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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용병의 회귀-128화 (128/131)

# 128

SSS급 용병의 회귀

- 5권 23화

-스윽! 스윽! 스윽!

날카로운 검이 마왕의 빈틈을 노리고 계속해서 휘둘러졌다. 그렇지만 녀석은 빠르게 몸을 움직여 페이린의 공격을 피해 냈다. 그럼에도 페이린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공격했다.

-카아앙!! 카앙!

이미 녀석의 주위에는 시공간 마법이 여러 겹 펼쳐져 있는 상태였다. 과거에는 검격을 남겨 그것을 이용해 공격을 한 것이 전부였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달랐다. 9서클의 경지에 오르면서 시공간 마법 또한 엄청난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된 페이린만의 간판 기술.

한 번의 검을 휘두르면 생성된 공간의 개수만큼 검격이 늘어났다. 한 번의 공격은 녀석을 향해 나아가지만, 나머지 공격들은 모두 공간에 차곡차곡 저장되었다. 그와 함께 검격의 방향과 형태까지 변형이 되었다.

-카앙! 카앙! 카아앙!!

그 말도 안 되는 날카롭고 강력한 공격들이 마왕의 사각지대를 통해 끊임없이 날아들었다.

처음에는 여유가 있던 녀석이었다. 당황하는 모습도 조금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페이린의 공격에 녀석은 어느샌가 반격을 하지 못하고 막거나 피하고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네 녀석을 너무 얕본 것 같군."

"그 말. 벌써 몇 번짼지 알기나 해?"

"크큭. 전력을 다해 주마, 인간!!"

마왕은 계속되는 페이린의 공격에 짜증이 났는지 진심으로 그를 상대하기로 했다. 녀석의 외침과 함께 새카만 마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 마기는 곧 날카로운 창이나 검 들이 되었다. 혹은 거대한 칠흑의 불꽃이 되었으며, 여러 가지 공격적인 형태로 뒤바뀌었다.

그것들이 페이린을 향해 일제히 날아들기 시작했다.

과거였다면 볼 수 없었을 마왕의 공격이었다. 그때에는 페이린의 힘이 너무나도 약했었다. 페이린은 온 힘을 다해서 녀석을 상대했지만 반대로 녀석은 그런 페이린을 하찮게 여기며 대충 상대를 했었다.

대충이라고는 했지만 그 힘의 차이가 너무나도 커다랬었고, 결국 페이린은 압도적인 그 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달랐다. 과거보다 더욱더 거대한 공격이 해일처럼 밀려온다 하더라도 페이린은 죽지 않았다. 그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페이린은 검집에 검을 살며시 꽂아 넣었다.

-스윽.

그와 함께 상체를 숙인 뒤 발검 자세를 취했다. 발검 자세와 함께 페이린이 쥐고 있는 검에 엄청난 양의 마나가 모여들었다. 새파란 마나는 한계치를 넘어섰고 결국 새하얀 빛이 되었다.

주위를 가득 뒤덮은 짙은 마기에 대항하듯이 페이린의 검을 중심으로 새하얀 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수많은 마기들로 이루어진 공격들.

살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그것들은 반드시 페이린의 목숨을 앗아 가겠다고 선언을 하고 있었다.

'지금!'

그 공격들이 페이린의 몸을 뒤덮기 직전에 페이린은 검을 뽑았다. 그러자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것처럼 모든 것들의 움직임이 멈춰 버렸다. 아니, 정확히는 아주 천천히 흘러갔다.

그 찰나의 순간이 마치 영겁의 시간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그 시간 속에서 페이린은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앗아 가려는 마왕의 무지막지한 공격들의 형태를.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마기 특유의 불쾌한 기운을 비롯해 호흡이 힘들 정도로 짙은 살기를.

-스르릉.

그 순간에 뽑혀져 나온 페이린의 검. 엄청난 마나를 머금고 있는 새하얗게 빛나는 그 검.

그 검이 커다랗게 휘둘러지자 페이린의 목숨을 노리고 덤벼들던 마왕의 공격들이 하나둘씩 지워져 갔다.

"어리석구나. 고작 그 정도의 공격으로 내 모든 힘을 건 이 공격을 막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 건가!"

마왕은 자신의 공격 중 일부를 지워 버린 페이린을 보며 소리쳤다. 속으로는 혼신의 힘을 다한 공격 중 일부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놀라긴 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공격들이 페이린의 목숨을 노리고 달려들고 있었다.

-씨익.

하지만 페이린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를 보여 주었다. 그 미소와 함께 사방에서 페이린의 공격들이 날아들었다.

시공간 마법을 사용해 미리 만들어 두었던 여러 개의 공간들.

한 번의 발검술과 함께 그 공간들에도 모두 페이린의 검격이 생성되었다.

지금 그 검격들이 공간에서 나와 페이린을 집어삼키려는 마기들을 오히려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 때문에 한동안 주변이 페이린의 새하얀 마나와 마왕의 짙은 흑색의 마기가 충돌하며 크고 작은 폭발을 일으켰다.

그런 와중에 페이린은 로브의 안주머니에서 나무로 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런 뒤 그 안에 있는 구슬 하나를 집어 곧바로 입에 넣었다.

나인 테일이 주었던 정기의 구슬.

그중에서도 그녀가 주었던 건 가장 많은 기운이 담겨 있는 구슬이었다. 나인 테일의 힘 자체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그 구슬에 담긴 힘도 제법 커다랬다.

페이린의 방대한 마나가 모두 회복된 것은 물론이고 몸에서 기운이 넘쳐흘렀다.

'한 번 더!'

모든 마나가 회복된 페이린은 다시금 그 마나를 검에 모았다. 순식간에 모인 마나는 새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번 더 발검술이 시전되었다.

-서걱! 서걱! 서걱!

한 번 검을 휘둘렀을 뿐인데 시공간 마법으로 인해 여러 개의 검격이 생겨났다. 그 여러 개의 검격은 아직 남아 있는 마왕의 마기를 새하얀 빛으로 정화시켰다.

"네 이놈!!"

대다수의 마기들이 모두 정화되어 버리자 마왕은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마왕은 힘을 거의 소모해 버렸지만 아직 힘이 남아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하고도 남아 있는 그 힘은 무시를 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녀석은 자신에게 남아 있는 모든 마기를 끌어올리며 검은색의 거대한 구체를 만들었다.

-키이잉!! 키이잉!!

처음에는 손바닥으로 감쌀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기의 덩어리였다. 하지만 그 덩어리는 점점 그 크기가 커졌다. 그렇게 많은 힘을 소모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아직도 힘이 남아 있었다.

'이런 미친.......'

반면 페이린은 두 번의 발검술로 인해 제법 많은 마나를 소모해 버린 상태였다. 그렇기에 페이린은 아공간에서 비약을 하나 꺼내 마셨다. 또한 나인 테일에게서 받은 정기의 구슬을 모두 입에 털어 넣었다.

-우웅! 우우웅!!

페이린은 다시 한 번 발검 자세를 취했다. 그와 함께 이번에는 열 개의 검이 페이린의 몸을 빙글빙글 맴돌며 공격을 준비했다.

-키이잉!!

페이린이 준비를 하는 동안 마왕의 공격은 점점 더 커졌다. 결국 이곳을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마기의 덩어리가 완성되었다. 어찌나 큰지 이곳 공간 전체가 새카만 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이 정도의 힘을 쓰게 할 줄이야. 대단하구나, 인간. 그렇지만 넌 이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 반드시!"

"아까도 말했잖아. 죽는 건 너라고."

"마지막까지 자신만만하구나!! 죽어라!!"

마왕은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한 공격을 페이린에게 날려 보냈다. 거대한 마기의 덩어리가 페이린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기 위해 점점 다가갔다.

'이 지긋지긋한 악연을.'

페이린은 이미 발검술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앞으로 한 발자국 강하게 발을 내딛었다. 그와 함께 그는 검을 뽑았다.

'끝내기 위해서!!'

새하얀 마나가 페이린의 검에서 뿜어져 나갔다. 그 새하얀 마나는 검은색으로 뒤덮인 주변의 공간을 자신의 색으로 점점 물들여 갔다.

-서걱! 서걱! 서걱!

그와 함께 페이린의 몸을 지키고 있는 열 개의 검 또한 마왕이 만들어 낸 공격을 향해 힘차게 나아갔다. 열 개의 검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진 채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왕의 공격을 여러 개로 나누었다.

-쩌적! 쩌쩌적!!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마왕의 거대한 공격.

거기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균열은 점점 커져 갔고 마침내 마왕의 공격이 산산조각 나 버렸다.

"어, 어떻게...... 이, 인간 따위가!!"

마왕은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비록 힘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많은 힘을 소모했다고는 하지만 방금 전의 공격은 결코 가벼운 공격이 아니었다.

"그 인간에게 죽을 건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방금 전의 공격으로 인해 이 공간 전체가 새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그 빛에서 걸어 나오면서 페이린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간단하게 녀석의 공격을 막은 것처럼 보이지만, 페이린도 온 힘을 사용해 버렸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었지만 적어도 눈앞의 적은 쓰러뜨려야만 했다.

"그만 죽어!"

페이린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마왕의 목을 베어 버렸다.

마왕은 그대로 목숨을 잃어버렸다.

그 증거로 시스템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레벨이 증가했습니다.

-체력과 마나를 비롯한 모든 상태 이상이 회복되었습니다.

-전설 퀘스트 마왕 토벌 클리어.

-보상 : 그대가 원하는 것을 한 가지 이뤄 드립니다.

마왕을 잡고 몸이 모두 회복되었다. 정신적인 피로가 남아 있었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었다.

녀석이 이곳으로 넘어올 때 사용했던 차원의 문.

아직 그것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저것도 깨부숴야 되겠군. 칫."

페이린은 마왕이 넘어온 차원의 문을 시공간 마법을 사용해서 해제시켰다. 그런 뒤 두 번 다시 열어 버릴 수 없도록 폭발시켰다. 이 공간 또한 함께 폭발을 시켜 버렸다.

이로써 길었던 모든 것이 끝났다.

36장. 모든 것이 끝나고

"후우...... 이제 다 끝났어."

마왕이 넘어온 차원의 문을 부숴 버린 페이린은 잠시 숨을 돌렸다.

모든 것이 끝난 이 순간.

그토록 바랐던 이 순간인데 이상하게 기쁘지가 않았다.

아니, 기쁘긴 했다.

그렇지만 뭐랄까. 얼얼하다고 해야 할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평화를 뺏기고 소중한 이들이 죽었으며 왕국까지 모두 박살 나 버렸었다. 그것의 모든 원흉은 흑마법사들이며 녀석들이 소환한 마왕 때문이었다.

그 모든 일들을 끝낸 지금 기분이 이상했다.

목표를 잃어버렸다고 해야 할까.

마왕이 죽고 평화가 찾아온 것이 확실했다. 흑마법사들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녀석들이 연구를 했던 모든 자료들도 불태워 버렸다.

"엄청 이상하군......."

페이린은 주위를 모두 불태워 버린 뒤 바깥으로 나왔다. 바깥을 보니 아직 아군은 한참 전투를 치르고 있는 중이었다.

'아직 할 일이 남았구나.'

마왕을 토벌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흑마법사들이 열어 버린 차원의 문들이 남아 있었다. 그 뒤처리가 끝나지 않은 이상 아군들은 계속해서 전투를 치를 것이다.

'일단 모든 것을 끝내고 봐야겠지.'

페이린은 아군들을 도와 남아 있는 악마들과 흑마법사들, 그리고 차원의 문을 닫아 버리기로 했다. 저것들까지 모두 없애 버려야 진정으로 끝났다고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콰앙! 콰아앙!!

허공에서 페이린은 지상을 향해 마법을 쏘아 댔다. 난데없이 쏘아지는 강력한 마법에 아군들은 모두 허공을 바라봤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페이린이 돌아왔다는 것을. 페이린도 자신을 바라보는 아군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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