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랭커 회귀하다-401화 (401/500)

# 401

마제스티 마스터 (4)

[반신 승급][퀘스트]

당신은 반신의 힘을 얻기 위한 최소 조건을 갖추었습니다.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십시오.

어떤 세계를 구축하고 성장시켜 나가느냐에 따라 당신의 신성이 달라질 것입니다.

최소 승급 조건 : 449레벨(완료), 필요 신성 보유(완료), 신성의 비밀 확인(완료)

추가 준비 요소 : 세계관 구축, 세계의 구성물 보유

[세계 구축] 명령어 사용 시 승급 진행

이번에는 어떤 승급 퀘스트일까.

살짝 기대하기는 했지만 진짜로 이번에도 역시 자동 승급이 가능했다.

[필요 신성 보유]를 터치해 보니 신성의 단위나 양이 어떻게 분류되는지는 몰라도 적지 않은 신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이미 마제스티 마스터에 오른 이들의 신성을 꽤나 많이 잡아먹은 로칸이었다.

최소 조건 따위는 갖춘 지 오래였고, 이미 넘치도록 신성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당장이라도 승급이 가능했다.

“아직은 아니지.”

그러나 로칸은 그 자리에서 승급하는 것을 거부했다.

언제든 명령어를 외치기만 하면 승급이 가능했으나,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계의 창조와 구성.

로칸이 파악한 바로 그 밑 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어떤 콘셉트로 어떻게 방향이 잡힌 세계인가에 따라 성장 속도는 물론 최종 목표까지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승급을 잠시 미룰 필요가 있었다.

‘추가 준비 요소’ 중 하나인 ‘세계의 구성물’을 좀 더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단 여기에 뭐가 있는지부터 좀 볼까?”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골드 드래곤이 자리 잡고 있던 이곳에 남은 것들을 찾아 뒤지기 시작했다.

명색이 골드 드래곤의 레어이니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샅샅이 수색을 시작했지만 의외로 나오는 것은 거의 없었다.

흔하게 쌓인 골드나 코인 따위도 없었고, 유니크 등급 이상이 즐비한 장비 창고도 없었으며 예술품, 사치품 따위조차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연 동굴에 가까운 공간을 거의 그대로 쓰고 있던 것이다.

“그럴 리가 없지.”

그렇다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이 골드 드래곤이 특이해 보이긴 했지만 드래곤의 본능이라는 수집욕까지 버렸던 것일까? 대체, 뭘 위해서?

로칸은 즉시 욕망의 나침반을 꺼내 들었다.

하나의 명제를 떠올리며 방향을 가늠했다.

‘수호의 에인션트 골드 드래곤 주리프가 생전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것.’

핑그르르르르르르.

나침반의 바늘에 세차게 돌았다.

어느 한 지점을 가리킬 생각이 없는 듯, 그 자리에서 언제까지고 계속해서 회전을 했다.

진짜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울티메이트 어썰트..”

아니, 설마.

로칸은 방향이 정해지지 않는 바늘을 보며 즉시 하늘로 뛰어올랐다.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올려 바닥에 강력한 일격을 날렸다.

쿠과과과과과과광!

폭음과 함께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두꺼운 지층이 붕괴되며 로칸과 체스판의 말들을 나락으로 끌어당겼다.

“신……성……이다!”

“저것만 먹으면……!”

한 줌 빛조차 없는 지하 세계.

그곳에는 섬뜩한 기운을 내뿜는 어떤 존재들이 탐욕의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뭐야, 이것들은?”

누군가는 보는 것만으로 전신이 뻣뻣하게 굳고 공포에 혼이 달아날 존재들이건만 로칸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그저 귀찮음.

딱 그 정도의 모습으로 주위를 돌아볼 뿐이었다.

[???][Lv 444]

삼라만상을 꿰뚫는 눈으로 바라보아도 딱히 이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알 수 있는 것은 레벨과 놈들이 어둠에 동화된 어떤 것들이자, 골드 드래곤 주리프가 가두어 둔 존재들이라는 것뿐.

그들이 자신을 보며 감히 탐욕을 드러내는 꼴이 같잖았지만 일단은 차분히 주위를 살폈다.

그가 탐욕의 나침반에 지시한 것은 주리프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것이었으니까.

그렇다는 것은 이곳 어디엔가 ‘그것’이 있다는 뜻이었다.

“히히히히, 내 거야!”

푸확!

그러는 동안에도 호시탐탐 로칸을 노리던 어떤 존재들 중 하나가 몸을 날렸다.

하지만 어디서 감히?

로칸은 놈을 쳐다보지도 않고 배틀 액스를 떨쳐 한쪽 팔을 뎅강 잘라 버렸다.

검은 피를 뒤집어쓰는 것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분명한 힘의 차이를 보여 주었다.

이미 449레벨까지 달성한 지금, 마제스티 마스터조차 되지 못한 떨거지들은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의 기운이 침습합니다.]

[주의하십시오. ???의 기운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당신의 신성이 더럽혀질 수 있습니다.]

“응?”

그러나 쉽게 상대한 것과 달리 시스템 알림은 경고성을 토했다.

갑자기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신성이 더럽혀질 수 있다니?

‘이건 마치…….’

로칸은 어떤 이름을 떠올렸다.

반신 그리고 신위에 오른 자들조차 꺼려하는 그 이름을.

“공허?”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곳은 천상이 아니던가? 그런데 공허의 존재들이 이곳에 있다고?

마침 그것을 확신시키는 알림이 추가로 나타났다.

[타이틀 ‘공허를 품은 자’의 효과로 ???의 기운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예상대로다. 공허를 품은 자 타이틀이 보다 상위의 힘을 지녔는지 ???이 지닌 어떤 힘을 막아 내었고, 마구잡이로 달려들려던 수많은 ???들이 부르르 몸을 떨며 물러나기 시작했다.

“잔챙이였군.”

???이란 놈들은 아직 공허의 존재들에 미치지 못하는 덜 익은 존재에 불과했던 것이다.

로칸이 한 발 나아가면 놈들이 한 발 물러섰다.

로칸이 두 발 나아가면 놈들이 뒤를 돌아 도망쳤다.

존재의 격에서, 품고 있는 힘의 격에서 분명한 차이를 느끼며 본능적으로 달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끼에에에에엣!

“……이런!”

그리고 다음 순간, 로칸이 자신의 실책을 인식했다.

훤하게 뚫린 천장을 향해 놈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놈들을 이곳에 잡아 두던 봉인이 주리프의 죽음과 함께 해제되고, ‘어떤 것’을 노리던 탐욕마저 로칸에 대한 공포가 이겨 내면서 필사의 도주를 감행한 것이다.

“휠 윈드!”

불길했다. 놈들이 세상에 나가면 뭔가 흉악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당장 레벨로만 따져 보아도 자신을 제외하면 유저들 중 400레벨에 도달한 이가 없지 않던가?

NPC 중에는 마제스티 마스터의 숫자가 제법 있었지만 지금 뛰쳐나가는 ???들의 숫자는 그에 필적할 만큼 대단했다.

로칸은 얼른 광풍의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며 입구를 막아섰다.

휠 윈드를 펼쳐 적극적으로 놈들을 막아 내고, 도륙하기 시작했다.

뀨웃!

거기에 카이도 합세했다.

레벨로만 따지면 ???들보다 낮은 카이였지만 전설을 타는 자로 진화된 능력을 이용해 놈들을 구멍 아래로 떨어뜨리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캬라라라라락!

반응이 늦어 맨 처음 도망친 무리는 놓치고 말았지만 나머지는 어림도 없었다.

어쩌다 간혹 한둘을 흘릴 뿐, 대부분의 존재들을 모두 두 쪽으로 가르며 그 잔해를 땅 위에 쌓기 시작했다.

[???의 신성을 흡수합니다.]

[타이틀 ‘공허를 품은 자’ 효과로 ???의 신성을 온전히 흡수 합니다.]

[당신의 신성 안에 이질적인 신성의 기운이 자리를 잡습니다.]

‘뭔가 좋지 않은데…….’

그리고 그럴 때마다 들려오는 알림.

굳이 이름 붙이자면 ‘공허의 신성’쯤 되는 것들이 일반 신성이 흡수되듯 로칸의 몸에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별도로 표기되거나 내부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타이틀 효과 때문인지, 원래 표가 나지 않는 것인지 몰라도 눈에 띄는 변화도 없었고, 오히려 신성의 증가에 따라 몸을 움직이기 수월해진 느낌이 있을 뿐이다.

아직 신성을 직접 다루지는 못하지만 내부에 쌓인 신성이 어마어마하다 보니 자체적으로 일종의 보조 효과를 주고 있는 것이다.

후두두둑.

그렇게 남아 있던 모든 ???들을 시사체로 만들고 난 뒤, 로칸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상태를 점검했다.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무려 444레벨의 존재들이기는 했지만 도주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인지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필사적으로 도망을 치려 할 뿐, 감히 로칸에게 대적하려 들거나 창조 스킬 따위를 사용해 공격을 가해 오지 않은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로칸으로서도 위험을 느끼고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초극까지 사용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아니었기에 그저 진이 빠지도록 열심히 움직인 것이 전부였다.

대체 몇 마리를 죽인 것인지 모를 정도.

449레벨이 되면서 더 이상 경험치가 쌓이지 않기 때문에 파악할 순 없지만, 경험치로만 따져도 너끈히 1레벨은 올리지 않았을까 싶은 수준이었다.

이곳의 존재를 미리 알았다면 레벨 상승의 비약을 쓰지 않고도 449레벨을 달성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다.

미리 도망친 백여 마리의 ???들이 신경 쓰였지만 일단은 눈앞의 현실에 집중할 때였다.

“저건가?”

로칸은 휘적휘적 걸어 나가 산처럼 쌓인 ???들의 사체를 힘으로 밀어 치웠다.

그러자 그 아래에서 황금빛 보호막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어떤 것이 나타났다.

주리프는 죽었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 힘만은 이 아래에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파멸의 일격.”

쩌저저정!

그러나 그 또한 오래 버티지 못했다.

주리프의 죽음과 함께 약해진 결계는 로칸의 일격을 견디지 못하고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금빛 가루가 안개처럼 부서지고 남은 것은 작은 펜던트 하나.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전혀 작지 않았다.

[수호자의 펜던트][데미갓]

수호의 에인션트 골드 드래곤 주리프가 지니고 있던 신물.

모든 신성을 차단하고 배척할 수 있는 힘이 담겨져 있다.

[수호의 장막] 사용 가능

[신성 배척] 사용 가능

“신성을 차단하고 배척한다고?”

별것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건 아주 엄청난 효과였다.

장차 마제스티 마스터 이상의 존재들과 겨룰 때, 다대일의 전투를 펼치게 된다면 아주 요긴하게 쓰일 것이 분명했다.

신성을 차단한다면 일대일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만약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 상대라면 신성 배척을 통해 날려 버리면 그만이니까.

원대한 꿈을 품고 있는 로칸에게는 이만한 아이템이 없을 정도였다.

“득템 했군.”

그것을 회수한 로칸은 광풍의 날개를 펼쳐 천천히 날아올랐다.

혹시 위쪽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들에 주의하며 바깥으로 나왔지만 아쉽게도 그에게 덤벼드는 것은 없었다.

모두 밖으로 빠져나오자마자 어디론가 달아나 버린 것이다.

“……이건 또 뭐야?”

그렇게 완전히 천상의 중심을 빠져나왔을 때, 로칸의 눈앞에 어떤 퀘스트가 나타났다.

[불안정한 신성 추적][퀘스트]

불안정한 신성을 지닌 ???들을 추적하여 처리하라.

???가 지닌 기운은 세상에 혼돈을 불러올 것이다.

성공 조건 : ???의 격살 0 / 108

성공 보상 : 대량의 신성, 변형된 신성에 대한 이해, 신성 저항력

실패 조건 : ???에 의한 혼돈 증식

실패 페널티 : 혼돈 시대의 개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