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랭커 회귀하다-101화 (101/500)

# 101

강화석 던전 (1)

[비밀 던전 ‘신비가 잠든 동굴’에 입장하셨습니다.]

[최초 입장 보너스로 사흘간 획득 경험치가 30% 증가합니다.]

[최초 입장 보너스로 사흘간 드롭률이 30% 증가합니다.]

[타이틀 ‘선구자’의 효과로 최초 입장 보너스가 10% 강화됩니다.]

비밀 던전 신비가 잠든 동굴.

쓸모없던 한 영지를 금싸라기 땅으로 바꾼 이 던전에 잠든 보물은 다름 아닌 이곳의 드롭 템이었다.

‘여기서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이 드롭되지.’

장비를 +6강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아이템, 강화석.

+8강 이상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며 +6강 이상에서도 강화 확률을 높여 주는 아이템 고급 강화석.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은 200레벨 이상의 모든 몬스터가 드롭하는 아이템이었지만 각 몬스터마다 ‘확률’이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했다.

때문에 보통은 5% 이하의 확률로 강화석이 드롭되고, 고급 강화석은 1% 이하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 ‘신비가 잠든 동굴’에서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이 드롭되었다.

‘최소 10%, 체감상으로는 15~20%쯤 되는 걸로 알려졌었지.’

비밀 던전일 뿐 아니라 클리어 횟수가 제한된 특수 던전인 까닭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곳 이외에도 특정 아이템 드롭률이 높은 특수 던전도 몇 곳이나 더 있으니까.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은 앞으로도 쭉 고가의 가격대가 형성된다.’

슬슬 드워프 종족과의 친밀도 작업을 끝내고 ‘강화’ 시스템에 접근이 가능해진 유저들이 등장할 시기였으니 그 가치는 천정부지로 뛰게 될 터였다.

+5강 아이템만 해도 다음 레벨대의 일반 장비와 비슷한 효율을 낼 뿐 아니라 +9강쯤 되면 다음 단계의 유니크 등급 아이템과도 견줄 수 있을 만한 성능을 자랑하니까.

물론 그 전에 자신의 장비부터 풀로 강화할 작정이었지만 이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을 가지고 장사를 하거나, 거래를 하는 것도 가능했다.

“일단은 최대한 모아야지.”

동굴 안 모든 것에 푸른 빛이 서린 것을 확인한 로칸은 잡생각을 접고 안으로 들어갔다.

[신비의 돌 정령][Lv 213]

신비가 잠든 동굴에 나타나는 몬스터는 모두 ‘정령’류였다.

메인은 돌 정령, 불 정령, 물 정령, 바람 정령.

모두 속성 대미지를 주는 녀석들이지만 로칸은 함부로 세팅을 바꿀 수도 없었다. 녀석들이 마법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 공격 또한 곧잘 사용하기 때문이다.

‘무시할 만한 대미지도 아니고.’

특히 물리 대미지와 마법 대미지가 혼합하여 날아드는 조합 스킬들의 경우, 빈약한 마법 방어 세팅만으로는 막기 어려운 수준인 것도 있었다.

꿀을 빨 수 있는 곳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만만한 던전은 아니라는 것이다.

“폭격!”

콰앙!

그러나 만만치 않은 것은 로칸 역시 마찬가지다. 50센티미터 정도 되는 돌 정령이 나타나자마자 무지막지한 물리력을 행사한 로칸 덕분에 파편이 튀고, 돌 정령의 사지가 분리되었다.

데구루루.

그러나 이내 다시 몰려드는 돌 조각들. 골렘과 마찬가지로 놈들의 형체를 이루는 ‘코어’를 박살 내지 않으면 계속해서 재생하는 것이다.

“포스.”

[크리티컬!]

쩌적!

로칸이 리나이 영지의 몬스터를 토벌하는 동안 치명타 세팅으로 맞춘 드워프제 장비가 완성되었다. 덕분에 이제는 대충 휘둘러도 치명타다.

재빨리 다가간 로칸이 코어를 내리찍자 뭔가 껍질 깨지는 소리가 났다.

코어에 실금이 가는가 싶더니 연이은 도끼질에 완전히 부서져 버렸다.

[신비의 조각을 획득하셨습니다.]

“사용.”

신비의 정령이 드롭하는 유일한 아이템, 신비의 조각.

로칸은 그것을 쥐자마자 사용을 외쳤다.

신비의 조각이 변화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이니까.

[강화석을 획득하셨습니다.]

“좋았어.”

최초 방문 보너스 덕분일까 웬일로 운이 좋았다. 시작부터 강화석을 얻은 것이다.

재수가 없으면 잡템으로 변하기도 하는 신비의 조각이었지만 이번이라면 어쩐지 꽤 많은 수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안 되면 몇백, 몇천 개를 까면 되지 뭐.”

물론 확률이 안 따라 주더라도 물량으로 승부할 생각이지만!

기분 좋게 자신의 운을 확인한 로칸은 계속해서 안으로 진입했다.

나타나는 모든 신비의 정령들을 해치우고 신비의 조각을 모았다.

하나씩 까는 대신에 인벤토리에 중첩시켜 계속해서 모으기 시작했다.

“역시 확률 아이템은 까는 맛이지.”

하나씩 감질나게 확인하는 대신 최소 수백 개를 몰아서 까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 전에 가진 장비부터 강화시키는 것도 방법이지만 무지막지한 능력치 덕분에 다행히 아직까지는 버틸 만했다.

일정 범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선공을 하지 않는 신비의 정령 특성을 이용하니 거의 반격을 받지 않고 압살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화르르륵!

로칸의 선공에 불꽃으로 화해 흩어졌던 신비의 불 정령이 넓게 퍼져 덮쳐 왔다.

“누가 먼저 꺼지나 볼까 ”

후웅!

하지만 로칸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력으로 배틀 액스를 휘둘러 놈의 중심부를 때렸다.

그 탓에 얼굴이 잔뜩 그을렸지만 오색 진주의 효과를 믿었다. 털은 조금 탈지언정 끌 수 있는 불에 불과했다.

방화복을 입은 스턴트맨의 기분이 이럴까 몸에 불이 붙는다는 것은 인식했지만 조금도 두렵거나 고통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간질간질한 기분이 참기 힘들 뿐이다.

“치명적 일격!”

그러나 여유는 금물이다. 놈들이 사용하는 홍염의 불꽃이라면 아무리 로칸이라도 생명력이 크게 깎일 수 있으니까.

속성 방어력을 제법 확보한 덕에 일격으로 어찌 될 수준은 아니지만 전투와 회복을 반복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원래도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을 잘 주는 던전이지만, 최초 방문 보너스가 있을 때 최대한 시간을 아껴 노가다를 할 필요가 있었다.

치명적 일격, 휠 윈드, 난무.

세 가지 스킬의 쿨 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쉼 없이 퍼부었고 값비싼 마나 포션을 물 마시듯 들이켰다.

순식간에 신비의 정령들을 해치우고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갔다.

“뭐야, 벌써 보스인가 ”

그렇게 몇 시간이나 사냥을 이어 가자 드디어 동굴의 끝, 보스 룸이 나타났다.

[신비의 바위 정령][Lv 234]

돌 정령보다 한층 강화된 힘과 방어력을 갖춘 바위 정령이 이 동굴의 보스였다.

슥삭슥삭.

그러나 로칸은 긴장하는 대신 보스 룸의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도끼날을 갈기 시작했다. 돌 정령을 너무 많이 만난 탓에 도끼의 내구력이 상한 것이다.

그리고 내구도가 최대치까지 차올랐을 때, 자리를 박차고 놈에게 뛰어갔다.

“광살.”

쿠르르르르릉!

펼쳐진 것은 광살!

강화된 치명적 일격을 열 방이나 꽂아 넣는 로칸의 필살기가 일시에 꽂혀 들자 단단한 바위라 할지라도 버텨 낼 재간이 없었다.

견고한 근육이자 갑옷이 되어 주던 바윗덩이들이 조약돌로 변해 바스러지듯 떨어져 내리고 놈의 약점인 코어가 훤히 드러났다.

“폭파!”

그때, 신비의 바위 정령도 마지막 수를 내었다.

모든 방어가 무력화될 경우 발동하는 놈의 조합 스킬, 폭파가 발동하며 부서진 바윗덩이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자신의 적을 향해 포탄처럼 쏘아졌다.

“반격!”

‘회복할 시간 따위를 줄까 보냐!’

로칸의 몸이 뒤로 쭉 이동했다가 전방을 향해 맹렬히 쏘아졌다.

쏘아지는 돌멩이들 탄환처럼 전신을 난타하는 돌 조각 따위는 가뿐히 무시했다.

불굴의 전진에 깃든 슈퍼 아머의 힘이 발동하며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돌 폭풍을 뚫어 냈다.

그리고 내리꽂히는 치명적 일격.

빠악!

어린아이 머리통만 한 코어가 막대 사탕처럼 부서져 버렸다.

치명적 일격이 섞인 그 한 방에는 평타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대미지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보스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죽음이지만 로칸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가 펼친 광살은 자신의 마나뿐 아니라 생명력까지 일부 갉아먹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기술이니까.

‘무조건 바위부터 걷어 내야 하는 게 아니었다면 일격에 끝났겠지.’

그의 생각처럼 바위를 모두 걷어 낼 때까지는 코어가 무적 상태로 들어가는 특성이 아니었다면 아마 일격에 모든 것이 끝장났을 수도 있었다.

“후우! 저릿저릿하구먼.”

소모된 생명력과 마나는 레벨 업과 함께 단번에 차올랐다.

한순간에 근육을 혹사시킨 탓에 몸이 좀 쑤시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제약도 없는 상태.

로칸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더니 놈의 코어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신비의 조각을 손에 넣었다.

[신비의 조각(확정)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상이 확정된 신비의 조각.

인벤토리 내에서도 일반 신비의 조각과 별개로 구분되는 그것을 사용하자 예정된 보상이 튀어나왔다.

[고급 강화석을 획득하셨습니다.]

바로 이곳, 신비가 잠든 동굴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였다.

보스를 잡으면 100% 확률로 고급 강화석이 드롭되는 것!

이 때문에 이 비밀 던전의 존재가 밝혀진 후, 영주는 ‘입장권’ 장사를 해 떼돈을 벌었다.

직접 병사들을 이끌고 공략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일 수도 있지만 NPC인 병사와 기사들만을 데리고 공략하기에는 은근히 피해가 컸고, 신비의 조각이 일종의 복권 같은 확률성 아이템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적정한 선에서 입장권을 파는 것이 남는 장사라 여긴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로칸이 독점하고 있었다.

‘아무리 재수가 없어도 3천 번을 돌면 뭐라고 하겠지.’

최소한 고급 강화석이라도 3천 개는 확정적으로 얻을 게 아닌가

더구나 드롭률 보너스 덕분인지 이번 한 타임에만 획득한 신비의 조각이 무려 백 개가 넘었다. 대부분의 정령들이 신비의 조각을 드롭한 것이다.

아무리 낮게 잡아도 한 바퀴 클리어에 신비의 조각 쉰 개는 얻을 테니 산술적으로 따져도 얻을 수 있는 신비의 정수만 15만 개였다.

여기서 10%만 잡아도 1만 5천 개의 강화석 또는 고급 강화석이 나온다는 소리다.

이 정도 양이면 꽤 오랫동안 중앙 대륙의 강화석 시세를 쥐락펴락하는 것이 가능할 터였다.

신비가 잠든 동굴이 로칸의 손에 들어온 순간, 강화석은 단순한 아이템이 아니라 권력이 되었다.

“귀환! 룬 북 사용, 채굴장으로!”

던전을 클리어한 로칸은 즉시 마을로 귀환했다. 그리고 곧장 다시 룬 북을 사용해 집으로, 던전의 입구로 돌아왔다.

이후는 이전 행동의 반복.

집 안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던전 입구를 열고 들어가 나타나는 모든 신비의 정령들을 도륙했다.

바위 정령, 홍염 정령, 폭풍 정령, 심해 정령.

매회 바뀌는 보스 몬스터들까지 압살해 버리고 확정 보상까지 얻어 낸 뒤, 다음 회차를 반복했다.

무한 사냥. 무한 파밍.

영주에게 양해를 구한 뒤, 그야말로 광산에 채굴하러 들어가는 광부처럼 강화석이 될 신비의 조각들을 잔뜩 채광한 뒤 돌아오기를 사흘 동안 쉬지 않고 반복했다.

최초 방문 보너스가 가진 단물을 빨아먹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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