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언령술사-32화 (32/100)

# 32

2구역을 맡은 영국 팀.

소환석이 반응하기 시작하자 팀장 존이 무전을 보냈다.

치직-.

“존입니다. 1, 2, 3구역 게이트 발생 감지됐습니다. 모두들 행운을 빕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수고하십쇼.

일단 존의 지휘는 끝났다.

이제 각 팀에서 일을 처리해야한다.

일초라도 더 빨리 처리하는 팀이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과란 것은 비단 ‘수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팀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헌터중앙기구의 헌터들이 만약 공무원이나 국제기구의 공직이었다면 이토록 경쟁하진 않을 터.

하지만 헌터중앙기구는 철저한 상업기구다.

잡는 만큼 벌어들이고 그만큼 포상을 받는 것이 원칙.

컨트롤 타워라고 불리는 세계본부가 하는 일은 그저 각국의 지사로부터 로얄티 및 수수료, 정보를 받으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들을 관리해주는 것뿐이다.

때에 따라서는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즉, 헌터중앙기구는 거대한 프랜차이즈 기업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각국의 헌터중앙기구는 서로가 경쟁의 대상.

그렇기에 기존의 틀을 깨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S팀을 1/2/3군으로 나눈다던가,

별도로 기계융합헌터 팀을 창설한다던가,

SSS팀을 만든다던가.

그런 건 흔한 일이었다.

헌터 계뿐만 아니라, 여느 회사에서나 조직개편은 일어나는 법이니까.

“그런데 한국 팀 말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하지 않아요?”

“그러게. 우리 팀만 왔어도 충분했을 텐데. 진짜 끼워 팔기야 뭐야?”

최소 두 팀을 받아야하는 규모였지만.

영국 팀이 지원을 한 이상, 사실상 다른 팀은 올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공고했던 대로 두 팀을 뽑은 것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한국 팀이었던 것.

그런데 왜 하필 한국 팀이 뽑힌 것인지,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도 그것대로 이상해. D급에 A급 밖에 없는 팀의 지원을 승인했다고? 그것도 수많은 팀 중에 굳이 한국 팀을?”

“맞아. 마치 그들을 꼭 여기에 보내려는 것처럼···.”

존의 생각도 팀원들과 다르지 않았다.

세계본부가 이유 없이 한국 팀을 나이지리아에 파견 보냈을 리 없으니까.

무언가 그래야만 했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치익-

잠시 후 몬스터가 소환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존은 여유롭게 시가담배를 물었다.

‘한국···. 뭔가 숨기고 있는 게 확실해.’

작년 7월에 M던전이 붕괴된 이후 한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텍사스협약에 의거해 M던전에 관한 모든 정보를 7개 국가사이에서 공유해야했지만.

한국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헌터중앙기구의 한국지사 역시 마찬가지.

‘세계본부에서 한국지사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것 같은데···.’

국제적으로 실력도 검증되지 않은 D급이 섞인 팀의 지원을 승인해준 것도 그 이유일 터.

하지만 한국 팀을 굳이 이곳 나이지리아까지 보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분명 뭔가 있어.’

담배를 뻑뻑 빨아대며 고심하는 존.

그런 그에게 서포터 다이애나가 묻는다.

“정말 SSS급의 실력자가 아닐까요?”

“뭐? SSS급이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인데. 갑자기 한국에서 듣도 보도 못한 SSS급이 생겨났다고?”

세상에 그런 재능은 없다.

귀한 원석이라도 세공을 거쳐야하는 것처럼,

아무리 뛰어난 기재여도 실력을 갈고 닦아야하는 것이 현실.

“S급이면 모를까, SSS급의 수준은 재능만으로 되는 게 아니야. 최소 5년 이상의 훈련과 실전을 겪어야하지.”

“저도 동감. 끽해야 S급 3티어 정도 되겠죠. 그 정도면 혼자서도 7성 몬스터 수십 마리쯤은 상대할 수 있으니까. 어차피 3구역은 좁아서 얼마 못 나오잖아요?”

브라이언의 경우, 유럽 기준 S급 1티어였다.

S급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는 뜻.

그리고 2구역의 경우, 3구역의 수십 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최소 수백 마리는 소환될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마지막에 저주스킬이 걸려서.”

“그러게. 그 서포터가 안 나섰으면 실패할 뻔했어. 김지원이라고 했던가?”

베이스캠프에서 있었던 설전과 비아냥.

그 모든 것이 의도된 행동이었다.

언쟁의 대상에게 저주를 퍼부을 수 있는 ‘조건부 스킬’을 걸기 위해서.

‘흑마법’이라 부르는 그것이었다.

스킬을 성공시키기는 까다롭지만 그만큼 들킬 확률이 적었다.

저주의 효과는 대상이 내뱉는 말을 조종하고 듣는 말을 도청하는 것.

애당초 한국 팀이 뽑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부터 영국 팀 본부로부터 하달받은 작전이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연기가 아니었다.

“난 진심이었어. 진짜 같잖더라고. 아시안 놈들.”

유럽 국가 중 인종주의폭력건수가 매년 압도적으로 1위인 영국.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프랑스의 60배에 달하는 것을 보면 이는 정말로 심각한 수치였다.

헌터라는 직종이 생겨나고 국가 간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그 현상은 극대화되었다.

헌터중앙기구 역시 마찬가지.

헌터중앙기구마다 S팀이 있다지만, 모두가 같은 수준인 것은 아니었다.

국가 사정 상 A급이 한 명도 없는 S팀도 있었고.

SS급으로만 가득 찬 S팀도 있었다.

“어쨌든 다이애나 넌 도청이랑 조종이나 잘하고 있어. 그들에 대해서 뭐라도 꼭 알아가야 하니까. 들키지 않게 잘 하고.”

“그래, 다이애나. 여긴 우리한테 맡기라고. 이 정도면 굳이 서포터가 나서지 않아도 될 규모니까. 후딱 끝내고 1구역까지 가서 쓸어버리자고.”

.

.

.

지우우웅-

류건이 던진 소환석 역시 반응하였고,

이윽고 몬스터가 소환되기 시작했다.

광란의 밤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시작됩니다. 주의하세요.”

스멀스멀.

소환석 주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나더니 정면에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암흑 구(求).

냉장고가 통째로 들어갈 수 있을만한 크기.

저번 진홍의 샐러맨더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게이트의 크기가 몬스터들의 규모와 비례합니까?”

“대개는 그렇지요.”

류건이 그렇게 대답하자 김지원이 침을 꼴깍 삼킨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긴장 말고 하던 대로 해. 위험한 상황은 없을 테니까.”

“···네, 오빠.”

솨아아-.

김지원의 손에서 백옥 빛의 봉이 소환됐다.

환하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시현의 손목을 푸른빛으로 비추었다.

“God bless you.”

사아아아아-

A급의 블레스 스킬.

시현은 온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안 그래도 중력훈련을 한 뒤라 가벼웠는데 한층 더 가벼워진 것이다.

더군다나 근력량까지 상승하였다.

아무리 못해도 50%는 늘어났을 것이다.

즉, 카오틱 슈트 한 개를 덧입은 셈.

지원의 버프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유롭고 가벼운 힘이 깃들 것을 명하노니···”

지원이 주문을 외우는 이유는,

특정 스킬의 경우 주문을 외워야 그 진가가 더 발휘되기 때문이었다.

솨아아아아-

B급 버프 헤이스트가 시현의 몸을 둘렀다.

거기다가 마지막으로 앱솔루트 배리어와 화속성의 버프까지 실어주었다.

시현의 몸은 네온사인 마냥 알록달록 빛났다.

B급 이상의 버프만 벌써 6개였기 때문.

팀 전체가 아닌 시현에게만 집중할 수 있으니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기력이 모자라 해주지 못했을 터.

“고마워.”

“고맙긴요. 매번 그렇게 말 안 하셔도 되요. 같은 팀원이잖아요.”

빙긋.

시현은 가볍게 웃은 뒤 정면을 바라보았다.

두두두두두두!

게이트가 진동하고 있었다.

몬스터들이 게이트의 통로를 지나 헤집고 나오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크릉!

퓨에르타 티게르.

잿빛 가죽 털 위에 살굿빛 줄무늬가 그어져있다.

크기는 4미터가 넘고, 그것의 꼬리는 마치 히드라의 머리처럼 끝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있는 모양새.

-크르릉!

퓨에르타 티게르들이 으르렁대며 시현을 경계한다.

그의 강함을 벌써부터 알아보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동물원에 온 느낌이군.”

하여 시현이 먼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크헝!

시현에게 앞발을 휘갈기는 퓨에르타 티게르.

파르르!

강기(剛氣)를 지닌 윈디 크로우(Windy crow)가 회오리치며 시현을 향해 발사되었다.

피부에 닿는 순간 살이 갈기갈기 찢길 정도의 위력.

그것도 무려 수십 줄기의 회오리가 동시에 휘몰아친다.

시현에게로.

콰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순풍이 있으면 역풍이 있는 법.”

시현에게 향하던 윈디 크로우는 방향감을 상실하더니,

반대로 방향을 뒤바꾸었다.

그런 뒤,

콰아아아아아!

퓨에르타 티게르들을 향해 몰아쳤다.

카악!

피육!

-크허엉!

-커헝!

티게르들이 고성을 내지르며 산개한다.

당초 일대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놈들이었기에 여태껏 무리지어 있었지만.

살기 위해선 일단 흩어져야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시현의 원맨쇼가 시작되었다.

카앙!

으그덕-!

퓨에르타 티게르들을 하나 둘씩 차례대로 난자했다.

무자비한 학살의 사냥꾼.

그 말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이 없을 것이다.

두당 4500만원이라는 거금이 시현의 사지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푸욱!

시현의 날카로운 손끝이 퓨에르타 티게르의 목덜미를 관통한다.

장기를 파손시키지 않기 위함이었다.

다른 말로, 사체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함.

촤아아아악!

시뻘건 피가 바닥을 적신지 오래였다.

서포터 김지원이 할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놀라운 광경을 바라보는 것뿐.

매니저 류건은 메모지를 꺼내 무언가를 바쁘게 적고라도 있었지만.

서포터로서는 할 일이 없었다.

상대가 이미 전의를 상실했고 시현에게 충분한 어그로가 끌렸기에 공격을 오지도 않았다.

여기서 얻는 수당을 나누는 것 자체가 미안할 정도였다.

허나 시현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김지원이 큰 일을 해주었다는 것을.

자신의 몸이 그 여느 때보다도 가볍다는 것을.

시현은 마치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독수리처럼.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며 한 마리씩 차근차근 처리했다.

사용한 스킬도 거의 없었기에 기력손실도 적었다.

이대로라면 며칠 밤을 새도 끄떡없을 것이다.

놈들의 수는 이제 겨우 열댓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거의 끝나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퍼더더더덕!

공중으로 에이글 페르콘들이 날아올랐다.

티게르보다도 높은 레어 등급이었기에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머릿수는 스무 마리 정도.

휘이이이-

놈들이 천장 아래로 비행하며 라이트를 가린다.

시현을 교란시키려는 작전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화르르-

시현의 두 주먹이 짙은 진홍빛을 띠었다.

언뜻 보기엔 이글이글 들끓는 용암과도 같은 빛.

그것이 양손으로부터 뻗어나가 천장을 뒤덮는다.

화아아아!

에이글 페르콘들이 날갯짓을 하며 극적으로 돌풍을 일으켜 화재진압에 나섰지만.

애석하게도 화염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닌,

쿠와아아아아-!

폭발까지 일어났다.

그리고 그 뒤로 몬스터들은 더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럴 수가······.”

그 광경에, 김지원은 쩍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고.

류건은 박수를 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분명 화염의 폭발이 에이글 페르콘들을 휩쓸었지만.

그것들의 사체들이 다 하나같이 멀쩡했기 때문이다.

“에이글 페르콘들에게는 가호의 방벽이 함께하죠.”

류건이 설명대로였다.

‘가호의 방벽’이라는 패시브 스킬이 기본적으로 에이글 페르콘의 육체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폭발에도 사체가 터지지 않았던 것이다.

시현 역시 그것까지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이고.

“완벽하군요. 잘 봤습니다.”

아주 좋은 스포츠 경기를 관람했다는 듯, 류건이 시현을 칭찬했다.

한편 지원은 둘의 대화에 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비록 국내에선 손에 꼽히는 서포터였지만 도저히 자신이 비빌 수준이 아닌 것이다.

“사체의 보존률이 이렇게나 뛰어나니 생각보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겠는데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요.”

시현은 돈 생각에 힘든 것도 몰랐다.

이제 척후병은 끝났으니 어서 빨리 본대가 나왔으면 싶었다.

그 사이, 지원은 서둘러 두 손을 뻗었다.

“저, 오빠···. 버프 좀 할게요...”

그녀의 두 손이 시현의 양쪽 가슴 위에 놓인다.

피로도 회복 스킬을 시전하기 위함이었다.

스아아아-

시현은 정기가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헌데 변화가 생긴 것은 지원의 두볼.

은근히 살굿빛이 물들더니 푹 고개를 숙인다.

사심이 들어간 것일까?

지원은 시현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졌다.

어째선지 평소보다 말이 많아보였다.

“오빤 앞으로도 계속 헌터중앙기구에서 일할 생각이에요? 국가와 관련된 일은 안 해요?”

“국가와 관련된 일? 헌터 공무원을 말하는 건가?”

피식.

시현이 비웃는다.

“해달라고 애원해도 안 하지.”

“그렇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상식적으로 요즘 누가 헌터를 공직으로 합니까?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대 헌터 시대.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공무원 헌터 직은 줘도 안 하는 직업이나 다름없었다.

권능을 받았으나 능력이 없는 이들이나 하는 것이 공무원이었다.

다시 말해, 애국심이 투철한 이가 아니고서야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 오빤 나중에 뭐 하시게요?”

“글쎄. 헌터중앙기구 같은 헌터회사나 설립하든가 하려고.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

그것이 시현이 앞으로 걸어 가야할 길.

애당초 비즈니스맨의 꿈을 가졌으며,

현자건설을 세계일류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누누이 말했던 시현이다.

그렇기에, 평생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일단 그 전에 부모님과 관련된 일부터 말끔히 해결해야겠지만.’

또한 회사를 설립할 돈도 모아야할 터.

그의 목표는 아버지의 회사를 되찾고 세계최대의 헌터회사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 말에 류건은 내심 서운했는지 그러한 기색을 내비쳤다.

“큼. 큼.”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아니면 제 회사에 오시는 것도···.”

“크흠-.”

류건이 김지원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잇는다.

“전 일단 영국 팀에 무전을 보내보겠습니다.”

치익-

그럴 필요 없이, 존의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흘러 나왔다.

-2구역 척후 처리 완료. 다른 팀은 어떻습니까?

-1구역 완료입니다.

“3구역도 완료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곧 소환석 증폭이 시작될 테니 다들 주의하시길. 행운을 빕니다.

잠시 후.

무전이 다시금 울렸다.

-존입니다. 2구역 소환석이 증폭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규모가 말도 안 되게 크군요. 음···.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것 같은데. 본부 I팀, 어서 측정바랍니다.

-1구역도 마찬가지. 측정 부탁합니다! 어서요!

난데없이 높아지는 언성.

하지만 3구역 SSS팀의 경우, 시현 앞에 붕 떠있는 소환석은 일체 미동도 없었다.

“왜 우리만 반응이 없는 거죠?”

“설마···.”

그 순간.

드드드드드-

갑작스레 던전이 격동한다.

일반적인 진동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

지진이 일어난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때.

치직-

치직!

나이지리아의 I팀에서부터 무전이 왔다.

-1구역 소환석의 증폭 량이 80442%로 추, 추정! 2구역의 경우, 29315%입니다!

도합 109,757%.

기존의 1097배에 달하는 에너지가 곧 출몰할 몬스터들에게 나눠진다는 뜻.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예측 상 60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죠, 분명···.”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인가?

이유 없이 이런 일이 일어날 리는 없다.

무언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군요.”

터져 나오는 물량을 초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달리 말해, 몬스터들이 던전 밖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죠······?”

“아무래도 놈들이 게이트의 방향을 1, 2구역으로 집중한 듯합니다. 우리 쪽의 게이트는 아예 포기한 거죠.”

“어째서··· 설마 시현 오빠 때문에요?”

끄덕.

“몬스터 놈들에게 뒤통수 한 대 제대로 맞았군.”

류건이 시현에게 다급히 말했다.

“1구역으로 가보죠.”

“예. 제가 최대한 빨리 가보겠습니다.”

“그러세요. 저희가 뒤를 보면서 갈 테니 특별한 사항 있으면 바로 무전해주시고요.”

파앗-!

시현이 앞장섰다.

달려갈수록 격렬한 소리가 가까워졌다.

치직-

치지직.

-1구역에서 알립니다! 존 팀장님, 지원 가능합니까? 이쪽 상황이 너무 어렵습니다. 놈들의 숫자가···!

-우, 우리 쪽도 무리요···.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젠장맞을!

그야말로 총체적난국.

총 팀장 존의 작전이 틀려먹은 것이다.

가장 강한 시현의 한국 팀을 중앙에 배치했어야 이런 사달이 나지 않았을 터인데.

자신만만해하던 영국 팀은 자신들의 구역을 막기도 급급했다.

고작 20000%의 증폭을 상대하는 영국 팀이 그 정도인데.

80000% 증폭의 몬스터들을 막고 있는 나이지리아 팀은 오죽할까?

결국엔,

-터, 터졌습니다······. 놈들을 놓쳤어요...

-뭐, 뭐요? 지금 제정신이요?! 어디로 놓쳤단 말입니까?

-던전.... 놈들이 던전 밖으로 탈출했습니다....

그것은 재앙.

나이지리아에 헬 게이트(Hell gate)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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