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그냥 해석학을 공부한 헌터입니다 (4)
“원하는 게 있으면 가져가게. 어차피 지금 나는 못 쓰는 물건들이니까.”
“길드장님이 평소 쓰시던 장비들을 가져갈 생각은 없습니다.”
황충평이 즐겨 쓰던 무기들…… 예를 들어 황충평을 상징하는 그 ‘언월도’를 빌려 가면 서민혁과 황충평의 커넥션이 들통 날 수밖에 없다.
그밖에도 황충평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장비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걸 함부로 빌려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좋은 장비들만 꽉꽉 채워놓고 있네.’
황충평이 표시시켜준 인벤토리를 훑어보면서, 서민혁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국내 3위 길드의 길드장 정도 되면 이 정도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건가.
‘이거에 비하면 내 인벤토리는 정말 부실하기 짝이 없네.’
A랭크 무기 한두 개 얻었다고 희희낙락했던 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언젠가 나도 이렇게 인벤토리를 꽉꽉 채워놔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서민혁은 장비 하나를 손으로 가리켰다.
“길드장님, 이거 좀 꺼내주시면 안 될까요?”
“이거 말인가?”
황충평이 건틀릿을 조작하자, 인벤토리에 수납되어 있던 장비 하나가 허공에 출현했다.
서민혁은 그걸 받아들고 자세히 살펴봤다.
물론 겉모습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설명을 읽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 이거야……!’
서민혁은 마음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지금 가장 원하고 있던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길드장님, 이거 하나만 빌려주셨으면 합니다.”
“이거 하나만? 아니 왜?”
황충평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거, S랭크 장비이긴 한데…… 등급만 S랭크지 아무 쓸모없는데?”
“다 활용법이 있습니다.”
“……?”
황충평이 서민혁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하지만 곧바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 일일이 캐묻지 않겠네. 자네가 필요하면 가져가게.”
“감사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서민혁은 그 장비를 받아들었다.
공격력 수치가 존재하지 않는…… ‘나무 지팡이’를.
“정말로 다른 건 필요 없는 건가? 아무거나 가져가도 되는데.”
“그러면 일단…….”
서민혁은 몇 가지 장비를 더 챙겼다.
황충평은 아쉬운 기색 하나 없이 다 빌려줬다.
그러면서 서민혁은 황충평과 대화를 나누며 사마윤, 그리고 흑살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자네,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나?”
“어떤 거지요?”
“아까 보니…… 그 책을 보면서 진찰을 하던데.”
황충평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설마 마도서를 읽을 수 있는 건가?”
“그럴 리가요.”
서민혁은 시치미를 뗐다.
“보다시피 이 책은 마도서가 아니라 무한서고에 무수히 굴러다니는 책 중 하나입니다. 마도서에 의학지식이 적혀 있을 리 없죠.”
“하긴 그렇군.”
책 제목을 보여주자 황충평은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드렸듯이 저는 해석학을 조금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 내용을 일부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책들도 해석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해독이 진행되고 있는 언어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서민혁은 잠시 목소리를 낮췄다.
“길드장님도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
그 말을 듣자 황충평이 짚이는 데가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황충평이라면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수라 길드가 가짜 석판에 속아 넘어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헌터 업계에는 자기들이 마도 언어를 일부분 해석해냈다면서 사기를 치는 자들이 있다.
서민혁은 그들 사이에서 묻어가면 된다.
어차피 황충평도 서민혁이 모든 마도 언어를 읽을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할 테니까.
“그래도 일단 이 사실은 비밀이니,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하는 일은 없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걱정 말게. 내가 자네한테 해가 되는 일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지금 황충평의 목숨은 서민혁에게 달렸다. 함부로 떠들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길드장님, 잠시 들어가도 괜찮겠습니까?”
“……!”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고, 황충평이 흠칫 하면서 서민혁의 얼굴을 쳐다봤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어서 가보게.”
“지금 기운이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지만, 그건 3시간 정도밖에 유지가 안 될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힘이 빠질 테니 너무 놀라지 마세요.”
“어쩔 수 없지. 알겠네.”
“본격적인 치료는 다음에 방문했을 때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래, 부탁하지.”
다시 침대에 누워 골골 앓는 척 하는 황충평의 모습을 확인한 뒤, 서민혁은 창문 쪽으로 다가가며 인벤토리에서 망토를 하나 꺼냈다.
지난번에 흑살대 장혁태의 습격을 받았을 때 빼앗은 은신용 망토다.
그걸 뒤집어써서 모습을 숨긴 뒤, 서민혁은 창문 밖으로 나갔다.
‘창문도 닫아놓고…….’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서민혁은 심호흡을 했다.
이 병실은 상당히 높은 층에 있다. 벽을 타고 내려가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서민혁은…… 밤하늘로 몸을 날렸다.
“실프.”
그 순간, 투명해져 있던 실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위치로 착지할 수 있게 해줘.”
실프가 미소 띤 얼굴로 공중에서 한 바퀴 돌자, 서민혁의 몸을 바람이 휘감았다.
그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서민혁은 마치 종이비행기처럼 공중을 날았다.
‘기분 좋은데?’
정령마법이 4레벨에 도달해서 그런지, 정령 자체의 특성인지…… 실프는 서민혁의 지시를 아주 잘 수행했다.
방향 전환 같은 건 어렵지만, 바람을 타고 원하는 위치에 착지하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황충평과의 접선은 이걸로 마쳤고…… 이제 다음 단계로 들어가야지.’
대룡방 흑살대를 잡기 위해…… 협력을 요청해야하는 곳이 하나 더 있었다.
* * *
“아니 그러니까 허태웅 길드장님, 저희는 모르는 일이라니까요!”
북두성 길드의 천지원 팀장은 핸드폰을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
“자꾸 이러지 마시죠! 이렇게 자꾸 생사람 잡으시면 저희도 참을 수 없습니다!”
전화 상대는 아수라 길드의 길드장인 허태웅이었다.
지난번 50번 무한서고에서 아수라 길드의 정찰병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는데, 아무래도 북두성 길드를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석판? 저희는 그게 뭔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고요! 애초에 말이죠. 그 석판이 뭐에 쓰는 건데요? 마도 언어가 적혀있었다는데, 그건 누가 해석한 겁니까? 기초 마도어 말고 다른 언어도 해석할 줄 아는 해석학자가 있습니까? 네? 있다고요? 그게 대체 누군데요?”
천지원은 화딱지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지난번 50번 무한서고에서 북두성 길드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래서 앞으로 크루세이더 길드와 함께 50번 무한서고를 속속들이 탐색할 권리를 얻었다.
50번 무한서고 같은 거대도시 필드는 먹을 게 많은 곳이다. 그래서 앞으로 열심히 탐색할 생각이었는데…… 아수라 길드에서 자꾸 시비를 걸어서 지체되고 있었다.
“왜요? 어제처럼 또 사무실에 찾아오시게요?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자꾸 이러시면 저희도 생각이 있습니다! 네? 여보세요? 길드장님?”
상대편 쪽에서 통화를 끊어버린 모양이다.
천지원은 스마트폰을 집어던지려다가 꾹 참았다. 아직 24개월 할부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팀장님…… 이거 자칫하면 아수라 길드랑 싸우게 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잘 달래주지 왜 맞받아쳐요. 아수라 길드랑 싸우면 우리만 손해인데.”
“시끄러!”
부하들의 잔소리를 듣고 천지원은 빽 소리를 질렀다.
확실히 아수라와 충돌하면 북두성만 손해다. 아수라는 업계 2위의 대형 길드이고, 구성원들은 모조리 현장에서 뛰는 전투원이다. 업계 4위인데다가 아이템 제작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북두성은 아수라에게 맞설 힘이 없다.
하지만…… 이 업계는 함부로 고개를 숙이면 안 되는 곳이다. 만만한 놈 취급당하기 시작하면 끝장이다.
“어차피 우리가 잘못한 것도 없잖아. 생사람 잡는 거라고.”
“근데 아수라는 대체 왜 우리를 의심하는 거죠?”
“그러게요. 도무지 알 수가 없네.”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때, 천지원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설마 아수라에서 또 전화가 걸려온 걸까.
“이건 또 누구야?”
허태웅의 전화는 아니었다.
처음 보는 번호였지만, 천지원은 별 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천지원 팀장님이시죠?”
“누구시죠?”
“지난번 39번 무한서고에서 팀장님한테 포션 받았던 헌터입니다.”
“39번?”
천지원은 기억을 되새겼다.
그러고 보니 초보 헌터에게 포션 하나 건네준 적이 있었다.
“아, 그때 그…….”
“그때는 감사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 다행이네. 근데 어쩌다가 나한테 전화를 한 거지?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고?”
“아는 사람한테 소개를 받았습니다.”
“아는 사람?”
“뭐 그건 중요치 않고…… 천지원 팀장님, 조금 긴밀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조금 곤혹스러웠다.
그때는 초보 헌터에게 영업 차원에서 친절을 베풀었을 뿐이다. 이렇게 직통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건…… 솔직히 많이 민폐였다.
“미안한데…… 우리가 조금 바빠서 말이야.”
“혹시 아수라 길드 때문인가요?”“뭐?”
“얼마 전에 발생한 사건 때문에 아수라 길드하고 다투고 있지 않으신지요?”
“자, 잠깐.”
이게 갑자기 무슨 얘기인가.
천지원은 사무실 구석으로 이동하면서 목소리를 낮췄다.
“너 뭐하는 놈이야?”
“지난번에 천지원 팀장님이 친절을 베풀어줬던 초보 헌터입니다.”
천지원은 다시 한번 기억을 되새겼다.
그놈은 분명 초보 헌터였다. 건틀릿이 완전히 신품이었고, 장비 착용법도 틀린 부분이 있었다. 그밖에 자세나 분위기를 봐도 초짜 티가 났다.
그런데…… 이놈은 아무래도 평범한 초보가 아닌 것 같다.
“말해두는데, 그건 아수라 길드의 오해야. 완전히 헛다리짚은 거라고.”
“네,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고?”
“그래서 제가 두 길드 사이의 다툼을 중재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자식, 대체 뭐냐.
천지원은 등에서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설마…… 너냐?”
“네?”
“네가 아수라 애들 죽인 거냐고.”
“그건 아닙니다.”
“거짓말하지 마. 네가 죽인 거 아니면 어떻게…….”
“천지원 팀장님.”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죄를 저지른 사람은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야…… 그렇지.”
“하지만, 지금 북두성 길드가 범인을 단죄하는 건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 아수라 길드도 그렇습니다.”
“그건 어째서지?”
“한국 헌터 사회가 혼란에 빠지니까요. 큰 전쟁이 발생하고, 엉뚱한 놈들만 어부지리로 이득을 얻을 겁니다.”
“…….”
그 얘기를 들으며, 천지원은 이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대략 감이 왔다.
“그러니 제가 모든 걸 바로잡겠습니다. 아수라와 북두성 길드 사이의 오해를 풀고, 진짜 범인을 잡아다가 여러분들 앞에 데려다놓겠습니다.”
“……그걸 네가 할 수 있다고? 우리들 대신?”
“네.”
“…….”
솔직히 너무 수상한 얘기다.
대체 뭐하는 놈인지도 알 수 없고, 숨기는 게 너무 많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이 녀석한테 맡기면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 정도로 상대방의 목소리는…… 설득력이 있었다.
“좋아, 그러면 네가 원하는 건 뭐지? 원하는 게 있으니까 이러는 거 아냐?”
“협조 하나만 해주셨으면 합니다.”
“협조?”
“48번 무한서고를 북두성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야…… 그렇지.”
아이템 제작을 위한 각종 재료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북두성 길드가 많은 공을 들였고, 결국 다른 길드들을 배제할 수 있었다.
“그곳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해주십시오.”
“마음대로?”
“네,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두 시간 정도면 됩니다.”
“…….”
두 시간 정도면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 시간대에 채집을 하던 길드원들은 그냥 다른 무한서고로 보내면 된다.
“좋아, 어떻게 해주면 되지?”
“일단…….”
상대편은 자세한 날짜와 시간, 그리고 북두성에서 어떻게 협조해주면 되는지 설명해줬다.
“좋아, 메모 다 끝났어. 이렇게 해주면 되는 거지?”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아수라 길드와의 오해는 언제 풀어줄 거야? 지금 우리가 아수라 길드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
“이미 다 끝났습니다. 그러니 약속 지켜주십시오.”
“뭐?”
그때, 천지원의 핸드폰이 짧게 진동했다.
화면을 확인해보자 문자가 한 통 와있었다.
‘미안해, 천 팀장. 우리 쪽 오해였나봐. 내가 사과할게.’
아수라 길드의 허태웅 길드장이었다.
“아니 뭔…….”
천지원은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려 했지만, 어느새 통화는 끊겨 있었다.
다급히 전화 버튼을 눌렀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팀장님, 어떻게 된 거예요?”
“대체 무슨 얘기예요?”
“귀신에 홀린 기분이네…….”
어이가 없었다.
천지원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자식…… 내가 입 싹 닦아버리면 어쩌려고.”
진범인이 궁금하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 골치 아픈 문제는 해결되었다.
북두성 입장에서는 그냥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손해 볼 건 없다.
“아니, 물론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응?”
그때 문자가 한 통 더 도착했다.
무심코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한 천지원은…… 곧바로 숨을 삼켰다.
‘지난번에 포션 나눠주신 것에 대한 보답으로, 포션 레시피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레시피를 활용하면 B랭크 상처 치료 포션의 제작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준비할 것은…….’
문자를 끝까지 읽고, 천지원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직접 확인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포션 제조법은…… 그동안 북두성 길드에서 사용하던 것보다 몇 배는 우수하다.
“아니 대체…….”
“팀장님? 왜 그러세요?”
“대체 뭐하는 놈이냐고……!”
이건 일종의 경고다.
자기한테 협력해주면 앞으로 이렇게 뭔가 하나씩 던져주겠지만, 만일 여기서 배신해버리면 국물도 없을 거라고.
약속을 어기면 너희들만 손해 보는 거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잠깐, 그러고 보니…….’
문득 천지원은 예전에 경매장에 갑자기 A랭크 포션이 1시간 간격으로 올라왔던 걸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에 39번 무한서고에서 그 초보 헌터를 만났던 것 같다.
‘설마…… 너냐?’
천지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놀란 표정을 짓는 주위 부하들에게 말한다.
“나는 나갔다 올 테니까, 50번 무한서고 쪽은 너희가 알아서 해.”
“네? 저희가요?”
“아수라 길드는 어쩌고요?”
“그건 다 해결되었으니까, 나머지는 너희가 알아서 하라고!”
그렇게 소리친 뒤, 천지원은 메모지를 움켜쥔 채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48번 무한서고로 달려가서, 직접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준비해놔야겠어! 그 자식이 감동할 정도로!’
대체 뭐하는 놈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놈하고 잘 지내면…… 우리 길드에 분명 이득이 된다!’
어쩌면 북두성 길드에 포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천지원은 다급히 핸드폰을 꺼냈다.
급하게 ‘그거면 충분한가? 뭐 더 도와줄 건 없어?’라고 추가로 문자를 보내며, 천지원은 건물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