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AOS 소설 아닌데요-88화 (88/170)

증명하는 자 (1)

거액의 연봉과 보너스는 선수에게 막강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재계약 성사 이후 팀원들은 더욱 의지를 불태우며 훈련에 매진했다.

“15분 휴식하고 한 번 더 간다!”

“예!”

다른 때 같았으면 더는 못한다며 드러누웠을 선수들이 지금은 군말 없이 훈련을 이어간다.

‘돈이 좋긴 좋구나.’

4대 리그 중 훈련량이 가장 하드한 곳은 단연 한국이다.

밥 먹고 자는 시간을 빼면 거의 훈련에 쏟아붓는 수준이다. 다른 해외 팀들은 던전 파밍도 훈련의 연장선으로 생각하지만 한국에선 파밍팀을 따로 두고 오직 PVP연습만 시킬 정도로 지독하게 선수를 몰아붙였다.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겠단 꿈을 안고 한국으로 건너온 해외 프로게이머들이 압도적 훈련량에 적응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는 일도 잊을만하면 들려올 정도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S.솔리드도 그에 못지않은 훈련을 해치웠다.

“나 지금 손 떨린다.”

“너도?”

“나 진짜 멀쩡한 거 맞냐. 어디 장기 하나 터진 거 같은데.”

“이걸 일주일이나 더 해야 된다고?”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훈련에 파김치가 된 선수들은 소파와 의자를 찾아 털썩 쓰러졌다.

실제 몸을 쓰는 것도 아니고 고작 게임으로 이렇게까지 지칠 수 있을까 싶지만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일반인의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생각해보라.

고통이 느껴지는 초고속의 공방전이다.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강렬한 공격이 깨끗하게 들어와 이를 악물게 한다.

목숨이 위험한 정돈 아니라지만 고통을 견뎌가며 몇 시간이고 뇌를 최대한으로 써야 한다.

가공할 체력을 가진 나도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니 선수들은 오죽하겠는가.

“뭔가 이상한 점 있으면 바로바로 얘기해.”

“어떤 거?”

“갑자기 대화하다가 주먹이 나갈 것 같다든지?”

“휴. 난 아직 그 정돈 아니다.”

운영진을 비롯한 게임단 관계자들은 쉬쉬하는 일이지만 가이아 프로게이머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다른 e스포츠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가이아의 어두운 면, 수년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며 정신에 상처를 입은 선수들을 종종 봤다.

주변 사람들이 날 공격할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하는 선수, 일상 중에 이유 없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데 말이야. 진짜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상담받고 치료하면 되지.”

“그렇겠지?”

말은 그리했지만 사실 그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열에 아홉은 선수를 그만두게 된다.

계속 데미지를 받는 환경 속에서 상처를 치료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어느새 기운을 차려 헤헤 웃기 시작한 팀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부디 이 녀석들이 그런 상처에 노출되지 않기를 말이다.

*

한창 바삐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땀을 훔치며 전화를 받자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이에요. 잠시 만나고 싶은데, 시간 괜찮아요?”

“어쩐 일로 전화를···?”

가이아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이후 대화를 주고받은 여성은 손에 꼽는다.

ESBN 인터뷰어를 제외하면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목소리의 주인이 바로 떠오른 것은 당연했다.

“지금은 좀 바빠서요.”

“그렇게 비싸게 굴 거예요? 숙소 근처에요.”

“우리 숙소요?”

“그럼 우리 숙소겠어요?”

지금 나가면 훈련을 중단해야 하는데.

조금 전까지 애덤과 존을 상대로 이대일 훈련을 하고 있던 터다.

하지만 날 찾아온 이유가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다.

“한 시간 이상은 안 됩니다.”

“충분해요.”

“장소는?”

약속장소로 잡은 시내의 카페는 무척 한산했다.

그녀가 날 발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찾아냈다.

창가에서 햇살을 받는 그녀의 미모는 카페에 사람이 꽉 차있었더라도 눈에 띄었으리라.

“여기요.”

“일행이 있었네요.”

“도움이 될까 해서 데리고 왔어요. 서로 소개는 필요 없죠?”

“초면도 아닌데요 뭘.”

자리에 앉아 맞은편의 남녀와 시선을 맞췄다.

용건이 있다며 날 불러낸 건 원라이프의 코치 백은하였다.

그리고 그녀 옆에는 뚱한 얼굴로 팔짱을 낀 더원이 있었다.

“이 친구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 데요.”

“신경 쓰지 마세요. 스크림에서 져서 그러니까.”

“코치님. 지다니요? 우리가 이겼습니다.”

“팀이 이겼지. 일대일 마크는 실패했잖아?”

더원은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펼쳐 원라이프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실력도 작년과 비교하면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 중 단연 톱클래스에 드는 레벨인데 대체 누가 더원을 꺾었는지 조금 궁금해졌다.

물어봐도 안 알려주겠지?

“저 바쁩니다. 용건이나 말해주시죠.”

“아직 주문도 안 받았잖아요. 뭐가 그리 급해요?”

종업원에게 주문을 시키고 나서야 그녀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얘기 들었어요. 이번 시즌 끝나면 S.솔리드 떠난다는 거.”

어떻게 알았지?

내가 다소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그녀의 입꼬리가 다소 올라간다.

“뭘 그렇게 놀라요. 이 바닥에 소문 쫙 깔렸던데.”

“그럴 리가요.”

절로 코웃음이 나왔다.

정말 내가 떠난다는 사실이 돌았으면 지금쯤 모든 e스포츠 기사란에 1면으로 올랐을 거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북미에서 전력이 제일 높은 팀을 떠나 굳이 다른 팀으로 갈 것 같진 않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거죠?”

“잘못된 정보 같은데요. 저 어디 안 갑니다.”

“다 알고 왔는데 이럴 거예요?”

대니얼 감독이 불었나? 아니, 야반도주하듯 빠져나갔는데 어떻게 알았지.

“됐고요. 한국으로 오면 우리랑 계약해요.”

“그 얘긴 저번에도 했잖습니까. 생각 없다니깐요.”

“조건. 맞춰줄게요.”

일성생명이 어떤 곳인데 조건을 맞춰준단 말인가.

그러나 그녀는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캐릭터 권한, 건드리지 않겠어요. 약속하죠.”

“코치님, 진짭니까?”

내가 아니라 옆에 있던 더원이 더 놀랐다.

대기업 산하 프로팀과 계약한 선수들 입장에선 캐릭터의 권한을 선수에게 맡긴다는 게 어떤 조건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탓이다.

“갑자기 무슨 변화예요?”

“1승 카드가 부족해요. 디펜딩 챔피언을 하려면 인원보강이 필요한데 아주 강력한 선수가 북미에서 썩고 있잖아요.”

아니, 썩고 있다니.

잘 활동하고 있는 선수 앞에서 그게 할 소린가···.

“뭐가 걱정입니까. 보니까 경기력은 괜찮던데.”

“우리 경기 봤어요?”

“분석은 항상 해야죠.”

“경기력은 괜찮았다 이거죠?”

코치에게 있어 최고의 칭찬은 역시 팀 칭찬이다.

내 칭찬에 그녀가 씩 웃는다.

“조건도 다 맞춰줄 수 있다고요. 이제 저희랑 계약하는 거죠?”

“아니요.”

“왜요?”

“그때랑 상황이 바뀌었어요. 저 말고 자리가 더 필요한데 원라이프엔 빈자리가 없지 않습니까.”

“어디 주워가지도 않을 것 같은 선수를 키우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어요.”

그런 소문도 있다고?

뭔가 이상한데. 혹시 나 감시당하는 거 아냐?

“그만 튕기고 계약하죠?”

잠자코 있던 더원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둘, 어지간히 날 팀에 끌어들이고 싶은 모양이다.

“이세준 때문입니까?”

그 한마디에 두 남녀의 얼굴이 대번에 우거지가 됐다.

이제 보니 일대일로 더원을 박살 낸 녀석이 이세준이었던 모양이다.

한국 최고의 무도가로 이름을 날린 그라면 충분히 더원을 요리할만 했다.

애초에 마법 클래스에게 상성부터 먹고 들어가니까.

재빨리 표정을 수습한 백은하는 사실대로 얘기했다.

“우리가 올해 우승을 하긴 했지만 꽤 힘든 여정이었어요. 이세준, 솔직히 대단한 선수예요. 지금 우리 팀엔 그를 견제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요.”

이세준은 무도가,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같은 급의 암살자로 맞불을 놓던지 상성에서 유리한 탱커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원라이프엔 이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선수가 없었다.

S급 탱커도, S급 암살자도 없는 상태.

지금 원라이프의 클래스 균형은 지나치게 버퍼와 마법사 쪽에 쏠려 있었다.

“스나이퍼 조합으로 버티기 힘든 모양이죠?”

“개활지에선 할 만해요. 다른 맵이 문제지.”

벽람 초원처럼 장애물이 없는 곳에선 스나이퍼 조합만큼 강한 것도 드물지만 몸을 숨길 곳이 많은 맵은 이야기가 다르다.

게다가 상대가 이세준처럼 강력한 암살자면 스피드가 워낙 빨라 맞추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유니크 선수라면 막을 수 있습니까?”

더원이 눈에 힘을 준다.

나는 할 수 없었지만 너라면 이세준을 마크할 수 있느냔 물음이다.

“가이아는 붙어봐야 알죠. 한 번도 겨뤄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평가합니까.”

“전력 숨기깁니까? 솔직하게 얘기합시다. 자신 있죠?”

당연히 자신 있지.

이세준이 악마의 재능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놈인 건 맞지만 그래도 1년 차 선수다.

장비도, 스킬도, 경험치도 내가 앞서는 상태지 않은가.

일대일 마크라면 내가 밀릴 리 없다. 아직은 말이다.

“뭐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스킬이라도 손에 넣지 않았다면 할만할 겁니다.”

내 답변을 들은 백은하의 눈빛이 몹시 반짝였다.

“좋아요. 계약해요.”

“밑도 끝도 없이 밀어붙이시네.”

“조건도 다 들어주겠다고 했잖아요. 일성이 동네 구멍가겐 줄 알아요? S.솔리드가 얼마를 불렀든 다 맞춰줄 수 있다고요.”

“자리 보장도 가능합니까?”

“자리요···?”

“데리고 들어가고 싶은 선수가 몇 명 더 있습니다.”

백은하의 눈썹이 살짝 가라앉았다.

그건 좀 곤란하다는 얼굴이다.

“실력 보장할 수 있어요? 듣기엔 그 키운다는 선수, 별로라던데.”

“실력 관계없이 주전 보장을 해주시면 생각해보죠.”

“하하···이거 완전 날강도네. 그만하죠. 코치님. 이 사람 아니면 선수가 없습니까?”

자존심이 상했는지 더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데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응. 없어.”

열띤 눈동자로 날 응시하는 백은하.

눈빛에서 전해져 오는 날 원하는 마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 조건, 전부 얘기해 보세요.”

“자리가 여섯 자리 정도 필요합니다.”

“1군 주전 여섯 자리면 기존 선수들은 대체 뭐 어쩌란···.”

“너 나가든지 그냥 있든지 하나만 해. 계속 얘기해 보세요.”

팀 내 기강이 상당한지 그녀의 말 한마디에 더원이 꼼짝을 못한다.

“그거면 됩니다. 다만, 저를 포함한 여섯 자리는 당장 차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리 구상해둔 선수가 있다는 거로 들리는데요? 어쨌든 생각해둔 선수가 들어오면 바로 자리를 빼달라는 거고요?”

“예.”

S.솔리드 선수들은 다들 정이 들어 내 맘대로 자릴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원라이프는 다르다.

쫓겨나게 될 기존 선수들은 안타깝지만 일성생명에서 내 조건을 전부 받아들인다면 이만한 팀은 없다.

대한민국 프로게임단 중 자본이 가장 탄탄한 곳이니까.

어차피 한 번 본 적도 없는 선수들, 내 팀을 만들기 위해서라는데 솔직히 미안한 마음이 크진 않았다.

“실력만 출중하다면 못할 것도 없죠.”

“아마 기대할 만큼은 아닐 겁니다. 제가 데리고 오려는 선수 중엔 이제 막 키우기 시작한 선수도 있을 테니까요.”

“설마 지금 우리 팀에 생둥이를 넣겠단 말이에요?”

뭐든 수용할 것 같던 백은하도 이것만큼은 곤란한 듯했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팀의 전권을 가진 위치가 아니다.

가이아가 다른 게임에 비하면 서브 멤버를 적극 활용하는 게임이 아니라고 해도 굳이 전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박아넣고 연봉을 주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말도 안 되는 선수를 들이밀진 않을 거 같고, 유망주를 굳이 1군에 박아넣고 키울 필요가 있어요? 2군으로도 충분하잖아요.”

“쉬운 대진이 잡히면 로테이션 돌려가며 압박해야 성장이 빠르겠죠.”

잠자코 있는 더원은 이제 내가 얼마나 더 미친 소리를 늘어놓는지 지켜나 보자는 폼이다.

백은하도 낯빛이 좋진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계약할걸.”

한숨을 쉰 백은하는 테이블 위로 손가락을 두드렸다.

“멀쩡히 잘 뛰고 있는 선수 절반을 날리고 계약 조건도 변경해 달라는 거, 솔직히 말이 안 되는 건 아시죠?”

“말이 안 되나요?”

“당연히 말이 안 되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는지 더원이 구시렁거렸다.

“솔직히 선수 한 명한테 하는 투자로선 과하죠. 정말 본인에게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당연한 거 아닙니까. 더원 선수야 말로 가이아에서 크랙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 것 같은데요. 반대로 물어보죠. 제 가치가 더원 선수 몇 배나 되는 거 같습니까?”

“뭐요? 몇 배?”

가이아는 축구처럼 동시에 많은 선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개인전의 비중이 아주 높은 게임.

그런 게임에서 대체 불가능한 크랙의 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나 될까.

“아무튼, 얘기 잘 들었습니다. 제 조건은 전부 말했으니 준비 되면 연락주세요. 아, 참. 방금 질문의 답은 이번 월챔에서 보게 될 겁니다.”

“···?”

더원은 분명 훌륭한 선수다.

작년 결승에서 제리를 쓰러트릴 정도의 재능이다.

하지만 전세계를 다 뒤져보면, 아니 전세계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나는 다르지.’

현시점에서 나를 대체할 수 있는 레벨의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번 월챔은 그것을 증명하는 무대가 될 터였다.

***

-꿀잼

-지금 쟤 떨고 있는 거 아니냐?

-죽음의 조 나올 듯 ㅋㅋ

경기가 없는 날엔 텅 비어있는 콜로세움이 관중으로 가득 들어찼다.

바로 조 추첨식 때문이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8개 팀, 그리고 시드를 미리 확정지은 메이저 리그 8개 팀, 총 16개 팀의 조가 확정되는 날.

어느 하나 만만한 조가 없었고 밑바닥부터 올라온 팀은 최대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침을 삼키는 중이었다.

확정된 건 1시드로 올라온 상위 네 팀뿐.

북미 챔피언인 S.솔리드는 A조였다.

2시드 팀을 비롯한 나머지 팀은 이제 조가 적힌 구슬을 뽑을 차례였다.

-이거 솔리드랑 다이나믹이랑 레드불스가 다 같은 조에 들어갈 수도 있음?

-ㄴㄴ 국가 무조건 갈린 댔음.

-그럼 대충 만만한 애들 잡는 게 최고네

다이나믹 G.C의 주장 피케가 무대 위로 오르자 열띤 환호가 일었다.

-어차피 몰빵은 안된댔으니까 유럽 어떠냐.

-유럽이 똥으로 보이냐?

-유럽충 out

-응. 북미가 개압살이야.

“다이나믹 게이밍 클럽의 선택은! C조입니다.”

-C조?

-중국이네.

-어차피 솔리드만 아니면 어디랑 붙어도 할만하자너 ㅋㅋ

화려한 폭죽과 함께 북미 팬들이 환호하고 있을 때 솔리드 팀원들도 팝콘을 뜯고 있었다.

“조주첨 한 번 맛깔나네.”

“이 정도면···.”

“꿀조 아니야?”

A조 추첨이 완료됐다.

S.솔리드(북미), 네버다이 워리어(중국), 엑셀 게이밍(유럽), 헤르메스 게이밍(남미)까지.

조를 확인한 팀원들 얼굴엔 여유가 넘쳤다.

결승 때 훈련량도 적지 않았지만 이번 연습은 그때를 뛰어넘었다.

눈을 빛내는 팀원들에게서 강한 기세가 느껴졌다.

어느 팀과 붙어도 박살 낼 수 있단 자신감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브라이언 코치가 손을 비비며 벌떡 일어섰다.

“내일부터 시작이다. 연습한 만큼만 보여주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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