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기억해
“그렇게 긴장되세요?”
옆에 앉아 있던 신기운이 물었다.
“약간.”
너무 오랜만의 팬 사인회였다. 회귀 전후를 통틀어 몇 없던 사인회를 한다는 게 퍽 부담이 갔다. 단어마저 어색하다.
“다 와 가는 것 같은데요.”
신기운이 무덤덤하게 하는 말에 놈을 흘겨봤다. 뭐야. 다 와 가는데 어쩔 거냐고 놀리는 건가? 노려보는 눈에도 무표정하게 눈만 깜빡인다. 가끔 보면 얘가 가장 성격을 긁어.
“너무 오랜만이긴 하니까.”
강이헌이 눈을 접으며 말했다. 손을 뻗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는 손에 약간 긴장이 풀렸다. 강이헌의 옆에 앉은 하대진이 핸드폰을 들고 속 편하게 웃고 있어서 더 그랬다. 요 며칠 시달렸던 최백과 공진하 사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더 평온하다.
“뭐야, 무슨 이야기야? 나도 껴 줘!”
“주선율이 뭐래?”
맨 뒤에 앉은 공진하와 최백이 몸을 바짝 붙였다. 항상 붙어 있거나 비슷한 자리에 앉아서 전혀 몰랐는데, 이렇게 앉으면 진짜 편하구나. 애용해야겠다.
“뭐어야! 무슨 이야기인데!”
“진하 형, 이러다 옷 늘어나겠어.”
강이헌이 공진하에게 시달리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창밖을 돌아봤다. 시선을 뗀 것과는 별개로 차 안은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으학학! 아, 미쳤나 봐~! 진짜 웃기네!”
“이런 미친, 야. 너 무슨 놈의 동영상을 보면서 다 같이 보는 사람처럼 리액션을 하고 있어?”
“백 형! 형도 이거 봤어요? 이거 진짜 개웃겨!”
“내 말은 대체 어디로 들었냐?”
“식사연대기 진짜 레전드 예능인데, 아! 진하 형 완전 부러워!”
“이 새끼, 듣는 척도 안 하네.”
저 시끄러운 소리가 오늘만큼은 도움이 됐다. 심지어 평화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까만 해도 차갑던 손에 온기가 돌았다. ‘절대 실수하면 안 되는 날’이 점차 ‘언제나와 같은 날’이 되어 간다. 단지 익숙한 사람이 옆에 있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앞에 있는.
꽉 막힌 도로를 바라보며 숨을 크게 내뱉었다. 아. 아까 진동 많이 오던데. 뒤늦게 열어 본 휴대폰에는 연락이 꽤 쌓여 있다. 얼마 후 있을 스터디 단체 방부터 드라마를 하며 알게 된 사람들 그리고 주희민… 얜 왜 이렇게 나에 대해 아는 게 많아? 나란히 있는 안 실장도 마찬가지다.
주희민
팬사인회 잘해(이모티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