우리 머리 위로 다가왔지만, 한 번 멀어지고 나면 어떻게 따라잡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만약 내가 달을 노리고 있다는 걸 밤이 눈치를 챈다면? 이대로 어둠이 점점 더 무거워져서 이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면? 여전히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기형 괴물들을 뚫고 움직일 것인가? 지금은 평온히 잠든 괴물들이지만, 우리가 이동을 시작해도 계속 잠들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바로 움직이는 게 최선이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그때 서민서가 내 허리를 붙잡았다.
“선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기 가려는 거죠? 같이 가요. 혹시 가다가 막히면 내가 [점멸]로 넘겨 드릴게요.”
역시 서민서…….
내 눈빛만 보고도 내 속내를 알았나 보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네필림의 날개를 펼쳤다.
파드득-
그제야 데미안과 박민희가 나를 돌아보았다.
“응? 소시민 사령관님, 지금 뭘……?”
“에에? 어딜 가려고……?”
데미안과 박민희는 내가 달을 노려보는 것을 보고 두 눈 가득 의문을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빠른 행동이 시급한 때.
“도련님.”
“네?”
“던전 코어, 부술까요? 점령할까요?”
데미안의 얼굴에 당황이 스쳐 지나갔다. 달이 단순히 괴물의 급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던전 코어를 언급하니 놀란 모양이었다.
하지만 금세 표정을 수습했다. 내가 서두르고 있다는 걸 눈치챘는지 일단은 사정을 묻지 않고 바로 답했다.
“점령해 주세요.”
부수게 되면 던전의 모든 것이 차원의 틈바구니로 사라지는 것이고, 점령을 하게 되면 이곳을 통제하며 필요한 자원들을 채취할 수 있게 된다.
데미안의 요청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다녀오죠. 잘 버티고 계세요.”
이제 출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서민서의 손끝에 힘이 단단하게 들어갔다.
나는 네필림의 날개를 위로 뻗었다가, 땅에 닿을 정도로 단숨에 내리쳤다.
파아아앙-!
몸이 치솟는다. 온몸을 옥죄고 있던 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저 높은 곳에 걸려 있던 달이 조금씩 크게 다가온다.
등 뒤로 데미안과 박민희, 강전구 등이 당황해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그저 앞을 바라볼 뿐이었다.
밤의 저항을 뚫고 오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올라갈수록 심해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밤은 더욱 무겁고 단단해졌다. 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저항이 더욱 강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파도를 꺼내 들었다. ‘밤’은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벨 수 없다. 하지만 파도가 뿜어내는 파동이라면 벨 수 있다.
파도에 영력을 아낌없이 밀어 넣으며 파도의 충격파를 최대, 그 이상으로 이끌어 냈다.
쓰컥!
탱탱하게 살이 오른 참치의 뱃살을 가르듯 단단하고 무겁게 앞을 가로막던 ‘밤’이 갈라졌다.
어둠이 좌우로 활짝 벌어진다.
파아앙-!
곧장 네필림의 날개를 다시 크게 떨치자 누가 뒤통수를 잡아채는 것 같은 아찔함과 함께 폭발적인 가속이 이루어졌다.
쓰커커컥!
파도의 좌우로 어둠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저기 눈앞에 주먹만 했던 달이 서민서 머리만 해지고, 곧 사람이 웅크리고 앉은 크기만 해진다.
우우우우우-
고통을 느끼나 보다. 밤이 비명을 질렀다. 울면서 몸을 뒤척였다.
동시에 [만상공감]에 새로운 감각이 걸려들었다.
어둠 속에서 밤의 새까만 이빨과 발톱들이 나를 노리고 쏟아지고 있었다. 피하기에는 너무 많은 수였고, 너무나 빠른 속도였다. 만약 저기에 스치기라도 한다면 달을 따라잡는 건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등에는 서민서가 있다.
그녀에게 빠르게 지시했다.
“셋을 세면 전방 100미터 앞으로! 하나, 둘, 셋!”
크드드득!
눈앞이 흔들리며 뻗어오던 발톱이 두세 개로 갈라지는가 싶더니 퍽! 하고 촛불 꺼지듯이 사라졌다. 다시 눈앞에는 달만 가득하다. 공간을 뛰어넘은 것이다.
파아앙-!
그 즉시 나는 세 번째로 날개를 떨쳤다.
달이 성큼 다가왔다.
마침내 한눈에 다 안 들어올 정도로, 2층 건물만 하게 보인다. 이제 그 표면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까 금속이구나? 탄성도 뛰어나고 내구성도 뛰어나고……. 영력을 머금어서 어지간한 힘에 대한 저항력도 좋겠어.’
우우우우우!
바짝 다가간 내게 위협감을 느끼는지, 아니면 파도가 그어 낸 살점이 너무 아픈 건지, 밤이 절규했다. 저 어둠 속에서 기차처럼 거대한 이빨과 손톱들이 어처구니없는 속도로 다급히 나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파도를 길게 휘둘러 길을 만들고는 이번엔 거인창을 꺼내 들었다.
끼긱!
거인창의 무게 탓에 어깨와 옆구리가 뻐근해진다.
꽈드득!
창 자루를 부서질 듯 비틀어 쥐고 창두를 달의 중심부에 정렬한다.
“간다, 서민서! 꽉 잡아.”
내 허리를 감싼 서민서의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간다. 딱 좋게. 안정감 있게.
나는 마지막으로 네필림의 날개를 떨쳤다.
파파팡!
짧은 순간에 무려 세 번이나!
후끈!
무리한 움직임으로 네필림의 날개가 깃든 날갯죽지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읏, 뜨거! 흡!”
등에 붙어 있던 서민서가 숨을 들이켜며 비명을 질렀다. 그럴 만도 했다. 섭씨 180도 이상의 발열.
서민서가 능력자니까 버텼지, 일반인이라면 튀겨졌을 것이다. 그 정도로 무리한 가속이었다. 타이밍이 아주 조금만 어긋나도 땅으로 곤두박질칠 만큼 급박한 날갯짓. 하지만 [만상공감]으로 세밀하게 조율된 날갯짓에는 오차가 없다.
세계가 압축된다.
밤의 손톱과 이빨은 저 뒤로 멀어지다.
대신 달이 눈앞으로 쭈욱 딸려 온다.
꽈아아앙!
거인창이 그 한복판을 찔렀다. [만상공감]으로 극대화된 ‘충격 밀집 기술’은 반작용의 힘을 30퍼센트 되돌리는 게 아니라, 90퍼센트 이상을 되돌려 버렸다. 달의 중심에 꽂힌 7미터의 창이 스스로 한 번 더 가속한다.
쩌어어엉-!
달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와……. 반짝반짝, 예쁘네요.”
서민서가 등 뒤에서 중얼거렸다.
“확실히 예쁘네…….”
달의 조각들이 은하수처럼 부서져 우리 양옆을 천천히 지나갔다.
진정 감탄스러웠다.
“단단하고 탄력적이야. 심지어 가볍고……. 예뻐 죽겠다. 이 정도 소재면… 먹히겠는데?”
“이런 때에도 물건 생각이에요?”
“이런 때니까 물건 생각인 거지. 괴물을 잡으면 보상 타임 아니겠어?”
전투 중에 딴짓을 하는 건 반성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지금은 괜찮았다.
전투는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박살 난 달의 표면 아래로 일렁이는 붉은색 빛을 볼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이 던전의 코어였다.
어쩌면 이 ‘밤’이라는 괴물 자체가 한 세계의 일부였는지도 모르겠다. 세계를 구성하는 가장 본질적인 조각 중의 하나. 그랬기에, 세계가 멸망한 이후 그 스스로가 던전이 되어 세계의 주민들을 안고 여기까지 흘러올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쩐지 마음이 짠해지는 이야기지만, 마음이 짠해지는 것과는 별개로 현재 상황은 분명했다.
“체크메이트.”
상황 종료.
하지만 서민서는 아직 좀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녀가 물었다.
“괴물이 스스로 던전 코어를 품고 있는 경우도 있네……. 상상도 못 했어요. 근데 이런 경우에는 점령을 어떻게 하죠?”
본래 던전 코어를 점령한다는 건 던전 코어가 있는 장소를 확보하고 던전 코어에 간섭해 괴물들의 힘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던전 내부의 모든 정보를 뽑아내 던전 전체를 통제하에 두는 행위를 말했다.
말하자면 코어는 던전 전체의 제어 시스템이고, 점령은 그 코어를 24시간 감시, 간섭하는 행위.
하지만 이렇게 던전 코어가 괴물의 몸속에 있고 움직일 때는 어떻게 점령을 해야 하는 걸까?
거기에 대한 해답은 사실 단순했다.
스릉-
나는 청하를 꺼내 달의 내부에서 부풀고 있는 붉은빛 덩어리에 가져다 댔다.
<안티소울>이 인챈트된 청하는 특수한 영력의 집합체인 던전 코어와는 상극이나 다름없다.
나는 청하로 코어를 찌르지 않았다. 그저 아주 가깝게 붙였을 뿐이다. 충분한 위협이 느껴지도록.
반응은 그 즉시 일어났다.
구우우우우우…….
갑자기 모든 소음이 잦아들었다.
성이 난 듯 웅웅거리던 밤의 숨소리도, 격렬하게 움직이던 이빨과 발톱도, 멀리 기계장치가 움직이는 듯했던 웅장한 소리도…….
마치 전원을 끈 컴퓨터처럼 모든 소리가 천천히 잦아들더니, 마침내 뚝 멈춰 버렸다.
우르르르르-
그러고는 밤이 몸을 떨었다. 자신의 심장이자, 이 던전을 지탱하는 코어에 겨눠진 작디작은 과도가 자신과 이 세상의 모든 걸 끝장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녀석은 두려워하고 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던전의 코어가 한 짐승의 심장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쾌재를 불렀다.
이런 때에는 평소와 다른 방식의 던전 점령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지난 생에서는 말로만 들어봤다. 이런 경우를 뭐라고 하더라? 아, 그렇지.
‘로또라고 불렀지.’
나는 거친 숨을 가라앉히며, 밤에게 외쳤다.
“야! 죽을래, 아니면 말 들을래?”
등 뒤에서 서민서가 당황해서 속삭였다.
“와… 선배, 지금 엄청 나빠 보여요. 근데 그게 먹혀요?”
먹힌다.
그리고 멘트가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외차원의 존재와 소통을 할 때는 직관적인 게 좋다.
“알지? 너만 죽는 거 아니다? 쟤들도 다 죽는다?”
내가 다른 손으로 주욱 가리킨 건, 지금은 밤에게 안겨 잠들어 있는 이 던전 속의 뒤틀린 괴물들이었다.
“헐…….”
좀 조용히 해라, 민서야.
구우우우우-
때마침 밤이 구슬피 울었다.
쿵!
쿠쿵!
밤의 이빨과 발톱 그리고 온갖 흉악한 뼈가 땅으로 내려앉았다.
그것은 명백한 항복의 신호였다.
입술을 비집고 웃음이 흘러나온다.
이 던전은 이제 내 것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와, 찐이다…….”
좀 조용히 하라고, 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