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화-에필로그]
유성원이 성좌 영원한 분노의 ‘코어 던전’에 들어간 지 어언 7년 뒤, 던전 바깥에 있는 지구의 인류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 성좌 영원한 분노의 머리가 하나 더 남았지만 아프리카를 비롯한 모든 인류가 임시 정전 이후 긴장 상태였고, 그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신아영이 계속 세계를 누비며 때론 대화를, 때론 협박을 해 가면서 애쓰는 나날이었지만 결국 의견을 받아 주는 곳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혹자들이 제3차 세계 대전이었다고 부르던 아프리카 검은 대륙군의 침공. 성좌의 명령과 더불어 오랜 세월, 빈곤과 가난에 시달리던 흑인들의 분노가 만든 대전쟁.
1천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어 세계에 큰 우려를 준 전쟁은 결국 성좌 영원한 분노의 기습으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지만,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는 폭발물 같은 존재였다.
특히나 이제 마정석 공학을 비롯한 기술 등으로 인해서 핵무기의 화력만큼이나 강력한 전략 무기를 너도나도 보유했기에 한 명이 폭주하기 시작하면 그대로 인류가 멸망하게 되는 위험천만한 순간이었고, 다들 아프리카가 다시 폭주할까 두려워했었다.
7년 전 성좌 마천루의 습격자의 지시 이후, 아프리카에서 있던 간부들의 회의는 바로 그 인류 멸망의 대위기이자, 분기점이었다.
그리고 그때, 열띤 토론을 하느라 성좌 마천루의 습격자의 간부들은 몰랐지만 이미 그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에 대해서 세계 주요 기관들이 모두 요하네스버그 시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여기서 물러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요! 당신들도 모를란테처럼 신의 뜻을 거스를 생각이오? 우리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이건… 틀린 걸까요? 후우우우~”
“그런 것 같습니다만…….”
“지금부터 미사일 방어 체계와 마법 차단 결계를 비롯한 총 비상사태를… 자, 잠깐!”
[알겠습니다. 그러면 여기까지군요.]
[그럴 줄 알았지! 이 불경한 자들 같으니!]
딱!
세계가 멸망하기 직전, 확전 반대파였던 간부 하나가 손가락을 튕기자 휘하 헌터들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하나 확전 찬성파 간부 또한 마찬가지로 대기시켜 두었던 헌터들을 불렀고, 그렇게 양측이 대치하는 상황. 결국 검은 민족끼리의 내전이 일어나게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 세계인들이었지만, 현실은 살짝 달랐다.
[탐상카! 저 불경한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게! 감히 신의 뜻을 거스르는 어리석은……!]
탕!
찬성파 간부는 희희낙락하면서 가장 먼저 들어온 완전무장을 한 거구의 남성에게 불경자들을 처리하라고 지시했지만, 탐상카는 총구를 들어서 자신의 상관의 머리에 겨누고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다.
그 충격적인 광경에 다른 찬성파 간부 한 명이 놀라서 주변을 돌아봤고, 그는 자신의 회사 소속 헌터를 바라보았는데 그 또한 탐상카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너, 너! 이게 무슨 짓이냐? 시, 시얀다!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죄송합니다, 이사님. 하지만 우리는 서로 싸우다가 멸망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싸우고 노력한 게 아닙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쌓인 시체와 부모와 자식을 잃은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성좌’님의 은혜는 감사한 일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더 나은 미래와 ‘행복’을 추구합니다. 어리석은 역사를 반복할 수 없습니다.]
[이 멍청한……!]
[오히려 이사님을 포함한 목숨 둘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닐까요?]
탕!
그와 동시에 총성이 울렸고, 그렇게 확전을 하고 성좌를 충실히 따르던 찬성파 간부들은 모두 죽게 되었다.
남은 반대파 간부들은 모를란테 부장과 함께 회사를 다시 합쳤고, UN을 포함한 세계 기구와 각 나라에 정전 협정에 대한 승낙과 동시에 피해 보상에 대한 제안을 했고, 당연히 신아영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받아들였다.
[으음… 가끔은 이런 일도 있는 법이지. 하지만 상관없지. 언젠가 또다시 기회는 찾아올 테니 말이야. 키키킥. 이봐, 정말 미안하게 됐어. 하지만 알잖아? 저놈들, 이번엔 넘어가더라도 다음엔 다시 기회가 올 거라고~ 키키킥.]
그것을 보던 성좌 마천루의 습격자는 일이 실패해서 분할 법한데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저 한번 파도를 잘 넘어갔을 뿐, 언젠가 또다시 이런 광기의 찬스가 있을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찬스는 수명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성좌에게 있어 그저 눈 한번 깜빡하면 다시 올 시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인류는 위기를 넘겼다.
폭주하려는 광기 속에서 스스로를 제어했고, 미래와 행복에 대한 계산으로 간신히 서로 간의 대화와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서로에 대해 신뢰까지 생기지는 않았지만 일단 그래도 홀로 폭주하는 성좌 영원한 분노의 남은 머리와 또 코어 던전으로 들어간 유성원의 생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 자신들이 사는 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까지는 결의할 정도의 이해관계는 맞았다.
[우린 복수를… 완료했노라!]
그리고 올림푸스 길드는 결국 성좌 복수의 티탄의 손에 모든 성좌가 지구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유성원에 의해 성좌 제우스가 탈락해 버리고, 성좌 영원한 분노의 기습에 너무나 많은 천공섬과 주력 헌터들이 잡아먹힌 상태라서 속수무책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도를 비롯해서 성좌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과 인류에 대한 지배욕을 가졌던 그들의 속셈을 알고 있었기에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지원을 해 주고 역으로 성좌 복수의 티탄에게 정보 제공을 해서 상황을 바꿔 버린 것이었다.
그 뒤로는 인류는 남은 성좌 영원한 분노의 머리 문제 해결과 유성원 헌터의 생사 확인 이 두 가지가 우선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모든 무력 분쟁과 전쟁을 멈추고, 만약 이런 일이 있을 시엔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참여해서 이를 해결하는 조약 및 무력을 통해서 우위를 가리고 싶다면 전쟁이 아니라, 헌터들 간의 소규모 전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조약을 맺음으로써 다시금 평화를 얻게 되었다.
그 뒤 지구의 인류는 성좌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멈춘 상태의 미묘한 균형을 유지한 채로 마정석 공학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남은 성좌 영원한 분노의 머리를 다시 봉인하게 되는 성과를 내었고, (구)포세이돈 해상 기지는 태평양 국제 연합 사령부로 변하여 봉인을 유지하고 성좌 영원한 분노가 다시 깨어나는 것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
그렇게 유성원 헌터가 코어 던전에 들어가고 8년째.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든 신아영은 완숙한 성인 여성이 되어 이곳 태평양 국제 연합 사령부의 사령관으로 근무하면서 오늘도 저 멀리에서 입을 닫고 눈을 감고 있는 성좌 영원한 분노의 머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같이 들어가는 건데……. 그래도 아직 입 벌리고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살아 있긴 한 것 같은데…….”
지난 8년간 유성원을 대신해서 중국, 인도, 과거 북한 영역을 지배권으로 두게 된 세력을 지휘하느라 많이 고생해서 그런지 또래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니며, 사전에 이런 일을 대비해 둔 유청을 비롯한 기사들이 손을 썼으며 그리고 일부 기간 동안 가울프, 크록베인, 섬멸들과 함께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교훈을 얻은 덕분에 지금까지 용케도 그 모든 것을 이끄는 건 물론 대(對) 성좌 영원한 분노의 머리를 봉인하는 작전까지 성공해서 국제 연합 사령부의 사령관으로 부임하게 되었지만, 매일매일 잠들어 있는 저 성좌 영원한 분노의 머리가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너까지 들어가면 누가 이곳을 지키니?”
“그거야 그렇지만요. 하아아~ 아무튼 빨리 나오기나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저 입이 열리지 않는 한 살아 있을 거라고 위안할 수 있으니 다행이지. 그보다 너, 결혼은 안 할 거니?”
“아빠 나오면 손잡고 해야 하니까 안 할 거라고 했잖아요!”
“그렇지만 벌써 네 나이가…….”
아직 여러 불안 사항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조약은 유지되고 있고, 성좌 영원한 분노의 존재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는 덕분에 일단 지금은 다른 국가들도 무언가 크게 엇나가는 행동을 하지 않고 복구 작업을 비롯해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힘쓰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 봉인을 바라보는 사령부에서도 농담할 수 있는 평온한 상황. 아무튼 모친과 한바탕 티격태격한 신아영은 오늘도 각종 점검 보고서와 세계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를 보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보자… 중국 공산당이 아직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면에서 잘 견제하고 있으니 다행이고, 러시아는 성좌 얼어붙은 지배자 덕분에 우크라이나와 화해 모드로 들어가려 하고 있고, 또… 하아아~ 많다. 게다가 새로이 나타난 성좌들에 대한 자료도 봐야 하고…….”
여러 성좌들을 이 ‘별’에서 떠나게 했지만 그러면 또 다른 손님이 오듯이 ‘성좌’들이 다시금 찾아오곤 했다.
그러면 자연히 그들에 대한 데이터도 보고 상황도 살펴야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로운 멸망급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대충 성좌와 아직 통하는 사제의 말을 들어 보면 아마 이곳에서 성좌 종말자가 크게 덴 것이 소문이 나서 다들 오길 꺼려 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뭐, 성좌의 시간 개념은 인간이랑 다르니까 말이지. 후우~”
[비상사태! 비상사태! ‘성좌 영원한 분노’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비상사태! 비상사태!]
위이이이잉!
그렇게 많은 업무를 해 나가던 중, 갑자기 비상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몬스터 혹은 던전과 같은 긴급 사태 시에 울리는 알람, 그리고 이어서 발표되는 ‘성좌 영원한 분노’의 움직임. 신아영은 업무를 처리하던 걸 멈추고 재빠르게 자신의 전투복과 갑옷, 무장을 걸치고 곧바로 중앙 통제실로 향했다.
그리고 모니터로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았는데, 봉인 쪽은 다행히 무사했고, 유성원이 들어간 ‘성좌 영원한 분노’의 거대한 머리 하나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머리… 깨어납니다! 사령관님!”
“드, 드디어 나오는 건가? 사령관님, 어떻게… 사, 사령관님?”
그것을 보자마자 신아영은 뒤도 안 돌아보고 곧바로 통제실을 나가서 기지 지상으로 올라가서는 근거리를 날 수 있는 제트 바이크에 몸을 싣고 날아올랐다.
고대하던 순간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었다.
저 입이 열려서 괴수들이 다시 나올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녀는 아빠가 돌아올 것이라 굳게 믿으면서 서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성좌 영원한 분노에게 날아갔다.
‘제발… 제발… 제발…….’
마음속에 일어나는 불안감을 억누른 채 그녀는 성좌 영원한 분노의 입이 열리는 곳까지 다가갔다.
그리고 어느새 꽤 많이 벌어져서 안의 풍경이 보일 때쯤, 그녀는 충격적인 것을 확인했는데… 거대한 은빛 갑주를 입은 용인(龍人)의 손에 금빛 갑주의 기사가 축 늘어진 채 들려 있는 모습이었다.
“저, 저건… 설마? 아니야. 아닐 거야. 설마…….”
번쩍번쩍하고 잡티 하나 없는 용인의 은빛 갑주와 달리 황금빛 갑주 여기저기엔 피가 묻어 있었고, 양팔이 보이지 않는 상태.
누가 봐도 패배한 것처럼 보이는 그 모습에 신아영은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불안이 현실이 되었음과 함께 슬픔이 북받쳐 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 손님이 맞이하러 왔나 보군. 그래, 마침 잘되었…….]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당연하지만 돌아오길 고대하던 부친이 8년 만에 시체로 돌아온 것에 분노한 그녀는 노성을 지르면서 그대로 성좌 영원한 분노의 사도에게 달려들었다.
하나, 그것을 본 용인은 당황해서는 팔에 든 유성원을 그녀의 앞에 내밀면서 다급히 외쳤다.
[잠깐! 기다려! 여성이여! 이 지성체는 아직 살아 있다. 검을 거둬라. 엄연히 날 이기고 승리한 기사다. 잘 보란 말이다.]
“살아… 있어?”
[받아 보면 안다. 그리고 뒤에 너희 일행도 있다.]
“어? 살아… 있어.”
돌진하다가 은빛 용인의 말을 들은 신아영은 속도를 낮추고 내려와서 은빛의 용인에게 유성원을 받아 들고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말대로 뒤에서는 본래 유성원이 타고 왔던 전함이 천천히 나오고 있었고, 거기엔 같이 들어갔던 기사들은 물론 처음 성좌 영원한 분노의 두 번째 머리에 먹혔던 천공섬에 있던 사람들의 모습까지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되긴. 그는 ‘승자’의 권리를 얻었을 뿐이다. 우리는 이제 이곳을 떠날 것이고, 다신 오지 않을 것이다.]
“…그, 그래. 그럼…….”
그 말을 남긴 뒤 은빛의 용인은 스스로 물러났고, 전함이 빠져나오자 성좌 영원한 분노의 머리는 스스로 움직여서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마찬가지로 봉인에 있던 머리 쪽 또한 그렇게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워낙 거체라서 시간이 걸릴 뿐이지만, 바닷속의 그림자와 존재감은 확실히 사라지고 있었다.
“정말… 이긴 거구나.”
“…그래, 진짜 뒤지는 줄 알았다. 저 망할 용인 자식, 조건이 아주 그냥! 어? 그보다… 너 아영이 맞냐? 목소리는 알겠는데, 너무 달라져서… 좀 긴가민가한데?”
그때, 품에 있던 유성원이 눈을 뜬 건지 스스로 투구를 벗으면서 몰라보게 달라진 신아영을 발견하고는 긴가민가해하며 물었다.
8년이나 지났지만 수염을 제대로 깎지 않아 수북이 나 있는 거 말곤 크게 늙거나 하지 않은 덕분에 그녀는 빠르게 유성원을 알아볼 수 있었고,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로 그를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그럼 누가 가장 먼저 맞이하러 오겠어? 아, 물론 엄마도 있지만 말이야.”
“그래… 그나저나 나 없는 동안 밖은 어땠냐? 혹시… 다 멸망하고 너희만 남은 건 아니지?”
“응, 우려가 좀 남아 있지만… 아직… 아직은 아니야.”
“그래… 그럼 다행이네. 다행이야. 정말…….”
신아영의 품 안에서 유성원은 8년 만에 마주하는 바다와 태양을 올려다보았다.
시원한 바닷바람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감미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이 ‘별’이야말로 자신들의 고향이고, 소중히 해야 할 곳이라는 걸 다시금 느낀 유성원은 그렇게 미소를 지었고, 신아영은 이젠 인류를 구한 영웅이자 소중한 아빠인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말… 수고 많이 했어요, 아빠.”
삶이란 오직 결과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시작과 끝만 보면 그저 단순히 생과 사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 그려지는 삶을 그리는 것은 그 자신의 몫이다.
무채색으로 칠해져만 가던 유성원의 삶은 ‘각성’ 이후부터 지금까지 아름답게 칠해졌고, 앞으로도 더 아름답게 칠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마침
***
안녕하십니까? AKARU입니다.
이번 작인 ‘SSS급 특성을 받았지만 적당히 살고 싶다’를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작은 뭔가 저 자신이 썼지만 너무나 혼란스러웠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의지를 다지면서 겨우겨우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면서도 역시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처음 계획하고 쓰던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일 정도로 말이죠.
사실 주인공 상부터가 갑자기 일그러지기도 했고, 스토리도 혼란스러워지고, 초반에 잔뜩 내놓았던 상태창 부분과 스킬, 능력치는 후반부엔 완전 무의미해지고… 등등. 이외에도 댓글을 통해 지적해 주신 수많은 단점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부분도 많았는데, 아마 제 욕심과 이상을 능력이 채워 주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느낌으로 허우적대었지만, 그래도 완결까지 봐 주시는 독자분들을 위해서 힘을 냈습니다.
또 주인공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네요.
뭔가 졸렬한 소시민 캐릭터를 유지하고 싶기도 하면서 성장을 하면 캐릭터가 전작들과 너무 유사해질까 봐서 더 혼란이기도 했고… 아무튼 아쉬운 점이 많았던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봐 주신 분들에겐 정말 하해와 같은 마음씨에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 저는 다음 작품에선 어떻게 해야 여러분을 즐겁게 해 드릴 수 있을지 좀 더 깊은 고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만 키보드를 내려놓겠습니다. 그럼! 돌아올 때까지 다들 몸조심하시고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