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지금 가빈다!
육삼공 참사.
사실 그날의 참사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랬다. 다만, 잠깐의 안정에 그 사실을 잊었을 뿐이다. 겨울엔 여름의 더위를 잊고, 여름엔 겨울의 추위가 기억나지 않듯이.
‘한번 뚫린 구멍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건데…….’
지금까지 지구를 지켜 준 건 의문의 차원격류였지만, 그 차원격류는 이미 고장 난 기계와 다름이 없다. 점점 더 성능이 떨어지다가, 한 번씩 이유를 알 수 없게 멈출 것이고, 그런 날이 점점 많아지다가 언젠가는 완전히 멈출 것이다. 그런 운명이었다.
6.30 참사가 그 최초의 날이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차원격류가 잦아든 날.
지금까지 지구라는 해안가에 닿기는 했지만 뭍으로 올라오진 못했던 온갖 잡것들이 해안을 까맣게 뒤덮으며 상륙한 날.
그러니까.
모든 게이트가 일시에 터진 날.
그날, 일상을 영위하던 거리 위로, 가장 안전해야 하는 집으로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할 일은… 도시의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거다.’
원래는 전면에 나설 생각이 없었다. 그보다는 차라리 6.30 참사로 인해 사라졌다고 알려진 보물들을 챙기거나, 내게 필요한 사람들만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고 조용히 넘기려고 했다. 어차피 지구를 구하는 건 다른 회귀자들이 해 줄 테니까.
하지만 계획이 바뀌었다.
‘그 누구보다도 밝게 빛나야 돼. 최치국보다도 더 밝게.’
새로운 계획을 위해서는 영리해야 했다.
‘최치국은 아마 굵직굵직한 것들을 보호하려고 할 거야. 6.30 참사 때, 이것만은 지켜야 됐다고 두고두고 회자되었던… 중요 보물들, 국가 요인들, 기간 시설과 연구자료들…….’
그래. 그 모든 것은 쿨하게 최치국에게 넘긴다. 현재 내 상황에서 회귀자들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건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보통의 사람들을 구한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보통의 사람들. 그들 곁에서 싸우면서 그들의 영웅이 될 것이다.
‘최치국은 실속을. 나는 명예를.’
명예라는 건 당장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귀찮기나 하겠지. 하지만 길게 봤을 때, 명예는 사실 굉장한 자원이다. 시골 한량에 불과했던 귀 큰 놈(유비)을 왕으로 만들어 줄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회귀자들을 견제할 세력의 초석을 놓는 거다.’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쇼핑이었다.
‘단순히 강력한 물건이 아닌,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으로… 잘 생각하자. 6.30 참사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갔는지. 뭘 어떻게 해야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지구에선 제작이 불가능한 다채롭고 놀라운 능력을 가진 오파츠를 내 마음대로 골라잡는 것. 이건 오직 나에게만 주어진 특권. 설령 회귀자들이 타키넷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해도… 나보다 거래를 더 잘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지구에선 오직 나만이, [만상공감]을 가진 나만이 타키넷을 120퍼센트 활용해 가며 제대로 된 거래를 할 수 있다.
‘주머니에 있는 타키온은 총 68알.’
이중 네 알은 다음 왕복을 위해 남겨 놓는다. 남겨 놓을 타키온을 생각하니 지난번에 아낀 한 알과 이번에 까막이가 남겨 준 두 알이 꽤나 쏠쏠하게 느껴진다.
‘64알… 충분하다. 이번에 이 금액을 다 사용한다.’
알차고 알뜰하게.
나는 까막이의 안내를 받으며 쓰레기 거리를 빠르게 훑었다.
“그게 300알이라고요? 응. 수고하세요.”
“10알이면 살게요. 에이. 잘 생각해 봐요. 이따 다시 올 테니까. 참고로 꾸준히 거래할 의향 있습니다.”
“얼마 생각하고 왔냐고요? 5알이요. 네? 하하 이게 무슨 10알이에요. 에이! 나는 그건 모르겠고!”
지난생에 자린고비로 쉰살까지 살며, 지구와 타키넷에서 온갖 흥정을 거치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흥정은, 특히나 쓰레기 거리처럼 가격을 자기 멋대로 부르는 시장에서의 흥정은 격투기와 다를 바 없다. 먼저 지치는 쪽이 진다. 너무 욕심을 부려도 안 되고 너무 사려도 안 되고, 잽을 날리면서 계속 진을 빼다가가 마침내 상대를 주저앉히는 바로 그 자리가 가격이 되는 것이다.
[만상공감]은 항상 최대로 활성화시킨다. 물건의 가치는 절대적으로 평가하되 그 가격은 상대의 감각을 살피며 상대적으로 만들어 간다.
“알겠냐, 까막아? 가격은 상대가 정해 주는 게 아니다. 상대가 허락해 주는 것도 아니다. 상대의 욕심을 꺾고 그 자리에 주저앉혀서 만드는 게 가격이다. 그냥 상대의 양심에 맡기면 가격은 무한대로 상승하게 돼 있어.”
“네! 형!”
내가 거래를 하는 동안 까막이는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배우는 듯했다. 모르지. 실제로는 얼마나 배웠는지. 어쨌든 리액션은 참 괜찮았다.
“그런데… 이번에 번 돈 다 쓰시게요?”
한참 잘 따라오던 까막이가 문득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돈을 다 쓰냐고? 기껏 벌어 둔 타키온이 다 사라진다고 하니까 아쉬운 걸까? 어쩐지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그 물음에 나는 싱긋 웃으며 답해 주었다.
“너는 씨앗을 심을 때, 그 씨앗을 썼다고 말하니? 좀 지나면 수십 배로 부풀어서 돌아올 텐데?”
돈 쓰는 걸 두려워하다 보면 결국 땅에 돈 파묻고 있다가 거름으로 만드는 미래가 있을 뿐이다. 나같은 자영업자는 돈 쓰는 걸 두려워하면 안된다.
까막의 눈동자에 느낌표가 떠올랐다. 곰곰이 생각하던 녀석은 잠시 뒤에 이렇게 말했다.
“저도 씨앗이 될 수 있을까요?”
“응?”
이게 뭔 소리야?
“저한테 타키온 세 알만 남겨 주세요. 그럼 그걸로 물건을 사서 네 알에 팔게요. 네 알로 다시 물건을 사서 다섯 알에 팔게요. 그사이 식대에 세금을 제하더라도 형이 돌아올 때엔 세 알에 세 알을 더 붙여서 여섯 알로 만들어 놓을게요. 저도 형이 거래하는 방식으로 잘할 수 있어요!”
까막이의 눈에 빛이 서렸다.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오, 까막아. 우리 까막아.’
깜찍한 녀석.
내가 너를 과소평가했구나.
“오케이. 그럼 이렇게 하자. 저번엔 20일 동안 만년필 판 돈으로 생활비 쓰고 두 알 남겼지?”
“네!”
“그럼 이번엔 만년필로 생활비 쓰고, 세금 한 알 떼 놓고. 여분 네 알을 남겨. 그러면 다음엔 따로 투자해 줄게.”
“앗…….”
우는 건지 화내는 건지
까막이의 미간이 요상하게 일그러졌다.
크큭.
까막아. 남의 돈을 먹으려면 입을 털지 말고 실력을 보여 주렴.
* * *
타키넷에서 즐겁고 정신없는 쇼핑을 실컷 하고 돌아와서 나는 곧바로 서민서를 챙겼다.
루드비히 가문을 위해 일하게 되었다고 통보하고 가문에서 제공하는 클럽 하우스로 서민서의 어머니를 모셔 오게 했다. 숙박비는 데미안 루드비히가 맡긴 임무의 경비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게 없었다.
이로써 6.30 참사에 서민서 가족의 안전은 보장되었다.
하지만 서민서는 이 상황을 마냥 즐겁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선배, 갑자기 이게 다 뭐예요?”
그녀는 얼떨떨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뭐긴 뭐야? 내가 너한테 튼튼한 동아줄을 내려 준 거지. 잘 잡아.”
“아, 아니. 여기서는 병원비도 다 무료고 환경도 너무 좋고… 좋기는 한데… 이래도 되나 싶어서…….”
“뭐가?”
“저요. 선배는 그렇다 쳐도. 저는요! 솔직히 루드비히의 멤버십을 받을 실력은 아니잖아요……!”
“어휴… 민서야, 너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니?”
“네?”
“멤버십을 받을 실력이 아니면, 뭐 어때서?”
“그… 당연히 문제 아닌가요? 인간으로서 부끄럽고…….”
“어휴! 이것아! 이제부터라도 멤버십에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키우면 되는 거잖아?”
“네에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몰라?”
“아니, 선배…….”
“시끄러. 옛말에 틀린 말 하나도 없어. 자 따라와. 수련관은 이쪽이다.”
“선배! 선배애!”
안다.
나도 지난 생에 답답하게 살아 봐서 잘 안다.
정직하다는 거, 절대 나쁜 삶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에게 피해 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자격지심을 가지고 자기를 괴롭히면서 살아 봐야, 죽을 때 외로움만 더 커질 뿐이다. 내가 해 봐서 안다.
걱정 마라 민서야.
내가 다른 생각따위 스치지도 못하게 제대로 굴려 줄 테니까!
그렇게 6.30을 일주일 앞두고, 나와 서민서의 특훈이 시작되었다.
삭삭삭삭
스사사삭!
특훈의 시작은 언제나 청하를 가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하늘색의 금속 막대기를 왼손에 쥐고 청하는 오른손에 쥐고 금속 막대와 청하를 현란하게 비볐다. 방송에 나오는 유명 세프처럼 한참을 갈다 보면 청하를 타고 스르르 냉기가 흘러나왔다.
“근데 선배… 그거 소모성 아이템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 숫돌이라고 하나? 그것도 처음보다 많이 얇아진 것 같은데?”
서민서가 내가 쥐고 있는 하늘색 금속 막대기를 가리켰다.
일본어로는 야스리 영어로 샤프닝 스틸, 한국어로는 칼갈이봉. 그리고 내가 붙인 이름은 [서릿돌].
‘크으… 이름 잘 지었다.’
이게 그냥 칼 가는 금속 막대기 같지만 사실은 타키넷에서 사온 오파츠였다.
이름에 괜히 서리가 들어가는 게 아니다. 사용법이야 셰프들이 하듯이 삭삭삭 현란하게 비비면 되지만, 이건 칼날을 세우는 용도가 아니다. 칼을 갈면 갈수록 칼날에 냉기가 축적된다. 그게 진짜 기능이었다.
“괜찮아. 사용하기 전까지는 서리의 힘이 풀려나지 않고 축적되기만 하니까. 잔뜩 축적시켜야 돼서… 이거 다 닳아 버릴 때까지 갈아 놓을 거야.”
그동안 서릿돌이 2/3 이상 닳아 버릴 정도로 열심히 갈아 줬더니 축적된 냉기가 상당했다. 한강에 담그면 한강물도 꽝꽝 얼려 버릴 수준.
“…그럼 얌전히 축적만 해 놓지 왜 대련하는 데 그런 걸 휘둘러요?”
서민서의 목소리에 가시가 돋혔다.
에이… 왜긴.
“그야. 사람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가장 빠르게 성장하니까 그렇지.”
민서야. 이번 생에는 다 같이 행복해야지. 약하면 걷다 가도 돌 맞아 죽는 게 이 세상이란다. 난 네가 그렇게 가는 게 싫다.
“미친…….”
“옳지. 그렇게 독기를 품어야지.”
사르르륵-!
스치기만 해도 얼음상이 되어 버릴 만큼 차가운 칼날이, 사과 껍질을 떠내듯 유려하게 움직이며 서민서를 노렸다. 서민서는 감히 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으아아악!”
파앙-!
서민서가 공간을 넘었다. 나는 녀석의 감각을 읽으며 빠르게 따라붙었다.
팡! 파팡! 파파팡!
서민서가 연달아 공간을 넘는다. 중간중간 검도 휘두르고 방패도 휘두르지만 나에게 맞을 리 없다. 차가운 칼날이 서민서의 머리카락을 스치자 머리카락들이 쩌저정 얼어붙으며 박살이 난다. 하얗게 비산하는 머리카락 사이로 서민서의 요목조목 귀여운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간다.
“서, 선… 꺅!”
팡! 파팡!
‘열다섯 번, 열여섯, 열일곱…….’
특훈은 확실한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미친 오크를 상대할 때는 열 번밖에 [점멸]하지 못했던 녀석이 이제 열다섯 번까지는 거뜬하다.
팡!
‘열여덟 번…….’
그때 서민서가 외쳤다.
“선배! 한계! 선배! 나 죽……!”
아니야 민서야. 넌 할 수 있어. 내가 [만상공감]으로 느껴 보니 잠재력까지 끌어내면 한 번은 더 뛸 거 같다 민서야. 걱정 마. 만약 못 할 거 같으면 적당히 멈춰 줄게.
“자, 못 피하면 얼음덩이가 된다?”
가가각!
겁을 주려고 살짝 땅을 향해 냉기 한 올을 뿜었을 뿐인데, 땅이 얼어붙으면 서리꽃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그 냉기가 퍼지면서 서민서의 눈썹이 하얗게 얼어붙었다. 살짝 흘러내린 선글라스, ‘백야의 안경’ 위로 녀석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진다.
“으아아악!”
프아앙-!
공간이 흔들리면서 억지로 짜낸 마지막 [점멸]이 발동했다.
어거지로 엉거주춤 공간을 넘어가는 서민서. 정말 한계에 한계까지 몰렸는지, 공간을 깔끔하게 넘지 못하고 일그러지는 공간을 따라 서민서의 몸이 잔상처럼 주우욱 길게 늘어났다가 저 멀리에서 튕기듯 간신히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녀석의 모습이 푸딩처럼 흔들린다.
‘와… 저거 멀미 엄청 심하겠네.’
아니나 다를까.
“웨에에엑! 웨엑!”
‘백야의 안경’을 벗어 던지고 눈물 콧물을 다 쏟아 내며 토하는 서민서. 나는 청하를 잘 감싸서 품에 집어넣고 서민서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
“잘했어. 저번보다 한 번 더 늘었잖아? 이제 한 개만 더 늘리면 연속 점멸 스무 번 달성이다! 잘하고 있어. 이렇게만 하면 머지않아 실버 멤버십 자격도 충분하겠다. 그치?”
“미친… 우에에엑! 너, 너 뭐 하는 새… 웨엑!”
“옳지. 옳지. 다 토해.”
“미워… 웩!”
웩웩 토하며 날 원망하는 서민서.
하지만 난 그래도 좋았다. 중요한 건 서민서가 이렇게 눈앞에 살아 있다는 거다. 살아 있으니까 오바이트도 할 수 있고 얼마나 좋냐?
…지난 생에 널 잃어버린 게 날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요즘 새삼 깨닫고 있거든.
“선배… 진짜 이상해… 청계산부터 이상했는데… 요즘 더 이상해졌어…….”
한참을 토한 뒤에 서민서가 혼이 빠져나간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제정신일 수가 없지.’
육삼공 참사. 그날이 다가올수록 더욱더 선명하게 그날이 기억난다.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에도 떨어지는 햇살 한줄기에도. 그날의 비명과 피 냄새가 진하게 묻어난다. 그리고 그때의 참혹한 내 심정도.
평소의 무드를 유지한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했다.
서민서는 내 훈련이 가혹하다고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이것도 많이 참은 거다.
“윽… 선배. 또 왜 분위기가… 괜찮아요?”
문득 자각한 현실 앞에 기분이 점점 하강하고 있을 때.
띠링!
문자가 울렸다.
‘뭐지? 연락 올 곳 없는데… 어라? 도련님?’
데미안 루드비히에게서 온 문자였다.
- 지금 뭐 해요?
갑자기 무슨 일이지? 도련님이? 나는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고 답문을 보냈다.
- 서민서랑 훈련 중이었습니다. 예비역 헌터에서 영웅이 되는 인생 대역전의 시나리오를 그려 보기로 했으니까요. 인생 역전의 영웅의 뒤에는 루드비히 가문의 후원이 있었다. 뭐 이런 그림 그려야 하지 않습니까?
- 아, 그럼 못 놀러 오겠네.
그 순간 밀려들던 우울함이 싹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 예?
- 보상으로 놀러 오게 해 달라면서요. 바쁜 것 같으니 다음에 오세요.
“지, 지금! 지금 가겠습니다!”
아,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대답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서민서를 무시하며 나는 열심히 문자를 보냈다. 몇 번이나 오타를 고쳤는데도 결국 오타를 남기고 만 채로.
- ㅈ지금 가빈다! 감사합니다ㅜㅗ
- …욕한 겁니까?
아, 몰라.
아, 좋아.
배시시 입꼬리가 기어 올라갔다.
아,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지옥 같은 전장으로 걸어 들어가기 전에 이런 행운이?
루드비히 천국에서 영력을 마음껏 불리다가 와야겠다. 나는 서둘러 짐을 챙겨 수련실을 빠져나갔다.
“뭐… 뭐야. 누군데요? 무슨 애인이라도 본 것처럼……?”
서민서가 뭐라고 한 것 같지만 머리에 접수되지는 않았다. 그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건… 루드비히 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