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경쟁
악마와 거래를 해?
허무맹랑한 표현이었다. 나중에 그냥 농담이었다고 물릴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정작 [만상공감]으로 느껴지는 데미안의 감각은 얼음물이라도 뒤집어쓴 듯 차분했다. 흰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고 보면 짐작 가는 구석이 있었다.
‘루드비히 가문은… 나중에 인류를 배신하잖아?’
루드비히 가문은 아갈타 차원의 주구로 전락한다.
한데… 아갈타 차원의 침략자들은 지구에서 마족이라 불린다. 여기까지 생각하면 ‘악마’라는 표현은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노골적이었다.
‘설마… 이 시점에서 이미 아갈타 차원과 모종의 연관이 있었다고?’
루드비히 가문이 언제부터 배신을 획책했는가? 그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었지만, 적어도 지금부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은 전황이 현저히 불리해진 이후부터를 꼽았지.
그도 그럴 것이, 루드비히 가문의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뱀의 머리 노릇을 택하지 용의 꼬리를 택할 것이라는 상상은 도무지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배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모종의 연결이 있고, 그 내부에서 노선에 대한 논쟁이 있었던 거라면?’
아!
그러고 보니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네?
‘맞아. 지난 생에서는 데미안 도련님의 사망 직후에 루드비히 가문의 배신이 표면화됐었지?’
심지어 때마침 가주의 병환 소식도 이어졌었다.
선명한 시나리오 하나가 머리를 스쳤다.
‘…우리 도련님이 요절한 게, 사고가 아니라… 아갈타 때문이었다?’
정리해 보자.
현재 데미안 루드비히는 가문 내에서 아갈타와의 연계를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반대로 첫째라는 작자는 아갈타와의 연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가주가 건재한 현 시점에서는 그저 첫째와 데미안의 갈등 정도로 그치던 것이, 가주가 쇠약해진 후에는 데미안이 숙청당하고 첫째가 아갈타와 붙어먹는다는 그림이 그려진다.
만약 진짜 역사가 그렇게 흘렀던 것이라면…….
‘와, 열받네?’
나의 행복만 신경 쓰자고 마음먹었지만, 아갈타 놈들에게는 도무지 좋은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안 그래도 미운 놈들인데… 놈들 때문에 데미안 루드비히가 죽었던 거라 생각하면 정말 기분이 좋지 않다.
‘악마. 악마라……. 그렇다면 악마와 했다는 계약은 뭐지? 어째서 가주가 건재한 데도 도련님이 이렇게 휘둘려야 하는 거지?’
굉장히 중요한 단서를 쥐었다는 기분이 들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데미안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해 줄 마음이 없는 듯했다.
내가 궁금증을 가득 담아 바라보자 데미안은 그저 배시시 웃었다.
다 농담이었다는 표정 같았지만 어쩐지 그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그의 작은 손이 내 등을 짝! 소리 나게 때렸다. 아프다. 역시나 살기가 가득하다.
“그러니까! 제가 똑바로 못 하면 악마에게 영혼을 뺏긴다, 이 말입니다! 제발 좀! 힘 좀 제대로 써 달라고요! 다 뺏겨도 좋아요! 던전 코어는 반드시 차지해야 돼요!”
말은 농담조였고 목소리는 애교가 섞여 있었지만, 눈빛은 이빨이 달려 나를 씹어 먹을 것만 같았다. 아마 이 이상 이야기를 질질 끌면 관계가 나빠질 것이다.
‘그만 만족해야겠네.’
그래도 소득이 있었으니까.
‘좋아. 그럼 이제 도련님을 좀 안심시켜 드려 볼까?’
나는 정면을 바라보았다.
최치국의 앞을 가로막는 괴물들은 듬성듬성하고 우리 앞을 가로막는 괴물들은 빽빽했다.
약한 쪽으로 몰려드는 이곳 괴물들의 특성상, 놈들은 우리가 최치국보다 훨씬 더 약하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였다. 제대로 얕보인 거지.
‘그렇게 만만해 보였냐?’
[만상공감]을 최대로 발휘해 범위 내로 들어오는 모든 괴물을 모조리 읽었다. 녀석들의 관절, 근육, 체액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내 감각 속으로 들어온다. 아득한 고양감. 내가 천 명이 되고 만 명이 된 것만 같은 그 순간, 나는 악몽사슬을 날렸다.
파파파파파팡!
꽈르르르릉!
케사리니 아몬의 인챈트는 정말 훌륭했다. 사슬에 스친 괴물들은 강력한 충격파에 볼링 핀처럼 이리저리 튕겨 날아갔다. 쏟아지는 벼락이 괴물들 사이를 번쩍이며 놈들을 태우고 마비시켰다.
개중에 덩치가 크거나 유독 강한 특수 개체들은 사슬로 사지를 감아 내던져 버렸다. 악몽사슬이 자체적으로 충격파와 벼락을 쏟아 내니, 제압하고 던지기 위해 큰 힘을 쓸 필요도 없었다.
휭! 휭! 휭!
커다란 괴물들, 강력한 괴물들만 쏙쏙 하늘로 집어 던진다.
잠시 뒤, 쾅! 콰앙! 놈들이 괴물들이 몰린 지점에 절묘하게 떨어지며 괴물들의 진군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살점이 튀어 오르고 바닥이 깨져서 흐트러진다.
‘크으! 손맛 짜릿하고~!’
예전의 손맛은 휘리릭 날아서 티이잉! 하고 감기는 쫄깃함이었다면, 인챈트된 이후의 손맛은 파아앙! 하고 터져서 찌리리릿! 하고 감기는 쫀득함이 있었다. 좋은 의미로 완전히 다른 무기를 쥔 느낌!
악몽사슬을 휘두를 때마다 괴물들은 우수수 무너졌다.
단언컨대,
괴물들 하나하나의 역량을 손금 바라보듯 파악하고, 놈들의 어디를 찔러야 연쇄반응이 일어날지 꿰뚫는 분석력만큼은 최치국도 나를 따라올 수 없었다. 아니, 전 우주에서 나만큼 잘하는 존재를 아직 본 적 없다.
이 난리가 벌어지기 전 신의 방패라고 불렸던 이지스함의 목표 탐지 추적 시스템도 내 [만상공감]에 비하면 뭐……. 사실 반딧불과 태양만큼의 차이라 비교 자체가 의미 없다.
그러니 내가 튕겨 내고 집어 던진 괴물들은 그냥 튕겨지고 던져진 게 아니었다.
출렁!
우르르!
빽빽하게 달려들던 괴물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하나를 쳐서 날리면 다섯 마리, 열 마리의 자세를 무너뜨릴 수 있고, 다섯 마리, 열 마리의 자세가 무너지면 백 마리의 동선을 꼬이게 할 수 있다.
매섭게 날아다니는 악몽사슬의 복잡한 궤적이 사실 하나하나 완벽하게 계산된 것!
수천 마리의 괴물이 내 지휘에 휩쓸려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다가 우수수 무너져 내렸다. 와해된 조무래기들은 내 뒤를 따르던 박민희, 강전구, 서민서와 데미안 도련님의 부하들이 마무리 지었다.
군대 단위의 적을 하나의 덩어리처럼 만들어 마음대로 휘두르는 묘기는 검웅만이 부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악몽사슬의 반탄력과 벼락으로 최치국이 [굴절]로 만들어 내는 기적을 재현했다.
심지어 이쪽의 사슬은 최치국의 검보다 더 길고, 더 강렬했다!
꽈릉!
꽝! 꽝!
우르르르-!
수는 엄청나게 많지만, 하나하나는 약해 빠진 이곳의 괴물들은 그저 완벽한 먹잇감일 뿐.
놈들은 해일처럼 몰려들었지만, 뚜껑을 열어 놓고 보니 그저 들불을 향해 눕는 갈대밭이었을 뿐이다.
끼리리리리릭-!
동화가 극한까지 진행된 악몽사슬은 미친 듯이 울며 허공을 날아 괴물들 사이를 헤집었다.
크하아아아!
중간중간 강력한 개체가 허공으로 도약하고 지축을 울리며 달려들었지만,
리이이이잉-
악몽사슬이 미치지 못할 때는 청하가 날아가 숨통을 끊어 놓았다.
완벽하게 길들인 두 개의 무기는 그 자체로 자아를 가진 귀신이나 도깨비와 다를 바 없다.
알아서 날아다니며, 전장을 지배한다.
나는 그저 아직 다 길들지 않은 파도를 들고 눈앞의 적들을 서걱서걱 베며 그 손맛을 음미하면 그만이었다.
“이 무슨……!”
데미안의 입이 쩍 벌어졌다.
힘 좀 써 보라고 독촉할 때는 언제고 이 정도로 놀라고 그러셔?
“하, 사실 아까 최치국을 보고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또 엄청난 반전이군요.”
데미안의 말처럼 어느새 우리 앞을 가로막던 그 많던 괴물의 수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쪽은 드문드문해지고 반대로 최치국 쪽을 가로막는 괴물들이 점점 빽빽해졌다.
도련님에게 점수도 따고, 또 우리 영웅님에게도 한 방 먹여 준 건가?
느긋하게 전장을 둘러보다가 최치국과 눈이 마주쳤다.
차분하게 얼어붙은 그의 눈동자가 나를 꿰뚫을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미소를 띠고 속으로 물었다.
‘어때? 받아 낼 수 있습니까, 검웅 님?”
던전 진입 15분 차. 빠르게 치고 나가던 최치국의 팀을 우리가 따라잡았다.
* * *
세계란 사실 하나의 환상이다.
아주 거대하고 아주 복잡한 것 같지만, 결국엔 훨씬 더 작은 것 속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다.
삼라만상이란 결국 아주 작은 덩어리에서 풀려나와 펼쳐지는 허상과도 같은 것이다.
이 이야기는 태극이니 무극이니 하는 도가 사상의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이 실제로 훨씬 작으며, 아주 작은 덩어리 속에 함축되어 있다는 사실은 단 한 번이라도 던전 코어를 공략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가 거대한 배라면 던전은 그 배의 조각들이다. 난민들을 싣고 바다 위를 표류하는 커다란 나무조각. 부서진 세계는 자신의 본질을 드러낸 채, 불완전한 상태로 차원과 차원 사이를 표류한다.
그리고 우리는 던전을 공략할 때 바로 그 세계의 본질, 던전 코어와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보통 구체 형태의 부드러운 빛이었다. 크기와 색깔은 저마다 다르지만, 구 형태이고 빛이라는 것 자체는 언제나 동일했다.
던전 코어를 부수면 던전은 소멸한다.
던전 코어를 점령하면 던전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훤하게 알 수 있다. 어디에 어떤 괴물이 존재하는지, 어디에 어떤 보물이 묻혀 있는지, 던전 코어에 손을 대는 순간 자기 손가락이 어디에 있는지 깨닫는 것처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던전을 완전히 공략했다는 말은 그 던전 코어를 파괴하든, 또는 던전 코어를 점령해서 던전 전체를 통제하에 두든, 둘 중의 하나를 이루었다는 말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던전을 공략하는 능력자들에게 던전 코어를 찾아내는 방법이 초유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도시 전설처럼 떠도는 수많은 기상천외한 방법은 대부분 과장이나 허풍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진지한 능력자들이 사용하는 정석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바로 괴물들의 저항이 심한 곳을 정면으로 뚫고 나가는 것이었다.
던전 속 괴물들은 본능적으로 코어를 지키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투가 치열해지면 치열해질수록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안심을 해도 좋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분명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미치겠네요. 이제 어디에 놀라야 될지도 모르겠어요. 최치국인지, 소 사령관님인지, 아니면 이 무지막지한 던전인지. 모든 게 다 기상천외하군요.”
데미안 도련님이 지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데 그건 달리 말하면 도련님이 이렇게 평가질을 하고 있을 여유가 철철 넘친다는 뜻이기도 했다.
망할.
지금 나는 입도 벙긋하기 힘들 만큼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제아무리 괴물들 하나하나가 약하다고 해도 정도가 있지……. 이곳의 괴물은 많았다. 정말 많아도 너무 많았다.
만 마리? 십만 마리? 모르겠다. 얼마나 죽였는지도 모르겠다. 도시 하나를 지운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괴물들의 피 냄새가 뇌 속까지 절여 버리는 것 같았다.
끼리…리리…….
리이이…이이.
악몽사슬과 청하가 아무리 스스로 날아다닌다고 해도 결국에는 모두 내 영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 지칠 대로 지친 나를 따라 그 둘의 기세도 점점 약해졌다.
‘망할……. 영력 회복 주사를 놔도 회복이 느려졌어.’
끝도 없이 밀려오는 적들 앞에서 벌써 영력이 두 번이나 바닥을 쳤고, 그때마다 영력 회복 주사를 꽂아야 했다.
하지만 나는 가장 앞에서 적들을 무너뜨려야 하는 포지션이었기에 쉴 틈도 없었고 적당히 할 수도 없었다.
던전을 완전히 관통해서 던전 코어를 잡을 때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해야 했다.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야 한다니……. 당장이라도 무릎이 굽혀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악착같이 버텼다. 싸움이라는 건 그런 거였다. 한계를 넘어서까지 버텨야 하는 것.
스걱- 써커컹!
그나마 위안이라면 여전히 호쾌하게 적의 살점을 발라내는 파도의 예리한 손맛이었다.
어찌나 열심히 휘둘렀는지, 오라에서 하얗게 타오르는 부분이 28%를 넘겼다. 던전에 들어왔을 당시에 길들이기 진척도가 19%에 불과했으니, 이 안에서만 거의 10%에 가깝게 길들였다는 뜻.
그만큼 영력의 성장 효과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영력은 여전히 부족하기만 했다.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최치국을 바라보았다.
그때 저편에서 나를 흘깃거리고 있던 최치국이 아닌 척 시선을 피하는 게 보였다.
그는 조금도 지치지 않은 사람처럼 고개를 빳빳이 들고 [유검流劍]을 연달아 펼치며 자신의 앞에 있는 괴물의 군세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물론 허세였다. 나는 그가 물약을 마시는 모습도 여러 번 보았고, 무엇보다도 그의 지칠 대로 지친 몸 상태를 [만상공감]으로 실시간 공유를 하고 있었으니까.
‘검웅 님, 거 생각보다 여우 같은 구석도 있네.’
경쟁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려고 최악의 상황에서 멀쩡한 척 힘을 짜내다니…….
하지만 저게 허장성세라는 걸 알아도 그냥 보고 넘길 수는 없었다. 내가 대항하지 않으면 괴물들은 내가 더 약한 적이라고 판단할 테고, 그러면 안 그래도 어려운 와중에 더 많은 괴물이 우리에게 달려들 터였으니까.
‘경쟁이라는 건 정말 너무한 거야.’
어쨌든 최치국이 움직였으니 나도 다시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었다.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영력을 쥐어짜 냈다.
왼손으로는 악몽사슬을 휘두르고 오른손으로는 파도를 쥐고 달려가 괴물들의 급소만을 빠르게 그어 냈다.
왼쪽 오금을 베인 괴물이 왼쪽으로 자빠지다가 다른 괴물과 뒤엉켜서 소란이 일어나고, 목젖을 베인 괴물이 뒤로 자빠지다가 다른 괴물과 박치기를 했다. 한 번의 칼질에 최소 서너 개의 연쇄반응을 만들어 내며, 나는 빠르게 빠르게 괴물들을 뚫고 달렸다.
“좀… 비켜어!”
네필림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거인창까지 꺼내 돌진하며 창을 좌우로 미친 듯이 흔들었다.
우왕좌왕하는 괴물들의 무리 한가운데가 뻥 뚫려 버린다. 추풍낙엽처럼 날아가는 괴물들의 팔다리가 보트에 갈라지는 물결처럼 좌우로 우수수 넘어간다.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돌아보면 최치국은 언제나 내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역시 영웅은 영웅인가?’
처음에는 금방 따라잡고 따돌리기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았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앞으로 뚫고 나가도 최치국은 정말 악착같이 따라왔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전혀 힘들지 않다는 듯 뻔뻔한 표정으로 신경을 긁어 댔다.
하지만 이런 소모전도 이제는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마침 서민서가 내게 물었다.
“선배, 이런 식으로 계속 달릴 수 있어요? 괴물이 얼마나 더 남아 있는지도 모르는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합리적인 걱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거친 호흡을 가라앉히며 간신히 미소를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악… 하… 후우……. 걱정 마. 변수가 올라오고 있으니까.”
[만상공감]이 새로운 괴물의 움직임을 잡아냈다.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던 변질된 괴물의 인해전술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
아주 크고 아주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것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최치국을 흘깃 바라보았다. 그의 감각은 여전히 평온했다.
그는 무엇이 다가오고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 차이는 무척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