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헌터 매니저는 때려치웁니다-25화 (25/68)

EP.24)붉은 머리의 이사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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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오빠아~!”

일이 바빠 오랜만에 찾아 미안했는데, 기뻐하며 내게 안기는 소민에 더욱 미안함이 커진다.

하여튼… 차라리 보고 싶다며 연락이라도 하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오겠건만.

늘 내게 오지 말라며, 간호사 언니하고 잘 놀고 있다며, 웃던 녀석이 나를 보자 파병 갔다 돌아온 것마냥 꼭 껴안는다.

야윈 품에 마음이 더욱 아파왔다.

그치만 수술 날짜도 얼마 안 남았고.

곧 병원밥 대신 맛있는 식사를 먹일 수 있으니 울적할 필요는 없겠지.

사들고 온 선물을 놔두고 소민이와 모처럼 담소를 나누었다.

“오빠 없어도 밥 잘 먹었지?”

“피, 내가 애기야? 잘 먹었거등?”

내 눈엔 애기 같은데.

나이 차이는 고작 4살 차이지만, 어릴 적부터 동생을 홀로 키워온 탓일까.

성인이 됐음에도 애 같았다.

“어제 간호사 언니랑은 잘 놀았어?”

“응! 잘 놀고 있지~ 어제… 아, 아니당. 히히.”

말을 하다 마는 소민에 굳이 묻지는 않았다.

간호사 한 분이랑 제법 죽이 잘 맞다며 좋아하던 소민이었는데.

난 아직 본 적이 없었었다.

가끔 병실이 정리되어 있거나, 못 보던 물건이 있으면 누가 그랬냐는 질문에 간호사 언니라고 했었었는데.

일하느라 자주 못 왔던 나를 대신해 동생과 놀아주는 고마운 분이셨었다.

그러고 보니, 감사인사 한 번 못 드렸네.

수술하기 전에 한번 인사를 드려야되지 않을까 싶어 소민이에게 물었다.

“우리 소민이 늘 잘 돌봐주시는 간호사 언니 이름이 뭐야? 감사 인사라도 해야할 거 같은데. 수술 하기 전에.”

하지만 소민이는 눈을 말똥하게 뜨곤 인형마냥 굳어버렸다.

어제 간호사 언니가 묶어줬다며 자랑한, 양갈래로 땋아 늘어진 앙증맞은 머리칼에 아직 채 젖살이 빠지지 않은 건지 통통한 볼을 하고서는 눈마저 똥그랗게 뜨니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보통 남매들 사이는 헐뜯기 바쁘다던데.

소민이는 동생보다 딸 같아서 그런지, 마냥 귀엽다.

“아.. 하하, 아니, 나도 이름은 몰라. 그, 뭐.. 항상 언니 언니 해서.”

“…그래? 간호사면 명찰 달고 있지 않나?”

“모, 몰라? 못 봤던 거 같은데엥… 그보다 오빤 별 일 없오?”

화제를 넘기는 소민에 기쁜 소식을 알려주기로 했다. 늘 내가 그 미친년들한테 시달리는 걸 안타까워했던 녀석이었으니까.

“놀라지마, 오빠 그 미친년들 파티 그만뒀어.”

“와! 정말?”

“그럼~ 길드장님께서 감사하게도 사표수리 바로 해주셨거든. 그리고 퇴직금에 보너스까지 넣어서 두둑하게 챙겨주셨어. 동생 수술비에 보태 쓰라고.”

“길드장님이란 분 진짜 좋은 분이셨네. 어쨌든 너무 다행이야 오빠.. 나 사실 늘 마음 아팠거든… 오빠 힘 없는 목소리 들으면 울적해지구…”

제 몸 아픈 녀석이 누굴 걱정하는 거야.

그래도 그런 녀석이 기특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젠 괜찮아. 그리고 좋은 헌터님도 만났거든.”

“정말? 진짜 예뻐?”

“응? 여자라고 안 했는데?”

“아… 하, 하하… 그 썅뇬들 때문에 당연히 여자헌터일 거라 생각했나봐.”

“썅뇬이라니, 말 예쁘게 해야지. 여자 헌터는 맞아. 유서윤 헌터라고.”

“히… 미안. 그 분은 잘해주셔?”

“엄청 잘해줘. 세상에 이런 헌터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오늘도 헌터님이 동생한테 가보라고 해서 온 거야. 하루간 잘 보살펴주라고. 내일부터 엄청 바쁠거거든.”

유서윤 헌터를 만난 건 정말이지 복이었다.

그것도 아주 큰 복.

실력 좋은 헌터들은 대개 으스대기 일수였고, 매니저란 직업을 자신의 종놈 정도로 보는 게 일반적이었었다.

하지만 유서윤은 늘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여자였다.

만약 내가 헌터였다면 한 번은 대시해보고 싶을 정도로, 멋진 여자였다.

“어, 뭐야. 오빠 왜 웃어?”

“..어? 누, 누가 웃었다는 거야.”

“뭐야, 방금 웃었거든? 설마 그 헌터님 생각하면서 웃은 거야?”

“…아, 아니거든. 우리 동생 보니까 좋아서 그런 거거든?”

“핏… 웃기시네. 내가 오빠를 모를까봐? 그 헌터님 좋아하는구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꼬리를 잡고 늘어진대.

새초롬히 삐죽대는 입술이 내 관심을 뺏긴 것에 대한 불만표출인가?

그 오리 같은 주둥이가 귀여워 피식 웃으며 소민이의 팔뚝을 쓰다듬었다.

“내 마음 속 1번은 늘 우리 소민이야. 걱정마.”

“뭐야. 그럼 2번은 그 헌터님이란 거네..?!”

…어, 음.

그게 그렇게 되나?

“오늘따라 왜 이러셔? 오빠 자주 안 왔다고 항의하는 거야?”

“…아, 아니거든, 그냥. 그래서...”

“뭐가 아닌데~?”

익살스런 나의 물음에 소민이가 잠시 울적한 표정을 지었다.

스쳐봐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소민이와 난, 혈육으로 이어진 각별한 사이였으니까.

그 미친년4인조를 맡으며 버틸 수 있었던 모든 원동력도 소민이었을 정도로.

발끝에 산봉우리마냥 솟은 이불을 꼼지락대며 잠시 머뭇대던 소민이 입을 열었다.

“…그 헌터님 안 좋아하면 안 돼?”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안 좋아한다니까? 그분은 예쁘신데다 A급 헌터라구. 감히 이 오빠가 좋아할 할 깜냥이 되겠니?”

“피… 알았어.”

…거기서 알겠다고 하면 어쩌자는 거냐.

이 오빠 그래도, S급 헌터한테 집착 받는 남자라고.

하지만 입 밖으로 떠벌릴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응원이라도 해줘야할 판에 좋아하지말라는 뜻 모를 얘길하는 소민이에 의중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수술이 다가오니 심란한 건가?

“근데 왜 좋아하지 말란 거야?”

“아니.. 그냥..”

“어허, 그냥 그러는게 어딨어.”

“아니… 나는… 그, 이사벨라 언니가 좋아서…”

느닷없이 등장한 이사벨라는 단어에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마치 번지점프를 하듯.

여기서 이사벨라 이름이 왜 나오는 거지?

헤어진지 5년이나 된 전여친의 이름이?

소민이와 친자매마냥 각별한 사이였단 건 알지만, 헤어진 이후로 내게 일절 이사벨라에 대해 묻지 않던 동생이었는데….

아무래도 우리 동생께서 큰 수술을 앞두고 많이 심란한 모양이다.

“풋, 이사벨라는 무슨… 그 헌터님이 훨씬 좋은 분이야. 우리 소민이도 한 번 보면 푹 빠져들걸?”

“그치만…”

“아, 오늘 입원비 납부날이네. 오빠 데스크 갔다올 테니까 기다려, 알겠지?”

“어? 으응.”

일부러 소민이의 말을 끊었다.

이사벨라, 헌터가 되었다는 이유로 날 차버린 전여친. 그래놓고는 5년이 지나서도 고작 C급 헌터로 레이드판을 전전하며 파티원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던 그녀의 모습은 내게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차라리.

차라리 성공해 떵떵거리기라도 하던지.

아니면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그냥 당당하기라도 하던지.

그러면 열이 받아 이런 찝찝한 동정심 따위는 들지 않았을 텐데.

사정이 있었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지만, 스쳐보내버렸다.

그때는 취기가 오른 탓에, 부질 없는 궁금증이 들었을 뿐이었다.

이제와, 5년이나 지난 시간 동안 단 한번의 연락도 없었던 그녀의 사정이 내게 중요할 리 없었다.

부디.

더 이상 마주치지 않기를 빌어볼 뿐.

그때의 찝찝한 동정심을 또 느끼고 싶지는 않았었으니까.

병실을 빠져나온 난, 곧장 데스크로 향했다.

데스크엔 세련된 세미정장을 입은 행정직원 몇 분이 있었다.

“한달 치 입원비 납부하려고요.”

“네~ 잠시만요~”

이미 내 얼굴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귀찮은 확인 없이 바로 결제를 진행해주는 직원.

결제를 마치고 카드를 다시 돌려받은 난, 걸음을 돌리려다 문득 소민이가 말하던 간호사 언니가 떠올라 멈추었다.

“아, 혹시 저희 소민이랑 친하게 지내시는 간호사분 아세요? 어제도 간호사 언니가 같이 놀아주셨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수술 전에 오빠로서 감사인사 한번 드리고 싶어서요.”

“이소민 환자분이랑요?”

나의 질문에 직원이 서로 번갈아 쳐다보았다.

하지만 의문이 가득한 눈빛은 답을 찾지 못한 듯했고, 다시 내게 돌아왔다.

“어제… 어떤 간호사님이신지는 저희도 알아봐야할 것 같아요. 근데… 아마 어제는 남자 간호사 분이셨을 건데…?”

“네..? 분명 간호사 언니라고.. 하던데.”

“흐음… 어제 마력제어병실 담당이 이동근 간호사님이긴 했는데 혹시 모르죠 뭐, 다른 분이 잠깐 들리셨을 수도. 근데… 이소민 환자분 병실에 자주 가던 간호사님이 계신가? 마력제어병실이라 자주 드나들기 힘들 텐데..”

아무래도 답은 우리 소민이한테 찾아야할 듯싶다.

여기 직원분들도 행정직원이다보니 정확히 모르시는 듯했고.

“동생한테 물어볼게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그나저나 친한 간호사 언니라며 어떻게 이름을 모른다는 거람.

병실 앞에 비치된,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다시 병실로 들어간 난 병상에 기대 티비를 보고 있는 소민이에게 다가갔다.

“소민아?”

“웅?”

“어제 남자 간호사가 담당이었다는데, 간호사 언니는 대체 누구야?”

“으응..? 쿠, 쿨럭! 쿨럭쿨럭!”

나의 물음에 잠시 굳어있던 소민이 불현듯 복부를 잡으며 기침을 해댔고, 난 내가 뱉은 질문이 무엇인지 잊을 정도로 다급히 소민이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우며 걱정해야했다.

기침은 소민이에게 위험했다.

이식 수술 장기가 폐인데다 수술 부위도 주로 호흡기 쪽이었으니까.

ㅡ쿨럭쿨럭!

“소, 소민아! 괜찮아?!”

**

강원도 북부 교도소.

강원도 속초 인근과 동해 바다에 인접해 있는 교도소는 철통보안과 죄수들의 교화율이 높은 것으로 대통령 표창장까지 받은 곳이었었다.

시설 역시, 다른 교도소들에 비해 깔끔했으며 주로 오는 죄수들은 교화율이 높은 `타의적 범죄자`들이었었는데.

제 의지보다 타인의 의지로 인해 범죄를, 혹은 우발적보다 `실수`에 가까운 범죄를 저지르고 온 죄수들이다보니 모범수 비율도 상당했었었다.

“138번 면회 시작합니다.”

그 교도소에서도 늘 모범수를 놓치지 않았던 성실함의 표상인 138번은 교도관들과도 우애롭게 지내었고, 죄수들과도 불화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오십을 바라보는 지긋한 나이의 138번. 오늘은 제 딸과의 면회가 있는 날이었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름대로 정리를 한 138번은 면회실을 들어서며 미소지을 수밖에 없었다.

모범수에게 특혜로 제공되는 밀접면회실에 앉아있는 사랑스런 제 딸이 웃는데,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빠아~!”

그런 딸이 쪼르르 달려와 품에 안겼다.

지긋한 주름이, 기분 좋게 깊어진다.

“원 녀석도.”

딸을 꽈악 안으며 세상에서 하나 뿐인 소중한 딸의 존재를 품 속에 새기는 138번.

“아빠, 어서 이것 좀 먹어.”

포옹을 풀자 이미 테이블에 맛난 음식들을 차려둔 딸이 재촉을 해댔다.

싸오지 않아도 된다고.

교도소 밥 잘 나오니까 이런 거에 돈 쓰지 말라며 늘 만류하지만.

자신을 닮아 고집이 센 딸에 백기를 들고는 테이블에 앉아 딸과의 식사를 시작하는 138번의 입가엔 행복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일은 할만 하고?”

“그럼요~ 길드원분들 다 잘해주셔요.”

“그래? 천만다행이구나. 역시 우리 딸이라면 어디 가서 미움 받을 아이는 아니지.”

“호호, 그럼요~ 길드장님도 잘해주시고... 다들, 잘해주셔요..”

아비의 물음에 차마 말할 수는 없었다.

길드장에게 당하는 부조리한 일들.

노예계약서로 인해 진급시험조차 보지 못하는 신세와 착취 당하는 임금까지도.

자신만 참으면 될 일이다.

교도소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을 아버지에게 자신의 고충을 토로하고 싶지 않았다.

눈물 없이는 토로하기 힘들 일들이고, 아버지에게 토로한들 달라질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

그저.

어떤 날에는.

누군가의 품에 안겨.

한없이 눈물을 쏟고 싶을 때가 있을 뿐.

슬픔을 덮어버린 그녀는 사온 음식들을 맛있게 먹는 아버지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자신을 위해 이곳에 계신 아버지임을 잘 알기에.

그녀는 결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었다.

비록.

살인자의 딸이라는....

가슴 아픈 오명이 붙었다하더라도.

자신만큼은 아버지를 챙기고 보듬어야한다 생각하는 그녀였다.

식사를 마친 138번이 잠시 딸아이를 바라보았다.

늘 긍정적이고 매사에 신실한 딸.

그런 딸의 뒷바라지를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가슴을 짓누른다.

저 미소 속에, 저 붉은빛 어여쁜 눈동자 속에 슬픔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교도소에 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기에.

그는 애써 슬픔을 삼킬 뿐이었다.

“아빠 나가거든, 아빠 신경쓰지 말고 일 열심히 해야돼. 알겠지? 아빠 여기서 기술도 많이 배웠어. 그러니까 누누히 말하지만 생활비 같은 거 줄 필요 없단다. 알겠지? 벨라야.”

교도소를 나가서라도 딸의 짐이 될까.

노파심에 입버릇처럼 나오는 잔소리, 그에 딸 이사벨라는 눈을 흘겼다.

“흥. 나 돈 잘 벌거든? 생활비가 아니라 용돈 받는다 생각해. 부모가 자식한테 용돈 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구.”

딸의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자신이 데리고 온 벨라의 새어머니는 아카데미에 다니며 받은 장학금까지 홀라당 털어간 것도 모자라 벨라의 명의로 대출까지 받아 탕진해버린 것을 알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물론 딸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못난 아비라 미안할 뿐.

그런 자신에게서 어떻게 저런 딸이 자랐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그가 딸의 손을 잡았다.

“미안하다... 미안해. 전부 아빠 잘못이야. 아빠가 그러지만 않았어도.. 지금 넌 더 좋은 길드에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아카데미에서 최상위 성적권을 놓치지 않았던 딸이었다. 실기, 필기 모두.

하지만 자신의 과오로 인해 딸은 무죄판결이 나기 전까지 아카데미에서 강제휴학을 당해야했었다.

헌터의 윤리성과 법제의식에 대해 엄격한 사회 분위기상, 무죄판결이 나기 전에는 아카데미에 다닐 수 없었던 것이다.

긴 시간이었다.

다행히 자신이 행했던 일들에 대해서만 유죄판결이 나왔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었던 딸은 무죄판결이 나왔었다.

하지만 2년이란 긴 시간 탓, 그리고... 살인자의 딸이라는 이유로 벨라는 아카데미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부진하게 끝이난 졸업에 입사가 확실시 됐던 대형 길드가 아닌, 이름없는 중소길드에 들어가고 만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가슴이 미어지는 일이었었다.

하지만 이사벨라는 아무 일 아니라는듯, 싱긋 웃었다.

“지금 있는 길드도 좋은 곳이니까 걱정마셔요. 그리고 그 얘긴 안 하기로 했잖아. 미안하다고 하지마. 아빠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세상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알잖아.”

아버지의 처진 어깨를 다독이는 이사벨라.

그가 하지 않았더라면, 언젠가 자신이 그랬을지도 모르기에.

아버지의 헌신은 비록 법이라는 굴레에 징역이란 판결을 받았지만.

자신만은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무죄라는 것을.

“그러니까 어깨 펴. 안 그럼 아빠 안 볼 거야. 진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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