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언령술사-60화 (60/100)

# 60

시현이 용인시를 구하는 동영상이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는 댓글로 폭발했다.

-그냥 초신성이 아닌 듯?

-국내에 저런 헌터가 있다고....?

-ㄴㄴㄴㄴㄴㄴㄴㄴ. 내 부랄 걸고 없음.

-저 정도면 세체누아냐?

-세체누가 뭔데.

-세계최고누커. 이제 우리나라도 강대국으로?!

-ㅈㄹ 딱 봐도 미국으로 귀화하겠구만.

활약영상도 대단했지만, 꼬마 애한테 100만 원짜리 수표를 건네는 모습은 더 화제였다.

-알고 보니 재벌?

-킹갓재벌 지렸고

-오졌고

-렛잇고~

-하··· 나도 저기 있었으면.... 용돈 받고 싶다..

-너무 잘생긴 것 같아......♥

반응은 다양했다.

조작된 영상이라는 의견부터 시현을 가지고 싶다는 사심까지.

시현의 실력을 두고서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내 생각엔 십좌에 들 것 같은데.

-그건 아직 무리인 듯. 미국다큐채널 가보셈. 괴물들 널리고 널렸음. 10좌가 괜히 10좌가 아님.

-병신아 그건 SPL각성제랑 뽕빨주사 존나 처맞은 거고.

-아 그럼? ㅈㅅ 근데 그래도 안 되지 않나?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던 게이트.

그 중, 가장 빠른 대처를 보인 건 대한민국의 용인시였으니까.

전 세계가 다시금 시현에게 주목했다.

단순히 나이지리아의 영웅이 아니라, 세계에서 주목하는 헌터가 된 것이다.

반면에 시현을 경계하는 집단도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차야를 혼자 섬멸했다는 소문까지 떠돌아다녔기에 파장은 더더욱 컸다.

아무튼, 인류차원에서는 대단히 잘된 일이었다.

가뜩이나 불의의 습격을 받은 가운데 영웅이 탄생한 것이니.

물론 다른 나라들도 피해를 받긴 했지만 습격을 전부 막기는 막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앞으로다.

만일 이게 시작이라면 앞으로는 더욱 더 강한 놈들이 나타날 테니까.

항상 그래왔듯이.

지하가 아닌 불시에 생성되는 게이트였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위협적일 것이다.

이전까지 지구에 소환됐던 던전들이 ‘땅굴’이라면, 이건 전면전이었다.

평화를 위해선, 게이트 원인을 밝혀내고, 충분히 대비를 해야 했다.

.

.

.

그 후 두 달간은 다행히 평화로웠지만 바쁜 나날이 계속되었다.

세계는 머리를 맞대 대비책을 강구했고 습격예상지점을 거점으로 방어기지 구축에 주력했다.

대한민국 역시 바빴다.

3월에 치러진 대선은 모두의 예상대로 이명표 전 헌터관리부 장관의 승리로 돌아갔다.

또한 아진물산의 완전 양도가 끝난 시점이기도 했다.

시현은 아진물산의 회사명을 ‘현자리움’으로 개명했다.

“무슨 뜻입니까?”

시현을 직접 방문한 이명표가 던진 질문이다.

21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가진 비공식자리였다.

시현이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현자리움. 현명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죠.”

“허허.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기존의 기업들과는 달라서 이해하기도 싶고요.”

“그런가요?”

아진물산의 완전 양도과정에서 세금 등에 관련하여 정부 측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다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현이 신경써야할 건 하나도 없었다.

“이제 부지만 얻으면 되는데요.”

“회사를 건설할 부지 말씀이군요. 류건 씨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최대한 크게 구하신다고요? 그래서 제가 미리 봐둔 땅이 한 군데 있는데···.”

이명표는 국토지도를 펼치더니 펜으로 한 지점을 찍었다.

“강원도 양구? 여긴 군사지역이 밀집되있는 곳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수도권과 떨어져 있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직접 보시면 마음에 드실 겁니다.”

강원도 양구.

국방부 소관의 국유지로, 6만평에 이르는 대지였다.

“원래 군사시설을 신설할 부지였는데, 시현님께 시원하게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이러나저러나 이명표에겐 이득이었다.

군사신설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시현에게 군사영토를 양도해줌으로써 더 확실한 안전을 지원받을 수 있을 테니까.

더 이상 시현은 단순한 인적 자원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심볼!

없어서는 안 되는 평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시현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흐음···. 6만평이라. 대학교 캠퍼스 하나도 못 짓겠는데요.”

Y대의 교지면적이 100만평이 넘어가는데, 6만평이면 너무 작은 수치였다.

굳이 비교해서 서울 한복판에 있는 대한타운만 해도 30만평이 넘는 부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6만평으로는 연구소 하나도 제대로 짓지 못할 것이다.

“이왕 주시는 거 여기 다 주시면 안 됩니까? 국유지라고 표시돼있는데.”

“······!”

시현이 가리킨 구역은 헌터기지 건설이 예정된 곳이었다.

“하지만 여긴 대규모 헌터기지가 들어설 자리라···. 제 대선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총 두 곳.

강원도 양구와 경기도 파주에 대규모 헌터기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럼 거길 제가 맡죠.”

“······예?”

이명표는 자신이 잘못 알아들은 게 아닌가 귀를 어루만졌다.

“으음···. 그러니까 지금 그 말씀은 대규모 헌터기지를 시현 씨가 맡겠다는 뜻인지요?”

가히 미친 발상!

하지만 시현은 진지했다.

또 이명표 역시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현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기에!

“양구의 방위를 제가 맡겠다는 얘깁니다. 북한이든 던전이든. 양구를 세계에서 최고로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드리죠.”

“허허허···.”

이명표는 재빨리 머릿속으로 주판을 두들겨봤다.

양구의 세 개의 육군사단을 개편하면서 얻은 자투리 1000만 평.

평택미군기지의 1/3정도 되는 면적으로,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었다.

“흠....”

헌터강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대규모 헌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공략을 내걸었는데.

하지만···

모르겠다!

시현의 말에 따르는 게 무조건 이득이다.

법을 개정하고! 적당한 이유를 만들고!

비난은 피할 수 없겠지만 무력 앞에서는 별 수 없다.

절대무력자의 뜻에 따라 시행하는 수밖에 없다.

이게 나라냐! 하면서 시위가 일어나겠지만······.

그렇게 안 하면 세계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현’을 잃게 될 것이다.

마음을 어느 정도 굳힌 이명표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도대체 거기에 무엇을 하시려고···.”

“현자리움을 지을 겁니다. 헌터기지도 짓고.”

“오오······!”

그나마 다행이다.

헌터기지를 짓는다면 어쨌건 자신의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거니까.

“임대식 민간사업으로 하는 방식으로 한 번 검토해보겠습니다.”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자 시현은 미소 지었다.

“받은 만큼 저도 뭘 드려야겠군요. M던전에서 얻은 정보 중 가장 중요한 것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시현은 악마 류 몬스터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를 테면, 놈들의 약점이나 놈들이 사용하는 스킬부터 시작해서 놈들의 생김새까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결계에 관한 특급정보까지 알려주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알지 못하는 고급정보였다.

“허허! 이 정도면 놈들이 다시 나타나도 걱정 없겠군요.”

시현이 알려준 몬스터의 정보만 200가지가 넘었다.

만약 악마 류 몬스터들의 습공이 재차 벌어진다면 다른 나라보다 더 수월하게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

.

두 달이 더 흘렀을 땐 복잡했던 절차가 모두 끝난 뒤였다.

시현의 현자리움은 앞으로 10년 간 국유지를 임대하게 되었고, 국유지를 개발할 수 있는 권한 또한 얻게 되었다.

물론 머지않아 시현의 사유지가 되겠지만···.

‘좋아, 좋아.’

다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표지판을 지나자, 공중부양 중이던 시현의 발아래에 강원도 양구가 놓였다.

“양구.”

말이 1000만평이지 눈에 한꺼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이정도면 연구소, 각종 실험실, 헌터양성시설 등.

종합헌터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크기!

대단히 좋은 출발이었다.

“시현 씨!”

땅 위에서 류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타앗-

시현이 지면에 착지하자, 이미 도착해있던 류건이 달려왔다.

“이제 시작이시군요.”

“예, 해야 될 게 많네요.”

시현은 하늘을 나는 새처럼 양팔을 벌렸다.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

처음부터 하나하나씩 쌓아올려야 했다.

아무리 건축술이 발전하고 건설에 관한 각종스킬이 존재한다고는 해도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었다.

“그럼 본사직원들은 어떡하실 생각입니까?”

“본사직원들은 굳이 옮길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그쪽 아진타운도 언젠간 제가 가져올 테니까요. 일단 그 전에 연구소와 헌터기지가 우선입니다. 또 외부에 방벽을 쌓고요.”

“방벽이요?”

언뜻 들으면 미국의 펜타곤기지 같은 보안군사시설을 짓는 줄 알 것이다.

하지만 시현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프로텍터라는 게 있습니다.”

“던전 소환에너지를 튕겨내는 장치 말입니까?”

“네. 그 원리를 역으로 이용한다면 던전으로부터 안전한 지대를 세울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수많은 실험이 필요하겠지만요.”

“유토피아를 만들겠다는 얘기로 들리는군요.”

“뭐, 비슷합니다. 신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 유토피아를 건설해야죠.”

시현의 대답에 류건은 흠칫 놀랐다.

몬스터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때려잡는 시현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참 의외였다.

“그럼 시공은 현자리움 건설 팀에 맡기실 겁니까?”

“아뇨.”

절래절래 돌아가는 시현의 고개.

“그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다 짓나요. 중장비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그저 저를 도와줄 건축가와 건물을 지을 자재만 있으면 되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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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프랑스 이노배숑텍쳐 대표 쿠엔틴입니다.”

이노배숑텍쳐.

프랑스에서 알아주는 건축설계 외주업체였다.

“쿠엔틴 씨.”

“예.”

“제가 요구하는 대로 설계만 해주시면 되요. 건축은 내가 할 테니까.”

“예······? 왓?”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바로 착수합시다. 실시!”

시현이 원하는 대로 모든 작업이 착실히 이뤄졌다.

건물의 뼈와 살이 될 자재는 전국 각지에서 양구로 옮겨지는 중이었다.

그리고 혁신적인 설계를 위해 열댓 명이 넘는 이노배숑 팀원들이 머리를 싸맸다.

.

.

.

그로부터 일주일 뒤.

“일단 요청하신대로 중심지만 설계해봤습니다.”

“어디, 한 번 봅시다.”

“여기요. 이렇게 하면 됩니다.”

처음에 지어 올릴 건물은 현자리움의 본사가 될 빌딩!

“음. 그러니까 지하부터 뚫어야겠네요? 지하 10층 높이니까.”

“그렇죠. 이 정도 규모면 지하공사랑 토목공사만 거의···”

광광광광광!

“음···?”

쿠엔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면이 엄청난 속도로 파이기 시작했다.

궁궁궁궁궁!

거대한 드릴이 지반을 뚫듯 거침없이 공사가 시작됐다.

중장비 같은 건 단 하나도 없었지만···.

“뚫어, 뚫어, 뚫어버려라!”

시현의 말에 따라서 지면이 뚫리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미리 준비된 수천 가지의 자재들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다녔다.

눈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슥슥슥슥슥!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진풍경.

수십 만 명의 인부가 동시에 투입된다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마법으로 건물을 뚝딱 짓는 것처럼 찰나 만에 지반시설의 골격이 완성되었다.

그렇다고 부실한 것도 아니었다.

시현은 마치 레고블록 쌓아올리듯 빈틈없이 공사 중이었다.

“왓 더 퍽···.”

건축이 이렇게 간단할 줄이야!

이게 말이 되는가?

쿠엔틴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속도라면 몇 주··· 아니 며칠 만에 끝나겠는데···?’

거기까진 완벽했다.

시현의 계획대로 모든 게 문제없이 진행되었으니까.

며칠 안으로 현자리움의 중심지가 완공될 듯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다음날인 토요일, 문제가 터져버린 것이다.

“시현 씨!”

시현을 찾아온 류건이 어두운 낯빛을 내비치며 말했다.

“군청에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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