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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리커버리 마도사-249화 (249/308)

249화

콰아아아앙!

강대한 마력이 집결되며 거대한 기둥을 형성했다.

그로 인해 대기는 잔잔히 떨려왔고, 먼발치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렌은 턱을 떨어뜨리며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쿠구구구구구.

집결한 마력의 파장은 총 세 줄기로…….

그것은 각각 자신의 색을 이루고 있었다.

금빛의 마력이 서서히 금싸라기가 집결하여 점차 솟구치는 형상이라면…….

남은 두 개.

심홍색과 검청색의 기운은 마치 산불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기하급수적으로 크기를 키우고 있었다.

꿀꺽!

렌은 고인 침을 삼키며 중얼거렸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

“이, 이건…….”

어글리는 겹쳐진 겹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젠제만의 기세에 저도 모르게 식겁했다.

절제된 듯 보이지만 젠제만의 두 팔은 강대하고 흉측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제야 어글리는 젠제만의 정체를 간파할 수 있었다.

“너, 넌 설마 그림자의 마수.”

탑에서 ‘번외’로 취급되는 강자.

이곳저곳 들쑤시며 엄청난 사고를 일으키는 ‘여섯 날개의 기사’보다 활동량은 적지만.

그 역시 한 번 나타나면, 엄청난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뭐야?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나보네. 살고 싶으면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을 있는 대로 읊어 봐.”

진짜 몰랐던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건지 젠제만은 고개를 추켜세웠다.

꿀꺽.

어글리는 목에 고인 침을 삼켜 넘겼다.

‘진정하자. 난 어차피 숙주에 빌붙었을 뿐이야. 설사 이 몸이 사라진다고 해도 죽지는 않아.’

쿠구구구구구.

하지만 마음을 다잡으려고 해도 젠제만의 전신에서 발출되는 기운은 심신을 억압해 왔다.

꿈틀.

그래도 끝까지 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는지 어글리는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뗐다.

“잘 알지. 넌 탑에서 라폰을 제친 탑 최강의 키메라라고 일컬어지잖아. 활동을 시작할 때면,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고는 증발되는 것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유명하니까.”

젠제만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대체로 정답이지만. 하나 정정해 줄게. 난 정확히 키메라보다는 테이머에 가까워. 내 안에는 아주 흉포한 짐승이 살아 숨 쉬고 있거든. 그래서 나랑 이 녀석은 키메라라는 표현을 극도로 싫어해.”

싸아.

실눈 사이로 다시 한번 살기가 피어오르자.

오싹!

겁을 집어먹은 어글리는 더티 플라이들에게 명을 내렸다.

“지금 당장 죽여!!”

위이이이이잉!

꿈틀, 꿈틀, 파앗!

어글리 역시 오른팔에 날카로운 촉수를 생성시키며 기세에 힘입어 젠제만에게 돌진했다.

수만 마리는 돼 보이는 더티 플라이와 6성급 마왕의 간부의 습격.

대개 사람들이라면, 겁을 집어먹고 절망에 빠질 법도 했지만.

이를 지켜본 젠제만의 표정에서는 여유가 가득했다.

“이 거리라면, 마왕까지 가볍게 닿겠네.”

“무슨 소리 하고 자빠진 거야!”

어글리의 촉수가 목에 도달하기 일보 직전.

젠제만의 입에서 시동어가 튀어나왔다.

“나는 가장 음허한 지대에 갇혀 있는 흉포한 짐승을 길들인 자, 또한 무수한 시간의 순회를 거쳐 사명을 완수하는 시간의 세 번째 사도일지니.”

발설직후.

콰아아아앙!

젠제만의 오른손에서 무수한 가지가 뻗친 그림자 줄기가 튀어나왔다.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줄기처럼 뻗쳐지는 그것들은 주변의 더티 플라이들을 남김없이 찌르며 끝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마, 말도 안 돼. 영체에 직접 타격을 주다니.”

온몸이 그림자의 가시에 찔린 어글리는 믿을 수 없는 듯 동공을 미미하게 떨다.

왈칵!

그리고 그대로 입가에 피를 흘리며 눈을 뜬 채, 죽음을 맞이했다.

콰아아아앙!

그러나 이와 상관없이 젠제만이 생성한 흉포한 그림자의 줄기는 중심부까지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

한편, 슈타크와 마주한 노이지는 무언가 일이 잘못 돌아갔다는 것을 짐작했다.

쿠구구구구구.

슈타크의 전신에 피어오르는 거대한 심홍색의 마나는 무엇이든 거침없이 태우려는 불길 같았다.

파르르르르.

‘대체 왜 이렇게 몸을 떠는 거지?’

노이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떨고 있는 자신의 몸을 억제하려고 했다.

저 흉포한 기운이 두려운 것은 당연하지만.

이제는 죽은 몸이나 다름없는 숙주의 몸에서 땀이 흐르고 맥박이 뛰는 것만 같은 묘한 착각마저 들었다.

노이지는 생각을 바꿔 다시 노인의 말투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 그만두게나. 늙은이한테는 지나치게 해로운 기운이야.”

“해롭다니?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군. 너희의 마력은 나한테서 비롯된 걸 텐데? 그리고 두 번째 경고하니 그 말투 삼가는 게 좋을 거야.”

괄시하는 듯 슈타크가 눈을 휘자,

오싹!

노이지는 어떻게든 그를 달래기 위해 애를 썼다.

“너, 너의 힘은 충분히 이해했다. 그 정도 힘이라면 바알제붑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고 너를 받아주실 거…….”

콰아아아아앙!

말에 매듭을 지으려는 찰나.

지면에 균열이 일구어짐과 함께 더티플라이의 반이 사라져버렸다.

툭.

동시에 노이지의 오른팔이 싹둑 잘려 지면에 뒹굴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단지 숙주의 몸이 잘려 나갔을 뿐인데.

노이지는 괴성을 지르며 잘린 팔의 단면을 붙들었다.

빠직! 빠직!

반면, 이마에 핏대를 잔뜩 세운 슈타크는 천천히 숨을 들이쉰 뒤, 그대로 입을 뗐다.

“덜 떨어진 반푼이들이 주제도 모르고 나를 밑으로 두고 이야기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이쯤 되면 가능성은 없겠지만 나한테서 도망가는 선택을 했어야지. 내가 누군지 이미 알았을 텐데?”

“크윽! 여, 여섯 날개의 기사.”

슈타크는 오만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탑에서 그렇게 불리기는 하는 것 같군.”

“크윽! 웃기지 마. 너 같은 게 무슨 기사야.”

노이지는 어처구니가 없어 언성을 높였고.

슈타크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답했다.

“실제로 작위를 받은 기사다. 그리고 멍청한 귀족들이랑 달리 진짜 기사도를 실천하려고 노력중이지.”

“기, 기사도?”

흥미가 맞아떨어진 이야기였는지, 슈타크는 환하게 웃으며 입을 뗐다.

“예를 들면 첫째, 여자와 아이를 전쟁 중에서도 건드리지 않는다. 둘째, 날 빡치게 한 녀석들은 자비 없이 죽인다.”

“첫 번째만 빼면 다 네 마음대로잖아!”

“그게 뭐 어쨌는데?”

콰아아아앙!

노이즈의 딴지에 상당히 기분이 불쾌했는지, 슈타크가 싸늘한 눈빛으로 노이지를 쳐다봤다.

“다 지껄였으면 그만 죽어라.”

꽈아아아악!

힘껏 검에 힘을 쥔 슈타크는 희번득 눈을 뜨며 있는 힘껏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아앙!

단 한 합.

검에서 발출된 붉은 오러의 참파는 주변 지대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휩쓸고 깨뜨리며 더티 플라이들을 소멸시켜나갔다.

“히익!”

그 압도적인 광경에 겁을 집어먹은 노이지가 등에 파리 날개를 꺼내며 뒤로 물러났지만.

콰아아아앙!

곧 슈타크의 검격에 휩쓸려 날개가 부스러졌다.

노이지는 절망하며 어떻게든 숙주의 몸을 탈출하려고 했지만.

쿠구구구.

“아, 안 돼! 크아아아아아악!”

광포한 붉은 오러는 이를 용납하지 않고 혼 자체를 토막내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앙!

그러나 붉은 참파의 위력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거침없이 궁전을 부수며 중앙을 향했다.

그 광경을 멀찍이서 지켜본 슈타크는 쯧 하며 혀를 찼다.

“너무 힘껏 휘둘렀나. 또 야단맞겠군.”

***

북쪽 성터.

주변 곳곳에서 생성된 강한 마나를 감지한 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다, 당신들의 정체는 뭡니까?”

그는 일찌감치 이곳에 건우뿐만 아니라 두 명의 남자가 침입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수상스런 마나의 기척이 그들의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피식.

건우는 슬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대면한지 하루, 이틀 꼴밖에 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정체는 아마 나랑 같은 부류일 거야. 그러니까 어떤 관점에서 나랑 형제일지도 몰라.”

“무, 무슨 소리입니까?”

당황하는 콴에게 건우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알 것 없잖아. 시간 없으니까 그냥 죽어.”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

“뭐, 뭐야! 저 크기는?!”

콴은 건우의 등에서 족히 50미터는 돼 보이는 거대한 게이트를 보며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곧이어…….

-끼에에에에엑!

게이트 너머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포효소리가 울려 퍼졌다.

콰아아아아앙!

포효의 파장으로 지면에 균열이 일어나며 느닷없이 용암기둥이 솟구쳤다.

[역중력 마법을 시전했습니다.]

건우는 그대로 허공에 자신의 몸을 띄웠고, 게이트 너머에서는 브렌넨이 활화산 같은 기운을 뽐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이럽션 웨일!!”

그 정체를 단번에 간파한 콴은 사색이 됐다.

느닷없이 출현한 탑의 최강 생물.

실제 마주한 적은 없지만 단지 그 형상과 지니고 있는 기운만으로 영혼이 불살라지는 것 같았다.

건우는 브렌넨의 이마에 그대로 안착했다.

화륵.

본래라면 브렌네의 불길에 몸이 불타오를 법도 했지만.

브렌넨의 불길은 건우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다.

“어, 어째서 타지 않는 겁니까? 그것은 어떤 것과도 어울릴 수 없는 미지의 괴수이거늘.”

그 현상에 대해서 아직까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건우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해주었다.

“그야 내가 이 녀석의 주인이니까.”

“……마, 말도 안 돼.”

“내가 왜 탑에서 교란자로 불리는지 그 의미를 잘 새겨보라고.”

건우는 더 이상 콴에게 관심을 끊으며 브렌넨에게 명을 내렸다.

“질주하라. 브렌넨”

-끼에에에에엑!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브렌넨은 활화산 같은 기운을 뿜어 대며 지면을 헤엄치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단지 헤엄치는 것만으로 주변 지대에 화산폭발이 일어나며 더티 플라이들은 작렬하는 용암과 화산석에 묻혀 사라졌다.

“……”

콴은 절망한 눈빛으로 그 풍경을 바라보다가……

화륵!

그대로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다.

-끼에에에에엑!

브렌넨의 건우의 명에 따라 거침없이 중앙까지 헤엄쳐나갔다.

***

라페아의 궁전.

가장 중심부에서 라페아, 니파와 대치하고 있던 바알제붑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어째서 번외에 있는 것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그는 당황하고 있다.

강림을 하고 난 그는 교란자와 격전을 벌여도 분명 승리할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급의 플레이어가 두 명이나 더 출현한다면?

장담컨대, 제아무리 7대 마왕이라도 감당할 수 없으리라.

그리고 놀랍게도 ‘번외’로 취급받는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그의 수하들을 일격에 멸살시켰다.

콰콰콰콰쾅!

바알제붑은 세 명의 플레이어가 쏟아 낸 공격이 자신을 덮칠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는지…….

콰지지지직!

숙주의 모습을 변이시켜 추악하면서도 흉물스런 마왕 본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본체는 아니지만 이미 그의 자신의 힘을 100% 끌어올릴 수 있었다.

“훗.”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라페아는 그대로 입꼬리를 올렸다.

“괜찮아?”

니파는 걱정스러운 듯 라페아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고.

라페아는 바알제붑을 쳐다보며 말했다.

“당황스럽겠지. 자신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착각을 했으니까. 근데 어쩌나, 너는 막상 이 이야기의 끄나풀도 될 것 같지가 않은데.”

“입 닥쳐! 라페아!!”

바알제붑은 처음으로 진노를 드러내며 그녀를 급습하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콰아아아앙!

세 방향에서 날아온 강대한 일격이 단숨에 바알제붑을 덮쳤다.

“크아아아아아아악!!”

젠제만의 그림자의 송곳세례, 슈타크의 붉은 오러의 참파, 브렌넨의 작렬고통을 한꺼번에 맞서야만 했던 바알제붑은 괴성을 내질렀다.

쿠직!

그리고 그 참파가 라페아와 니파에게까지 미치기 일보 직전.

[나선의 경계를 시전했습니다.]

나선의 경계가 펼쳐지며 두 사람을 보호했다.

“최건우!!”

바알제붑은 브렌넨에게 떨어져 단숨에 허공으로 도약한 건우를 보며 눈을 부릅떴다.

서걱!

건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팬텀 스피릿 소드를 역수로 휘둘러 바알제붑의 눈을 벴다.

250.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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