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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특성을 받았지만 적당히 살고 싶다-13화 (13/293)

[13화]

“하하, 저기, 저희는 절대 황금 기사님을 노릴 생각이 없었습니다. 예. 오해죠, 오해. 저, 저기, 그러니 이만 가도 되겠습니까?”

“음, 그거랑 이거랑은 별개 문제지. 왜냐면 너희가 노리던 놈은 내가 맞거든. 해제.”

놈들은 은근슬쩍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나는 즉시 갑옷을 해제해서 모습을 보여 주어 그들이 노리던 자가 맞는다는 걸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그들은 내 모습을 보자 한 번 더 당황하기 시작한다.

“히이이익! 그러니까 내 말이 맞잖아.”

“아니, 맞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거 완전 잘못 건드린 거잖아! 미친놈아! 좀 제대로 알아보든가!”

“알아봤어! 협회에 내통하는 연줄로 각성자 데이터까지 체크했는데… 스태프였단 말이야. 딱 봐도 비전투계 각성자인 게 분명…….”

스캐빈저들이 협회와 내통하고 있다는 사실은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감하니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튼 놈들을 이대로 놔둘 수 없기에 나는 금방 갑옷을 다시 장비했다.

“뭐, 힘숨찐 짓거리를 한 내 잘못도 조금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 개인 신상까지 파서 사냥하려는 놈들을 놔둘 수는 없지. 아칼론, 섬멸, 나까지 하나씩 맡도록 하자.”

좋아. 상대도 셋, 우리도 셋.

딱 봐도 SSS급 특성으로 소환된 기사들이라 유능할 테니 하나씩 맡으면 충분할 것이다.

또 저놈들은 E급 던전을 도는 각성자를 노리는 스캐빈저 놈들이니 같은 E급 혹은 그 이상이래 봤자 D급일 것이다.

C급쯤 되면 이제 길드 현역으로 취직할 수 있는 등급이므로 이런 짓은 하지 않기도 하고, 이미 스캐빈저들 사이에서는 간부급이라 더 거물들을 상대할 터였다.

“제, 젠장! 도망쳐!”

“어디서 도망을!”

그리고 바로 놈들을 쫓아서 달리는데, 뭔가 이상했다.

딱 서로 신호를 주고받았으면 다 같이 달려야 하는데, 뭔가 혼자서만 나간 듯한 기분이 들어서 살짝 돌아본 순간…

“성천 기사단의 이름하에! 나 섬멸이 너희를 처단하겠다.”

[명령 시퀀스 완료. 은하 기사단 소속 나이트 메탈 골렘 002번 아칼론 출격.]

진짜 염병한다.

나는 이미 쫓고 있는데, 저 깡통이랑 섬멸은 무슨 연극을 하듯이 자기 할 말이랑 포즈까지 다 잡고 나서야 출발하는 것이다.

니들, 지금 셰익스피어 연극에 나오는 거 아니거든?

쟤네가 말하는 동안 이미 스캐빈저 놈들은 각자 흩어져서 도망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친! 기사라는 것들은 도대체 뭔데, 정상이 하나도 없냐?’

“제, 제길! 사, 살려 줘! 노리기는 했어도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잖아.”

“아쉽게도 여긴 법정이 아니라서 말이지.”

“제, 젠장할!”

울상인 얼굴로 내게 자비를 구하는 스캐빈저였지만, 아쉽게도 내게 그런 자비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 자비를 베풀면 내 목숨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는 데다, 뒤탈을 없애려면 여기서 죽이는 게 최고였다.

게다가 이미 얼굴까지 보여 줬으니 더더욱 없애는 게 당연했다.

‘가뜩이나 인상에 박힐 황금 갑옷을 입고 있는데, 분명 다른 놈들에게 나의 존재를 알릴 게 뻔해.’

그러면 귀찮은 일도 일이지만, 우려되는 일도 많기 때문에 그냥 지금 여기서 놈의 목을 치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무튼 추격을 계속하는데, 속도는 내가 우위였지만 역시 전문 스캐빈저라서 그런지 도망치는 센스와 스킬의 효율이 달랐다.

장애물과 던전 입구를 피해 가느라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못 잡고 있었다.

‘하긴 저 녀석들은 사람 사냥이든 몬스터 사냥이든 하기 위해 여기를 싸돌아다녔을 테니까……. 큭! 역시 홈그라운드의 차이가 크군. 투척 무기라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금지당했지.’

‘기사도’니 뭐니 하는 문제로 붙은 제한 때문에 직접 다가가서 칼로 베어 내지 않으면 안 되는 내 한계를 통감하며 계속해서 놈을 쫓는다.

그래도 결국 스테이터스의 차이 때문에 거리는 이제 코앞까지 좁혀졌다.

아까 전에 순식간에 빠져나가던 스킬들이 모두 쿨 다운이 겹친 것이리라.

“잡았어!”

“제, 젠장, 이렇게 된 이상! 던전으로!”

“그렇게는 안 된다아아!”

“으아악!”

놈은 최후의 발악으로 아무 던전 안으로 뛰어들려고 했지만, 재빨리 뛰어든 내가 칼을 찔러 가며 아슬아슬하게 놈을 멈출 수 있었다.

숨이 차오르는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다.

그사이 황금 갑옷은 빠르게 내 몸 상태를 회복시켜 갔고, 나는 놈이 허튼짓을 하지 못하게 그대로 목을 베어 내기로 한다.

“자, 잠깐만! 기다…….”

“그런 거 없다!”

콰직!

난 더 이상 듣지 않고 가차 없이 놈의 목에 검을 꽂아 넣었다.

살과 뼈를 뚫는 소리와 함께 절명해 버린 놈의 머리가 그대로 땅을 굴렀다.

“처음만 어렵지, 두 번째는 나름 쉽군.”

두 번째 살인에 대한 감상을 내뱉으면서 그의 짐들과 떨어진 인벤토리 아이템들을 확인한다.

여러 잡다한 아이템들을 챙기고 난 뒤, 휴대폰을 들어서 놈의 채팅방과 어플리케이션, 사진들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다.

[DOSAL왕의 마인님:거래하기로 한 인간 제물, 아직도 안 구했나? 내가 가격을 적당히 쳐주는 것도 아닌데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안중현:협회도, 길드도 사람 관리를 철저히 하는 걸 어떻게 합니까? 민간인들은 거주 지역이나 도시에서 잘 나오지도 않는데…….]

[DOSAL왕의 마인님:뭐, 나야 상관없어. 도살왕 님에게 바칠 제물이 모자라면 너희 목숨으로 충당하면 되니까…….]

[안중현:아, 아이고! 노력해 보겠습니다.]

“과연 배후에 마인(魔人)의 압력이 있어서 사람들을 노린 거였나?”

역시 힘이 없으면 어디서든 살기 힘든 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챙길 것과 정보를 얻었으니, 시체를 비롯한 쓰레기들을 모조리 던전 안에 처넣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시스템창에서 미니맵을 켜자 ‘아칼론’과 ‘섬멸’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내게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적 포획 완료했습니다. 마스터.]

“으아아! 살려 줘! 놔줘!”

슈우우우! 쿠우웅!

아칼론 녀석은 자기가 기계라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착지하면서 내 앞에 스캐빈저 일행 중 하나를 던져 놓았다.

그러니까 이 녀석, 하늘을 날아서 이걸 잡아 온 거야? 모든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고 돌아다녔다는 거지?

수많은 각성자들이 던전을 왔다 갔다 하는 이런 구역의 하늘을 말이지?

“어휴, 미치겠…….”

“명하신 임무 완료했습니다, 단장님.”

“…….”

하나, 아칼론에게 질 수 없다고 하는 듯이 하늘 너머로 휘황찬란한 날개 4쌍을 펄럭이면서 날아오는 섬멸의 모습이 보였다.

이것들이 쌍으로 날 엿 먹이려고 하는 건가?

난 다급히 휴대폰을 열어서 각성자 커뮤니티 인터넷 게시판에 들어갔다.

“젠장! 아, 이미 사진까지 돌잖아!”

역시나 날아다니면서 설친 아칼론과 섬멸의 사진 및 영상이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었다.

새로운 성좌 세력의 강림이니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여기에 그대로 있다가는 난리가 날 것 같아 일단 여길 떠야겠다고 생각했다.

“야, 그것들 대충 죽이고 시체는 던전에! 그리고 얼른 따라와!”

[명령 접수 완료.]

“즉시 이행하겠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게도 이 명령 하나는 잘 듣고 각자 잡아 온 스캐빈저의 목을 베어 버린 다음 던전에 시체를 던져 버리는 아칼론과 섬멸이었다.

그렇게 둘이 스캐빈저들을 죽인 것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달리면서 눈앞에 새로이 뜨는 보상창을 바라보았다.

[훌륭하다! 인간을 악마의 제물로 바치는 사악한 자들을 처치하였구나! 기사도를 이루어 냈도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스킬 포인트+1 or 기사 소환 or 무구 소환]

그래, 이 스캐빈저들은 엄연히 악인(惡人). 사람을 잡아서 마인(魔人)에게 제물로 넘기는 노예 사냥꾼 같은 놈들이니 당연히 기사도의 토벌 대상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다시 보상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난 고민이 되었다.

“이번엔 닥치고 스킬 포인트지. 급하다! 저 망할 것들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

그래, 일말의 고민도 할 필요가 없다.

혹시나 수수께끼의 비행체와 천사를 조사하기 위해서 다른 각성자들이 몰려오기 전에 저것들을 숨길 만한 스킬을 찾아야만 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저 하늘 위에 위성까지 동원했을지도 모른다.

[마스터, 이렇게 급히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적성 세력은 침묵하였고 던전은 클리어 완료. 거기에 주변에 적대적인 몬스터 없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너희 때문이라고!”

“임무는 훌륭히 완수하였을 터입니다만?”

좌우에서 계속 개소리를 쌍으로 지껄이니 화가 나려고 했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참는다.

지금은 잔소리하는 것보다 이들을 감추어 놓을 스킬을 찾는 것이 더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다급히 움직이면서도 나는 계속 스킬을 찾기 위해 분투한다.

“젠장, 어디엔가 있을 텐데?”

(유니크)베일호드 경의 막사 건축술

(유니크)수라의 나라, 영황 장군의 야전 축조

(유니크)심연 기사들의 무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아니고…….”

일일이 스킬 옵션까지 봐야 해서 시간은 더 오래 걸렸다.

하나 분명히 내가 찾는 스킬은 이 안에 존재할 것이다.

저 기사라는 단어 하나로 인해 아칼론이라는 나이트 메탈 골렘이 있는 것만 해도 이 SSS급 특성의 허용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대변이 가능하니 말이다.

‘있어. 분명히 있긴 있어. 다만 어떤 타입이냐는 게…….’

[(유니크)하늘의 기사, 천강 경의 하늘고래 요새]

하늘고래. 몸길이 1킬로미터의 하늘을 나는 거대한 고래이지만 천강 경과 영혼의 서약을 맺어 평생 그를 지키며 윤회가 될 때마다 그를 따라가기로 했다. 하늘고래의 등 위에 거대한 요새를 만들어 자신의 세계를 지켰다고 하며…….

“더 눈에 띄잖아! 패스!”

내가 원하는 스킬이었지만, 역으로 이런 걸 쓰게 되면 아예 대한민국 전체가 난리가 날 것이다.

좀 더 조용한 것을 찾기 위해서 또다시 분주하게 스킬들을 뒤져 보았다.

그리고 약 10분여를 씨름한 끝에 드디어 이 애물단지 같은 녀석들을 보관할 장소와 관련된 스킬을 찾아낼 수 있었다.

“찾은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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