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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랭커 회귀하다-409화 (409/500)

# 409

새로운 무기 (3)

“하, 이 새끼들이……!”

로칸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이것들이 감히 누구에게 건방을 떨어? 고작해야 열 명이나 되는 인원으로 자신을 잡겠다고 나섰단 말이지?

이들의 오만을 깨부수기 위해 로칸이 투지의 도끼를 꺼내 들었다.

뀨웃!

슬쩍 눈길을 던지니 카이 쪽에도 제법 많은 숫자가 붙었다.

그래 봤자 하이 마스터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들이지만, 마스터 스킬을 마구 뿌려 대고 있었고 공격보다 보조하는 데 많은 스킬을 투자한 까닭에 카이는 놈들을 쉽게 처리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예 카이를 사냥하기 위해 스킬 조합을 맞춘 것처럼 제법 유효해 보이는 스킬들이 마구 쏟아졌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카이 역시 그랜드 마스터급이다.

단번에 처리는 어려울지 몰라도 놈들을 농락하며 천천히 수를 줄이고 있었고, 큰 이변이 없는 한 최종적인 승리 역시 가져갈 것이 분명해 보였다.

“전설을 타는 자.”

로칸이 스킬까지 써 준다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지겠지.

대붕으로 변한 카이는 즉시 붉은 유성을 사용해 놈들을 깔아뭉개고 저항하는 이들을 부리로 쪼고 씹고 삼키며 레이드 몬스터급의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해가 없을 수는 없었는지 몸에 잔상처가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것들 봐라…….’

그러는 동안에도 자신을 포위한 놈들은 돌아보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동료 혹은 부하들을 믿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목표는 오직 로칸뿐이라는 것인지, 진영을 짜고 언제든지 덤벼들 준비만을 하고 있었다.

“안 오면 내가 가지.”

선공을 취해도 모자랄 판에 수비적인 자세 따위를 취한다고?

로칸이 코웃음을 치며 힘을 일으켰다.

아마 방어나 카운터에 대한 대비가 있겠지만 그런 것쯤,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르면 그만이었다.

압도적인 폭력 앞에는 장사가 없으니까.

“광풍 현신, 전신 무쌍, 피의 각성!”

폭력의 거인이 현신하였다.

로칸의 몸이 부풀어 오르며 대들보처럼 우뚝 서자 누가 누구를 포위한 것인지 모를 지경.

그러나 상대 역시 예상했다는 듯 각자의 수를 하나씩 꺼내 들었다.

로칸을 잡기 위해 맞춤형으로 가져온 창조 스킬들을 발동시켰다.

“지하 세계의 영광!”

“……!”

쿠구구구구궁!

지형이 바뀌었다.

매스 텔레포트로 그들 모두를 이끌고 다른 장소로 이동한 것처럼 눈앞에 다른 지형이 펼쳐졌다.

정확히는 블루 드래곤의 때와 마찬가지로 결계가 생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겠지만, 그때보다도 훨씬 넓은 지형에 오직 그들만이 존재했다.

다만 거추장스러운 것은 낮은 천장.

장소는 넓었지만 층고가 낮은 까닭에 손해를 보는 것은 로칸일 수밖에 없었다.

“같잖은 짓을 하는군!”

콰앙! 쿠구구구구구궁.

그러나 그런 어설픈 짓에 당할 로칸이 아니다. 자신의 행동을 제약하기 위한 놈들의 의중을 파악하자마자 로칸은 그들이 아닌 천장을 두들겼다.

단단하기 짝이 없는 특수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천장을 부수고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피해!”

적들에게 낙석 효과를 일으킨 것은 덤이다.

의도는 좋았으나 그것도 상대가 어느 정도일 때의 이야기.

압도적인 힘과 경험을 갖춘 로칸에게는 어린애 장난 같은 수작일 뿐이었다.

“휠 윈드!”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로칸은 광풍의 배틀 액스가 파괴되며 떨어져 나온 타락을 봉인한 쇠사슬을 이미 투지의 도끼에 장착한 상태였다.

길게 늘어뜨린 도끼를 회전시키며 일거에 그들을 쓸어버렸다.

“흉내 내기의 거울!”

콰앙!

그러나 로칸의 공격 역시 성공하지는 못했다.

잘하면 한 방에 몇을 쓸어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 또한 예상했다는 듯 다른 자가 창조 스킬을 발동시킨 것이다.

로칸의 사방으로 거대한 거울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똑같은 형상을 띠고 있는 거인들이 출현해 공격을 막았다.

능력을 완전히 복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 놈을 희생시켜 공격을 저지하고 무기의 회수를 늦추는 것쯤은 가능했고, 그사이 나머지 놈들이 로칸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흥, 분신 소환!”

그러나 이 싸움이 완벽히 일대일인 것은 아니다. 로칸 역시 자신의 분신을 소환해 그들을 막아 냈다.

거울이 복사해 낸 가짜 로칸의 능력치가 원판의 50% 정도라면 분신은 80%다.

3 대 1이라고는 하지만 힘의 차이가 분명했기에 상대하는 데 지장은 전혀 없었다.

“복수의 권능!”

그때, 복수의 신의 사도가 권능을 발휘했다.

신물로 내려 받은 오브를 사용해 모두에게 복수의 힘을 부여한 것이다.

그것은 가짜 로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됐고, 두 마리 째의 가짜를 처치했을 때 분신은 연기로 변해 사라져 버렸다.

“권능 : 지하 세계의 주민!”

그사이, 지형을 바꾸었던 자 역시 권능을 사용했다.

키히히히히히히.

괴기스러운 웃음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어떤 존재들이 튀어나왔다.

제 이름과 종족조차 잊은 지하 세계의 주민들. 그들이 아귀처럼 로칸을 향해 달려들었다.

“강철의 의지!”

“칼날의 탐욕자!”

“악신의 강림!”

그뿐 아니다. 근접 계열의 능력을 가진 그랜드 마스터들이 일제히 저마다의 권능을 일으키며 달려들었다.

로칸을 상처 입히고 그 상처를 더욱 벌려 놓기 위해서,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건방을 떠는군. 프로즌 월드.”

쩌저저저저적!

그 순간 로칸의 눈빛이 변했다. 그랜드 마스터이자 사도의 힘을 갖춘 그들의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패배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서리의 힘을 일으켜 주변을 얼음의 땅으로 만들고, 새로운 힘을 일으켰다.

“불과 얼음의 노래.”

그 순간 불과 얼음의 상반된 힘이 로칸에게 깃들었다.

가짜 로칸에게 잠시 붙들린 투지의 도끼는 이미 회수한 상태.

그것을 횡으로 쓸며 한 방에 수십 마리의 지하 세계 주민들을 뭉개 버렸다.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눌렀다.

화르륵! 쩌저적!

투지의 도끼가 지나간 자리에 두 쪽이 난 얼음덩이들이 남았고, 그 위로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올랐다.

평범한 마법적 효과 따위로는 절대 꺼뜨릴 수 없는 지옥의 불길이 뒤이어 덤벼들던 놈들의 몸으로 옮겨 붙었다.

“흥!”

하지만 로칸도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복수의 권능 효과가 발동하며 공격력에 비례한 일정 대미지가 그에게도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불사의 권능을 지닌 로칸에게는 큰 의미 없는 충격일 따름이다.

오히려 생명력이 하락하는 것을 반기듯 거침없는 학살을 자행했다.

[타이틀 불굴의 의지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100% 상승합니다.]

덕분에 아주 빠르게 불굴의 의지 효과가 발동했다. 생명력이 10% 이하로 떨어진 대신, 능력치가 2배로 폭증하며 더욱 강력한 괴물을 만들어 내었다.

“불의 신의 권능!”

상대측에 불의 신의 사도가 있는지 얼른 권능을 사용해 보호했지만, 기껏해야 지형 효과를 무시하고 화염 대미지를 감소시키는 것이 고작이었다.

“조급함의 저주!”

“흡혈 마목의 올가미!”

[조급함의 저주가 노출되셨습니다.]

[모든 스킬의 지속 시간이 감소합니다.]

[흡혈 마목에게 붙잡히셨습니다. 생명력과 근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합니다.]

이어 쏟아지는 각종 메즈기와 디버프.

모두 로칸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지속 시간을 감소시키고 발목을 잡아 두기 위한 것들이었다.

“지옥 화염.”

화르르륵!

그러나 순순히 당해 줄 로칸이 아니다.

뿌리와 줄기로 껴안듯 자신을 옭아맨 흡혈 마목을 불태우고 속박을 끊어 냈다.

그 틈을 노리고 다가오던 적들까지 함께 불살라 버렸다.

“쏟아부어!”

그런 로칸을 향해 사도의 힘이 쏟아졌다.

창조 스킬과 사도의 힘.

창조 스킬을 두 개씩 가진 것 같은 모습이었으니 그들의 자신감도 이해는 되었지만, 그래 봤자 초월자의 능력.

반면 이쪽은 반신의 경지에 이른 힘이다.

“크허허허허허헝!”

그가 일으킨 광기의 외침이 적들의 뇌신경을 마비시켰다.

각자가 모시는 신의 신성이 깃들어 있지 않았다면 그대로 끝장이 났을 터.

로칸이 강하게 발을 구르며 짓쳐 들자 기겁을 한 녀석들이 얼른 다음 수를 꺼내 놓았다.

“지하 세계의 영광, 해제!”

“별자리의 연회장!”

그 순간, 또다시 지형이 바뀌었다.

아니, 이것을 지형이라고 보아도 좋을까? 우주의 어딘가를 유영하듯 붕 뜬 느낌과 함께 동작이 굼떠졌다.

마치 처음 지상에서 천상으로 향하던 그때와 같달까.

‘제길.’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쯤은 로칸도 잘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잠잠하던 별자리의 신.

그의 사도가 힘을 끌어모아 이런 지형을 만들어 낸 것이다.

“갤럭시 스트라이크!”

놈이 요술봉 같은 완드를 휘두르자 무지막지한 기세가 느껴졌다. 우주를 유영하던 운석들이 로칸을 향해 내리꽂히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그를 향해 폭격했다.

콰광! 콰과과과과과광!

제아무리 로칸이라도 운석의 질량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자칫했다가는 머리가 으깨져 불사의 권능을 무시한 죽음이 찾아올 테니까.

때문에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 틈을 노린 놈들의 공격이 지속되었다.

“앱솔루트 실드!”

“칼바람의 흉터!”

물론 그들이라고 운석 폭격으로부터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같은 자리에 있는 이상 위험은 동일했고, 다만 덩치가 큰 로칸에게 대부분의 운석이 처박힐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혼자가 아니다.

애초부터 각자의 영역을 지정해 두었는지 누군가를 방어를 담당하고, 또 누군가는 로칸에게 차분히 상처를 입히기 위해 조합 스킬, 마스터 스킬, 창조 스킬, 사도의 힘을 마음껏 쏟아부었다.

“무혼 각성!”

광풍의 배틀 액스가 파괴되어 세트 아이템에 무혼 각성을 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랬다면 훨씬 강화된 힘으로 운석이든 방어막이든 짓뭉개 버렸을 텐데.

아쉬운 대로 파괴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마신의 힘을 일깨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었다.

천천히 걸음을 떼며 구석에 처박힌 적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고작이었다.

“위치 변환!”

“……!”

그러나 그에 대한 대비도 되어 있다는 듯, 놈들은 로칸의 사정권에 들자마자 미련 없이 위치를 바꾸었다.

별자리의 연회장 내에서는 얼마든지 위치 변환이 가능하다는 듯 정반대의 끝으로 이동해 로칸에게 상처 입히기를 반복했다.

로칸을 처치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무혼 각성, 캔슬.”

다시 놈들을 쫓아야 할까? 머리만 가리고 냅다 달려들어?

잠시 고민하던 로칸은 상대를 살피고 어이가 없어졌다.

‘어디서 눈깔을 그따위로 떠?’

할 수 있다는, 잡을 수 있다는 듯한 희망의 눈초리를 읽은 것이다.

마치 보스 몬스터 따위를 잡을 때와 같은 모습.

겨우 이따위 놈들에게 이런 꼴을 보이다니.

마신의 힘을 돌려보내고 투지의 도끼를 고쳐 잡았다.

어그러진 질서를 바로잡고 분명한 힘을 차이를 일러 주기 위해 아껴 둔 힘을 일으켰다.

신성.

아주 폭력적인 그 기운이 투지의 도끼로 몰려들었다.

공간? 차원? 남의 신성을 빌려 만든 어설픈 짓거리들은 투지의 도끼가 움직일 때마다 스스로 도망치듯 물러났다.

로칸의 주위에서부터 우주가 사라지는가 싶더니 도끼를 높이 쳐들자 아예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엇으로도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던 우주가 깨어지기 시작했다.

“부서져라.”

콰과과과과광!

로칸의 일격이 우주를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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